두개내동맥박리(intracrainal arterial dissection)는 청년과 중년(young and middle age)에서의 지주막하출혈과 뇌경색, 일과성허혈발작(transient ischemic attack)의 원인 중 하나이다[
1]. 주로 동맥박리는 추골동맥(vertebral artery)과 같은 두개외 후순환(extracranial posterior circulation)에서 많이 보고가 되며 일반적으로 디지털감산혈관조영술(digital subtraction angiography)을 통해 진단을 하고, 전하소뇌동맥(anterior inferior cerebellar artery, AICA)과 같은 두개강내 작은 혈관의 경우 매우 드물게 보고된다[
2]. 저자들은 두통으로 시작된 일과성허혈발작 환자에서 디지털감산혈관조영술 없이 일반적인 뇌 magnetic resonance imaging (MRI)로 전하소뇌동맥박리를 진단한 바가 있어 이를 보고하는 바이다.
증 례
71세 여자가 자고 일어나서 난생 처음 느끼는 우측 후두부와 목뒤쪽으로 쥐어짜는 듯한 중등도 통증(시각통증등급 6)을 10분간 인지하였고, 6시간 후 50분 정도의 좌측 상하지근력저하와 중심을 잡지 못해 좌측으로 몸이 기울어지는 증상이 발생하여 내원하였다. 고혈압과 당뇨 이외의 다른 병력은 없었고, 최근 심한 운동이나 경부 외상의 과거력은 없었다. 내원 시 혈압은 166/90 mmHg이었고 신경계진찰에서 특이 소견이 없었으며 National Institutes of Health 뇌졸중 척도(NIH stroke scale)는 0점이었다. 뇌 computed tomography에서 이상 소견은 보이지 않았으며, 뇌 MRI 확산강조영상에서 급성기 병변은 확인되지 않았다. Magnetic resonance angiography (MRA)에서 우측 전하소뇌동맥(anterior inferior cerebellar artery) 기시부의 협착과 그 뒤쪽으로 혈관 확장이 확인되었고 비행시간원본영상(time of flight source image)과 T1강조영상에서 이중내강(double lumen) 형성이 확인되어 동맥박리를 의심할 수 있었다(
Fig.). 디지털감산혈관조영술과 고해상도 혈관벽MR(high resolution vessel wall MR) 시행을 고려하였으나 환자 증상이 빠르게 호전되어 추가검사가 필요치 않아 시행하지 않았다. 동맥박리로 인한 AICA 영역의 일과성허혈발작(ABCD2 score 6) 진단하에 항혈소판제(아스피린 100 mg, 클로피도그렐 75 mg) 치료를 시작하였고, 이후 증상의 재발 없이 퇴원하였다.
고 찰
일반적으로 동맥박리에 의한 일과성허혈발작과 출혈성, 허혈성 뇌경색은 주로 젊은 연령에서 발생하지만[
1], 본 증례처럼 고령의 환자에서 확인되기도 한다.
두개외동맥박리는 직간접적인 외상에 의한 경우가 많으나, 두개내동맥박리는 그 선행요인에 대한 보고는 많으나 연관성이 불명확하며, 고령의 경우 고혈압이 위험인자라는 보고도 있다[
1]. 두통이 동반되는 경우는 내경동맥박리(internal carotid artery dissection)의 경우 60%, 척추동맥박리(vertebral artery dissection)의 경우에는 83%까지 보고된다[
1]. 주로 경부 통증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고 하나 편두통, 삼차자율신경두통(trigeminal autonomic cephalalgia), 군발두통과 같은 양상으로 발생되었다는 보고도 있어 두통이 지속되면서 추가적인 신경학적 이상이 발생할 경우 동맥박리의 가능성을 항상 고려해야 한다[
1,
3,
4]. 본 환자의 경우에는 국제두통질환분류(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Headache disorders, ICHD)의 진단기준으로 특정할 수 있는 두통양상은 아니었으나 고령의 환자에서 이전에 없었던 새로운 두통이 발생하면서 일시적인 신경학적 이상이 동반되어 영상검사를 진행을 하여 AICA박리를 진단한 증례이다. AICA는 매우 작은 혈관이며 단독으로 뇌경색 발생이 흔하진 않고, 뇌경색이 동반될 경우 일반적으로 현기증(vertigo), 이명(tinnitus), 청력감소(hearing loss)와 같은 증상을 보인다[
5].
이러한 동맥박리는 자기공명영상촬영의 내막판(intimal flap), 이중내강(double lumen), 벽내혈종(intramural hematoma)을 확인하거나 MRA에서 내강 확장(luminal dilatation or aneurysmal dilation)이 확인되는 경우에 디지털감산혈관조영술을 통하여 직접 혈관을 조영하여 혈관 내강이 불규칙적으로 좁아지는 구슬이 꿰어진 실 같은 소견(string of beads sign), 내막판, 이중내막을 직접 확인하여 진단하게 된다[
1]. 그러나 혈관조영술의 경우 두개외동맥(extracranial artery)과 달리 직경이 매우 작은 두개내동맥(intracranial artery)에서는 직접 확인이 힘들 수 있고, 침습적인 시술로 조영제 주입과 카테터 사용으로 인한 동맥박리의 진행 위험성과 혈관벽의 병리를 직접 볼 수 없다는 제한점이 있다[
6]. 최근에는 영상 기술의 발달로 인하여 원하는 혈관 부위를 자세하게 볼 수 있는 고해상도 MRI 기술이 발달하여, 침습적인 혈관조영술을 사용하지 않고서도 동맥박리의 진단을 많이 하고 있다[
7]. 본 환자의 경우도 동맥박리의 가능성을 저자들은 고려하여 자세히 확인한 일반적인 뇌 MRI(conventional brain MRI)에서 AICA 기시부 쪽에 좁아진 부분이 있고 동일한 부분에 이중내막 소견이 의심되어 AICA박리로 인한 증상으로 생각하였다.
두개내동맥박리의 경우 진료지침이 명확하지 않고, 항혈전제와 항응고제 중 우월한지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다. 뇌경색이 동반된 경우 약물 치료를 통해 2개월 후 호전이 되었다는 연구도 있고, 지주막하출혈을 동반되는 경우는 항응고제 사용 시 출혈 위험성이 증가될 수 있어 임상 경과를 확인하고 추적영상을 시행하여 약제 중단 시점을 결정해야 한다[
1].
본 증례는 갑작스럽게 발생한 두통 이후 일시적인 몸 기울어짐이 발생하여 영상검사가 필요하였고, 이를 통해 우측 AICA박리를 확인하고 이에 의한 일과성허혈발작으로 진단한 경우이다. 본 증례의 경우 매우 작은 두개내동맥의 박리도 두통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로 생각된다. AICA는 그 크기가 매우 작아 혈관조영술을 통해 박리를 진단한 보고만 있다[
2]. 고해상도 MRI와 같은 기술이 발달하며 두개강내동맥박리를 보고하는 증례가 발표되고 있으나 일반적인 MRI를 통해서도 진단을 할 수 있다는 보고로 생각된다. 고혈압과 당뇨와 같은 혈관위험인자(vascular risk factor)를 가지고 있는 고령의 환자에서 외상이 없이 발생한 두통과 경미한 신경학적 이상을 동반할 경우 뇌 MRI에서 뇌병변이 확인되지 않더라도 동맥박리의 가능성을 고려하여 뇌혈관 영상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