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 Korean Neurol Assoc > Volume 33(4); 2015 > Article
미각소실을 보인 중증근무력증
중증근무력증은 골격근의 신경근이음부에 발생하는 자가면역질환이다. 최근 중증근무력증 환자에서 몇몇 특징적인 비운동증상(non-motor symptoms)들이 보고되었다[1]. 비운동증상은 의사가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경우가 많고 환자도 중증근무력증과는 무관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어 놓치기 쉽다. 저자들은 흉선종을 동반한 중증근무력증 환자 두 명에서 미각소실이 나타난 증례를 경험하였기에 문헌 고찰과 함께 보고하고자 한다.

증 례

증례 1

46세 여자가 원인 미상의 미각소실로 이비인후과 치료를 받던 중 피로감과 복시로 의뢰되었다. 흡연과 음주력은 없었으며, 한국형후각검사(Korean Version of Sniffin’s Stickes test II)에서 미각에 이상을 초래할 수 있는 고도의 후각이상은 없었다. 화학미각검사에서 신맛, 짠맛은 보존된 반면 단맛과 쓴맛은 느끼지 못했다. 쇠그렌증후군 감별을 위한 항-SSA/SSB항체는 음성이었다. 신경학적진찰에서 양안의 눈꺼풀처짐이 있었고 지속적인 주시에서 복시를 호소하였다. 반복신경자극검사에서는 등세모근과 안륜근에서 각각 34%와 37%의 감소반응을 보였고 아세틸콜린수용체항체는 14. 2 nmol/L로 상승했다. 폐컴퓨터단층촬영에서 흉선종이 확인되어 흉선제거술을 시행했다(WHO type B1, Masaoka stage II). 프레드니솔론(prednisolone)과 mycophenolate mofetil로 면역치료를 시작한 지 한 달 후부터 근무력증이 호전되었으며, 이와 비슷하게 미각도 호전되는 양상을 보였다.

증례 2

52세 여자가 일중변동을 보이는 눈꺼풀처짐으로 왔다. 신경학적진찰에서 양안의 눈꺼풀처짐 외에 이상소견은 없었다. 반복신경자극검사에서 감소반응은 없었으나 항콜린에스테라아제검사 양성, 아세틸콜린수용체항체 상승(9.1 nmol/L)으로 중증근무력증으로 진단하였다. 검사 과정에서 흉선종이 발견되어 제거하였다(WHO type B2, Masaoka stage II). 경구 항콜린에스테라아제 약물만으로도 근무력 증상없이 잘 지냈으나 5년 후 전신 피로감과 복시가 다시 생겼다. 증상이 생기기 전에 미각이 감소하였다고 하며 특히 단맛을 더 느끼지 못했다. 환자는 흡연력은 없으며 주 1회 소주 2잔 정도의 음주력이 있었다.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어, 미각소실로 큰 곤란을 겪었다고 했다. 여러 희석액을 사용한 검사에서 설탕물의 단맛을 느끼지 못했다. 혈중 항-SSA/SSB항체는 음성, 비타민B12 농도는 정상이었다. 폐컴퓨터단층촬영에서 흉선종은 재발하지 않았으나 아세틸콜린수용체항체가 10.5 nmol/L로 증가하였다. prednisolone과 tacrolimus로 면역치료를 시작하였으며, 미각소실은 중증근무력증 증상이 호전됨에 따라 함께 회복되었다.

고 찰

미각소실을 보인 두 명의 중증근무력증 환자는 모두 아세틸콜린수용체항체 역가가 높고 흉선종이 동반된 공통점이 있다. 첫 환자의 경우 근무력증이 시작되기 약 한달 전부터 미각 소실이 나타났고, 두 번째 환자는 중증근무력증이 재발하기 직전에 미각이 소실되었다. 두 환자 모두 단맛은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로 심하게 손상되었고, 면역치료 후 근무력증이 호전됨에 따라 미각도 같이 회복되었다. 또 미각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음주, 흡연, 약물복용력에서 특이점은 없었고 쇠그렌증후군과 같은 내과질환도 배제되었다. 이런 임상양상을 볼 때 미각소실은 중증근무력증과 동반되어 발생하고 면역치료로 함께 회복된 증상으로 볼 수 있다.
이제까지 중증근무력증 환자에서 보고된 비운동증상으로는 변연계뇌염, 신경근긴장증, 심근염, 진성적혈구계무형성증(pure red cell aplasia), 원형탈모증이 있다[2]. 최근 미각이상도 비운동증상의 하나로 보고되는데, 보통 전체 인구의 0.93%에서 미각소실이 발견되는 반면, 중증근무력증 환자는 4.3%에서 미각이상을 보인다고 한다[3].
중증근무력증 환자 중 흉선종이 동반된 경우 미각이상을 보이는 경우가 더 많다는 보고도 있어, 미각이상이 중증근무력증이 아닌 흉선종에 동반하는 신생물딸림증후군이란 주장도 있다[1]. 우리 환자 두 명도 모두 흉선종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두 번째 환자의 경우 미각소실을 보일 무렵 흉선종 재발은 없었다. 또 중증근무력증 없이 흉선종만 가진 환자들에서는 미각이상을 보인 예가 없어, 미각이상은 중증근무력증과 동반된 일종의 자가면역질환일 가능성이 높다. 이는 미각소실이 면역치료로 근무력증상이 호전되면서, 또 아세틸콜린수용체항체 역가가 떨어짐에 따라 함께 호전된다는 몇몇 보고들에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1,3].
단맛과 쓴맛은 신맛, 짠맛과는 다른 수용체인 G-단백결합수용체세포(G protein-coupled receptor cell)에 의해 인지되는데, 두 환자에서 다른 미각에 비해 단맛과 쓴맛이 더 심한 소실을 보인 것을 감안하면, 이것이 중증근무력증에서 공유된 항원일 수 있다[4]. 중증근무력증 환자에서 다양한 양상의 비운동증상이 보고되는 만큼, 미각소실이 그 정도는 다르나 상당수 있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향후 이를 객관적이고 정량화하기 위해서 임상에서 어렵지 않게 시행할 수 있는 미각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중증근무력증 환자에서 비운동증상은 간과되고 무시되기 쉽지만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친다. 어느 정도나 많은 종류의 비운동증상이 있는지, 이들이 치료에 따라 어떤 경과를 보이는지 또 그 기전은 무엇인지에 대해 앞으로 관심과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REFERENCES

1. Suzuki S, Utsugisawa K, Suzuki N. Overlooked non-motor symptoms in myasthenia gravis. J Neurol Neurosurg Psychiatry 2013;84:989-994.
crossref pmid
2. Gilhus NE, Nacu A, Anderson JB, Owe JF. Myasthenia gravis and risks for comorbidity. Eur J Neurol 2015;22: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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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Kabasawa C, Shimizu Y, Suzuki S, Masuda M, Nagane Y, Utsugisawa K, et al. Taste disorders in myasthenia gravis: a multicenter cooperative study. Eur J Neurol 2013;20:205-207.
crossref pmid
4. Chabwine JN, Tschirren MV, Zekeridou A, Landis BN, Kuntzer T. Sweet taste loss in myasthenia gravis: more than a coincidence? Orphanet J Rare Dis 2014;9:50.
crossref pmid pm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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