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N-methyl-D-aspartate (NMDA) 수용체 뇌염은 비특이적인 발열을 첫 증상으로 시작하여 수주 후 이상행동, 망상, 환각, 단기기억 소실, 발작, 자율신경기능 이상과 같은 다양한 임상양상을 보이는 질병이다[1]. 질병의 발생에 NMDA 수용체의 소단위인 GluN1에 대한 뇌척수액 immunoglobulin G 항체가 연관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2]. 자가면역뇌염 중 가장 흔하게 발생하고, 젊은 여성에서 호발한다. 가장 흔한 기저 종양은 난소의 기형종이다[3]. 치료는 기저 종양의 절제와 면역 치료가 병행되는데, 1차 면역 치료 약제인 스테로이드 또는 면역글로불린(immunoglobulin)에 반수가 치료에 실패하며, 이러한 경우 2차 약제인 리툭시맙(rituximab), 씨클로포스파미드(cyclophosphamide) 등을 사용한다. 빠른 치료의 시작과 1차 약제에 반응할 경우 좋은 예후를 보인다고 알려져 있다[3].
기형종은 난소의 가장 흔한 양성 종양으로, 사춘기와 가임기에 많으며, 외배엽, 중배엽, 내배엽의 삼배엽에서 기원하는 성숙 조직으로 구성된다. 한 연구에서 항NMDA 수용체 뇌염을 유발하는 종양 중 94%가 난소기형종이며, 난소 외의 기형종에 의해 발생한 경우는 2%였다[3].
종양의 절제를 포함한 빠른 치료가 좋은 예후와 연관되어 있는 만큼 기형종의 위치를 확인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며 처음 영상검사에서 발견하지 못한 경우 추적검사를 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다[3].
저자들은 종격동 기형종에 의한 항NMDA 수용체 뇌염으로 진단 받은 젊은 여자 환자를 경험하였는데, 이는 국내에 보고된 바가 없으며 흔하지 않은 위치에 기형종이 발생할 수 있음을 의심하는 것이 치료에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이를 보고하고자 한다.
증 례
갑작스러운 이상행동을 주소로 정신과에 입원 중인 25세 여자 환자가 신경과로 의뢰되었다. 특이병력은 없으며 한 달 전부터 잠을 적게 자도 피곤함을 느끼지 못하였고, 갑작스러운 우울감을 호소하였다. 내원 3일 전부터는 식욕이 감소하였고, 내원 2일 전부터는 왼쪽 귀에서만 이어폰을 낀 것처럼 자주 듣던 가요들이 또렷하게 들리는 환청이 시작되었다. 내원 전일 갑작스러운 호흡곤란을 호소하였고, 환자 스스로 정신이 오락가락 한다며 보호자에게 전화하며 우는 불안정 기분증상과 갑자기 집밖으로 나가려 하여 이를 제지하는 보호자에게 발길질 하는 모습을 보여 응급실로 내원하였다. 정신과 진료 후 단기정신병적 장애 의증으로 진단하고 정신과에 입원하였다. 입원 3일째 의식장애와 입을 씰룩거리는 구강 안면 이상운동증을 보여 신경과에 의뢰되었고, 협진 당시 혈압 136/93 mmHg, 맥박수 85회, 호흡수 분당 18회, 체온은 37.6도였다. 신경계 진찰에서 의식은 명료하였으나 인지기능이 저하되어, 간단한 지시 수행도 불가능하였다. 뇌간반사는 정상이었고, 뇌막자극징후는 양성 소견을 보였다. 임상 양상의 진행과정은 Fig. 1-A에 요약하였다. 뇌염을 의심하여 뇌척수액검사, 즉 뇌파검사(Fig. 1-B)를 시행하였다.
뇌척수액압은 24.5 cmH2O, 단백질 27.2 mg/dL (정상:15.0-40.0), 당 58 mg/dL (정상:40-70), 백혈구 130/μL (림프구 95%)였고 적혈구는 없었다. 그람 염색, india ink를 포함한 곰팡이 염색은 음성이었고, 단순헤르페스바이러스를 포함 바이러스 중합효소연쇄반응, 결핵균에 대한 중합효소연쇄반응을 검사하였다. 입원 당시 시행한 단순흉부 x-ray (Fig. 2-A)와 혈액검사는 정상이었다. 입원 2일째 시행한 뇌 자기공명영상(Fig. 1-C)은 정상이었으며, 입원 3일째 신경과에 협진 후 시행한 뇌파에서는 extreme delta brush (Fig. 1-B) 소견이 보였다. 비특이적 발열과 함께 발생한 정신병 증상, 의식장애, 이상운동증으로 보아 자가면역성 뇌염의 가능성이 가장 크나, 바이러스뇌염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메틸프레드니솔론(1 g/일), 면역글로불린(0.4 g/kg/일, 30.8 g/일), 아시클로버(1,500 mg/일), 레베티라세탐(1,000 mg/일)을 투여하기 시작하였다. 아시클로버는 바이러스 중합효소연쇄반응 음성으로 3일 동안 사용한 후 중단하였다. 결핵균에 대한 중합효소연쇄반응, 크립토코쿠스항원검사도 음성이었다. 메틸프레드니솔론과 면역글로불린은 5일간 사용하였다. 이후 지속적인 의식저하, 저환기, 맥박수가 40 이하로 감소하는 자율신경기능상실 증상이 지속되어 입원 4일째 기계조절환기를 시작하였다. 입원 4일째 복부 및 골반 컴퓨터단층촬영에서 기형종을 발견하지 못하였다(Fig. 1-D). 입원 당시의 단순흉부 x선검사는 정상이었으나(Fig. 2-A), 입원 4일째 기관삽관 후 시행한 단순흉부 x-ray에서 종격동의 덩어리 의심소견이 있어(Fig. 2-B), 입원 6일째 흉부 컴퓨터단층촬영을 시행하였다. 흉부 컴퓨터단층촬영에서 좌측 전방종격동의 기형종(Fig. 2-C)을 확인하였다. 입원 9일째 흉부외과에 협진하여 절제술을 시행하였고, 병리검사 결과 성숙낭성 기형종 소견을 보였다(Fig. 2-D). 입원 12일째 자가면역뇌염 항체검사에서 항NMDA 수용체 항체 양성으로 확인되었다. 면역글로불린과 메틸프레드니솔론을 5일 사용하고, 이후 경구 프레드니솔론 60 mg으로 시작해서 3일에 10 mg씩 감량하다 15 mg으로 8일, 10 mg으로 8일, 이후 5 mg으로 타원으로 전원하기 전까지 유지하여 17일간 사용하였다. 기형종을 절제한 후에도 혼수상태가 지속되며 증상이 호전되지 않아 입원 10일째 리툭시맙을 체표면적당 375 mg (690 mg/1주)을 시작하였고, 이후 1주 간격으로 총 4주간 투약하였다. Mycophenolate Mofetil 1,000 mg을 입원 21일부터 사용하여 전원 전까지 사용하였다. 리툭시맙 투약 이후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아서 입원 31일째 토실리주맙(tocilizumab) 즉, 기준용량(540 mg/1달)을 1회 사용하였고 입원 45일째 타원으로 전원되었다.
고 찰
본 증례는 비특이적 발열과 함께 발생한 정신병 증상, 의식장애로 발현하여 이상운동증, 자율신경기능 상실이 동반된 항NMDA 수용체 뇌염 환자이다. 임상증상과 뇌파를 통해 항NMDA 수용체 뇌염이 의심되었으나 생식선에서 기형종을 발견하지 못하였고, 처음에는 단순흉부 x선검사가 정상으로 보였으나 기관 삽관 후 우연히 발견한 단순흉부 x선검사의 이상소견을 통해 종격동 기형종을 진단하여 절제한 증례이다.
전방종격동의 덩어리는 단순흉부 x선검사에서 실루엣 사인(silhouette sign)을 통해 확인할 수 있으나 비정상적 덩어리와 정상 구조물을 구분하기 어렵다. 또한 전방경계선이 두껍게 보이는 소견 역시 전방종격동의 덩어리를 시사하나 단순흉부 x-ray만으로는 전방종격동의 덩어리를 진단하기는 어려워 추가적인 검사가 시행되어야 한다[4]. 실제 128명의 전방종격동 덩어리가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영상의학과 의사가 x선검사만으로 진단하였을 때, 최종 진단과 일치할 확률은 58%였으며, 컴퓨터단층촬영의 경우는 80%였다[5]. 컴퓨터단층촬영은 기형종 진단의 일차선택영상기법이다[6].
항NMDA 수용체 뇌염이 의심되는 환자에서 종양의 절제를 포함한 빠른 치료가 예후와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기저 종양에 대한 광범위한 조사가 필요하다. 가장 흔한 종양은 기형종이고, 가장 흔한 위치는 난소(94%)이기 때문에 생식선에 대해서 조사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만약 생식선에서 기형종을 발견하지 못하였다면 시간을 두고 반복해서 검사를 진행한다. 하지만 적은 경우 생식선 이외의 위치에서도 기형종이 생길 수 있으며(2%), 기형종 이외의 다른 종양(4%, 폐, 유방, 고환 종양, 난소 암종, 가슴샘 암종, 췌장암)에 대한 평가를 위해서라도 추가적인 검사를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3]. 생식선 외 생식세포 종양의 50-70%는 전방종격동에서 발생하며 단순흉부 x선검사만으로는 종격동의 기형종을 발견하기는 어려워 이를 발견하기 위해서 흉부 컴퓨터단층촬영검사가 필요하다[7].
결론적으로, 본 증례는 비록 단순흉부 x선검사가 정상이라고 하더라도 종격동 기형종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항NMDA 수용체 뇌염이 의심되는 환자에서 생식선과 생식선외 종양이 두 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후복막공간(30-40%)을 복부컴퓨터단층촬영으로 평가하고, 만약 생식선에서 기저 종양이 발견되지 않는다면, 생식선 외 종양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전방종격동을 흉부 컴퓨터단층촬영으로 평가하는 것이 기저의 종양에 대한 광범위한 검사와 기형종의 위치 확인을 위해 필요함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