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개내압상승에 의해 발생하는 편측시신경유두부종은 극히 드물고 두개내압이 높을 수 있다는 합리적인 의심을 하기 어렵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이 매우 어렵다[1]. 두개내압상승과 연관된 편측시신경유두부종은 특발두개내압상승이나[1,2], 종괴형성뇌종양에서 드물게 보고되었고[3] 연수막암종증에서는 거의 보고되지 않았다. 저자들은 자궁의 선암종에서 전이된 연수막암종증에서 편측시신경유두부종이 발생한 증례를 보고하고자 한다.
증 례
43세 여자가 두통과 복시로 왔다. 약 1개월 전부터 두통이 서서히 발생하여 지속되었고 10일 전부터는 두통이 심해졌으며 3일 전부터는 복시가 동반되었다. 처음에는 양측 측두에 하루 4-5회 순간적인 통증과 서너 시간 지속되는 시각아날로그척도(visual analog scale, VAS) 3정도의 누르는 듯한 통증이 일주일에 3-4일 발생하였다. 10일 전부터는 앞머리 부분이 아팠고 VAS 5정도로 약 20분 정도 지속되는 통증이 하루에 5-6회 매일 발생하였다. 10일 전쯤에 하루 동안 구토를 3-4회 한 적이 있었고 이후에는 구토나 구역은 없었다. 15일 전부터 진통제를 아플 때 복용하였으나 효과는 없었다. 3일 전부터 물체가 두 겹으로 보여 응급실로 왔다.
특별한 질환을 앓은 적이 없고 근래에 진통제를 복용한 것 이외에 다른 약물을 복용하지 않았다. 1개월 이전까지는 서너 시간 지속되는 약한 두통을 몇 번 경험한 적이 있었다. 신체검사는 모두 정상이었고 신경학적진찰에서 좌안의 외전장애가 -1로 있었고(Fig. A), 우안에만 경미한 시신경유두부종이 있었다(Fig. B,C.). 교정시력은 좌안은 0.4 우안은 0.6으로 평상시와 같았다. 이외의 신경학적진찰은 정상이었다. 일반혈액검사, 갑상선기능검사, 가돌리늄조영증강뇌자기공명영상과 뇌혈관자기공명혈관조영술은 정상이었다. 항GQ1b항체와 아세틸콜린수용체항체는 음성이었고 Jolly검사도 정상이었다. 입원 후 별다른 치료를 하지 않았는데도 두통은 호전되었고 멀리 볼 때에만 약간의 복시가 있어 일상 생활을 하는 데에 별문제가 없었다. Tolosa-Hunt증후군으로 잠정적으로 진단하고 외래에서 관찰하기로 하고 퇴원하였다.
퇴원 후 10일이 지나도 복시가 지속되어 외래에서 프레드니솔론을 3주간 투여하였지만 복시는 비슷하였다. 퇴원 6주 후에 시력이 저하되어 재입원하였다. 우안은 0.6으로 변화가 없었고 좌안은 10 cm 전방에서 겨우 손가락을 셀 수 있는 정도로 시력이 감소하였다. 좌안의 외전장애가 -3으로 악화되었고 우안의 외전장애가 -1로 관찰되었다. 좌안의 안저는 특기할 소견이 없었고 우안에서 유두부종이 관찰되었는데 6주 전과 같았다(Fig. D,E). 그 외에 신경학적진찰은 정상이었고 두통이나 구토, 구역 등의 증상도 없었다. 뇌자기공명영상은 정상이었고 뇌척수액검사에서 압력 60 cmH2O 이상, 단백질 42 mg/dL, 포도당 52 mg/dL(혈청포도당 85 mg/dL), 적혈구 0/mm3, 백혈구 3/mm3이었다. 뇌척수액에서 암배아항원(carcinoembryonic antigen) 8.7 ng/mL(혈청 130.4 ng/mL), carbohydrate antigen (CA) 19-9 934.5 U/mL(혈청 2093.3 U/mL)이었다. 세 번째 뇌척수액검사에서 악성세포가 관찰되었고 원발종양을 찾기 위한 검사결과 자궁에서 선암종이 발견되었다. 메토트렉세이트를 경막내로 투여하였고 원발종양에 대한 방사선치료를 시행하였으나 약 1주 후에는 우안의 시력도 급격하게 저하되었고 양측 눈의 상하운동도 제한되었으며 4개월 후에 사망하였다.
고 찰
두통과 복시로 발현하였고 경미한 편측시신경유두부종이 있었으나 시력, 뇌자기공명영상이 정상이면서 두통이 저절로 호전되어 진단에 혼선을 초래하였던 자궁의 선암종에서 전이된 연수막암종증 증례이다.
두개내압상승에도 불구하고 한쪽에만 유두부종이 생기는 이유에 대한 몇 가지의 가설이 있다. 그 하나는 유두부종이 없는 쪽 시신경집(optic nerve sheath)에 선천이상이 있어 상승된 두개내압이 시신경으로 전달되지 않아 시신경유두부종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가설이다[4]. 현재까지 뇌자기공명영상이나 뇌컴퓨터단층촬영에서 시신경집의 이상은 관찰되지 않았으나 영상검사에서 발견되지 않는 매우 미세한 이상이 있을 가능성은 있다. 본 증례의 경우는 뇌자기공명영상에서 보이지는 않았지만 뇌수막암종증의 분포가 달라 한쪽에만 유두부종이 발생하였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다른 가설은 공막체판(lamina cribrosa sclerae)부위에 이상이 있어 두개내압이 공막관(scleral canal)을 통하여 전달이 되지 않는다는 것인데[1] 실험적으로 두개내압을 상승시켰을 때 관찰된 공막체판부위에서 축삭형질흐름(axoplasmic flow)이 중단되는 현상은 이 가설에 부합한다[5].
연수막암종증의 증상은 두통, 의식변화, 구토, 발작, 뇌신경마비, 사지위약 등이며 여러 조합으로 매우 다양하게 발현하므로 진단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일단 발현하면 시간이 지나면서 새로운 증상이 나타나고 기존의 증상은 악화된다[6]. 뇌척수액세포학적검사에서 악성세포를 찾아내어 확진하고 종양표지자(tumor marker)를 혈청과 뇌척수액에서 측정하여 진단에 도움을 받고 경과를 평가한다. 연수막암종증진단에서 조영증강뇌자기공명영상의 민감도가 높지만 약 70%에서만 이상소견이 관찰되고 약 30%에서는 뇌척수액검사에서만 양성이므로 뇌자기공명영상이 정상이어도 임상적으로 의심되면 반드시 뇌척수액검사를 시행해야 한다[6]. 뇌척수액검사에 의해 연수막이 조영증강될 수 있으므로 뇌자기공명영상을 먼저 시행한 후에 뇌척수액검사를 하고[7] 반복하여 뇌척수액세포학적 검사를 시행하면 진단율을 높일 수 있다.
연수막암종증에서 발생한 두통이 아무런 처치없이 5주 이상 호전되는 증례는 발견할 수 없었으며 두개내압상승에도 불구하고 시신경유두부종이 없거나 한 쪽에만 발생한 증례에서 두개내압의 범위는 26-50 cm H2O였고[1,2] 본 증례처럼 60 cmH2O를 넘긴 증례는 없었다. 또한 본 증례는 두개내압과 종양표지자가 매우 높은 수준이어서 연수막에 많은 암세포가 침윤되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2회 시행한 뇌자기공명영상에서 연수막이 비정상적으로 조영증강되지 않았고 수두증도 없었으며 뇌척수액세포학적검사를 3번이나 해서야 겨우 암세포를 찾을 수 있었는데 연수막암종증이 매우 다양하게 발현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증례이다.
입원 후에 경미한 복시는 남아 있었지만 두통이 저절로 호전되어 일상생활을 수행할 수 있었으며 조영증강뇌자기공명영상이 정상이어서 편측시신경유두부종에 대해서는 충분한 고려를 하지 못한 상태에서 Tolosa-Hunt증후군으로 잠정진단하고 처음에는 추적관찰하고 후에는 스테로이드를 사용하였다. 후향적으로 분석해 보면 시신경유두부종은 있었지만 시력이 유지되고 색검사(color test)도 정상이며 허혈질환의 위험인자도 없는 40대 초반의 여성이므로 시신경염이나 허혈시신경병 등의 가능성은 적고 두통과 반대쪽 눈에 외전장애가 동반되었으므로 두개내압상승을 의심해야 하는 상황으로 볼 수 있다. 한 쪽에만 시신경유두부종이 있고 시력이 유지되는 경우 시야검사로 맹점이 커진 것을 확인하여 두개내압상승 가능성을 평가하는 것도 유용한 방법이 될 수 있으나 두개내압상승에 의해 한쪽에만 유두부종이 발생할 수도 있음을 인지하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