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KH병은 확진할 수 있는 고유의 생물학적 지표나 검사가 없기 때문에 진단이 어렵다. 일반적으로 VKH병은 전구 증상으로 감기 같은 증상이 발생하여 수일에서 수주간 지속된다. 전구 증상으로는 두통, 발열, 오심, 뇌막자극징후, 목의 경직 등이 있으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특징적인 눈과 신경학적 증상을 동반하게 된다[
1]. 그중 특히 눈에서 발생하는 이상이 특징적이며 진단에 중요한 단서를 줄 수 있다. VKH병에서 볼 수 있는 특징적인 눈의 이상은 양측에 발생하는 다발성의 포도막염과 망막색소상피(retinal pigmented epithelial)의 손상으로 인한 시력의 이상이다[
1]. 초반에는 시력의 감소로 시작하지만 병이 진행될수록 시야(visual field)와 색의 지각(color vision)까지 영향을 받는다[
1]. 하지만 저자들의 증례처럼 시신경유두부종이 주 증상으로 발생한다면 VKH병을 바로 진단하기는 쉽지 않다. 양측 시신경유두부종은 두개내 압력의 상승, 염증, 감염, 탈수초, 허혈 그리고 침윤(infiltration) 등의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기 때문에 VKH병을 포함하여 여러 가지 원인들에 대한 감별이 필요하다[
2]. 또한 VKH병은 안과적 증상뿐만 아니라 신경학적 이상 소견도 나타날 수 있으며, 멜라닌 세포를 포함한 구조물의 침범 정도에 따라 그 중증도가 결정된다[
1]. 예를 들어 내이(inner ear)를 침범하여 청각 이상과 이명이 발생할 수 있고 중추신경을 침범하여 뇌염이나 횡단성척수염이 발생할 수도 있다[
1]. VKH병에서 다른 신경학적 이상 소견 없이 양측성 시신경유두부종이 주 증상으로 오는 경우는 드물다. 2014년에 다른 신경학적 증상과 장액성 망막박리를 동반하지 않은 양측성 시신경유두부종이 보고된 적이 있으며[
2] 2021년에 두통과 양측성 시신경유두부종이 초기 증상으로 나타난 VKH병이 보고된 정도이다[
3]. VKH병의 진단은 제시된 진단 기준을 따른다. 1978년 미국포도막염학회(American Uveitis Society)에서 처음으로 진단 기준이 제시된 이래[
4] 많은 시간이 흘러 2001년에 개정된 국제적 진단 기준이 발표되었고[
5] 2021년에 이제까지의 연구를 토대로 포도막염 용어의 기준을 정하는 모임(Standardization of Uveitis Nomenclature Working Group)에서 국제적 협업을 통해 VKH병의 새로운 진단 기준을 발표하였다(
Tables 1,
2) [
6]. 새로운 진단 기준은 초기 병기와 후기 병기를 나누어 기술하였고 장액성 망막박리와 신경학적 증상을 동반한 포도막염이 진단에 있어 핵심적인 요소라고 하였다. 본 증례의 환자는 눈에 외상을 당한 병력, 유리체나 망막을 수술한 병력은 없었고 양측성 시신경유두부종이 뚜렷하게 관찰되었으나 VKH병에서 가장 흔한 포도막염 소견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두개내압상승의 확인을 위해 시행한 척수천자에서 압력은 정상이었고 백혈구가 240 cells/μL로 증가된 뇌척수액세포증가증이 보였으며 OCT에서 장액성 망막박리를 보여 2021년에 새로 제시된 진단 기준에 따라 초기 병기의 VKH병이라고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치료는 스테로이드 정맥 주사를 사용하는 것이 널리 이용되어 왔으며 스테로이드를 얼마나 오래 사용하는가하는 것은 재발의 위험과 그로 인한 시력의 소실과 연관되어 있다. 명확한 기준은 없지만 과거의 연구에서 보면 치료 후 첫 3개월 이내에 재발이 많았다고 하며 43%의 환자가 재발하였다[
7]. 재발은 스테로이드를 빨리 감량한 것과 관련이 있었고 맥락막(choroid)에 혈관 신생(neovascularization)이 발생하거나 만성 포도막염이 보이는 경우는 예후가 좋지 않았다[
7]. 스테로이드는 평균 6개월간 사용하였고 재발의 위험성이 높거나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48개월까지도 유지한 경우가 있었다[
7]. 저자들의 경우에도 1주일간 덱사메타손(20 mg/day)을 정맥 내 투여하다가 프레드니솔론 경구 치료(60 mg/day)로 전환하였다. 그 후 환자는 안과로 전과되어 치료를 지속하였다. 양측성 시신경유두부종이 주 증상이라면 신경과 의사들은 흔히 두개내압상승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양측 시신경유두부종은 두개 내 압력의 상승, 염증, 감염, 탈수초, 허혈 그리고 침윤(infiltration) 등의 다양한 원인에 의해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감별이 필요하다. 특히 포도막염이 있거나 두통, 오심, 뇌막자극징후 등의 신경학적 이상이 동반된 경우에는 VKH병을 의심하여야 하며 OCT에서 양측의 장액성 망막박리 소견을 보인다면 반드시 VKH병의 가능성을 고려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