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성경동맥주위염증(transient perivascular inflammation of the carotid artery, TIPIC)증후군은 경동맥 분기부 주위에 갑작스러운 통증이 발생하는 드문 질환이다. 이전 보고에서 급성 경부통증 환자 중 약 2% 정도의 유병률을 보고하였으며[1] 국내 보고는 매우 드물다. 발생 원인과 병태생리가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초기에 진찰과 병력 청취로 진단하기 어렵다. 급성 경부통증 환자에서 TIPIC증후군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경동맥박리, 갑상샘염, 자가면역 또는 감염 등에 의한 혈관염, 침샘염(sialadenitis), 경추질환 등을 감별해야 한다. TIPIC증후군은 다른 원인 없이 특징적인 편측 급성 경부 통증과 경동맥 주위의 염증 반응이 확인되고 자가 회복하는 경과를 보일 경우 진단할 수 있다. 본 증례는 다중영상방식(multimodality imaging)을 통해 확인한 TIPIC증후군의 특징적 신경영상에 대해 보고한다.
증 례
51세 남자가 3일 전 시작된 좌측 경부의 묵직한 통증으로 병원에 왔다. 최근 외상, 발열 등은 없었고 박동성 통증이 지속되었다. 좌측 경동맥이 위치한 부위의 동통, 발적, 부종이 확인되었다. 혈액 검사에서 백혈구, 적혈구침강속도(erythrocyte sedimentation rate) 및 프로칼시토닌(procalcitonin)은 정상 범위였으며, C-반응단백질(C-reactive protein)이 1.92 mg/L (정상, 0.00-0.22)로 증가되어 있었다.
초음파 검사 B-mode에서 좌 측 경동맥 분지에 표층으로 치우친 균질한 저음영 병변(eccentric homogeneous hypoechoic lesion)과 40% 협착이 확인되었다(Fig. 1-A). 혈관내막(tunica intima)과 중간막(tunica media)은 구분이 뚜렷하지 않고 Doppler mode에서 최대 수축기 속도(peak systolic velocity)는 정상이었다(Fig. 1-B). 조영제(SonoVueTM; Bracco, Milano, Italy) 2 mL를 주입 후 시행한 조영증강초음파(contrast-enhanced ultrasonography) 검사에서는 중간막의 국소적 조영증강과 혈관 중간-바깥막의 조영증강되는 미세기포가 관찰되었다(Fig. 1-C, D).
고 찰
일측성 경부통증은 1988년에 Fay에 의해 carotidynia로 명명되었지만[2] 그 모호함과 광범위함으로 말미암아 2004년 International Headache Society의 두통 분류에서 제외되었다. 그러나 유사한 사례들이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영상 검사의 발달로 경동맥과 주위 조직의 침범이 실재하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TIPIC증후군으로 그 범례가 굳어졌다[1]. TIPIC증후군은 본 증례처럼 급성 통증을 동반하는 원인 불명의 비감염 염증부종이 경동맥과 주위 조직에 발생하여 혈관벽 비후와 일시적인 혈관 협착이 생기는 것이 영상 검사로 확인되며 감염이나 종괴, 자가면역질환 등이 배제되면 진단을 내릴 수 있다[1]. 대부분 양성 경과를 보이기 때문에 병리 소견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적었으며 국내에서는 질환의 확인도 거의 없었다.
TIPIC증후군의 양성 경과를 고려할 때 본 증례와 같은 영상 검사가 초기 진단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영상 검사에서 경동맥의 협착, 염증과 주변 조직의 광범위한 침윤이 확인되기 때문에 루프스, 자가면역갑상샘염(autoimmune thyroiditis) 등의 자가면역질환, 경동맥박리, 혈관염, 외상, 국소 감염에 대한 감별이 필요하다[3-5].
TIPIC증후군은 신경영상에서 경동맥 내부 및 주변 조직의 침범이 확인된다. 경동맥 혈관 중간막과 외막의 침범이 흔하며[6,7] MR-VWI가 해상도가 높아 내막과 중간막을 구분하는 데 도움이 된다. 경동맥 주변의 지방조직이 연조직으로 대체되며 관찰되는 혈관주변침윤(perivascular infiltration)은 computed tomography, magnetic resonance imaging (MRI), 초음파 모두에서 관찰 가능하다. 염증 반응의 활동성 및 범위에 대해서는 조영증강 MRI 또는 초음파 검사가 도움이 될 수 있다[4,5].
TIPIC증후군은 경부에 발생하는 매우 드문 질환이지만 임상적 예후는 대부분 양호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뇌의 혈류를 공급하는 경동맥 부위에 발생하는 급성, 미만성 염증 반응인 점을 고려할 때 신속하고 정확한 검사를 통해 위험한 질환에 대해 감별이 반드시 필요하다. 본 증례에서는 TIPIC증후군의 전형적인 임상 경과를 보이는 환자에서 관찰되는 다양한 신경영상 검사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TIPIC증후군에서 이러한 영상 검사는 초기 진단 및 경과의 추적 관찰에 도움이 되는 유용한 검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