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의 14년 학력의 52세 남자가 약 3개월 전 업무 중 갑자기 발생하여 악화 없이 지속된 구음장애와 우측 상지 어둔함으로 신경과 뇌혈관센터에 왔다. 환자는 당뇨병과 이상지질혈증의 과거력으로 약물을 복용 중이었고, 음주력과 흡연력은 없었다. 가족력에서 아버지는 다른 원인으로 뇌 MRI를 시행한 후 무증상 뇌경색을 진단받았으며 내원 전 사망한 상태였고, 어머니는 당뇨병이 있었다(
Fig. 1). 신경계진찰에서 구음장애가 관찰되었지만 양측 상하지 근력은 정상이었다. 감각기능검사와 소뇌기능검사, 보행 모두 정상이었다. 심부건반사는 정상이었고, 병적반사는 없었다. 당시 갑작스러운 신경계증상 발생으로 뇌경색과 같은 뇌혈관성 질환을 감별하기 위해 뇌 MRI를 실시하였다. 확산강조영상(diffusion weighted image, DWI)의 우측 두정엽에서 국소확산제한 병변이 관찰되었고(
Fig. 2-A), FLAIR 영상과 T1강조영상의 좌측 난형중심(central semiovale)부위에서 만성 열공뇌경색(lacuna infarction)의심 소견이 관찰되었다(
Fig. 2-B, C). 또한 FLAIR 영상에서는 양측 전두엽과 두정엽의 뇌실주위 백질에서 고음영과 뇌위축이 관찰되었다(
Fig. 2B, D, E). 환자는 만성 열공뇌경색과 우연히 발견된 급성뇌경색으로 진단된 이후 약물 치료를 하며 경과 관찰하였다. 하지만 그 해 말부터 30년 이상 계산을 주업무로 근무하던 환자가 점차 계산 실수가 잦아 퇴사 권고를 받았고, 1년 뒤부터는 운전 중 차선을 잘 지키지 못해 접촉사고가 잦아지기 시작하였다. 증상 발생 2년 후 좁은 보폭으로 걷기 시작하면서 알아듣기 힘들 정도의 말더듬과 인지저하로 치매 클리닉으로 의뢰되었다. 신경계진찰에서 문장의 20% 이상의 음절 반복으로 인해 알아듣기 힘든 말더듬이 관찰되었다. 상하지 근력 및 감각기능검사는 정상이었지만, 우측 상하지에서 굴근경직(flexor spasticity)이 경하게(modified Ashworth Scale grade 1) 관찰되었고 경축(rigidity)은 없었다. 또한 좌측 상지에서 활동떨림이 나타났다. 보행을 할 때 보폭이 줄어 종종걸음이 관찰되었고, 우측 상지 흔들림이 감소되어 있었다. 제자리 돌기를 할 때 주저함과 통나무 도는(
en bloc)듯한 모습이 관찰되었다. 소뇌 기능검사에서는 양측에서 상반운동반복장애(dysdiadochokinesia)가 관찰되는 것 이외는 정상이었다. 피질감각기능검사는 모두 정상이었으나 양측에서 사지 관념운동실행증이 나타났으며, 특히 좌측이 심했다. 실서증, 계산장애, 손가락실인증과 좌우 혼동 모두 나타나 Gerstmann 증후군도 관찰되었다. 우측 상하지에서 심부건반사가 감소하였고, 병적반사는 없었다. 내원 후 시행한 첫 서울신경 심리선별종합검사에서 모든 영역이 0.01%ile 이하로 심한 인지기능 저하가 확인되었고, 간이정신상태검사(mini mental status examination, MMSE)의 점수는 19점, 임상치매평가척도(clinical dementia rating, CDR)의 점수는 0.5점, 박스총점(Sum of Boxes, CDR-SB)은 2.0점이었다(
Table 1). 도구일상활동 점수는 정상이었다. 추적 관찰한 뇌 MRI의 DWI에서 초기에 관찰되었던 우측 두정엽의 국소확산제한 병변이 그대로 확인되었다(
Fig. 2-F). FLAIR 영상에서 열공뇌경색은 관찰되지 않았지만 뇌실주위 백질의 고신호강도 병변은 더 진행하였고, 양측 전두엽과 두정엽의 위축이 현저하게 악화되었다(
Fig. 2-G-I). T1강조시상영상에서 뇌량의 위축도 확인되었다(
Fig. 2-J). 전혈구검사, 간기능검사, 갑상샘기능검사, 비타민 B12, 매독선별검사, 자가면역질환감별검사를 포함하는 모든 혈액 검사는 정상이었다. 뇌파검사와 F-18 FP-CIT뇌양전자방출단층촬영에서도 이상 소견은 없었다. 아포지단백질 E (apolipoprotein E) 유전자아형은 ε3/ε3였고,
18F-flutemetamol 아밀로이드양성자단층 촬영에서 아밀로이드 축적은 관찰되지 않았다. 첫 증상 발생 3년 후 시행한
CSF1R (NM_005211.3) 유전자검사에서 18번째 엑손에서 c.2381T>C (p.Ile794Thr) 이형접합자 돌연변이가 확인되어 HDLS로 확진되었다. 이후 환자는 말더듬과 인지저하, 실행증, 보행장애가 더욱 악화되어 대화가 불가능해졌으며, 보행을 포함한 모든 일상생활이 혼자서는 불가능해졌다. MMSE의 점수는 1년 전과 비교하여 4점 저하된 15점, CDR 점수 1점, CDR-SB의 점수 8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