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측 상하지의 가역근긴장이상증을 보인 만성 원발부갑상샘저하증에 의한 파르증후군
Reversible Unilateral Limb Dystonia in a Patient with Fahr’s Syndrome due to Chronic Primary Hypoparathyroidism
Article information
부갑상샘저하증은 주로 칼슘대사에 관여하는 부갑상샘호르몬의 기능 저하에 따른 저칼슘혈증과 이로 인한 다양한 신경계 증상을 나타낼 수 있는 내분비계 질환이다. 또한 파르증후군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 질환(상태)의 하나로 뇌내 석회화와 함께 이상운동증, 소뇌실조증, 정신병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1,2]. 저자들은 만성 원발부 갑상샘저하증에 의한 파르증후군 환자에서 저칼슘혈증 치료 중단 후 발생한 편측가역근긴장이상증 환자를 경험하여 이를 문헌 고찰과 함께 보고한다.
증 례
58세 남자 환자가 2주 전부터 발생한 보행장애와 우측 상하지 불편감으로 외래에 왔다. 환자는 약 20년 전부터 만성 원발부갑상샘저하증을 진단받고 칼슘 제제를 복용하고 있었으며 경미하지만 만성적인 구음장애 및 인지 저하 증상이 있었다. 그러나 증상의 호전이 없어 최근 1개월 전부터 약물 복용을 임의로 중단한 상태였다. 그외 특이 병력 및 가족력, 수술력은 없었다. 환자의 생체징후는 정상 범위였으며 전신 상태도 양호하였다. 신경계진찰에서 의식은 명료하였으나 질문에 대한 반응 속도가다소 느리고 경증 구음장애가 있었다. 지남력, 계산력, 기억력을 포함한 고위피질기능과 뇌신경계, 운동 및 감각신경계 기능은 정상이었다. 손가락코 검사와 발꿈치정강이 검사 그리고 상반운동반복에서 경미한 운동실조증을 보였으며 안구의 원활추종운동이상이 보였다. 자세 및 보행 검사에서 양발을 모으고 선 자세에서 다소 흔들림이 있었으나 Romberg 검사는 정상이었다. 평지 보행 시 경미한 실조 보행과 함께 우측 상하지의 이상 자세가 의심되었으며 일자 보행과 뒤로 걷기 검사에서 우측 상지의 견관절 신전 및 내회전, 주관절 굴곡 형태의 일정한 불수의운동이 뚜렷하게 보였다(Supplementary Video). 상기 이상운동증은 안정 시는 물론 글쓰기와 수저질과 같은 다른 동작을 할 때에는 관찰되지 않았으며 통증도 동반되지 않았다. 혈액 검사에서는 혈청 칼슘 감소(6.3 mg/dL; 정상 범위, 8.8-10.6), 인 증가(6.1 mg/dL; 정상 범위, 2.5-4.5), 부갑상샘호르몬 감소(3.50 pg/mL; 정상 범위, 15-65)를 확인하였으며 혈청사구체여과율(glomerular filtration rate)은 100 mL/min/1.73 m2 (정상 평균값, 93)였다. 흐보스테크징후(Chvostek’s sign), 트로소징후(Trousseau’s sign)는 없었다. 심전도에서 QTc 간격이 467 ms (정상 범위, 350-450)로 연장되었고 흉부X선 검사는 정상이었다.
저자들은 환자의 보행장애의 원인으로 경미한 소뇌실조증과 함께 보행 동작에서 우측 상하지의 작업특이근긴장이상증(task-specific dystonia)이 관여한 것으로 추정하였고 편측 근긴장이상증의 기질적 원인 감별을 위해 뇌영상 검사를 하였다. 뇌컴퓨터단층촬영에서 양측 소뇌, 기저핵, 백색질을 포함하여 광범위한 뇌내 석회화가 대칭적으로 보였고(Fig.) 뇌자기공명영상 검사에서도 동일한 소견이 관찰되었으나(Supplementary Fig.) 6년 전 뇌영상과 비교하여 석회화 정도와 분포의 뚜렷한 차이는 없었다. 뇌 fluorodeoxyglucose (FDG) 양전자단층촬영에서는 양측 소뇌, 시상, 기저핵의 대사 저하 소견이 보였다(Fig.). 저자들은 환자의 신경계진찰, 혈액 검사, 뇌영상 검사를 바탕으로 대사적 원인에 의한 근긴장이상증으로 생각하였고 동반된 대사 이상을 교정하기 위해 삼탄산칼슘(CaCO3)과 칼시트리올을 투여하였다. 치료 5일째 환자의 혈청칼슘 및 인 수치가 각각 7.4 mg/dL, 6.7 mg/dL로 부분적으로 호전되었고 추적을 위해 재시행한 보행 검사에서 우측 상하지의 자세 이상이 뚜렷하게 호전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Supplementary Video). 그러나 기존의 소뇌기능이상증 및 구음장애, 인지 저하 증상은 치료 전과 비교하여 큰 차이는 없었다.
고 찰
본 증례는 광범위한 뇌내 석회화를 동반한 만성 원발부갑상샘저하증 환자에서 갑작스러운 칼슘 복용 중단 후 발생한 저칼슘혈증의 악화로 인해 편측가역근긴장이상증이 나타난 사례이다. 일반적으로 부갑상샘저하증에서 발생하는 신경계 증상은 주로 급성 저칼슘혈증에 의한 신경근육과민성 증가로 발생하며 피로감, 감각 이상, 테타니, 심한 경우 의식 저하, 경련 등을 포함하고 대부분 저칼슘혈증의 교정을 통해 빠르게 회복될 수 있다. 한편 만성 부갑상샘저하증에서는 부갑상샘호르몬의 저하와 함께 대사 이상이 보다 오래 지속되면서 다양한 장기의 이상 소견이 나타날 수 있고 특히 뇌내 석회화가 자주 보고된다[1,2]. 최근 장기간 추적 관찰한 코호트 연구에 의하면 만성 원발부갑상샘저하증에서의 뇌내 석회화 유병률은 대략 25% 정도로 추정되며 이는 일반 인구 집단 유병률(10% 미만)보다 훨씬 높은 수치이다[3]. 이때 본 증례처럼 양측 기저핵, 소뇌, 치상핵, 백색질을 포함하는 광범위한 뇌내 석회화와 함께 이상운동증, 소뇌 증상, 정신병 및 인지 저하 등의 다양한 신경 정신 증상이 발생하는 경우 파르증후군이라 부르며 만성 부갑상샘저하증과 같은 선행하는 이차성 원인에 의한다는 점에서 특발성 파르병과는 구별된다[2]. 본 증례와 같이 만성 원발부갑상샘저하증에 의한 파르증후군에서 발생하는 무도느린비틀림 운동, 파킨슨증, 근긴장이상증, 소뇌실조증 등의 다양한 이상 운동증에 광범위한 뇌내 석회화가 관여할 것으로 생각되지만 정확한 기전은 여전히 불명확하다. 일부 연구자들은 뇌내 석회화가 주변 신경세포의 퇴행(neuronal degeneration)을 유발할 수 있고 기저핵이나 소뇌 운동회로와 연관된 부위의 구조적 손상을 발병 원인으로 추정하였다[2,4]. 그러나 저자들의 문헌고찰에 따르면 뇌내 석회화 병변의 위치가 이상운동증과 항상 기능해부학적으로 일치하지 않고 뇌내 석회화를 동반하지 않는 부갑상샘저하증에서 이상운동증이 보고된 사례도 존재하며 뇌내 석회화 병변의 유의한 변화가 없음에도 대사 교정만으로 이상운동증이 호전된 사례 또한 드물게 보고되었다[4-6]. 본 증례의 뇌영상 검사에서도 증상 발생 이전 시행된 뇌영상 검사와 뇌내 석회화 병변의 차이가 없었고 뇌FDG양전자방출단층촬영에서 근긴장이상증과 관련된 소뇌, 시상, 기저핵에서 대사 저하 소견을 확인하였다[7]. 따라서 본 증례에서는 광범위한 뇌 내 석회화와 함께 만성 부갑상샘 저하 상태(파르증후군)에 의한 구음장애, 소뇌실조증, 인지 저하 증상이 있던 상태에서 약물 치료 중단 후 저칼슘혈증, 고인산혈증 등의 급성 대사 이상이 운동회로의 가역적인 기능적 이상을 초래하였을 것으로 추정하였다.
결론적으로 본 증례처럼 대사적 원인으로 인해 드물지만 치료 가능한 편측가역근긴장이상증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편측근긴장이상증의 감별 진단에 영상 검사뿐만 아니라 부갑상샘호르몬 검사를 포함한 대사 이상 여부에 대한 평가도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