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 저하 및 보행장애로 발현한 지주막하신경낭미충증

Subarachnoid Neurocysticercosis Manifesting Cognitive Impairment and Gait Disturbance

Article information

J Korean Neurol Assoc. 2025;43(3):169-173
Publication date (electronic) : August 1, 2025
doi : http://dx.doi.org/10.17340/jkna.2025.0007
aDepartment of Neurology, Kyungpook National University Chilgok Hospital, Daegu, Korea
bDepartment of Neurology, School of Medicine, Kyungpook National University, Daegu, Korea
강민성a, 이호원,a,b
a칠곡경북대학교병원 신경과
b경북대학교 의과대학 신경과학교실
Address for correspondence Ho-Won Lee, MD Department of Neurology, Kyungpook National University Chilgok Hospital, 807 Hoguk-ro, Buk-gu, Daegu 41404, Korea Tel: +82-53-200-3271 Fax: +82-53-200-3299 E-mail: neuromd@knu.ac.kr
received : March 24, 2025 , rev-recd : April 28, 2025 , accepted : April 29, 2025 .

Trans Abstract

Neurocysticercosis (NCC) is a central nervous system parasitic infection caused by Taenia solium larvae. Subarachnoid NCC is characterized by the progressing subarachnoid space cysts, which causes focal neurologic symptom, normal pressure hydrocephalus like symptoms or chronic meningeal inflammation. We report a case of a 67-year-old man with progressive gait disturbance, cognitive decline and chronic sciatica, who was finally diagnosed as multifocal subarachnoid NCC. This case highlights the need for clinical re-awareness of various manifestations of subarachnoid NCC.

신경낭미충증(neurocysticercosis)은 유구조충(Taeniae solium)의 유충인 낭미충에 의하여 발생하는 중추신경계 및 뇌수막의 기생충 감염 질환이다. 뇌실질신경낭미충증(parenchymal neurocysticercosis)에 의한 경련이 가장 널리 알려져 있으나 임상 증상은 침범 부위, 낭미충의 숫자 및 크기에 따라 다양하다. 유구조충은 사람과 돼지를 숙주로 삼는데 덜 익힌 돼지고기를 먹거나 유구조충 성충에 감염된 숙주의 충란을 섭취하는 분변-구강 경로를 통해 전파된다[1]. 위생 상태 개선이 이뤄진 국가에서는 감염 빈도가 높지 않으나 아프리카, 아시아 및 라틴 아메리카 등의 개발도상국에서는 성인 발병 뇌전증의 가장 흔한 원인이라 알려져 있다[2]. 실질외신경낭미충증(extraparenchymal neurocysticercosis)은 중추신경계의 지주막하공간이나 뇌실 내 공간 침범에 의한 경우를 의미하며 상대적으로 뇌실질 침범에 비해 진단이 어렵고 연구도 부족하다[2,3].

저자들은 반복되는 인지 저하, 보행장애 및 만성 하지신경통으로 내원한 다초점 지주막하신경낭미충증 증례를 경험하여 이를 보고한다.

증 례

67세 남자가 9개월간 진행하는 보행장애 및 기억력 저하로 내원하였다. 약 8년 전부터 좌측 하지의 경미한 신경통이 있었으나 특별히 진료받지 않고 지냈으며 30년 전 치료 후 완치된 폐결핵 외 기타 병력은 없었다. 9개월 전부터 환자는 보행장애 및 균형감 저하를 호소하였고 7개월 전부터는 어제 일도 잘 기억하지 못 하는 기억력 저하 및 배뇨장애가 시작되어 내원 4개월 전 타원에서 시행한 뇌자기공명영상에서 정상압수두증을 진단 받고 뇌척수액 배액을 시행하였다. 당시 척수천자가 잘 되지 않아 여러 차례 재시도하여 20 mL 정도 배액하였으며 이후 수주에 걸쳐 보행장애 및 기억력 저하는 호전 경과를 보였다. 뇌척수액 배액 후 기존의 왼쪽 엉치 통증 악화가 있었고 뇌척수액 배액 후 2개월째부터 다시 기억력 저하 및 보행장애가 악화되어 본원 신경과에 방문하였다.

환자는 기억력 저하 및 보행장애를 주로 호소하였으며 신경계 진찰상 구부정 자세(stooped posture) 및 다리를 넓게 벌리고 걷는 양상을 보였고 국소 근위약, 감각 이상 및 상위운동신경원징후는 없었다. 한국판 간이정신상태 검사(Korea version of mini mental status examination)는 30점 만점에 28점으로 정상이었으나 통괄퇴화척도(global deterioration scale, GDS)는 3단계로 기능 저하를 보였다. 운동 평가에서 통합 파킨슨병척도(unified Parkinson’s disease rating scale, UPDRS) 운동 파트(part III) 결과는 15점이었다. 부가적으로 요통 및 좌측 하지 신경통을 호소하였고 요추자기공명영상에서 하부 흉추에서 시작된 조영증강되는 광범위한 낭종 및 신경뿌리염증이 확인되었으며 근전도 검사에서 특이 소견은 없었다(Fig. 1). 당시 함께 시행한 비타민B12, 갑상샘기능 검사, 자가면역질환 관련 혈액 검사에서 특이 소견은 없었다. 뇌척수액 검사에서 백혈구 43/µL, 당 4 mg/dL, 단백질 110.1 mg/dL로 뇌척수액 내 저함당수액증(hypoglycorrhacia) 및 단백질 및 백혈구가 증가되어 있었으나 종양, 바이러스, 세균 및 결핵 관련 검사에서 특이 소견은 없었고 발열 및 두통 등 급성 감염 증상도 없었다. 수두증 및 비특이적 지주막하염증을 진단하여 낭종이 보이지 않는 요추 상부에서 30 mL의 뇌척수액 배액을 시행하였고 지주막하염증에 대하여 대증적으로 스테로이드 치료를 시행하였다.

Figure 1.

Lumbar spine magnetic resonance image of the patient. (A) Sagittal T2 weighted image, (B) enhanced sagittal T1 weighted image, (C) enhanced axial T1 weighted image, from above, second, fourth lumbar, and sacral levels. A rim-enhanced subarachnoid cyst is observed extensively from the lower thoracic to sacral regions (white arrows), and adhesion of the nerve roots associated with the cyst is revealed (white arrowhead).

뇌척수액 배액 및 스테로이드 치료 이후 보행장애 및 불균형감, 인지기능 저하 증상들이 호전되다가 4개월 뒤 다시 기억력 저하, 앞으로 쏠리는 양상의 보행장애 및 엉치 부위 통증이 악화되어 재입원하였다. 재입원하여 30 mL의 뇌척수액 배액을 시행하였고 추적 뇌척수액 검사에서도 이전과 같이 백혈구(26/µL), 단백질(182.4 mg/dL) 상승 및 저함당수액증(4 mg/dL)이 저명하였으며 뇌척수액 세포병리 검사에서는 특이 소견이 없었다.

척추 부위의 지주막하낭종 및 심한 저함당수액증을 동반하는 뇌척수액 검사 결과로 전형적인 정상압수두증과는 다른 이차적 원인 가능성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 판단하여 기존 뇌자기공명영상을 재평가하였고 양측 실비우스틈새(Sylvian fissure), 뇌바닥수조(basal cistern) 및 큰후두구멍(foramen magnum)의 지주막하공간에 조영증강이 되지 않는 다발성 낭종을 확인하였다(Fig. 2). 신생물딸림증후군항체, 자가면역질환 관련 혈액 검사 및 종양이나 자가면역질환 관련 병력 청취에서도 특이 사항은 없었다. 만성 경과를 보이는 신경계 증상이 중추신경계에 광범위한 다발성 지주막하낭종, 저함당수액증과 단백 증가를 보이는 뇌척수액 검사 결과와 동반하는 점을 고려하여 효소결합면역흡착측정(enzyme-linked immunosorbent assay)를 이용한 기생충항체 검사를 시행하였고 낭미충증 면역글로불린G항체가 혈액(6.23) 및 뇌척수액(0.613)에서 정상 범위보다 증가되어 있었다(혈액 정상 범위, <1.0; 뇌척수액 정상 범위, <0.290). 환자는 돼지고기 생식 과거력에 대해서는 부정하였다.

Figure 2.

Brain magnetic resonance image of the patient. Fluid attenuated inversion recovery (FLAIR) images show multiple, racemose subarachnoid cysts (white arrows) around the bilateral Sylvian fissures (A, B), pontine cisterns (C), and foramen magnum (D).

최종적으로 신경낭미충증에 의한 만성 수두증 및 요추부 지주막하낭종으로 진단하였고 7개월간 알벤다졸(albendazole) 및 3개월간 프레드니솔론(prednisolone)을 투약하였다. 환자는 평소 뇌척수액 배액 2-4개월째 보행장애가 재발하는 양상이었으나 투약 기간 중 보행장애나 인지 저하의 재악화는 없었다. 투약 후 추적 GDS는 2단계, UPDRS 운동 파트는 10점으로 전반적으로 초기 평가에 비해 호전되었다.

고 찰

실질외신경낭미충증은 발생 부위에 따라 지주막하나 뇌실내신경낭미충증으로 분류하기도 하며 실질 내 병변과 동반되기도 한다. 증상 발생 부위나 활성도에 따라 수두증, 뇌수막염, 뇌경색, 압박 병변으로 인한 급성 의식 변화, 뇌신경병증이나 만성보행장애, 인지 저하, 신경통 등 다양한 표현형을 보인다[3-5]. 실질외신경낭미충증의 기전은 거대 낭종으로 인한 압박이나 척수액 흐름장애, 만성 염증으로 인한 뇌수막염, 혈관염 등에 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3].

뇌실질이나 뇌실 내 병변에 비해 지주막하신경낭미충증은 더 고령에서 발생하며 10년에서 25년의 긴 잠복기를 보인다. 이는 지주막하공간의 서서히 자라나는 낭종이 압박 병변이나 뇌척수액 흐름장애를 일으키는 데 더 긴 시간이 필요한 것과 연관한 것으로 여겨진다[2,6]. 본 증례와 유사하게 수조나 실비우스틈새에 포도송이 형태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며 뇌기저부에 발생한 지주막하신경낭미충증의 경우 척수 지주막하 병변 발생과 연관이 크다는 보고도 있었다[3,7].

지주막하 침범 시의 항기생충제 사용 기간은 보통 실질 침범 시보다 길게 이루어지며 1년 이상 항기생충제 및 항염증치료제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8,9]. 치료 초기 항기생충제 사용 후 염증 반응으로 역설적 악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스테로이드를 함께 사용하며 향후 염증 억제 목적으로 메토드렉세이트(methotrexate) 등을 스테로이드 대체제로 사용하기도 한다. 조절되지 않는 수두증을 동반한 경우 뇌실복막강 션트를 시행하기도 하며 낭종에 의한 중추신경계 실질 압박으로 증상이 발생하면 수술적 절제를 요할 수 있다[9].

한국에서의 유병률은 항기생충제, 돼지 사육 환경 변화 및 위생 상태 개선 등으로 1970년대에 비해 현저하게 감소되어 왔다[10]. 1990년부터 2016년까지의 국내 신경낭미충증 감염에 대한 역학 관련 논문에 따르면 새로 진단된 환자 수는 2000년대 이후 현저히 감소하였고 진단 연령도 증가하는 추세였으며 실질 내 침범 50%, 실질 외 침범 30% 및 혼합형이 20%로 보고되었다. 당시 연구에서 실질 내 침범 및 경련으로 발병하는 경우는 갈수록 줄어들고 보행장애로 발병하는 증례는 증가 추세였는데 이에 대해 저자들은 잠복기가 길다고 알려진 실질외신경낭미충증이 증례가 상대적으로 늘면서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해석하였다[10]. 실질 외 침범 증례들의 뇌척수액 검사에서 실질 내 침범에 비해 더 높은 뇌척수액 단백질과 낮은 당수치가 확인되었고 이는 국외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2,10]. 본 증례도 고령에서 만성적으로 진행하는 낭종으로 인한 지주막하신경낭미충증을 보였으며 심한 저함당수액증 및 높은 뇌척수액 단백질 수치가 확인되었다.

21세기 들어 실질내신경낭미충증의 빈도는 확연히 줄었으나 수두증이나 만성 압박 병변을 유발하는 지주막하신경낭미충증은 상대적으로 빈도가 덜 감소하였고 고령에서 잠복기에 있는 경우도 존재할 수 있다. 본 증례처럼 초기 뇌자기공명영상에서 조영증강이 없는 낭종의 경우 간과되기 쉽고 그로 인하여 진단이 지연된 점을 고려하면 고령의 환자에서 인지 저하, 보행장애를 동반하면서 추가적으로 하지 신경통과 허리 통증 등 기타 신경계의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신경낭미충증 등 2차적 원인에 대한 세밀한 관찰이 필요하다. 이는 혈액 검사와 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고 치료를 시도할 수 있는 질환이기에 특히 수두증이나 만성 지주막염의 증상이 나타나면서 영상 검사상 다발성 지주막하낭종이 관찰되는 경우 임상적으로 지주막하신경낭미충증 감별에 대한 인지가 필요하다.

Notes

ACKNOWLEDGEMENTS

This research was supported by KBRI basic research program through Korea Brain Research Institute funded by Ministry of Science and ICT (25-BR-04-01).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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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1.

Lumbar spine magnetic resonance image of the patient. (A) Sagittal T2 weighted image, (B) enhanced sagittal T1 weighted image, (C) enhanced axial T1 weighted image, from above, second, fourth lumbar, and sacral levels. A rim-enhanced subarachnoid cyst is observed extensively from the lower thoracic to sacral regions (white arrows), and adhesion of the nerve roots associated with the cyst is revealed (white arrowhead).

Figure 2.

Brain magnetic resonance image of the patient. Fluid attenuated inversion recovery (FLAIR) images show multiple, racemose subarachnoid cysts (white arrows) around the bilateral Sylvian fissures (A, B), pontine cisterns (C), and foramen magnum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