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세 남자가 저녁 식사를 하던 중 갑자기 숟가락을 떨어뜨리고, 말이 어눌하며, 우측 상지의 위약감을 느껴 3시간 20분만에 응급실로 왔다. 7년 전 우측 중대뇌동맥 영역 뇌경색으로 입원하여 우측 경동맥의 심한 협착에 대해 경동맥스텐트삽입술을 받았고, 이후에는 독립적인 일상 생활이 가능하였다(수정 Rankin 척도 1점). 약 3개월 전부터 일시적인 우측 편마비가 수차례 발생하였다. 항혈소판제, 항고지혈약 및 항고혈압제는 지속적으로 복용하고 있었다. 응급실에서 혈압은 140/80 mmHg, 호흡수 18회/분, 심박수 82회/분, 체온 36.8℃였다. 의식은 명료하고 협조는 가능하였으며, 구음장애, 우측 중추안면마비, 좌측 주시 경향, 운동실어증, 우측 상지의 근력은 medical research council (MRC) grade 5-, 하지는 5였다(NIH [National Institutes of Health] 뇌졸중 척도 점수 6점). 뇌전산화단층촬영술에서 이전 뇌경색 이외에 특이 소견은 없었다. 증상 발생 이후 4시간 30분 이내에 내원하여 정맥내재조합조직플라스미노젠활성제(intravenous recombinant tissue plasminogen activator) 의 사용을 고려하였으나, 기존에 알고 있던 좌측 경동맥의 협착으로 인한 최근의 일과성 허혈발작이 있었고, 이번의 뇌경색도 좌측 경동맥협착의 악화로 인한 것으로 생각하여 재조합조직플라스미노젠활성제를 사용하지 않고 바로 뇌 자기공명영상 시행과 함께 뇌혈관조영술을 준비하였다. 뇌 자기공명영상 확산강조영상에서 급성기 병변은 관찰되지 않았다(
Fig. 1-A). 관류영상에서 좌측 대뇌반구 전대뇌동맥과 중대뇌동맥 영역 전반에 뇌혈류량(cerebral blood flow, CBF)이 감소되고, 최고점시간(time to peak, TTP)이 연장되어 있었다(
Fig. 1-B). 뇌 자기공명영상 촬영 직후 임상 소견이 악화되어, 의식은 졸리운(drowsy) 상태로 이름 말하기, 따라 말하기가 불가능하였으며, 우측 상하지 근력이 모두 MRC grade 1이었다(NIH 뇌졸중 척도 22점). 내원 2시간만에 응급 뇌혈관조영술을 실시하였다. 좌측 내경동맥의 근위부에서 매우 심한 협착으로 앞방향 혈류(antegrade flow)가 매우 느려져 중대뇌동맥의 혈류의 지연이 관찰되었다. 풍선혈관성형술 후 스텐트삽입술을 시행하였다(
Fig. 1-C,
D). 스텐트삽입술 후 좌측 중대뇌동맥의 M2가지의 폐색이 관찰되어 기계적 색전제거술을 시행하였고, 이후 앞방향 혈류가 현저히 호전되었다. 시술 직후 촬영한 뇌 전산화단층촬영상에서 뇌출혈 등의 합병증은 없었다. 시술 직후의 신경계 증상은 시술 전과 비교하여 호전되지 않았다. 시술 다음 날 시행한 확산강조영상에서 좌측 대뇌반구의 피질과 일부 피질하에 다발성의 고신호강도의 병변이 확인되었다. 2일째부터 따라 말하기가 가능하였으며, 우측 하지의 근력도 MRC grade 4로 호전되었다. 점차 의식상태가 명료해지고 상지의 위약감도 호전되었으며(MRC grade 3), 혈압도 정상범위였다. 증상 발생 11일까지 환자의 상태는 양호하였고, 특별한 약제 사용 없이도 혈압은 130/70 mmHg 전후로 잘 조절되었다. 증상 발생 12일부터 밤에 섬망이 자주 발생하고, 수면을 취하지 않았으며, 혈압이 간헐적으로 180/90 mmHg 이상으로 상승하였고, 항고혈압제(labetalol)를 정맥주사로 사용하였다. 증상 발생 17일째 혈압은 160/80 mmHg에서 240/100 mmHg까지 변동이 심하였고, 환자의 의식은 혼미하였으며, 협조가 되지 않고 지속적인 좌측 주시를 보였다. 뇌파검사상에 좌측에서 주기편측뇌전증모양방전(periodic lateralized epileptiform discharge) 이 관찰되었다. 응급으로 시행한 확산강조영상에서 좌측 중 대뇌동맥 영역에 이전의 아급성뇌경색 소견 이외에 급성 병변은 없었으나, 액체감쇠역전회복(fluid-attenuated inversion recovery, FLAIR) 영상에서 좌측 시상, 좌측 후두엽, 우측 소뇌에 이전에 보이지 않았던 고신호강도의 병변이 보였다(
Fig. 2A-
C). 뇌 자기공명혈관영상(magnetic resonance angiography, MRA)에서는 좌측 중대뇌동맥의 가지가 우측에 비해 더 현저하고, 두드러져 보였다(
Fig. 2-
D). 뇌 자기공명관류영상(perfusion-weighted image, PWI)에서 관류 차이가 가장 두드러져 보이는 단면에서 중대뇌동맥 영역의 관심영역(region of interest)에서 측정값의 대뇌반구비(interhemispheric ratio, IR)를 확인하였을 때 최고점시간(TTP, IR=0.86), 평균통과시간(mean transient time [MTT], IR=0.98), 뇌혈액량(cerebral blood volume [CBV], IR=1.23), 뇌혈류량(CBF, IR=1.09)에서 좌측 반구의 과혈류상태가 확인되었다(
Fig. 3). 이후 환자는 약 한 달 동안 입원하여 혈압을 조절하고, 항혈소판제를 투여받았으나 의식을 포함한 신경계 증상은 호전을 보이지 않았다. 입원 33일째 요양병원으로 전원하였고, 당시 의식은 기면상태였으며, 전실어증, 우측 상하지 모두 MRC grade 2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