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성 신경학적 결손으로 발현한 만성 경막밑출혈
Chronic Subdural Hemorrhage Manifested as a Transient Neurological Defic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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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 경막밑출혈은 경막 밑의 공간에 혈액이 천천히 축적된 상태로 전산화단층촬영에서 뇌궁륭부(convexity)를 따라가면서 초승달 모양으로 저밀도 또는 동등밀도의 피가 고인다[1]. 대부분의 경우 경도의 두부 외상이 원인이며 외상 이후 증상이 발현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며칠부터 몇 주까지 다양하다[1]. 만성 경막밑출혈 환자들은 두통, 편마비, 보행장애, 인지기능 저하 등의 신경계 증상을 주로 나타내는데 지속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1]. 하지만 드물게 일과성 신경학적 결손을 나타낼 수 있어서 일과성 허혈발작 및 경련발작과 감별이 필요할 수 있다[2,3]. 일과성의 증상이 발생할 수 있는 병태생리 기전으로는 만성 경막밑출혈이 국소발작을 일으킨다는 기전, 물리적인 자극으로 인한 겉질억제(cortical depression)가 원인이라는 기전, 국소적인 뇌부종이 뇌혈관을 압박하고 뇌허혈을 일으킨다는 기전, 소량의 반복적인 출혈이 일과성의 증상을 일으킨다는 기전 등이 있다[3]. 저자들은 일시적인 실어증을 동반한 만성 경막밑출혈이 있는 환자를 보고하고자 한다.
증 례
고혈압, 당뇨, 이상지질혈증의 병력이 있는 72세 남자 환자가 내원 4일 전 발생한 일시적인 언어장애로 신경과 외래에 내원하였다. 환자는 전화 통화를 하던 중 갑자기 말을 할 수가 없었으며 말을 하려고 해도 “아, 아”하는 소리만 나왔다고 한다. 상대방의 말을 이해하는 데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 상기 증상은 10분 후 호전되었다. 환자는 평소 고혈압약, 당뇨약, 오메가-3지방산, 아스피린 100 mg을 복용하고 있었고 매일 소주 1-2병을 마신다고 하였다. 담당의는 일과성 허혈발작을 의심하여 클로피도그렐을 추가로 처방하였다. 다음날 환자는 신경과 병동으로 입원하였고 입원 하루 후 뇌전산화단층촬영 및 자기공명영상 검사를 하였다. 뇌전산화단층촬영 및 자기공명영상 검사에서 양측의 뇌궁륭부에 인접하여 만성 경막밑출혈(Fig. A-C)이 있었으며 확산강조영상에서 급성기의 뇌경색은 없었다. 자기공명혈관조영술 상에서 좌측 앞대뇌동맥, 우측 중간대뇌동맥의 M1, 좌측 중간대뇌동맥의 M2, 우측 뒤대뇌동맥의 협착이 있었다(Fig. D). 뇌영상 확인 후 담당의는 외상력을 자세히 문진하였고 환자는 한 달 전에 닭장의 천장에 정수리를 세게 부딪힌 적이 있다고 하였다. 뇌파 검사는 정상이었다. 이후 항혈소판제는 모두 중지하였다. 신경계 증상이 모두 사라졌고 정중선이동(midline shift)이 경미하여 수술은 하지 않고 보존 치료만 하기로 한 후 퇴원하였다. 두 달 후에 다시 촬영한 자기공명영상 검사에서 양측 뇌궁륭부 인근의 경막밑출혈은 크기가 감소하였다(Fig. E).

Brain CT obtained 5 days after the transient neurological deficit shows bilateral hypodense, extra-axial subdural collections (arrowheads), displacing the brain inward (A). Axial fluid-attenuated inversion-recovery MRI shows bilateral high-signal-intensity peripheral collections, greater on the left side (B, C). Brain MRA demonstrates stenosis (arrows) in the left anterior cerebral artery, M1 segment of the right middle cerebral artery and M2 segment of the left middle cerebral artery (D). Brain axial fluid-attenuated inversion-recovery MRI obtained two months after the transient neurological deficit shows a reduction in the size of the bilateral subdural collections (E). CT; computed tomography, MRI; magnetic resonance imaging, MRA; magnetic resonance angiography.
고 찰
본 증례는 환자에게 몇 분 이내에 소실되는 일시적인 신경학적 결손이 발생한 경우 일과성 허혈발작이나 뇌전증 발작 외에도 만성 경막밑출혈이 드물게 원인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증례이다.
다수의 혈관성 위험 인자 및 만성 경막밑출혈을 보유하고 있는 환자에서 일시적인 신경학적 결손이 발생하면 이것이 경막밑출혈에 의한 일과성 신경학적 결손이나 이차적인 경련발작인지 또는 일과성 허혈발작인지 감별하기는 매우 어렵다. 본 환자의 경우 뇌파가 정상이었고 항경련제를 사용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실어증이 재발하거나 대발작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 경련발작의 특징인 양성 증상이 아니라 실어증이라는 음성 증상을 나타내었다는 점 등이 경련발작이 아니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우성반구가 있는 좌측에 더 큰 혈종이 있었다는 점과 추적 뇌영상에서 혈종이 작아졌고 이로 인하여 실어증이 재발하지 않았다는 점은 경막밑출혈에 의한 일과성 신경학적 결손을 더 시사하는 소견이다. 경막밑출혈에 의한 일과성 신경학적 결손으로 가장 흔한 증상은 실어증이기도 하다[2].
치료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경막밑출혈에 의한 일과성 신경학적 결손이라고 판단하였다면 복용하고 있던 항혈소판제를 일시적이라도 중단하여야 하며 혈종이 크고 증상이 악화될 경우 두개골 천공술을 통해 혈종을 제거할 수 있다[4]. 일과성 허혈발작이라고 판단하였다면 오히려 항혈소판제를 추가하여야 할 것이다. 즉 두 질환에 대한 치료가 정반대가 된다. 이 경우 자기공명혈관조영술, 관류영상 등의 영상 검사를 이용하거나 estimated 10-year atherosclerotic cardiovascular disease risk [5]나 CHA2DS2-VASc score [6]등의 점수 시스템을 이용하여 허혈성 사건이 발생할 위험을 계산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경막밑출혈에 의한 이차적인 경련발작이 확실한 경우에는 항경련제가 도움이 될 수 있다.
Notes
ACKNOWLEDGEMENTS
본 연구는 국립보건연구원 연구 사업(2023-ER-1006-02) 연구비를 지원받아 수행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