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Ma2항체는 악성 종양에 동반되는 신생물딸림Ma항원(paraneoplastic Ma antigen) 단백질에 대한 신생물딸림항체이다. 주로 고환암과 연관이 되어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신생물딸림증후군으로 뇌염을 유발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1] 뇌염이 발생할 경우 주요 증상으로 변연뇌염 및 뇌줄기뇌염과 연관된 다양한 임상 증상을 유발하는 것이 특징이다[
2]. 자들은 항Ma2항체가 양성으로 확인된 환자에서 일반적인 둘레뇌염이나 뇌줄기뇌염 증상이 아닌 다발성 뇌신경마비 증상을 보이며 연관 신생물이 확인되지 않아 외래 추적 중이던 환자가 추후 폐암이 발생한 증례를 경험하였기에 이를 보고하고자 한다.
증 례
고혈압과 당뇨병 병력이 있는 65세 남자가 약 2주 전부터 발생한 두통, 삼킴곤란과 양안 복시로 내원하였다. 두통은 머리가 전체적으로 욱신거리는 양상으로 구역이 동반되지 않았고 명확한 수막자극징후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목이 뻣뻣한 증상이 두통 발생 당시부터 동반되었다고 하였다. 입원 후 시행한 후두경 검사에서 우측 미주신경마비를 의심할 수 있는 우측 성대마비가 확인되었고 안과 진료 후 명확한 시신경 부종은 없는 우안의 갓돌림신경마비 소견이 확인되었다. 오른쪽 미주신경과 갓돌림신경마비 이외에 다른 뇌신경마비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다른 명확한 신경학적 결손은 확인되지 않았다.
뇌자기공명영상 및 기본 혈액 검사에서 상기 다발성 뇌신경마비를 설명할 만한 명확한 원인은 확인되지 않았다(
Fig.). 두통에 대한 뇌수막염의 감별 및 다발성 뇌신경마비의 원인에 대한 추가 평가를 위해 시행한 뇌척수액 검사에서 적혈구 1/mm
3, 백혈구 17/mm
3 (림프구 90%), 단백질 54 mg/dL, 포도당 85 mg/dL (뇌척수액 검사의 백혈구 정상치 <5/mm
3, 단백질 정상치 20-40 mg/dL, 포도당 정상치 40-60 mg/dL)로 백혈구와 단백질과 포도당 수치가 증가된 것을 확인하였고 추가적으로 단순헤르페스바이러스항체 검사, 수두대상포진바이러스 등을 포함한 중합효소사슬반응(polymerase chain reaction) 및 항체 검사에서 세균이나 바이러스 감염은 확인되지 않았으며 체액세포 검사(cytological analysis)에서도 암세포는 확인되지 않았다. 혈청 면역글로불린(immunoglobulin, Ig)G, IgA, IgM, 올리고클론띠(oligoclonal band), 항아쿠아포린-4항체, 항Hu, Ri, Yo, amphiphysin, Ma2 등을 포함한 신생물딸림증후군 연관 항체, 항GM1, GQ1b, GD1b 등의 강글리오사이드항체 등의 검사를 시행하였고 그중 항Ma2항체가 유일하게 양성이었다.
입원 당시 종양표지자 검사, 경부 및 가슴과 복부의 컴퓨터단층촬영, 갑상샘의 기능 검사와 비뇨생식기 초음파 검사를 시행하여 종양에 대한 선별 검사를 시행하였으나 악성 신생물을 시사할 만한 이상은 확인되지 않았다. 메틸프레드니솔론(1 g/day, 5일) 치료를 시행하였고 증상이 점차 호전되는 추세를 보이며 3개월 뒤 외래 추적 시에는 삼킴곤란과 복시 증상이 모두 호전되었다.
그러나 초기 입원 이후 약 2년이 경과한 시점에서 환자가 전신의 무기력과 체중의 감소, 기침을 보여 가슴의 컴퓨터단층촬영을 다시 시행하였고 이전 검사에서 관찰되지 않던 우상엽의 폐 결절이 확인되었다(
Fig.). 생검 후에 샘암종이 확인되어 폐엽절제술 시행을 계획 중이다.
고 찰
항Ma2항체는 신생물딸림증후군과 연관이 되어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둘레뇌염(limbic encephalitis), 뇌줄기뇌염(brainstem encephalitis)을 잘 유발한다[
3,
4]. 본 증례와 같이 다발성 뇌신경마비로 항Ma2항체 연관 신생물딸림증후군 증상이 발현된 경우는 국내외에서 보고된 바가 없었다. 유사한 증례로는 항Hu항체가 확인된 환자에서 양측 가돌림신경마비와 숨뇌마비 증상으로 다발성 뇌신경마비 증상을 보인 1예가 있었고 본 증례와 다르게 스테로이드뿐만 아니라 면역글로불린을 사용하여 증상이 호전되었다[
5]. 두 증례에서 단독으로 신생물딸림항체와 연관된 다발성 뇌신경마비는 면역학적 치료를 하면 예후가 양호한 것으로 보인다. 이외 CV2/CRMP5항체와 연관된 신생물딸림증후군 또한 뇌신경마비가 유발될 수 있다고 하며 주로 안면감각 이상, 청각과 후각의 이상으로 발현된다고 한다. 항Ma2항체가 신생물딸림증후군을 일으키는 기전은 명확하지 않으나 CV2/CRMP5항체는 세포독성 T세포로 인해 매개되는 세포자멸사로 인해 비가역적 신경 손상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6].
항Ma2항체는 고환암과 연관성이 높고 그 다음으로는 폐암과 연관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이하게도 본 증례처럼 단독으로 신생물딸림항체가 발견되어 진료 초기에는 악성 종양 의심 소견이 확인되지 않았으나 이후 추적 검사에서 악성 신생물이 발생한 증례는 국내외에서 보고된 바가 드물다. 또한 신생물딸림증후군으로 다발성 뇌신경마비 증상을 보이는 경우는 항Hu자가항체와 연관된 경우가 더 일반적이다. 본 증례와 유사하게 항Hu항체가 확인된 환자가 진료 초기에는 악성 신생물을 발견하지 못했으나 다발성 뇌신경마비 증상이 발생하고 21개월 후 유방조영술을 통해 유방암을 발견한 보고가 있었고[
5] 일본의 다른 보고에서는 항Hu자가항체가 양성으로 확인된 소세포암 환자에서 좌측 5-10번 뇌신경과 양쪽 12번 뇌신경에 진행 다발성 뇌신경마비가 발생한 증례가 있었다[
7]. 본 증례의 환자도 증상 발생 당시 악성 신생물에 대한 비뇨의학적 검사 및 흉부와 복부의 컴퓨터단층촬영에서 악성 신생물을 의심할 만한 근거가 확인되지 않았으나 임상 증상이 발생하고 48개월 후 폐의 샘암종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본 환자와 같이 다발성 뇌신경마비 증상을 보이는 환자는 신생물딸림증후군을 포함한 다양한 병인을 구별하기 위해 철저하고 포괄적인 진료와 검사가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신생물딸림항체가 확인된 환자는 발생 가능성이 높은 연관된 악성 신생물에 대한 철저한 추가 검진이 필요하며 신생물딸림항체가 양성으로 확인된 환자에서 악성 종양을 의심할 만한 명확한 이상이 바로 확인되지 않더라도 향후 악성 종양 발생의 가능성을 고려하여 정기적인 검사 및 모니터링이 중요하다. 암은 초기에 증상을 나타내지 않을 수 있으며 종양이 충분히 크거나 진행된 경우에만 진단이 가능할 수 있고 암이 발생하는 데에는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종양의 성장 속도나 위치 등이 증상 발현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초기 검진 및 치료를 시행한 이후에도 환자의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장기적으로 관찰하는 종합적 접근이 필요할 수 있음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