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 Korean Neurol Assoc > Volume 42(4); 2024 > Article
두통과 눈물, 결막 충혈, 콧물, 코막힘으로 방문한 25세 남자

증 례

25세 남자가 최근 1년 사이 발생한 두통으로 신경과 외래를 방문하였다. 환자는 과거력상 특이 소견은 없었고 전반적으로 건강한 편이었다. 두통은 반복되는 경과로 두통 빈도는 발병 초기에는 1개월에 1회였다가 최근 6개월 사이에는 1주에 2-3회로 악화되었다. 두통 부위는 주로 좌측 안구, 이마, 측두부에 위치하였고 가끔 우측으로 발생하는 경우도 있었다. 두통의 통증 양상은 박동성이며 최고 두통 강도는 수치 통증 척도(numerical rating scale)로 10점 만점에 보통 6점이었지만 가끔 8점까지 악화되면 두통으로 인해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불가능하였다. 두통 지속 시간은 평균 6시간으로 두통 빈도가 악화되기 전까지는 일반 의약품 중 카페인이 복합된 아세트아미노펜 제제를 복용하면 두통이 30분 내로 완전히 호전되었다. 하지만 두통 빈도가 악화된 최근 6개월 사이에는 해당 약품의 두통 호전 효과가 일정하지 않고 두통 호전까지 걸리는 시간도 증가하였다. 두통이 발생하면 동측으로 눈 충혈, 눈물, 콧물, 코막힘이 자주 동반되어 많이 불편하였다. 두통이 생기면 눈 증상과 코 증상은 동시에 또는 각자 단독으로 동반되며 없는 경우도 있다고 하였다. 눈 증상과 코 증상 중 단독으로 두통에 동반되는 경우는 코 증상이 눈 증상보다 더 흔하였고 이는 두통이 시작되기 전부터 증상이 선행하거나 두통이 소실된 후에도 오래 남아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고 하였다. 다른 동반 증상으로 가벼운 구역감이 종종 있지만 구토, 빛공포증, 소리공포증은 없다고 하였다. 내원 3개월 전 두통으로 타 병원에서 촬영한 뇌전산화단층촬영 검사는 정상이었다. 다음으로 환자는 두통과 동반된 눈 증상과 코 증상을 감안하여 두통이 안질환이나 비질환 때문일 것으로 생각하여 타 병원 안과와 이비인후과를 각각 방문하였다. 환자는 안과에서 안과진찰과 검사로는 두통을 일으킬 안과질환은 없다는 설명을 들었다. 환자는 이비인후과에서 두통과 연관될 만한 비질환은 없다는 판정을 받았지만 두통과 코 증상에 대해 1개월간 정기적으로 외래를 방문한 국소 치료와 항생제를 포함하는 경험적 치료를 시도하였으나 두통 경과에는 변화가 없었다. 결국 경험적 치료를 중단하고 콧물과 코막힘 증상의 완화에 도움이 되는 약만 처방을 받아 두통이 발생하면 카페인-아세트아미노펜 복합제와 함께 수시로 사용하고 있었다.

질문 1. 환자의 두통 진단은 어떻게 할 것인가?

신경과 외래로 내원하는 두통 환자의 진단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병력 청취이다. 자세한 병력 청취와 함께 적절한 신체 검사, 신경계진찰을 시행하여 해당 두통의 이차두통 가능성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적색신호(red flags)가 포함된 SNNOOP10을 활용하면 이차두통을 간단히 선별할 수 있다(Table 1) [1]. 만일 이차두통의 가능성이 있다면 관련된 적절한 신경영상 검사, 일반 혈액 검사, 뇌척수액 검사, 신경생리 검사 등을 시행하여 신속히 진단을 내리도록 한다. 반면 이차두통의 가능성이 낮고 전형적인 두통의 발생과 호전이 반복되는 경과라면 일차두통의 가능성을 고려하게 된다. 일차두통의 가능성이 높다면 국제두통질환분류(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Headache Disorders, ICHD)의 진단 기준을 적용하여 가장 적합한 일차두통으로 진단 분류하도록 한다.
ICHD 제3판(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Headache Disorders 3rd edition, ICHD-3)에 따르면 일차두통은 크게 편두통, 긴장형 두통, 삼차자율신경두통, 기타 일차두통으로 나눌 수 있다[2]. ICHD의 진단 분류 체계 내에서 일차두통의 분류는 두통의 반복 경과, 두통 빈도, 두통의 지속 시간, 두통 강도, 두통 위치, 두통의 통증 양상, 두통으로 인한 일상생활 악화 여부, 두통의 동반 증상, 두개자율신경 증상(cranial autonomic symptoms) 여부에 따라 결정될 수 있다.
두통에 흔히 동반되는 두개자율신경 증상으로는 결막 충혈, 눈물, 코막힘, 콧물, 눈꺼풀부종, 이마와 얼굴의 땀, 동공 수축, 눈꺼풀 처짐이 있다. 두개자율신경 증상이 주요 증상이 되는 대표적 일차두통으로는 삼차자율신경두통이 있다. 삼차자율신경두통의 세부 진단으로는 대부분을 차지하는 군발두통과 드문 아형인 돌발반두통, 결막 충혈과 눈물을 동반한 단기지속편측신경통형 두통발작, 두개자율신경 증상을 동반한 단기지속편측신경통형 두통발작, 지속반두통이 있다. 드문 삼차자율신경두통을 진단할 때는 인도메타신 약물 시도가 필수적이고 확실한 치료 효과가 확인되면 돌발반두통 또는 지속반두통으로 진단할 수 있다[3]. 만일 삼차자율신경두통의 특성을 보이는 두통이 초발하는 경우 해당 두통이 다른 질환과 밀접한 시간 인과성을 보이거나 다른 원인질환에 의한 이차두통 진단 기준을 만족하면 일차두통인 삼차자율신경두통이 아니라 그 원인질환에 기인한 이차두통으로 분류하여 한다[2]. 이러한 맥락에서 군발두통을 포함하는 삼차자율신경두통의 특성을 보이는 두통이 초발하면 뇌자기공명영상 검사를 시행하여 이차두통의 배제가 필요하다[4].

질문 2. 본 증례의 두통 진단 분류는?

지난 6개월간 ICHD-3의 편두통 진단 기준에 만족하는 두통이 비교적 일정한 빈도로 발생하였으며 이차두통을 시사하는 적색신호가 없어 편두통으로 진단하였다. 본 증례는 20세 중반 남성에게서 두통과 함께 눈물, 눈 충혈, 콧물, 코막힘과 같은 두개자율신경 증상이 동반되었다는 점에서 군발두통의 감별 진단이 필수적이다. 편두통과 군발두통의 감별 진단에서는 두통 특성 중 두통발작의 빈도와 두통의 지속 시간이 중요한 단서가 된다. 본 증례는 ICHD-3에서 제시한 군발두통의 최소 발생 빈도인 이틀에 1회보다 두통 빈도가 낮았고 군발두통의 최대 지속 시간은 3시간까지인데 반해 본 증례의 두통 지속 시간은 보통 4시간을 초과하므로 본 증례의 두통 진단 분류는 편두통에 해당한다.

질문 3. 본 증례의 치료는 어떻게 할 것인가?

환자의 최근 3개월간 월평균 편두통 일수는 9-10일 사이로 고빈도 삽화편두통에 해당하였다. 편두통장애척도(migraine disability assessment)와 두통영향검사-6 (headache impact test-6)에서는 점수가 각각 24점, 66점이었다. 편두통의 빈도가 높고 편두통으로 인한 일상생활의 장애와 영향이 심한 편이므로 편두통 예방 치료의 적응증에 해당한다. 편두통 예방 치료로는 CGRP표적치료제인 항CGRP단클론항체 주사와 경구편두통예방약제 중에 선택할 수 있다[5,6]. 편두통 예방 치료를 시작하게 되면 최소 2-3개월간 동일 약물 치료를 유지하면서 치료 목표인 월간 편두통 일수가 절반 이상으로 감소되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치료 효과를 평가하게 된다. 편두통 예방 치료 목표를 순조롭게 달성하더라도 예방 치료를 성급히 중단하면 상당수에서는 편두통이 재악화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신중하고 점진적인 예방 치료의 종료가 필요하다. 본 증례의 경우 편두통 급성기 치료로 일반 의약품과 코 증상 완화 약물을 사용하였으나 치료 효과가 불만족스러웠다. 따라서 편두통의 빠른 두통 호전을 기대할 수 있는 적절한 급성기 치료제로 변경하여야 하며 편두통 특이 약제인 트립탄제를 시도할 수 있다[5]. 트립탄제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려면 트립탄제를 편두통발작 발생 초기에 복용하여야 함을 환자에게 반드시 교육하여야 한다.

토 의

본 증례는 삽화편두통에서 두개자율신경 증상이 동반된 전형적 사례에 해당한다. 편두통과 군발두통은 일차두통을 대표하는 두통질환으로 아직까지 생체표지자나 신경영상 검사로 확진하는 방법이 정립되지 않았기 때문에 ICHD-3를 사용한 임상 진단이 표준 진단 방법이다. 이러한 임상 진단의 한계 때문에 세계적으로 여러 역학 연구에서 상당수 편두통, 군발두통 환자들에서 발병 초기 진단 오류 또는 진단 지연 경험이 빈번한 것으로 보고되었다[7,8]. 현행 ICHD-3에서는 편두통의 진단 기준에 두개자율신경 증상을 포함하지 않아 본 증례처럼 젊은 남성 환자가 두개자율신경 증상을 주요 증상으로 하는 두통으로 처음 내원하였을 때 ICHD-3의 진단 기준만을 사용하게 된다면 편두통과 군발두통의 감별 진단이 특히 어려울 수 있다.
최근 편두통 집단을 대상으로 하는 영국 연구에서는 최소 1가지 이상의 두개자율신경 증상을 가진 환자가 74%인 것으로 보고하였다. 이는 두개자율신경 증상이 편두통의 흔한 동반 증상임을 시사한다[9]. 편두통과 군발두통의 두개자율신경 증상의 종류에 따른 빈도를 비교해 보면 편두통에서도 군발두통처럼 다양한 두개자율신경 증상이 동반될 수 있고 이충만감을 제외한 모든 증상은 군발두통에서 그 빈도가 편두통보다 높았다(Table 2) [8,9]. 흥미롭게도 편두통과 군발두통에서의 두개자율신경 증상 발현 양상을 직접 비교한 과거 대만 연구에서는 편두통의 두개자율신경 증상은 군발두통에 비해 양측성이 흔하고 증상이 경하며 증상 발현의 일관성이 없다는 차이점을 발견하였다(Table 3) [10]. 이러한 차이점을 숙지하고 두개자율신경 증상에 관한 세심한 병력 청취를 한다면 편두통과 군발두통의 감별 진단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편두통의 두개자율신경 증상은 흔한 동반 증상임에도 쉽게 지나치거나 무시되는 경우가 빈번하고 실제로 많은 환자가 해당 증상으로 인한 불편을 호소할 뿐만 아니라 의사와 환자 모두에게서 진단 오류와 진단 지연의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다[8,11]. 편두통은 신경과 외래로 방문하는 가장 흔한 두통질환이기 때문에 신경과 외래로 방문하는 두개자율신경 증상을 동반한 두통의 가장 흔한 원인질환은 편두통이다[12]. 따라서 편두통의 두개자율신경 증상에 대한 이해는 신경과 외래에서 두통 진단과 치료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KEY POINTS

1. 신경과 외래에서 두통 초진 환자가 동반 증상으로 눈물, 눈 충혈, 콧물, 코막힘과 같은 두개자율신경 증상이 있다면 편두통과 삼차 자율신경두통-군발두통의 감별 진단을 우선 고려한다.
2. 편두통은 신경과 외래로 방문하는 가장 흔한 두통 진단 분류이다. 편두통 환자는 1개 이상의 두개자율신경 증상 동반이 흔하다. 따라서 신경과 외래로 방문하는 두개자율신경 증상을 동반한 두통 중 가장 흔한 두통 진단 분류는 편두통이다.
3. 실제 진료 현장에서는 편두통에서의 두개자율신경 증상은 임상의와 환자 측면에서 편두통의 진단 오류 또는 진단 지연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빈번하므로 두통 진단 과정에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4. 편두통과 군발두통의 감별 진단에서는 두통 병력 중 두통의 발생 빈도와 두통 지속 시간이 가장 중요한 단서가 된다. 편두통과 군발두통의 두개자율신경 증상은 증상의 종류, 증상의 발현 양상 측면에서 차이가 존재하므로 이를 잘 숙지한다면 편두통과 군발 두통의 감별 진단에 활용할 수 있다.

REFERENCES

1. Do TP, Remmers A, Schytz HW, Schankin C, Nelson SE, Obermann M, et al. Red and orange flags for secondary headaches in clinical practice: SNNOOP10 list. Neurology 2019;92:134-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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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Headache Classification Committee of the International Headache Society (IHS). The 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Headache Disorders, 3rd edition. Cephalalgia 2018;38: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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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Diener HC, Tassorelli C, Dodick DW. Management of trigeminal autonomic cephalalgias including chronic cluster: a review. JAMA Neurol 2023;80:308-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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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Schindler EAD, Burish MJ. Recent advances in the diagnosis and management of cluster headache. BMJ 2022;376:e0595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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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American Headache Society. The American Headache Society position statement on integrating new migraine treatments into clinical practice. Headache 2019;59: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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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Charles AC, Digre KB, Goadsby PJ, Robbins MS, Hershey A. Calcitonin gene-related peptide-targeting therapies are a first-line option for the prevention of migraine: an American Headache Society position statement update. Headache 2024;64:333-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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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Kim BS, Chung PW, Kim BK, Lee MJ, Chu MK, Ahn JY, et al. Diagnostic delay and its predictors in cluster headache. Front Neurol 2022;13:827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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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Vicente BN, Oliveira R, Martins IP, Gil-Gouveia R. Cranial autonomic symptoms and neck pain in differential diagnosis of migraine. Diagnostics (Basel) 2023;13:5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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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Karsan N, Nagaraj K, Goadsby PJ. Cranial autonomic symptoms: prevalence, phenotype and laterality in migraine and two potentially new symptoms. J Headache Pain 2022;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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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Lai TH, Fuh JL, Wang SJ. Cranial autonomic symptoms in migraine: characteristics and comparison with cluster headache. J Neurol Neurosurg Psychiatry 2009;80:1116-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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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Eross E, Dodick D, Eross M. The sinus, allergy and migraine study (SAMS). Headache 2007;47:213-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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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Kim BK, Cho SJ, Kim BS, Sohn JH, Kim SK, Cha MJ, et al. Comprehensive application of the 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Headache Disorders third edition, beta version. J Korean Med Sci 2016;31:106-113.
crossref pmid pmc

Table 1.
Signs or symptoms of SNNOOP10 list (red flags)
Systemic symptoms including fever
Neoplasm history
Neurologic deficit (including decreased consciousness)
Onset is sudden or abrupt
Older age (onset after 50 years)
Pattern change or recent onset of new headache
Positional headache
Precipitated by sneezing, coughing, or exercise
Papilledema
Progressive headache and atypical presentations
Pregnancy or puerperium
Painful eye with autonomic features
Posttraumatic onset of headache
Pathology of the immune system such as HIV
Painkiller overuse (medication overuse headache) or new drug at onset of headache

HIV; human immunodeficiency virus.

Table 2.
Frequency of CAS between migraine and cluster headache
Migraine with CAS Cluster headache
Lacrimation (%) 14-45 50-91
Conjunctival injection (%) 2-36 52-86
Ptosis (%) 4-17 15-74
Miosis (%) 2-6 6-29
Eyelid edema (%) 7-43 21-74
Facial sweating/flushing (%) 6-39 32-56
Nasal congestion (%) 9-32 45-75
Rhinorrhea (%) 5-18 41-72
Aural fullness (%) 13-27 9

CAS; cranial autonomic symptoms.

Table 3.
Comparison on presentation of CAS between migraine and cluster headache
Migraine with CAS (%) Cluster headache (%) OR (95% CI)
Bilateral CAS 67-95 20-28 5.8-23.8
Ipsilateral to headache side 16-34 72-85 5.0-20.4 (for unrestricted CAS)
Severe CAS (prominent) 8-22 22-55 1.7-7.7 (for mild-to-moderate CAS)
Consistency 14-27 44-52 2.8-6.7 (for inconsistency)

CAS; cranial autonomic symptoms, OR; odds ratio, CI; confidence interv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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