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경척수염범위질환 치료의 최신 지견
Advances in the Treatment of Neuromyelitis Optica Spectrum Disor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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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 Abstract
Treatment options for patients with neuromyelitis optica spectrum disorders (NMOSD) so far have relied on off-label and empiric drugs. Advances in the understanding of NMOSD pathogenesis have led to the development of highly effective disease-modifying therapies, and for the first time in this disease, class I treatment evidence is available. We aim to shortly summarize the pathogenesis and biological targets for acute and preventive therapy of patients with NMOSD. We focus on conventional immunotherapies and the recently approved novel biological drugs, eculizumab, inebilizumab, and satralizumab, and conclude with a brief outlook on future therapeutic approaches.
서 론
시신경척수염범위질환(neuromyelitis optica spectrum disorder, NMOSD)은 중추신경계 자가면역염증질환으로 임상적으로 시신경염, 척수염 및 맨아래구역증후군 등이 재발경과를 보이며 발현한다[1]. NMOSD는 10만 명당 0.5-10명의 유병률이 보고되는 매우 드문 질환으로 아시아인을 비롯한 비백인에서 좀 더 높은 유병률을 보이고 있다[2,3]. NMOSD 환자의 약 80%에서 혈청 내 아쿠아포린-4항체(aquaporin-4 antibody)가 발견이 되는데, 이 항체의 존재는 NMOSD에 매우 특이적이다[4]. 따라서 현재 2015년 개정된 진단 기준에서 아쿠아포린-4항체의 존재가 진단에 가장 중요한 기준이며, 아쿠아포린-4항체가 음성인 환자에서는 진단을 위해서는 2개 이상의 NMOSD의 특징적인 임상양상이 요구된다[1]. 최근 아쿠아포린-4항체가 음성인 NMOSD 환자들의 약 10-40%에서는 말이집 희소돌기아교세포당단백질(myelin oligodendrocyte glycoprotein, MOG)항체가 발견되어, 이러한 MOG항체 양성인 환자들은 MOG 항체 관련 질환으로 새롭게 분류되고 있지만[5], 여전히 두 항체 모두 음성이면서 NMOSD의 임상양상을 보이는 환자군은 존재하고 있다. NMOSD의 병태생리는 아쿠아포린-4항체가 중추신경계의 별아교세포(astrocyte)의 수분통로단백질에 결합하면서 일차적으로 별아교세포병(astrocytopathy)을 유발하게 되고, 이후 보체계가 활성화되고, 중성구, 호산구들이 중추신경계 내로 들어오면서 염증물질들이 유리되어 이차적으로 희소돌기아교세포의 손상 및 신경축삭의 손상이 발생하게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6]. NMOSD는 한 번의 재발로도 심한 신경학적결손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조기 진단 및 적극적인 재발 방지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NMOSD의 치료는 크게 재발 시 신경계기능의 회복을 돕는 급성기 치료와 근본적으로 재발을 막는 장기적인 면역억제 치료로 나눌 수 있다. 2019년 전까지 NMOSD 재발을 막기 위해 승인된 면역억제 치료제는 없었다. 대부분 후향 경험 연구들을 바탕으로 아자티오프린(azathiorpine), 미코페놀레이트모페틸(mycophenolate mofetil) 및 리툭시맙(rituximab)이 임상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어 왔는데, 2019, 2020년에 질환의 병리에 부합하는 선택적인 표적을 갖는 3가지 약제들의 대규모 임상 결과들이 발표되면서 에큘리주맙(eculizumab), 인에빌리주맙(inebilizumab), 사트랄리주맙(satralizumab)이 NMOSD의 면역억제 치료제로 미국식품의약국(Food and Drug Administration, FDA)의 승인을 받았다. 이곳에서는 NMOSD의 급성기 치료 및 장기적인 재발방지 치료 전략의 최신 지견을 살펴보고, 최근에 승인된 치료제들의 기전 및 임상 연구 결과들을 간략히 소개하고자 한다.
본 론
1. NMOSD의 급성기 치료
급성기 재발 치료는 고용량의 정맥내 스테로이드치료 1 g을 3-5일 간 투여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신경계기능 회복의 예후를 좋게 하기 위해서는 증상 발생으로부터 빠른 치료 시작이 중요하다. NMOSD의 환자에서 시신경염 발생 4일 이내의 스테로이드 치료 시작은 완전 회복의 가능성을 높인 반면, 7일이 지난 후 치료 시작은 시력 소실의 위험을 높였다[7]. 아직 체계적인 근거는 부족하나, 스테로이드 정맥주사 치료가 끝난 후 경구제로 바꾸어 2-6개월에 걸쳐 천천히 감량하는 것이 신경계증상의 불충분한 회복을 보완하고 다른 면역억제 치료제의 효과가 아직 불완전한 기간 동안의 재발을 막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스테로이드 치료 후에도 신경계기능 회복이 불충분한 경우 5-7회의 혈장분리교환(plasmapheresis) 치료 및 정맥면역글로불린(intravenous immunoglobulin) 치료를 고려한다. 스테로이드가 주로 세포면역 염증을 치료하는 반면 혈장분리교환은 혈장내 항체, 면역복합체, 보체 및 다른 염증물질들을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앞선 연구들에서 스테로이드 치료 후 가능한 조기에 혈장교환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신경계기능 회복의 예후를 좋게 할 수 있다고 보고하였다[8-10]. 이러한 근거를 바탕으로 최근에는 혈장분리교환을 스테로이드 치료 후 시행하는 것이 아니라, 1차로 시행하는 것이 완전 회복의 예후를 높게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한 연구도 있었으나, 이 부분에 대해서는 보다 많은 근거가 필요하다[8,11]. 정맥면역글로불린 치료는 체액 및 세포 면역을 포함하여 다양한 면역 조절 및 항원 인식 경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면역글로불린은 다양한 종류의 B, T세포 하위 그룹과 상호작용하고 사이토카인 분비를 조절하고, 보체를 제거하며, 특발항체를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12]. 스테로이드 치료 및 혈장분리교환 치료에도 반응이 없었던 10명의 NMOSD 환자에서 정맥면역글로불린 치료 후 46%의 환자에서 신경계기능 개선이 보고되었고, 최근 중국의 후향 연구도 스테로이드 치료와 면역글로불린 치료 병용은 스테로이드 단독 치료보다 신경학적결손의 회복을 돕고 다음 재발까지의 기간 연장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하였다[13,14]. NMOSD에서 정맥면역글로불린 치료가 혈장분리교환 치료에 비해 효과면에서 관련 근거는 아직 부족하나, 치료 방법 및 안전성면에서 접근성이 우수하므로 혈장분리교환 치료 후에도 신경계기능 회복이 불충분한 환자에서는 정맥면역글로불린 치료를 통해 추가 회복을 도모해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4].
2. NMOSD의 장기 면역억제 치료
1) 전통적인 치료제
약 20년에 걸쳐 NMOSD에서 장기 면역억제 치료의 재발방지 효과가 보고되어 왔다. 위에서 언급한 대로 2019년 이전에 발표된 연구들은 계획된 무작위 위약 대조 연구들이 아니라 대부분 임상 경험을 토대로 한 후향 연구이고, 일부 공개 임상 연구들이었기 때문에 그 근거 수준이 높지는 않지만, 많은 나라의 다양한 기관에서 공통적으로 면역억제 치료를 통해 재발을 줄이고, 신경학적결손의 진행을 막을 수 있음을 보고하였다. 대표적인 면역억제제로는 아자티오프린, 미코페놀레이트모페틸, 리툭시맙이 가장 많이 보고되어 왔고, 이러한 약제는 현재까지도 임상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아자티오프린은 6-머캅토퓨린(mercaptopurine)의 전구약물로 체내에서 thiopurine nucleotides로 대사되어 deoxyribonucleic acid (DNA) 합성을 방해하고 퓨린 신합성(de novo synthesis)을 차단하여 림프구를 줄이고, 단핵구의 증식과 자연살해세포의 활동도 억제하여 체액 및 세포매개 면역에 모두 작용한다. 아자티오프린은 하루에 2.5-3.0 mg/kg을 투여하며, 치료 효과가 충분히 발휘되는 데까지 수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초기 6개월 정도 경구 스테로이드 제제의 병용이 필요하다. 2011년 99명의 NMOSD 환자를 대상으로 아자티오프린 치료 결과를 보고한 연구에서 약 70%의 재발률 감소를 보고하였으나, 약 37%의 환자만이 2년간 재발이 없었으며, 38%의 환자들이 약제 부작용으로 약물을 중단하였다[15]. 2014년에 보고된 103명의 아자티오프린 치료의 결과 연구에서도 89%의 환자가 재발률이 감소하기는 했지만, 46%의 환자가 치료 추적관찰 18개월 안에 약물을 중단하였는데, 이중 15%는 불충분한 치료 효과 때문이었고, 62%는 약물 부작용 때문이었다[16]. 아자티오프린은 부작용으로 가역골수억제가 흔한데, 환자마다 차이가 크고 약물 용량이 높을수록 증가한다. 골수 독성은 thiopurine methyltransferase (TPMT)의 활성 수준과 관련이 있어서 아자티오프린 사용 전 TPMT의 활성도와 연관이 있는 유전다형태(genetic polymorphism)을 미리 확인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미코페놀레이트모페틸은 활성형태인 mycophenolic acid (MPA)로 가수 분해되어 효과를 나타내는 전구 약물로 MPA는 퓨린 신합성경로(de novo pathway)에서 중요한 이노신일인산탈수소효소(inosine monophosphate dehydrogenase)를 가역적으로 억제한다. 림프구는 신합성경로에 의존적이므로 미코페놀레이트모페틸은 골수독성 없이 T와 B세포의 DNA의 합성과 증식을 억제한다. NMOSD에서 미코페놀레이트모페틸 치료는 여러 후향 연구에서 재발률의 감소(58-60%의 환자가 1.5-3년간 재발이 없었음) 및 신경계장애의 안정이(91-95%의 환자가 치료 후 안정 또는 개선) 보고되었고[17-20], 아자티오프린과 비교했을 때 재발 방지 치료 효과는 높거나 비슷한데, 부작용의 빈도는 유의하게 적었다[21,22]. 미코페놀레이트모페틸의 용량은 환자 개개인에 따라 하루에 1,000-2,000 mg가 투여되었는데, 1,750-2,000 mg의 높은 용량의 환자군에서 1,500 mg 이하의 낮은 용량의 환자군에 비해 높은 재발 방지효과가 보고되었다[17].
리툭시맙은 B세포 표면의 CD20에 대한 재조합항체로서 선택적으로 B세포를 소실시키는 치료 기전을 갖기 때문에 항체와 연관된 체액면역이 주된 병리를 갖는 NMOSD에서 높은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약물이다. 리툭시맙은 NMOSD 치료제들 중에서 가장 많은 수의 연구에서 장기간의 치료 결과를(최대 10년 이상) 보고하였는데, 대부분의 연구에서 높은 재발률의 감소 및 안정성을 보고하였다[23-30]. 2020년에는 일본에서 38명의 NMOSD 환자를 대상으로 1:1 짝지음 무작위 위약 대조군 연구를 통해 72주간의 치료 결과를 보고하여 리툭시맙 치료 효과의 class I 근거를 추가하였다[31]. 1차 평가 변수는 치료 시작 후 재발까지의 기간이었고, 치료 기간 동안 위약군은 37%가 재발하였으나, 리툭시맙 치료군에서는 재발이 없었다[31]. 하지만, NMOSD에서 아직 표준화된 리툭시맙 치료 일정은 정해져 있지 않다. 리툭시맙의 치료에 의한 B세포의 소실은 가역적이기 때문에 치료 효과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리툭시맙의 재치료가 필요하다. 기존에 전통적으로 가장 흔하게 사용되어 온 방법은 첫 유도 치료 이후에(375 mg/m2을 매주 4주간 투여 또는 1,000 mg 2번을 2주 간격으로 투여) 매 6-9개월마다 투여하거나 또는 말초 혈액내 B세포가 1% 보다 높게 회복되면 리툭시맙을 재치료(375 mg/m2 또는 1,000 mg)하는 것이다. 하지만, 리툭시맙 치료 후 B세포의 소실 및 회복은 환자 개개인마다 다르고, 질환의 활성도도 다르기 때문에 리툭시맙의 치료 일정은 이러한 환자 개개인의 특성에 맞추어 이뤄지는 것이 이상적이다. 저자들은 2011년부터 NMOSD 환자들의 2년, 5년 치료 결과를 보고하였는데, 이미 자가항원을 인지하고 기억하는 CD27+ CD19+ 기억 B세포 모니터링을 통해 기억B세포가 말초 혈액 내 단핵구의 0.05% 이상으로 회복될 때 마다 리툭시맙을 재투여하였고, 이러한 환자들 개개인 맞춤형 치료 전략은 기존의 전통적인 투여 방법보다 훨씬 적은 투여 용량으로 보다 효과적인 치료를 가능하게 함을 보여주었으며, 리툭시맙 치료 환자에서 재발이 CD27+ CD19+ 기억B세포의 회복과 연관된다는 것을 보고하였다[24,26]. 이러한 기억B세포 모니터링을 통한 개개인 맞춤형 리툭시맙 치료 전략은 2017년과 2018년 프랑스의 연구를 통해 다시 한번 적은 누적 용량으로 높은 치료 효과를 보일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다[32,33]. 리툭시맙 1,000 mg를 매 6개월마다 투여하는 프로토콜과 기억B세포 모니터링을 통해 말초혈액 단핵구의 0.05% 이상 상승 시 1,000 mg를 재 투여하는 방법을 비교했을 때, 연구 중 모든 6번의 재발은 CD27+ CD19+ 기억B세포가 0.05% 상승했을 때 발생하였으며, 반면에 6번 중 4번은 CD19+ B세포가 말초혈액 단핵구의 0.5% 미만에서 발생했다[32]. 이는 전체 CD19+ B세포보다 CD27+ CD19+ 기억B세포의 회복이 재발과 더 연관성이 있으므로 기억B세포 모니터링이 리툭시맙의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대부분의 NMOSD, 특히 아쿠아포린-4항체 양성 환자들이 리툭시맙 치료에 좋은 반응을 보이나 일부 환자들은 치료에도 불구하고 재발이 지속되었다. 이러한 환자들은 리툭시맙 치료 시 B세포 소실이 덜 발생하고 빠르게 B세포가 회복하여 보다 잦은 리툭시맙 치료가 필요 한 환자일 수 있다[27,34]. 또한 리툭시맙에 대한 중화항체의 생성 및 FC gamma 수용체 IIIA 다형태(polymorphism)가 리툭시맙 치료 저항성에 대한 기전으로 제시되고 있다[27,35]. 리툭시맙의 가장 흔한 부작용은 약물 투여 시 발생하는 급성 반응인데, 대부분 비교적 경미하나, 일부 항히스타민제 및 스테로이드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있다. 리툭시맙 치료 후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장기적인 리툭시맙 치료에 따른 면역글로불린의 감소인데, 이러한 면역글로불린의 감소는 중증 기회감염의 위험인자가 될 수 있으므로 치료 중 정기적인 혈중 면역글로불린의 모니터링이 필요하다[36-38]. 최근의 후향 비교 연구들에서 리툭시맙은 아자티오프린 및 미코페놀레이트모페틸 보다 재발 방지 치료 효과면에서 우수하고, 부작용의 위험성이 낮았고[39,40], 무작위 비교 공개 임상시험에서도 리툭시맙이 아자티오프린보다 재발률의 감소 및 신경학적결손의 개선이 높다는 것이 다시 한번 확인되었다[41]. 이러한 결과들을 고려할 때 현재 전문가들은 특히 첫 번째 심한 발병이 있었던 아쿠아포린-4항체 양성 환자에서는 가능한 아자티오프린 또는 미코페놀레이트 모페틸보다 리툭시맙 치료를 1차 재발방지 치료 약물로 사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으나[4], 아직 국내에서는 리툭시맙 치료가 1차 다른 약물 치료에 실패한 경우에만 급여 적용이 되고 있어 급여 지침의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토실리주맙(tocilizumab)은 인터루킨(interleukin, IL)-6 수용체에 대한 단클론항체로서 IL-6의 신호전달을 차단한다. IL-6는 TH17 세포로의 림프구 분화를 촉진시키고, 혈액뇌장벽의 투과성에 영향을 미쳐 전염증사이토카인 및 항체의 중추신경계 침윤을 증가시키고 아쿠아포린-4항체 생성 형질세포의 유지를 강화시킨다. NMOSD에서 재발 시 뇌척수액내 IL-6가 증가가 보고되어 있고, IL-6 수치와 아쿠아포린-4항체 수치와의 관련성이 보고되어 IL-6는 NMOSD의 질환활성도의 표지자로서 생각되고 있다[42,43]. 토실리주맙은 매달 8 mg/kg을 정맥 내 또는 피하로 투여되는데, 질환활성도가 높고, 이전 치료에 실패했던 NMOSD 환자들의 증례 연구에서 재발률의 감소가 보고되었다[44,45]. 2020년 발표된 토실리주맙과 아자티오프린을 비교한 다기관, 무작위 공개 임상 연구에서 토실리주맙 치료군이 아자티오프린 치료군에 비해 재발의 위험도는 유의하게 낮았고(hazard ratio, 0.274; 95% confidence interval, 0.123-0.607; p=0.0006), 평균 치료 시작 후 재발까지의 기간은 토실리주맙 치료군에서(67.2주) 아자티오프린 치료군(38주)과 비교하여 유의하게 길었다[46]. 심각한 부작용은 아자티오프린 치료군에서 토실리주맙 치료군 보다 더 빈번히 발생하였다(15% vs. 8%) [46].
이 외에 다른 치료제로 미토산트론(mitoxantrone), 메토트렉세이트(methotrexate), 타크로리무스(tarcrolimus), 사이클로스포린A(cyclosporine A) 등이 증례 보고를 통해 경험적인 치료 효과가 제시되어 있기는 하나, 그 근거가 아직은 많이 불충분한 상태여서 임상에서 널리 사용되지는 않는다[47-51]. 다발경화증(multiple sclerosis)의 면역조절 치료제(베타인터페론, 글라티라머아세테이트, 나탈리주맙, 핑고리모드 등)는 재발방지의 효과가 없고, 오히려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되어 NMOSD에서 다발경화증 질환조절 치료제 사용은 금기이다[52-55].
2) 새롭게 승인된 치료제
아쿠아포린-4항체는 ImmunoglobulinG1 (IgG1) 하위 분류에 속하고, NMOSD의 염증은 보체계의 활성화가 중요한 특징으로 알려져 있다. 마지막 보체연쇄반응(complement cascade)은 전염증매개체로 작용하는 C5a와 막공격복합체(membrane attack complex, MAC)를 형성하는 데 직접 관여하는 C5b로 구성된다. 에큘리주맙(eculizumab)은 단클론항체로서(IgG2/IgG4) C5와 결합하여 C5a와 C5b로 분리되는 것을 막아 MAC 생성을 막고 염증을 줄인다. 2013년에 보고된 공개 임상 연구에서 에큘리주맙은 14명의 아쿠아포린-4항체 양성인 14명의 환자에서 재발을 줄이고, 확장장애상태 척도(expanded disability status scale, EDSS) 점수를 개선하는 효과를 보였다[56]. 이러한 결과를 기반으로 대규모 이중 맹검 무작위 대조군 전세계 3상 연구(PREVENT)가 진행되었고(Table) [57], 에큘리주맙은 단독 또는 병용 치료제로써 NMOSD 환자의 재발을 줄이는 높은 치료 효과를 보여 2019년에 미국과 유럽에서 NMOSD의 첫 번째 재발방지 치료제로 승인되었다. 재발은 에큘리주맙 치료군의 3% 환자에서, 대조군의 43%의 환자에서 발생하여 에큘리주맙은 94%의 재발 위험 감소를 보였으나 EDSS 점수 및 삶의 질 평가에서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에큘리주맙의 부작용은 기회감염의 위험성이 증가되는데, 3상 연구에서 폐농양으로 사망한 증례가 1개 보고되었고[57], 2013년 공개 임상 연구에서 수막알균 패혈증 증례가 보고되어[56], 에큘리주맙 치료는 최소 2주 이전에 수막알균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 재발방지 치료가 시급하여 예방접종 2주 이내에 에큘리주맙 치료가 시작된 경우에는 예방항생제와 함께 예방접종 후 2주까지는 수막알균 감염의 징후가 있는지 주의 깊은 감시가 필요하다.
인에빌리주맙(inebilizumab)은 B세포에서 발현하는 CD19에 결합하는 단클론항체로서 CD20에 결합하는 리툭시맙에 비해 보다 CD20은 발현하지 않지만, CD19를 발현하는 형질아세포 및 형질세포까지 소실시켜 보다 광범위한 B세포 계열의 소실을 유도할 수 있다. 231명이 참여했던 전세계 2/3상 연구(N-Momentum)에서 인에빌리주맙과 위약군은 기대했던 효과보다 뚜렷한 차이를 보여 N-Momentum 연구는 예정했던 기간보다 일찍 종결되었다. 전체 환자군에서는 인에빌리주맙 치료군의 12%에서, 위약군의 39%에서 재발이 관찰되었고, 항체 양성인 환자군에서는 인에빌리주맙 치료군의 11%, 위약군의 42%의 재발이 관찰되어 보다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Table) [58]. 하지만, 항체 음성인 환자군에서는 13명의 인에빌리주맙 치료군의 3명에서 재발이 발생한 반면 위약군에서는 재발이 관찰되지 않았다[58]. 인에빌리주맙은 2020년 6월 아쿠아포린-4항체 양성 NMOSD 환자의 유지치료제로써 FDA의 승인을 받았다. N-momentum 연구에서 심각한 부작용의 빈도는 인에빌리주맙 치료군과 위약군에 유의한 차이는 없었으나, 부작용으로 인한 치료 중단은 인에빌리주맙 치료군에서만 발생하였으며, 치료 6개월째 인에빌리주맙 치료군에서 혈정 면역글로불린(특히 Immunoglobulin M)의 감소가 관찰되어 인에빌리주맙 치료시 면역글로불린 수치 감시가 권고되고 있다.
사트랄리주맙(satralizumab)은 IL-6 수용체에 대한 단클론항체(IgG2)이다. 사트랄리주맙은 섭취소체(endosome)내에서 수소이온 농도(pH) 의존해리 후 재활용되어 IL-6 수용체에 다시 결합하므로 토실리주맙과 비교하여 보다 긴 반감기를 갖는다[59,60]. 2019년, 2020년 2개의 3상 연구에서 아쿠아포린-4항체 양성인 NMOSD 환자에서 사트랄리주맙의 단독 치료(SakuraStar) [59] 및 다른 기존 약제와의 병용 치료(SakuraSky) [61]의 효과와 안전성이 보고되었다(Table). 하지만 아쿠아포린-4항체 음성인 환자에서는 대조군과 비교하여 재발까지의 시간 및 재발 횟수의 차이가 없었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2020년 8월 사트랄리주맙은 아쿠아포린-4 항체 양성 NMOSD 환자의 유지 치료제로써 FDA의 승인을 받았다. 2차 평가 변수인 피로 및 통증, 치료 전후 EDSS 점수의 변화는 사트랄리주맙 치료군과 대조군의 차이는 없었다[59]. 사트랄리주맙의 심한 부작용은 대조군과 빈도의 차이가 없었으며, 사트랄리주맙 치료를 받은 환자 한 명이 심한 폐렴으로 약을 중단하였다[59,61].
지금까지 발표된 전세계 2상/3상 임상 연구들 모두 치료시작 후 첫 재발까지의 기간을 공통적인 1차 평가 변수로 했으나, 연구 방법이 동일하지 않기 때문에 이 약제들의 효과를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다. 예를 들어 에큘리주맙 연구에서는 아쿠아포린-4항체 음성 환자는 포함되지 않았으나, 인에빌리주맙, 사트랄리주맙 연구에는 포함되었으며, 에큘리주맙 연구의 75%의 환자군 및 사트랄리주맙 병용치료 연구에서는 다른 면역억제제 또는 스테로이드 병용이 허용되었으나, 인에빌리주맙 및 사트랄리주맙 단독 연구에서는 병용 약제는 허용되지 않았다. 게다가 연구의 환자 선정 기준에서도 연구 참여 전 질환 활성도 및 허락된 치료제의 종류도 연구들 사이에 조금씩 차이가 있었다. 앞으로 새롭게 승인된 약제들의 보다 장기간의 치료 결과 및 약제들 간의 효과 및 안전성에 대한 비교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결 론
불과 3년전까지만 해도 NMOSD에서 오직 허가초과(off-label) 치료제만 가능하였는데, 질환의 병리에 대한 발전된 이해를 바탕으로 이제는 각기 다른 작용기전을 갖는 3개의 승인된 약제를 갖게 되었다. 대규모 임상 연구를 통해 입증된 세가지 약제들의 치료 효과 및 안전성은 매우 유망하나, 보다 장기간의 치료 결과가 필요한 상태이고, 소아 및 아쿠아포린-4항체 음성인 NMOSD에서는 아직 승인된 약제가 없어 향후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한 실정이다. 또한, 새롭게 승인된 약제들의 잦은 투여 간격 및 고가의 약제 비용은 이러한 신약들이 1차 약제로 임상에서 널리 사용되는데 있어 중요한 걸림돌이 되고 있다. 현재 에큘리주맙의 잦은 투여 간격을 보완하기 위해 보다 긴 반감기를 갖는 C5에 대한 단클론항체인 라불리주맙(ravulizumab)도 임상 연구가 진행중이고, 질환의 병리에 관여하는 보다 다양한 면역학적 과정(과립구, 형질세포, 혈관내피성장인자 등)을 표적으로 하는 약제의 개발 및 임상 연구가 계속되고 있다. NMOSD에서 오랫동안 사용되어 온 리툭시맙, 미코페놀레이트모페틸은 높은 수준의 근거는 부족하나, 재발방지 치료 효과 및 장기적인 약물 사용의 안전성이 지속적으로 보고되어 왔고, 새로 승인된 약제들보다 훨씬 저렴한 약제 비용으로 치료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 서구에서는 여전히 1차 약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따라서 향후 이러한 전통적인 약제들과 승인된 신약들의 효과 및 안전성, 경제성 비용 비교 연구들을 통해 위험 대비 이익면에서 환자 개개인의 질환 활성도 및 특성에 맞춘 표준화된 치료 전략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