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PL유전자 돌연변이를 보인 본태혈소판증가증에 의한 뇌경색의 국내 첫 보고
The First Case of Cerebral Infarction Associated with Essential Thrombocythemia and MPL Mutation in South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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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태혈소판증가증은 혈소판 수의 증가와 이상 기능을 유발하여 다양한 혈전 및 출혈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이와 연관된 분자생물학적 인자로 Janus kinase 2 (JAK2)와 calreticulin (CALR), myeloproliferative leukemia virus (MPL)유전자 변이가 알려져 있으며 JAK2유전자 돌연변이가 가장 흔하고 혈전 유발 고위험군으로 알려져 있다[1,2]. 다른 유전자와 연관된 보고는 드물며 국내에서 보고된 바는 없다[2-4]. 저자들은 다른 위험인자 없이 지속적으로 높은 혈소판 수치를 보인 39세의 뇌경색 환자에서 MPL유전자 변이가 확인된 본태혈소판증가증을 확진한 증례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보고하고자 한다.
증 례
39세 남자가 1주 전부터 자세 변화와 상관없이 어지럼과 구토가 반복되었고 내원 당일 수분간 발생한 입 주변과 오른팔의 이상 감각으로 왔다. 내원 당시의 혈압은 120/80 mmHg, 맥박수는 86회/분, 체온은 36.7℃였다. 신경계진찰에서 의식은 명료하였고 안구운동을 포함한 뇌신경 검사와 소뇌기능 검사는 정상으로 NIH 뇌졸중 척도(National Institutes of Health stroke scale) 0점이었다.
일반 혈액 검사에서 혈색소는 15.2 g/dL, 헤마토크리트는 44.9%, 백혈구 수는 9.24×103/µL, 혈소판 수는 1,025×103/µL였다. 뇌자기공명영상 확산강조영상(diffusion-weighted image)에서 좌측 소뇌와 후두엽에서 급성 뇌경색이 관찰되었다(Fig. A). 뇌자기공명혈관 조영(magnetic resonance angiography)에서 연관된 혈관에서 협착 및 폐색은 관찰되지 않았다(Fig. B). 총 콜레스테롤은 181 mg/dL, 중성지방 148 mg/dL, 저밀도콜레스테롤은 122 mg/dL(정상, <120)로 확인되었다. 흉부X선 검사, 심전도는 정상이었다.
뇌경색의 원인 감별을 위해 추가로 진행한 대동맥궁-경동맥 컴퓨터단층혈관조영(aortic-arch-carotid computed tomography angiography)에서 대동맥궁죽종(aortic arch atheroma)이나 양측 척추동맥 기시부의 협착은 없었다. 72시간 심전도 감시와 홀터 검사, 흉벽경유심초음파에서도 이상 소견은 보이지 않았다. 응고항진상태(hypercoagulable state) 및 항인지질항체증후군(antiphospholipid antibody syndrome)을 진단하기 위한 루푸스항응고인자, 카디오리핀(cardiolipin), 항핵항체(antinuclear antibody, ANA), 이중가닥DNA항체(anti ds-DNA antibody), 항중성구세포질항체(antineutrophil cytoplasmic antibodies, ANCA), C단백항원, S단백항원, C3, C4는 모두 음성 또는 정상 범위였다.
반복 시행한 혈액 검사에서 혈소판 증가가 지속적으로 확인되어 입원 5일째 골수천자를 시행하였고 거대핵세포가 증가한 소견이 확인되었으나 JAK2유전자는 확인되지 않았다. 추가로 진행한 검사에서 MPL유전자 변이를 확인하고 본태혈소판증가증을 확진하였다. 본 증례의 환자는 뇌경색이 발생한 본태혈소판증가증 환자로 아스피린(100 mg)과 함께 히드록시유레아(hydroxyurea)를 복용하며 2년간 혈전 및 출혈의 재발은 관찰되지 않았다.
고 찰
본태혈소판증가증은 10만 명 가운데 1.2-3명 보고되는 드문 질환으로 골수 내 거대핵세포가 증식하여 혈소판의 증가 및 이상 기능을 야기한다. 450×103/µL 이상의 혈소판 증가와 골수 검사 소견 그리고 JAK2, CALR, MPL유전자 변이가 확인되면 진단할 수 있다[1,2]. 이러한 유전자는 혈소판을 조절하는 JAK-STAT 경로에 영향을 미치며 JAK2유전자는 적혈구형성인자와 혈소판형성인자수용체에 작용하고 MPL유전자는 혈소판자극인자(thrombopoietin)의 수용체로 작용하는데 변이로 인하여 혈소판을 증가시킨다. 이러한 혈소판의 증가는 혈류장애를 유발하여 동정맥의 혈전을 유발하고 혈소판의 기능 이상은 출혈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1-4].
혈전질환의 발생을 높이는 요인으로 연령, JAK2유전자 변이, 혈전증의 과거력에 따라 초저위험군(very low risk, 60세 이하이고 혈전증 과거력 없음), 저위험군(low risk, 60세 이하이고 혈전증 과거력 없으나 JAK2유전자 변이), 중간 위험군(intermediate risk, JAK2유전자 변이와 혈전증 과거력 없으나 60세 초과) 고위험군(high risk, JAK2유전자 변이를 가지면서 60세 초과하거나 혈전증 과거력이 있는 경우)으로 분류할 수 있다[1,2,5]. 연간 혈전질환 유병률은 심혈관계 위험인자가 있는 경우 증가하며 고위험군은 2.36-4.17%로 보고된다. 본태혈소판증가증 진단 전에 21%에서 혈전질환의 기왕력이 있다는 보고가 있고 특히 뇌경색과 폐색전증과 같은 동맥혈전질환은 회복 불가능한 장애를 유발할 수 있어 빠른 진단과 치료 그리고 예방이 중요하다[1].
JAK2유전자 변이와 MPL유전자 변이를 가진 본태혈소판증가증 환자에 대한 분석 연구에서 MPL유전자 변이 환자에서 혈소판 수가 더 높고 골수섬유화와 혈전증의 위험도가 높아 나쁜 예후를 보인다고 보고하였다[6]. 이탈리아 피렌체의 1,000명, Mayo Clinic의 1,000명, 일본의 579명의 본태혈소판증가증 환자 후향 분석에서도 가장 많은 빈도로 발견되는 JAK2유전자 변이(60-66%)를 가진 환자에서 혈전질환의 빈도가 높았으나 낮은 비율로 발견되는 MPL유전자 변이(3-5%)도 혈전질환의 빈도가 높았고 CALR유전자 변이(20-25%)의 경우는 혈전질환의 빈도가 낮았다고 보고하였다[2,3].
본태혈소판증가증 환자의 뇌경색은 미세순환 혹은 대혈관 순환장애 모두에서 생길 수 있어 다양한 부위에 발생이 보고된다[7]. 초급성기에 정맥내혈전용해술과 동맥내혈전제거술의 진행에 대한 금기는 없어 환자에 따라 진행할 수 있고 심방세동이나 정맥혈전증이 있는 경우는 항응고제를 사용할 수 있다[5,7]. MPL유전자 돌연변이의 빈도가 낮기 때문에 직접적인 임상 양상과 뇌경색 발생 시의 예후에 관해서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위의 연구들을 고려한다면 JAK2유전자 변이 외에도 MPL유전자 변이 역시 혈전 위험도가 높고 고위험군에 포함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뇌경색을 포함한 혈전증에 대한 치료에 대하여 대규모 임상 연구를 통한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것은 질병의 빈도를 고려한다면 어렵기 때문에 위험군을 분류하여 치료하고 있다. 현재 1차 예방을 위하여 초저위험군을 제외하고 저용량 아스피린(81-100 mg)을 사용하는 것을 권고하며 혈소판 증식을 억제하는 약제로 히드록시유레아 또는 interferon-α를 1차 약제로 사용하고 효과가 없으면 2차 약제로 아그릴린(anagrelide)을 사용한다[1-5].
저자들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MPL유전자 변이가 확인된 본태혈소판증가증과 연관된 뇌경색 환자를 경험하였고 아스피린과 히드록시유레아를 유지하며 재발이 없었던 증례를 보고하며 이를 통해 혈전이 흔히 발생하는 본태혈소판증가증 환자에서 유전자를 확인하고 적극적인 치료를 진행하여야 함을 말하고자 한다.
Acknowledgements
본 논문은 2024년도 원광대학교 교비 지원에 의해 수행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