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추체정맥동 채혈 검사 후 다발적 혈전 현상을 동반한 쿠싱병
Cushing’s Disease Complicated with Multiple Thrombotic Phenomena Following Inferior Petrosal Sinus Sampl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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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 Abstract
Cushing’s syndrome is an endocrinologic disorder that occurs due to an excessive secretion of adrenal cortex-stimulating hormones or an overproduction of cortisol in the adrenal glands. Patients present with a variety of clinical symptoms such as obesity, hypertension, impaired glucose tolerance, and cardiovascular complications have been known for major contributors to the mortality. The inferior petrosal sinus sampling (IPSS) test is a useful diagnostic tool for identifying the source of Cushing’s disease. This procedure involves process of collecting samples through venous access and is generally considered safe. Here, we present 44-year-old patient diagnosed with Cushing’s disease presenting pulmonary thromboembolism and multiple embolic infarctions following IPSS.
쿠싱증후군은 부신피질자극호르몬의 과도한 분비 혹은 부신에서 코티솔이 과다하게 생성되면서 다계통 합병증이 생기는 내분비 계통의 질환이며 이 중 부신피질자극호르몬의 과분비로 인한 쿠싱병이 가장 흔하다[1]. 환자들은 다양한 임상 증상(비만, 고혈압, 포도당불내성 및 월경 불규칙 등)을 보일 수 있는데 뇌졸중 및 정맥혈전색전증 등을 포함한 심혈관계 합병증은 쿠싱병과 관련된 사망률의 주요 원인이다[2]. 하추체정맥동 채혈 검사는 쿠싱병의 원인을 진단하는 데 매우 유용한 검사이고 비교적 안전하다고 알려져 있다[3]. 하지만 하추체정맥동채혈 검사 시행 후 중추성 원인의 쿠싱병으로 진단된 환자에서 다발성 혈전이 동반된 증례가 있어 이를 보고하고자 한다.
증 례
44세 여성이 전신대발작경련으로 응급실에 왔다. 과거 병력으로 고혈압, 당뇨를 진단받아 약물 복용 중이었다. 응급실에서 측정한 생체징후는 혈압 105/82 mmHg, 맥박수 97회/분, 호흡수 23회/분, 체온 36.9℃였다. 확산강조영상에서 급성 뇌경색이나 출혈 소견 등 증상성 경련을 유발할 만한 병변은 확인되지 않았고 혈액 검사에서 고혈당(506 mg/dL; 당화혈색소 14.6%) 및 고삼투질농도(395 mOsm/kg; 기준, 285-310)가 확인되어 고혈당고삼투압증후군으로 인한 경련발작으로 진단하였다. 당시 시행한 호르몬 검사에서 오전 8시 코티솔 수치가 98.45 μg/dL (정상, 10-20)로 상승되어 있어 선별 검사로 24시간 소변 유리 코티솔 검사와 하룻밤 덱사메타손 억제 검사를 시행하였으며 각각 859.3 μg/dL (정상, 50), 72 nmol/L (정상, 50)로 확인되었다. 쿠싱증후군이 의심되어 시행한 안장(sella) 자기공명영상에서 뇌하수체 종양은 없었으며 복부전산화단층촬영에서 복부동정맥루 등의 이상 소견은 없었다. 입원 14일차 추가적으로 하추체정맥동 채혈 검사를 하였다. 검사는 헤파린 2,000 unit을 정맥 내 주사하고 5F sheath catheter를 통해 대퇴정맥천자를 한 뒤 4F H1, 4F Sim2 catheter를 통해 조영제를 투여하여 양측 하추체정맥동에서 검체를 채취하였으며 말초혈액에서 측정한 부신피질자극호르몬의 비율이 2 이상인 것을 통해 최종적으로 중추성 쿠싱병으로 진단하였다.
이후 안정적으로 경과 관찰하던 중 시술 20시간 경과 후 신경계진찰에서 기면 상태, 좌측 중추얼굴마비, 말 어눌함, 좌측 상하지 근력 저하 및 좌측 반신의 통증 및 촉각 감각 저하를 보였고 National Institute of Health (NIH) 뇌졸중 척도 11점으로 확인되었다. 확산강조영상을 시행하였고 우측 관자엽과 양측 두정-후두엽, 양측 소뇌와 좌측 다리뇌의 다발성 고신호강도의 병변이 있는 것이 확인되었으나 머리혈관의 협착 소견은 확인되지 않았다(Fig.). 시술 전 혈액응고 검사에서 프로트롬빈시간 12.0, 국제정상화비율 1.06, 활성화부분트롬보플라스틴시간 28.8초, d-이합체 448 ng/mL로 이상은 없었으나 시술 후 확인한 검사에서는 프로트롬빈시간 10.8, 국제정상화비율 0.95, 활성화부분트롬보플라스틴시간 22초(정상, 25-40초)로 감소되어 있었으며 d-이합체는 1,541 ng/mL (정상, 0-500)로 상승되어 있었다. 다발성 병변에 대한 원인을 평가하기 위해 시행한 24시간 홀터 검사에서 심방세동은 발견되지 않았고 흉부경유심초음파상 심박출률은 77%였으며 판막질환은 관찰되지 않았다. 열린타원구멍 여부를 확인하기 위하여 식도경유심초음파를 계획하였으나 환자의 협조를 구하지 못해 확진은 어려웠다. 하지만 타원구멍버블 검사에서 미세 색전신호가 확인되지 않아 열린타원구멍이 동반되었을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하였다. 자가면역항체 검사에서 모든 항체가 음성으로 나온 것을 확인하였다. 또한 흉부컴퓨터단층촬영에서 폐색전증 소견 외 폐동정맥기형은 확인되지 않았다. 다발성 뇌경색 및 폐색전증에 대해 에픽사반(apixban) 5 mg bid 복용을 시작하였으며 쿠싱병에 대해 내과 치료하며 경과 관찰 중이다.
고 찰
본 증례는 44세 여성이 고혈당으로 인한 의식 수준 변화를 보였고 호르몬 수치를 토대로 쿠싱병을 의심하여 하추체정맥동 채혈 검사를 시행한 결과 중추성 쿠싱병으로 확진되었으나 검사 후 급성 다발성 뇌경색 및 폐색전증을 소견을 보인 증례이다.
중추성 쿠싱병 환자는 일반인보다 혈전의 위험성이 높다고 알려져 있으며 심부정맥혈전증이나 폐색전증을 포함한 정맥혈전색전증, 뇌경색, 심근경색을 동반하는 경우가 다수 보고된 바 있다[2,4]. 이에 대해서는 몇 가지 가설이 제기되었다. 첫 번째는 코티솔이 증가하며 혈액응고인자 생성이 활성화되고 그로 인해 과응고 상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코티솔은 혈소판인자 VII와 본빌레브란드인자의 양을 증가시키고 본빌레브란트 인자의 다합체적 구조에도 영향을 끼쳐 비정상적으로 큰 고분자량 다합체의 과발현을 일으켜 혈소판 집합을 유도한다고 알려져 있다[4]. 또한 혈액 응고의 내인성 경로가 활성화되어 쿠싱병 환자에게서는 활성화부분트롬보플라스틴시간이 감소되어 있는 경우가 흔한데[5] 본 증례의 환자에서도 역시 감소된 활성화부분트롬보플라스틴 수치를 보였다. 다른 가설은 코티솔 과다로 인한 섬유용해장애 때문에 응고 기전의 균형이 깨진다는 것이다[4,5]. 코티솔의 증가는 섬유소 용해 단계에서 플라스미노겐활성억제인자, 트롬빈활성화피브린분해억제체항체, 항플라스민알파2의 과다 생성과 조직인자경로억제제의 감소에 영향을 끼쳐 응고 용해 시간이 증가하는 데 기여한다고 알려져 있다[4,5].
본 증례의 환자는 하추체정맥동 채혈 검사 후 다발성 뇌경색 병변을 보였다. 과거 하추체정맥동 채혈 검사 시행 후 뇌간 손상이 생긴 경우가 있었으나[6] 명확한 기전은 설명된 바 없고 아직까지 다발성 뇌경색 병변이 동반된 사례는 없다. 일반적인 하추체정맥동 채혈 검사는 대퇴정맥으로 접근하여 하추체정맥동에서 혈액을 채취하는 시술이기 때문에 시술 기구 자체의 혈관 손상으로 동맥의 다발적 혈전이 발생할 가능성은 적다. 또한 본 증례의 환자의 경우 경식도심초음파를 시행하지 못하여 열린타원구멍에 대한 확진은 어려웠으나 타원구멍버블 검사 결과 미세색전신호가 확인되지 않아 우좌단락을 통한 다발성 뇌경색 병변이 발생했을 가능성도 낮다. 하지만 과거 중심 정맥관 삽입 후 혈전 형성 시간이 감소되고 피브린 가교가 가속화되었다는 보고가 있다[7]. 따라서 본 증례의 환자는 쿠싱병으로 과응고 경향성이 있던 상태에서 하추체정맥동 채혈 검사 후 전신적으로 응고 활성 상태가 증가하여 다발적인 뇌경색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뇌경색과 더불어 폐색전증이 동반된 것과 다발성 뇌경색 병변 모양이 과응고 상태에 있는 환자의 다발성 뇌경색 병변과 비슷한 형태를 보였다는 점에서 증가된 응고 활성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8].
쿠싱병 환자의 경우 혈전증 발생 확률이 증가하며 특히 수술 직후 혈전색전 위험성이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으나 아직까지 항혈전제를 예방적으로 사용하는 것에 대한 지침은 없다[9]. 하지만 과거 쿠싱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항응고제의 예방적 사용이 혈전색전증으로 인한 사망률을 유의미하게 감소시켰다[9]. 따라서 쿠싱병의 원소 파악을 위한 하추체정맥동 채혈 검사는 혈전 관련한 합병증의 득실을 따져 시술 전후 항응고 치료를 고려해 볼 수 있겠다. 결론적으로 과거 쿠싱병 환자에서 수술 직후 다발성 혈전 합병증이 발생했던 증례는 있으나[10] 아직까지 쿠싱병 환자에서 하추체정맥동 채혈 검사 후 다발성 혈전 현상이 발생한 사례는 보고된 바 없어 본 환자의 증례를 보고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