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글로불린G4 (immunoglobulin G4, IgG4)와 연관된 질환은 주로 전신질환으로 발현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가면역췌장염이 대표적이며, 그 외에도 간, 폐, 유방, 신장, 쓸개관, 후복막강, 림프절, 갑상샘, 침샘, 눈 부속기관 등이 침범된다. IgG4와 연관된 질환은 침범되는 기관의 위치와는 상관없이 혈청 IgG4가 상승되고, 침범된 조직에서 IgG4 양성림프형질세포성 병변(IgG4 positive lymphoplasmacytic lesion)이 발견되는 경우 진단할 수 있다. IgG4와 연관된 질환 중 안와 주변 조직이 침범되는 경우(IgG4 related ophthalmic disease, IgG4 연관 안질환)에는 일반적으로 체중감소나 열 등의 전신증상은 없으며, 통증을 동반하지 않는 눈꺼풀 및 안와의 부종이 특징이다[
1]. 본 증례에서는 두통과 안통 등 통증이 동반된 복시를 주소로 내원한 환자에게 시행한 영상학적 검사상 우연히 눈물샘 종대가 발견되고, IgG4 연관 안질환으로 진단되어 이를 보고하고자 한다.
증 례
2015년 7월, 당뇨, 뇌경색, 심근경색의 과거력 및 약물 복용력이 있고, 외상력, 가족력이 없는 72세 남자가 두통을 동반한 복시로 내원하였다. 내원 15일 전부터 왼쪽 이마, 왼쪽 관자놀이 부근의 무지근하게 아픈 두통과 왼쪽 눈 주변의 통증이 있었고, 좌측으로 볼 때 심해지고 한쪽 눈을 가리면 호전되는 양안 복시를 호소하였다. 신경학적 진찰에서 양쪽 눈꺼풀의 부종이 관찰되었으나 안구돌출이나 결막충혈은 관찰되지 않았고, 내원 전까지 환자 본인은 눈꺼풀 부종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하였다. 육안으로 보았을 때 좌안의 외전운동장애가 관찰되었고(
Fig. 1) 하방 주시 시 눈꺼풀내림지체(lid lag)는 관찰되지 않았다. 강제견인검사에서는 음성이었다. 환자의 시력은 좌안 0.8, 우안 1.0이었으며, 직, 간접 대광반사는 정상이었다. 프리즘가림검사에서 원거리 4프리즘 디옵터, 근거리 8프리즘 디옵터의 좌안내사시가 관찰되었다. 혈청검사에서 갑상샘기능검사와 갑상샘항체호르몬검사는 정상이었다. 면역글로불린검사에서 IgG 5,000 (정상 범위: 700-1,600 mg/dL), IgE 544 (정상범위: <158 IU/mL), IgG4 3,038 (정상 범위; 3.9-86.4 mg/dL)로 매우 상승되었음을 확인하였다. 항핵항체, 항RO항체 및 항LA항체는 음성이었다. 뇌척수액검사는 백혈구 2개, protein 37.1 mg/dL, glucose 110 mg/dL로 염증소견은 보이지 않았으며, 단백질 및 당도 정상이었다. 뇌 자기공명영상에서도 뇌수막의 조영증강소견은 보이지 않았다. 안와 자기공명영상검사에서 양쪽 눈물샘이 커져 있으면서 균일하게 조영증강이 되는 소견이 관찰되었고, 외안근에서는 특별한 이상소견은 보이지 않았다(
Fig. 2). 우측 눈물샘 조직검사에서 림프여포 증대(lymphoid follicular hyperplasia)와 형질세포(plasma cell) 및 주변 조직의 섬유증(background fibrosis)이 발견되었고, IgG4 양성세포가 90%로 확인되었다(
Fig. 3). IgG4 연관 안질환으로 진단하고 스테로이드 충격요법(steroid pulse therapy)을 시행하였고, 이후 두통과 안통은 바로 호전되었으며, 복시도 호전되는 양상을 보였다. 스테로이드 충격요법 후 스테로이드 유지요법으로 경구스테로이드를 사용하였고, 치료 한 달 이후에는 영상학적 검사에서 눈물샘의 크기가 줄어들었으며 복시도 완전히 호전을 보였다. 2년의 추적기간 동안 재발은 없는 상태이다.
고 찰
눈물샘 비후가 급성의 경과를 보일 경우 볼거리바이러스, 엡스테인-바바이러스를 포함한 바이러스감염 또는 임균, 포도상구균을 포함한 세균성 감염으로 인한 눈물샘 염증을 생각하여야 하고, 만성적인 경과를 보이는 경우는 IgG4 연관 안질환을 포함하여 사르코이드증, 갑상샘눈병증 등의 비감염성 염증질환을 고려하여야 한다[
1]. IgG4 연관 안질환은 영상검사에서 눈물샘과 외안근 등 안와 주변 조직에서 종양이나 비대소견이 있으면서 병리조직학적 검사에서 림프구나 형질세포의 침윤이 관찰되거나 조직의 섬유화를 보이고, IgG4+/IgG+ 비율이 40% 이상 또는 고배율 현미경을 통해 관찰 시 IgG4+세포가 50개 이상 보이거나 혈액검사에서 혈청 IgG4 135 mg/dL 이상일 때 진단할 수 있다[
2]. IgG4 연관 안질환의 주된 증상은 통증이 동반되지 않는 안와부종과 눈꺼풀 처짐이어서 일반적으로 환자가 서서히 불편함을 느끼고, 부종을 안다고 하더라도 즉시 병원을 찾지 않아 병을 발견하기까지는 일반적으로 오랜 시간이 걸린다[
3,
4]. 하지만 본 증례의 경우에서는 일측의 안와 주위의 무지근하게 아픈 통증, 두통과 복시가 동반되어 신경안과로 방문하였고 우연히 자기공명영상에서 눈물샘 비대가 발견되어 Ig4 연관 안질환으로 진단되었다. IgG4 연관 안질환에서는 통증이 동반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외안근을 직접 침범한 경우 드물게 통증을 동반한 복시가 발생하게 된다[
2,
5]. 이전의 연구에 따르면 Ig4 연관 안질환으로 진단된 환자의 12-33% 정도에서 복시나 외안근 운동장애가 보고되었고, 안구통증 역시 17-33% 정도에서만 보고되었다[
5-
7]. 본 증례에서는 안구통증과 복시를 호소하였지만 안와 자기공명영상에서 외안근에 병변이 보이지 않았으며, 눈꺼풀내림지체가 없고 강제견인검사에서 음성소견을 보여 외안근의 직접적인 침범보다는 눈물샘의 비대로 인한 크기 효과로 인하여 증상이 발생하였을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겠다.
IgG4 연관 안질환에서 외안근(extra-ocular muscle), 눈확아래신경(infraorbital nerve), 눈물샘(lacrimal gland), 시신경초(optic nerve sheath), 누낭(lacrimal sac), 해면정맥동(cavernous sinus) 등의 눈 부속기관은 모두 침범할 수 있는데, 62%에서 양쪽성 병변으로 나타난다고 하며, 양쪽 눈물샘이 침범되는 경우는 48%라 알려져 있다[
8,
9]. 본 증례에서는 자기공명영상에서는 양쪽 눈물샘이 대칭적으로 침범된 것으로 보이나 안구주위의 통증과 안구운동장애는 왼쪽에만 있는 것으로 확인되어 왼쪽 눈물샘과 오른쪽 눈물샘의 눈물샘 종대의 크기 및 조직학적으로 침범된 정도의 차이로 인한 것으로 추측할 수 있겠다. IgG4 연관 안질환의 영상학적 소견에서 병변 주위는 깨끗한 테두리를 보이고, 병변은 조영 전 컴퓨터단층촬영에서는 주변과 동일 정도의 감쇄소견, 자기공명영상에서 T1강조영상에서는 동신호강도, T2강조영상에서는 저신호강도, 조영제를 사용한 검사에서는 균일한 조영증강을 보인다[
10]. IgG4 연관 안질환의 치료와 연관하여서 스테로이드 치료, 방사선 치료, 면역저하제 치료, 리툭시맙 치료가 사용되고는 있으나 정확한 병의 기전이 알려져 있지 않고, 치료제와 관련한 비교 연구가 충분하지 않아 의사 개인의 경험에 따른 치료가 행해지고 있다[
3].
일반적으로는 IgG4 연관 안질환의 경우 통증을 동반하지 않으나 양측의 눈꺼풀부종과 함께 자기공명영상이나 컴퓨터단층촬영에서 눈물샘을 포함한 안와 주변 조직의 비대나 조영증강이 있다면 IgG4 연관 안질환을 반드시 감별질환으로 포함하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