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세 여자가 급격한 진행성 인지저하와 우측 위팔에 국한된 통증을 동반한 반복적인 근경련으로 외래에 왔다. 환자는 천식 외에 다른 병력은 없었으며 최근 증상이 조절되어 간헐적으로 경구 스테로이드 흡입기를 사용하고 있었다. 5년 전 작업 중 분쇄기에 오른손이 끼이는 사고로 팔꿈치 아래부터 절단 수술을 받았고 수개월 후 헛통증이 발생하였다(
Fig. 1). 여러 차례 타 병원에서 신경차단술을 받았지만 호전이 없었고 한 달 전부터는 잘린끝 떨림증상이 시작되었다. 첫 진료 당시 신경학적 검진에서 잘린끝에서 고빈도의 안정시 떨림이 시작되어 우측 위팔과 우측 입꼬리가 올라가는 확산성의 발작적인 근간대경련이 관찰되었으며 수초 이내로 소실되었다. 환자는 하루에도 3-4차례 이상 같은 증상이 반복되었으며 의식 소실은 없었다. 함께 온 남편은 부인이 최근 눈에 띄게 기억력이 떨어지고 자주 화를 내는 성격 변화가 있다고 진술하였다. 근경련에 대한 대사질환 감별을 위한 온혈구계산(complete blood count), 전해질(Na, K, Cl), 신장기능(혈액요소질소[blood urea nitrogen], 크레아티닌[creatinine]), 요산(uric acid), 간기능(알라닌 아미노전달효소[alanine aminotransferase], 아스파르테이트 아미노전달효소[aspartate aminotransferase]), 크레아틴키나아제(creatine kinase), 적혈구침강속도(erythrocyte sedimentation rate), C-반응단백질(C-reactive protein), 매독혈청검사(venereal disease research laboratory), 류마티스인자(rheumatoid factor), 혈당, 갑상선호르몬(갑상선자극호르몬[thyroid stimulating hormone]), 유리티록신(free thyroxine)을 포함한 초기 검사실검사는 경미한 저나트륨혈증(Na 134 mEq/L) 외에 모두 정상이었다. 뇌파검사에서 과호흡유발자극 후 우측 위팔 및 얼굴 경련과 함께 좌측 측두부에서 시작되어 전체적으로 진행하는 발작방전(ictal discharge)이 관찰되었고 이에 대하여 레비티라세탐 1,000 mg/day가 투여되었다(
Fig. 2). 한국형 간이정신상태검사(Korean Mini-Mental Status Examination, K-MMSE)는 30점 만점에 24점으로 주의 집중과 기억 회상에 장애를 보였으며 임상치매평가(clinical dementia rating, CDR)는 0.5점이었다. 초기 뇌 자기공명영상(magnetic resonance imaging, MRI)은 T2액체감쇠역전회복(fluid-attenuated inversion recovery) 영상에서 뇌염 또는 경련발작과 연관된 구조적인 변화를 시사하는 양측 내측 측두엽의 고강도 신호변화가 관찰되었다(
Fig. 3-A). 뇌척수액(cerebrospinal fluid) 분석 결과 white blood cell 4/mm
3, red blood cell 0/mm
3, 단백질 33 mg/dL, 포도당 93 mg/dL (뇌척수액과 혈청 포도당비 93/126)였고, 중추신경계감염 원인 감별을 위한 그람염색, 세균배양검사 및 단순헤르페스바이러스(herpes simplex), 수두대상포진바이러스(varicella zoster), 거대세포바이러스(cytomegalovirus), 엡스타인-바바이러스(Epstein-Barr virus), 미코박테륨(
Mycobacterium)에 대한 중합효소연쇄반응검사(polymerase chain reaction tests)는 모두 음성이었다. 신생물딸림증후군(paraneoplastic syndrome) 및 자가면역뇌염을 감별하기 위한 자가면역시냅스항체검사(항NMDA, 항AMPA1, 항AMPA2, 항 CASPR2, 항GABA-B 항체)와 항신생물딸림증후군항체인 항Hu, 항Yo, 항Ri, 항 Ma2, 항CV2/CRMP5, 항amphiphysin 항체 역시 모두 음성이었으나 혈액 및 뇌척수액에서 항-LGI1항체가 발견되었다. 뇌 영상 검사 및 환자의 임상적 특징을 고려하여 항-LGI1항체뇌염으로 최종 진단되었으며, 동반될 수 있는 악성 종양의 감별을 위하여 시행한 유방촬영술, 유방초음파, 복부 및 골반 컴퓨터단층촬영(computed tomography), 흉부 컴퓨터단층촬영검사에서 특이 소견은 관찰되지 않았다. 이후 면역 치료(메틸프레드니솔론 1 g 정맥내 주사 5일 요법 후 면역글로불린 정맥내 주사[intravenous immunoglobulin, IVIG] 0.4 g/kg/day 5일 요법)를 시행하였으며 스테로이드는 경구요법으로 대체하여 2개월간 프레드니솔론 60 mg/day 투여 후 30 mg/day로 감량하였다. 면역 치료 시행 결과 FBDS는 완전히 소실되었으며 인지기능 저하는 병전과 비슷한 정도로 회복되었다. 하지만 3개월 뒤, 간헐적인 잘린끝 근긴장이상운동과 통증이 다시 악화되어 방문하였고 추적검사로 시행한 뇌 MRI에서 양측 측두엽의 고강도 신호변화가 지속적으로 관찰되었다(
Fig. 3-B). 이에 추가적으로 IVIG 5일 요법과 정맥내 주사 메틸프레드니솔론 1 g 3일 요법을 시행하였고, 첫 번째 면역 치료 후처럼 완전히 근긴장이상운동이 호전되지 않아 레비티라세탐 2,000 mg/day, 옥스카바제핀 900 mg/day, 발프로산 1,000 mg/day로 항경련제를 추가하였으며 통증 조절을 위하여 가바펜틴 200 mg/day을 처방하였다. 경구 스테로이드 치료 및 상기 항경련제 유지 후 근긴장이상운동의 빈도가 일주일에 1, 2차례의 빈도로 감소되었지만 완전히 소실되지는 않았다. 추적 신경인지검사에서 K-MMSE 25점, CDR 0.5점을 기록하였으며 주관적인 인지장애의 호전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