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수동맥경색은 전척수동맥경색과 후척수동맥경색으로 나눌 수 있다. 전척수동맥경색에 비해후척수동맥은 신경근척수동맥(radiculomedullary artery)과의 문합이 발달되어 있어 후척수동맥경색에 대한 보고는 드물다[
1]. 특히 경추부 후척수동맥 영역은 매우 드물며 국내에서는 경부외상 후 동맥박리에 의하여 발생한 후척수동맥경색의 증례가 보고된 바 있다[
2]. 저자들은 감각실조(sensory ataxia)로 발현한 후척수동맥경색 환자를 경험하여 보고하고자 한다.
증 례
87세 남자가 내원 1일 전 갑자기 발생한 우측 팔의 감각이상으로 내원하였다. 당시 우측 팔의 저린 감각을 느꼈다고 하며 이후 화장실을 가기 위해 일어났으나 중심을 잡기 힘들었으며 어지럼이 발생하여 넘어졌다고 하였다. 팔다리 위약감은 없었으나 균형을 잡기 힘들어 부축 없이는 보행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환자는 고혈압으로 약을 복용 중이었으며 한 달에 한 번씩 보건소에서 혈압을 측정했을 때 혈압은 정상 범위로 유지되었고 이외 다른 병력은 없었다.
증상 발생 다음날 응급실로 내원하였고 내원 시 혈압은 197/95 mmHg였고 맥박은 59회/분, 체온은 36.6℃였다. 뇌신경검사는 정상이었고 근력은 양측 상하지 모두 정상이었다. 통각은 정상이었으나 촉각은 우측 상하지에서 좌측과 비교하여 80% 정도로 감소되어 있었고, 위치감각과 진동감각은 우측 상하지에서 좌측과 비교하여 현저하게 떨어져 있었다. 우측 상하지의 심한 실조가 관찰되었고 균형장애로 보조 없이 서 있는 것이 힘들었다. 양측 상하지에서 심부건반사는 정상이었다. NIH 뇌졸중척도점수는 3점이었다. 내원 후 시행한 뇌자기공명영상검사상 확산강조영상에서 1번 경추 부위의 우측 등쪽기둥(dorsal column) 부위와 우측 소뇌충부(cerebellar vermis) 부위에 고신호강도가 확인되었다. 혈관영상에서는 우측 척추동맥의 형성저하(hypoplasia) 및 동반된 동맥경화가 있었고 좌측 경동맥의 심한 협착이 관찰되었다(
Fig.). 심전도검사에서 심방세동이 관찰되었다. 항혈전제를 투약하기 시작하였고 일주일 후 부축 없이 혼자 걸을 수 있을 정도로 환자의 증상이 뚜렷이 호전되어 재활의학과로 전과하였다.
고 찰
본 환자는 감각이상 및 실조를 호소하였으며 위치감각과 진동감각의 저하는 동측 경추 1번 부위의 척수 등쪽기둥(dorsal column)의 뇌경색병변과 일치하는 증상이었다. 우측 소뇌충부에도 미세한 급성 뇌경색병변이 있었으나 이로 인한 증상은 뚜렷하지 않았고 이는 색전성경색을 시사하는 소견이었다.
척수경색은 전척수동맥경색과 후척수동맥경색의 2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혈관의 분포를 보면 척수는 3개의 동맥에 의하여 혈액공급을 받는데, 1개의 전척수동맥이 척수의 앞쪽 2/3에 혈액공급을 하며, 2개의 후척수동맥이 척수 뒤쪽 1/3에 혈액을 공급한다[
3]. 척수동맥경색의 대부분은 전척수동맥경색이며 후척수동맥경색은 매우 드물게 보고되어 있다. 16명, 28명의 척수동맥경색 환자들의 특성을 분석한 보고에서도 후척수동맥경색은 각각 1 증례씩만 보고되었다[
4,
5]. 또한 후척수동맥은 양쪽에서 두 가지가 분포하기 때문에 전척수동맥경색에 비하여 증상이 경미하고 편측으로만 증상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6].
후척수동맥경색은 그 원인이 대동맥 혹은 척추동맥의 동맥경화 혹은 혈관박리인 경우가 많다. 이전 증례보고의 80% 이상에서 경색의 원인이 동맥경화 혹은 혈관박리로 보고 되었다[
6]. 그 외 드물게 외상, 혈관내시술 도중 의인성으로 발생한 증례가 보고되었다[
7]. 심장성색전에 의한 후척수동맥경색은 이전에 보고된 바가 없었다. 본 증례의 경우 병변과 동측의 척추동맥협착이 있어 척추동맥의 동맥경화가 원인일 가능성이 높지만 동시에 다른 혈관영역에 같은 시기에 경색이 발생하였고 심장성색전경색의 원인인 심방세동이 진단되었으므로 심장성색전에 의한 다발뇌경색 및 척수경색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환자의 경우 급성기에 항혈전치료를 시작하였고 추후에는 심장성색전뇌경색을 예방하기 위하여 경구용항응고제로 변경할 계획을 가지고 퇴원하였다.
본 증례와 같이 급성으로 편측의 감각실조를 보이는 경우 후척수동맥경색의 가능성도 고려해야 하며, 병변 확인을 위해 하부연수에서 척수까지 확산강조영상 촬영 범위를 확대시킬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