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munoglobulin G4 (IgG4) 연관 질환(IgG4-related disease)은 전신의 장기에 림프형질 침윤세포의 염증 침착을 유발하거나 덩이 병변을 보이는 전신면역매개 섬유성 염증질환이다[
1]. 췌장, 침샘, 신장, 갑상샘, 간, 후복막강 등 전신 장기 어디에서나 발현될 수 있다[
1]. IgG4 연관 질환이 중추신경계를 침범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두통, 뇌신경마비, 시력저하, 근력약화 등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2]. 저자들은 재발성 다발뇌경색이 발생한 환자에서 IgG4 연관 질환을 진단하고 약물 치료 후 증상이 호전된 증례를 보고하고자 한다.
증 례
당뇨, 갑상샘기능저하증이 있는 70세 남자 환자가 1일 전부터 발생한 말어눌함을 주소로 응급실을 내원하였다. 의식은 명료하였고 좌측 중추안면마비와 양쪽 팔다리의 근력저하가 Medical Research Council 4등급으로 관찰되었다. 감각신경검사나 심부건반사는 정상이었다. 적혈구침강속도가 >120 mm/hr (정상: 0-15 mm/hr), C-반응 단백질 0.42 mg/dL (정상: 0.01-0.3 mg/dL), D-이합체 2.39 μg/mL (정상: 0-0.4 μg/mL)로 상승되어 있었다. 뇌 자기공명확산강조영상에서 양측 심부백질에 고신호강도의 급성다발성 병변이 확인되었으며(
Fig. 1-A) 액체감쇠역전회복영상에서 양측 대뇌 심부백질에 중등도의 만성허혈 변화가 확인되었다(
Fig. 1-B). 감수성강조영상에서 양측 대뇌백질 및 회백질에 다수의 저신호강도 병변이 확인되었다(
Fig. 1-C). 뇌 자기공명혈관검사상 협착은 없었으나(
Fig. 1-D) 터키안 주위의 양측 내경 동맥을 둘러싸는 크기 2.3 cm의 조영증강 덩이(
Fig. 1-E)가 확인되어, IgG4 연관 질환, 림프종, 수막종 등의 감별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되었다. 컴퓨터단층관상동맥조영에서 다수의 관상동맥을 둘러싸는 혈관 주위 병변과 함께 중등도의 협착(
Fig. 2-A)이 확인되었는데, 이것은 IgG4 연관 질환, 림프종, 혈관염, Erdheim-Chester질환 등을 시사하였다. 반면 G면역글로불린은 3,230 mg/dL (정상: 680-1,620 mg/dL), G4면역글로불린은 1,850 mg/dL (정상: 3-201 mg/dL)로 상승되어 있고, 보체 C3 및 C4 값이 각각 34.1 mg/dL (정상: 86-160 mg/dL), <4 mg/dL (정상: 17-47 mg/dL)로 감소되어 IgG4 연관 질환의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생각되었다. 확진을 위해 내경 동맥 주변 덩이의 조직검사를 계획하였으나 수술에 따른 경동맥 파열 위험성으로 시행하지 못하였다. 환자는 아스피린과 클로피도그렐 복용을 유지하며 퇴원하였다.
퇴원 5주 후, 환자는 새로 발생한 좌측 다리 위약감을 주소로 내원하였다. 퇴원 후 환자는 항혈소판제를 꾸준히 복용하여 왔으나, 뇌 자기공명영상검사상 우측 대뇌 부챗살의 급성뇌경색이 확인되었다(
Fig. 2-B). 전신 양전자방출단층촬영검사(fluorodeoxyglucose-positron emission tomography, FDG-PET)에서 양측 침샘, 갑상샘, 대동맥, 심낭, 좌측 흉수, 좌측 서혜부 림프절 등에서 비정상적인당 대사 증가가 확인되었다(
Fig. 2-C). 침샘에서 시행한 조직검사 결과 다수의 림프 여포와 림프세포의 침윤이 관찰되었으며(
Fig. 2-D) 형질세포가 G4면역글로불린 염색에 양성(
Fig. 2-E)을 보여 IgG4 연관 질환으로 진단하였다. 항혈소판제 병합 치료와 함께 경구 스테로이드(methylprednisolone 40 mg/day)가 투약되었다. 스테로이드 투약 2주 후 면역글로불린 수치의 감소가 확인되어 스테로이드 매주 10 mg 감량하였다. IgG4 연관 질환의 진단과정에서 시행하였던 FDG-PET에서 대장의 간굴곡 부위에 비정상적인 당 대사 증가를 확인하였고, 조직검사를 통해 선암종 대장암으로 진단하였다. 환자는 우측 반결장절제술 후 감량된 경구 스테로이드(methylprednisolone 8 mg/day)로 유지하여 퇴원하였다. 스테로이드 치료 시작 10주 후 시행한 뇌 자기공명영상에서 새로 발생한 뇌경색 또는 미세출혈은 없었으며 양측 내경 동맥을 둘러싸는 덩이의 크기가 감소하였다(
Fig. 2-F). G4면역글로불린 수치가 1,850 mg/dL에서 361 mg/dL로 감소하였다. 퇴원 후 6개월째 뇌경색의 재발없이 경과 관찰 중이다.
고 찰
IgG4 연관 질환과 관련된 뇌경색에 대한 증례 및 연구는 저자가 파악한 바로 국외에서 한 차례 보고되었다[
3]. 49세 남자가 2년 전부터 시작된 좌측 상지 위약감을 주소로 입원하였고, 우측 중대뇌동맥의 협착이 동반된 우측 중대뇌동맥영역 뇌경색 진단하 아픽사반 및 실로스타졸을 투약받았다. 15개월 후 말어눌함, 우측 상하지 위약의 일과성허혈발작으로 재입원하였고 좌측 내경 동맥의 폐색이 확인되었다. 호산구 증가 및 적혈구침강속도가 상승되어 있었고, 전신 FDG-PET에서 전신 림프절 및 복부 대동맥 주위 조직에서 비정상적인 당 대사 증가가 확인되어 IgG4 연관 질환을 고려할 수 있었고, 혈청 G4면역글로불린의 상승 및 경부 림프절 조직검사상 다수의 림프 여포와 림프세포의 침윤이 관찰되어 IgG4 연관 질환으로 확진할 수 있었다. 7주간의 경구 스테로이드 치료 후 혈청 G4면역글로불린 수치의 감소 및 FDG-PET에서 당 대사 증가가 유의미하게 감소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후 16개월간 뇌경색의 재발은 없었다. 기존 보고된 이 증례와 마찬가지로 본 증례 역시 전신적인 림프절 및 혈관염이 동반된 IgG4 연관 질환 환자에게서 발현한 재발성 뇌경색이었고, 스테로이드 치료를 통해 IgG4 연관 질환의 진행을 늦추고 뇌경색의 재발 예방에 효과가 있었다는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뇌소혈관질환(cerebral small vessel disease)은 모세혈관, 소동맥, 세동맥 및 정맥과 같은 뇌 혈관계에 구조 및 기능 변화를 야기하는 질환을 말한다[
4]. 조직병리적으로 작은 혈관의 내강이 좁아지거나 혈관벽이 두꺼워지면서 혈장 가스 교환의 저해가 초래된다. 대표적인 뇌소혈관질환의 아형으로는 동맥경화와 연관된 뇌소혈관질환이 있으며, 아밀로이드혈관병증, 유전혈관병, 염증 및 면역매개성 등이 그 아형에 속한다[
5]. 염증 또는 면역매개 뇌소혈관질환의 경우 혈관벽에 염증세포가 침착하여 혈관염의 형태로 나타나는데, A면역글로불린혈관염, 호산구육아종 다발혈관염, 한랭글로불린혈증혈관염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IgG4 연관 혈관염 또한 이해당 아형에 속할 것으로 생각한다[
6]. IgG4 연관 혈관염과 다른 면역 매개 뇌소혈관질환과의 차이점은 혈청 G4면역글로불린 수치의 상승과 동반한 전신 림프절 및 크고 작은 혈관 주위 염증을 일으킨다는 점이다[
6]. 뇌소혈관질환의 공통적인 영상학적 특징은 대뇌 위축, 백질 변성, 다발뇌경색 및 미세출혈 등이 있다[
7,
8]. 본 증례에서 시간적으로 혼재된 다수의 대뇌 피질하경색, 미세출혈 그리고 백질 변성이 상기 뇌혈관질환의 특징을 보인다.
본 환자의 뇌경색의 병인을 생각해보면 IgG4 연관 질환이 뇌의 소혈관에 염증 및 섬유화를 일으켰으며, 이로 인한 관류의 저하로 반복적인 피질하 뇌경색 및 백질 변성이 발생하였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었다. IgG4 연관 질환의 치료로는 스테로이드가 우선적으로 사용된다[
9]. 본 환자에서도 경구 스테로이드 투약 시작 10주 후 시행한 뇌 자기공명영상검사에서 새로운 뇌경색은 없었으며 양측 내경 동맥 주위 덩이의 크기 감소가 확인되었다.
본 증례의 한계는 첫 번째로 대장암에 의한 암 연관 뇌경색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으며, 두 번째로 연령, 당뇨 등 혈관 위험인자에 의한 대뇌 경색, 미세출혈 그리고 백질 변성의 가능성도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본 환자와 같이 재발하는 다발성의 열공뇌경색이 발생하는 경우, 특히 전신 장기의 염증 덩이 병변이 동반된다면, IgG4 연관 질환을 감별진단으로 고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