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정신경염은 급성자발어지럼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질환 중의 하나이다. 어지럼을 주된 불편 증상으로 내원하는 환자들 중 양성돌발두위현훈, 지속체위지각어지럼(persistent postural perceptual dizziness, PPPD)에 이어 세 번째로 흔한 질환으로 알려져 있으며, 어지럼증 클리닉을 찾는 환자들의 3-10%를 차지한다[
11,
12]. 전정신경염의 원인에 대해서는 바이러스 감염을 비롯한 몇 가지 가설이 제시되어 있으나 아직 정확한 병태생리학적 기전은 밝혀져 있지 않다[
13]. 급성자발어지럼을 겪는 환자에서 다른 신경학적증상이나 청각증상의 동반은 없는지 상세히 병력을 청취하고 안진 및 두부충동검사, 자세 불안정을 포함하는 신경학적검사 과정을 통하여 중추병인을 감별하여 전정신경염을 진단할 수 있다. 전정신경염 환자들은 갑작스럽게 발생하여 빙빙 회전하는 양상의 심한 어지럼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고, 대부분 오심이나 구토를 동반하며, 수시간 내지 수일 동안 지속되지만 점차 호전되는 자연 경과를 가진다[
14]. 병변 반대쪽으로 향하는 자발안진을 보이며, 자발안진은 안진 방향으로 주시하였을 때 안진의 강도가 커지는 알렉산더 법칙을 따르고, 주시 방향에 따른 안진 방향의 역전은 나타나지 않는다. 두부충동검사에서 병변쪽 양성을 보여서 따라잡기신속운동을 관찰할 수 있고, 일반적으로 독립적인 자발보행이 가능하다. 이러한 전형적인 병력과 신체검사 소견에 근거하여 전정신경염을 진단할 수 있지만 시간 경과에 따른 임상양상의 변화를 주의 깊게 평가하며 항상 뇌경색을 포함한 다른 질환과의 감별에 유념해야 한다. 비디오안진검사를 비롯한 전정기능검사는 진단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고, 특히 상전정신경-하전정신경 중 병변의 범위가 어느 정도인지 예측하는 데 유용하다. 전정신경염에서 상전정신경과 하전정신경의 이환 정도는 부분마비에서부터 완전마비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인다. 많은 전정신경염 환자들이 가쪽반고리관 단독 병변을 보이거나 가쪽반고리관과 앞반고리관의 동시 병변을 보인다. 약 30%에서 하전정신경 기능이 함께 저하되어 있다. 급성일측전정병증에서 상하전정신경 분지가 모두 이환된 환자가 15-30%, 상전정신경만 이환된 환자가 약 55-100%, 하전정신경만 이환된 환자가 3.7-15%라고 보고되었다.
KEY POINTS
• 어지럼의 진단을 위해서는 정확한 병력 청취와 진료실에서 시행하는 신경학적검사가 우선시된다.
• 어지럼 발생 시점과 지속 시간, 반복 삽화인지 단독 삽화인지 여부, 유발 당시 상황을 확인하여 어지럼을 네 가지 범주로 분류하고 하위 감별진단 목록을 떠올리는 접근 방식을 훈련한다. 어지럼의 분류는 첫째, 급성자발지속어지럼, 둘째, 반복자발어지럼, 셋째, 반복체위어지럼, 넷째, 만성 어지럼으로 나뉜다.
• 급성자발지속어지럼과 함께 구음장애, 감각저하, 사지 실조와 같은 다른 신경학적 증상이 발생하였다면 중추병터의 존재를 강력히 시사한다. 그러나 중추전정병터에 기인한 많은 급성자발어지럼 환자들이 다른 신경학적 증상 없이 어지럼을 유일한 증상으로 호소할 수 있다.
• 말초전정병증과 중추전정병증을 감별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항목들을 관찰해야 한다. 첫째, 자발안진 및 주시유발안진을 관찰한다. 둘째, 두부충동검사를 시행하여 따라잡기신속안구운동이 나타나는지 관찰한다. 셋째, 안구기울임반응이 어느 방향으로 나타나는지 확인한다. 넷째, 독립보행 및 체간 균형 유지가 가능한지 확인한다.
• 자발안진이 있는 환자에서 두부충동검사가 정상인 경우 중추전정병증의 가능성을 시사한다.
• 안진의 방향이 주시 방향에 따라 반대로 바뀌는 주시유발안진은 중추병변을 의미하는 강력한 징후이다.
• 일반적으로 말초전정신경병 환자는 혼자 앉은 자세와 서 있는 자세를 유지할 수 있다.
• 전형적인 병력과 신경이과적검사 소견에 근거하여 전정신경염을 진단할 수 있지만 시간 경과에 따른 임상양상의 변화를 주의 깊게 평가하도록 하며 항상 뇌경색을 포함한 다른 질환과의 감별에 유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