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세 남자가 12시간 전 발생한 구음장애, 좌측 안면마비와 근력 저하로 내원하였다.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으로 메트포민, 클로피도그렐, 로수바스타틴을 복용 중이었으며, 30갑년의 흡연자로 뇌졸중 과거력은 없었다. 초기 혈압은 140/110 mmHg, 맥박 84회/분, 호흡 20회/분, 체온 37.4도였다. 신경계진찰에서 의식은 명료하였고 경한 구음장애, 좌측 불완전 안면마비, Medical Research Council 4등급의 좌측 상하지 근력저하가 있었다. National Institutes of Health 뇌졸중척도는 5점이었다. 혈액검사에서 혈색소 15.0 g/dL, 혈소판 196,000/mm
3, 활성화부분트롬보플라스틴시간은 29.3초(정상 22.7-30.3초), 프로트롬빈시간 국제정상화비율은 0.91 (정상 0.93-1.14), 총 콜레스테롤 146 mg/dL, 중성지방 153 mg/dL, 저밀도지질단백질은 86 mg/dL, C반응단백질 0.09 mg/dL, 혈당 128 mg/dL, 당화혈색소 6.6%였다. 뇌 확산강조영상에서 우측 중대뇌동맥 영역에 급성뇌경색이 있었고(
Fig. 1-A), 액체감쇠역전회복영상에서 급성뇌경색 부위로 일부 고신호강도가 동반되었으며, 양측 대뇌반구에 고신호강도혈관현상이 관찰되었다(
Fig. 1-B). 뇌혈관 자기공명영상에서 우측 내경동맥은 원위부 폐색이 의심되었고, 중대뇌동맥 혈류는 곁순환을 통해 유지되고 있으나 좌측에 비해 혈류가 감소되어 있었으며, 양측 내경동맥 근위부에는 심한 협착이 확인되었다(
Fig. 1-C, D). 관류강조영상에서는 양측 전대뇌동맥과 중대뇌동맥 영역 전반에 뇌혈류의 감소가 확인되었다(
Fig 1-E-H). 아스피린과 아토르바스타틴 40 mg을 추가한 후, 혈류에 대한 평가와 스텐트삽입술을 고려하여 뇌혈관 조영술을 시행하였다. 뇌혈관 조영검사에서 우측 내경동맥 근위부의 심한 협착이 확인되었으나, 폐색이 의심되었던 원위부는 속도가 저하된 앞방향혈류와 눈동맥을 통한 역방향혈류를 통해 유지되고 있었고, 연수막혈관을 통한 곁순환혈류와 함께 우측 중대뇌동맥의 혈류를 유지하고 있었으며, 전교통동맥 및 후교통동맥은 존재하지 않아 윌리스고리를 통한 곁순환은 관찰되지 않았다(
Fig. 2-A, B). 좌측 내경동맥의 근위부에도 심한 협착과 앞방향혈류 속도의 지연이 관찰되었고, 좌측 중대뇌동맥과 전대뇌동맥은 눈동맥과 연수막혈관을 통한 곁순환을 통해 유지되고 있었다(
Fig. 2-C, D). 우측 내경동맥 협착으로 인해 뇌경색이 진행할 위험성이 높아 풍선혈관성형술 및 스텐트삽입술을 진행하였다. 스텐트삽입술 이후 개선된 앞방향혈류를 통해 원위부 내경동맥과 우측 중대뇌동맥의 혈류량이 개선되었고, 시술 전에는 확인되지 않았던 전교통동맥을 통한 좌측 전대뇌동맥과 일부 중대뇌동맥으로 향하는 보조적인 혈류도 관찰되었다(
Fig. 2-E, F). 반면 좌측 내경동맥혈류와 연수막혈관을 통한 곁순환혈류는 이전과 달리 중대뇌동맥에만 국한하여 혈류를 공급하는 소견이 관찰되었으며(
Fig. 2-G), 여전히 후방순환계를 통한 보조혈류는 없었다(
Fig. 2-H). 스텐트삽입술 직후 혈압은 수축기 100 mmHg, 이완기 60 mmHg 전후로 낮게 유지되었고, 이후에도 과관류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 수축기혈압을 100-140 mmHg 사이로 안정적으로 유지하였다. 시술 직후 및 다음날 시행한 뇌 전산화단층촬영에서 뇌출혈 및 뇌부종은 없었고, 경미한 좌측 안면마비 외에는 모두 호전되었다. 심전도와 심초음파검사는 정상이었다. 증상 발생 7일 뒤 시행한 두개경 유도플러검사에서는 좌측 눈동맥의 혈류역전이 확인되어, 근위부내경동맥 협착으로 인한 뇌경색 발생 위험성이 여전히 높을 것으로 판단하여 스텐트삽입술을 계획하였다. 이후 스텐트 시술 전 추적 관찰 목적으로 증상 발생 10일째 시행한 전산화단층촬영에서 좌측 대뇌반구의 분수계영역의 두정엽고랑에서 거미막밑출혈을 의미하는 고음영이 확인되었고, 자화율강조 자기공명영상에서는 좌측 전두엽과 두정엽고랑에 걸쳐 피질 부위에 국한된 거미막밑출혈 소견이 확인되었다(
Fig. 3-A, B). 환자는 두통, 발열, 외상이나 새로운 신경계증상은 없었고, 여전히 수축기혈압 100-120 mmHg가량으로 잘 유지되고 있었다. 거미막밑출혈을 유발할 수 있는 미세동맥류, 동정맥혈관기형, 가역적뇌혈관수축증후군 또는 뇌정맥혈전증 등을 감별하기 위해 시행한 뇌혈관 조영술에서 우측 내경동맥 스텐트 삽입 부위는 재협착이나 혈전 발생 없이 잘 유지되고 있었고, 좌측 내경동맥과 중대뇌동맥의 혈류 상태도 이전과 비교하여 변화가 없었으며, 거미막밑출혈을 유발할 수 있는 혈관 기형이나 손상도 관찰되지 않았다. 증상발생 22일째 시행한 전산화단층촬영에서는 거미막밑출혈이 감소된 소견이 확인되어, 다음날 좌측 내경동맥 근위부에 대해 풍선혈관성형술 및 스텐트삽입술을 시행하였으며(
Fig. 3-C), 이후 개선된 전방혈류를 통해 이전과는 달리 좌측의 중대뇌동맥 및 전대뇌동맥을 포함한 혈류가 유지되는 형태로 혈류 순환이 변화하였다(
Fig. 3-D). 환자는 새로운 신경계 증상이나 합병증 발생 없이 퇴원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