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이 병력이 없는 40세 여자가 5일 전 발생한 두통, 발열로 응급실에 왔다. 두통은 머리 전반에 걸쳐 지끈거리는 양상으로 강도가 점점 심해지고 지속되었으며 구역을 동반하였다. 활력징후는 혈압 132/69 mmHg, 맥박 78회/분, 호흡 14회/분, 체온 38.6℃였다. 신경계진찰에서 의식은 명료하였으며 목경축을 포함한 뇌수막자극징후는 음성이었다. 뇌컴퓨터단층촬영 검사에서 덩이 형성은 관찰되지 않았으며 뇌척수액 검사에서 뇌압은 22 cmH
2O, 백혈구 240/mm
3 (림프구 87%), 단백질 180.8 mg/dL, 포도당 42 mg/dL (혈당, 120)였다. 뇌MRI에서 연수막에 경미한 조영증강(leptomeningeal enhancement)이 의심되었으며 뇌실질 침범 소견은 없었다. 바이러스, 결핵, 세균 및 진균에 대한 감염 검사를 진행한 후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아시클로버 정맥 투여와 상승된 뇌압을 조절하기 위하여 아세타졸아미드 경구 투여를 시작하였다. 입원 4일째 두통이 더 악화되고 의식은 혼미(stupor)로 저하되었다. 호흡수는 분당 40회 이상으로 증가하였고 동맥혈 검사에서는 pH 7.476 (정상 범위, 7.350-7.450), PCO
2 8.9 mmHg (정상 범위, 35.0-45.0), PO
2 73 mmHg (정상 범위, 83.0-108.0), HCO
3 7 mmol/L (정상 범위, 23-29)로 호흡알칼리증을 보였다. 전신강직도 동반되어 뇌전증을 감별하기 위해 시행한 뇌파 검사에서 뇌기능 저하를 시사하는 전신서파(generalized slow waves)가 확인되었으나 뇌전증모양방전(epileptiform discharge)은 없었고 크레아틴인산화효소(creatine kinase)가 733 U/L (정상 범위, 20-180)로 증가되었으며 혈중 젖산 수치는 정상이었다. 추적 검사한 뇌MRI에서 광범위한 연수막 조영증강(leptomeningeal enhancement)과 함께 양측 두정후두엽(parieto-occipital lobe)에서 심한 피질부종과 우측 전두엽백질에서 T2 고신호강도(high signal intensity) 병터가 관찰되었다(
Fig. 1). 응급실 뇌척수액 검사에서 EBV에 대한 중합효소사슬반응(polymerase chain reaction, PCR) 검사 결과 양성이었고 세균, 진균 및 결핵균에 대한 배양 검사와 바이러스 PCR 검사(단순 헤르페스바이러스, 수두대상포진바이러스, 거대세포바이러스, 엔테로바이러스), 자가면역뇌염(anti-Hu, Yo, amphiphysin, CV2, Ma2/Ta, recoverin, SOX1, Titin, NMDAR, LGI1, AMPAR, DPPX, and GABA
BR) 항체들은 모두 음성이었다. 신기능 저하(사구체여과율 40 mL/min/1.73 m
2)로 인해 아시클로버를 간시클로버(ganciclovir)로 변경하였고 고용량 코티코스테로이드 1 g을 정맥으로 5일간 같이 투여하였다. 입원 20일경 과호흡이 조절되고 진정제를 중단 후 시행한 신경계진찰에서 의식 수준 및 전신강직은 호전되었으나 양측 상하지와 목굽힘근의 근력이 Medical Research Council (MRC) 2등급으로 저하되어 있었고 자발호흡이 약해 기계호흡이 지속적으로 필요하였다. 척수MRI는 이상을 보이지 않았으며 뇌MRI 추적 검사에서 연수막 조영증강은 이전과 비교하여 호전되었으나 T2 강조영상과 FLAIR 영상에서 바닥핵, 속섬유막, 중뇌의 대뇌다리, 다리뇌, 숨뇌로 이어지는 피질척수로의 병터가 새로이 확인되었고 조영증강은 동반되지 않았다(
Fig. 2). 약 4주간의 치료 후 뇌척수액 추적 검사에서 백혈구 및 단백질 수치는 호전 추이를 보였으며 근력이 전반적으로 MRC 3등급으로 회복된 상태로 재활 치료를 위해 전원하였다. 퇴원 후 경구 스테로이드는 서서히 감량하여 중단하였고 신경계 증상은 호전되어 퇴원 2개월 뒤 기관절개관 제거술을 성공적으로 하였다. 3개월 후 외래 방문 시 양측 상하지 근력은 MRC 4등급으로 스스로 보행이 가능하였고 실조증만 경미하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