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측무릎핵경색 환자에서 암점 형태로 발생한 양안 중심시야 결손
Homonymous Central Scotomatous Visual Field Defect in a Patient with Lateral Geniculate Nucleus Infar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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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 Abstract
Incongruous visual field defects, such as sectoranopia, can result from lateral geniculate nucleus infarction. We present a rare case of right lateral geniculate nucleus infarction that manifests as a left inferior homonymous paracentral scotoma. According to the retinotopic organization of the visual tract, central vision from the macula is delivered to the occipital pole via the posterior portion of the lateral geniculate nucleus. Consequently, not only can occipital pole infarction lead to central visual loss, but partial lateral geniculate nucleus infarction can also produce similar manifestations of central visual loss.
시야 결손은 망막에서 시작하여 외측무릎핵(lateral geniculate nucleus)을 거쳐 시각피질에 이르는 시각경로가 침범된 위치에 따라 단안 암점을 비롯하여 양안 동측반맹, 사분맹, 중심암점 등의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과거 연구 결과에 의하면 뇌경색 환자의 8-25%에서 시야 결손이 확인되며 그중 가장 흔한 형태는 동측반맹(54%)으로 주로 후두엽경색에서 확인되나 드물게 중심암점(5%)의 시야 결손이 일부 후두엽 뒤쪽 끝부분 경색에서 보고된 적이 있다[1,2]. 외측무릎핵경색은 빈도가 드문 편이며 불일치 동측반맹 이외에도 쐐기 모양 부채꼴시야 결손(wedge-shaped horizontal sectoranopia), 수평경선 주위를 제외한 위아래의 부채꼴시야 결손(quadruple sectoranopia) 등 다양한 형태의 시야 결손이 보고되었으나[3,4] 주변시야 침범 없이 중심시야 결손이 발생한 증례는 극히 드물다. 이에 저자들은 일측 외측무릎핵경색 환자에서 양안 좌하부의 암점 형태로 발생한 중심시야 결손 사례를 보고하고자 한다.
증 례
58세 여자 환자가 급성으로 발생한 시야 결손으로 내원하였다. 환자는 내원 4일 전 좌측 시야가 약 5분가량 완전히 어두워진 적이 있으며 이후로는 다소 흐려 보이는 증상이 지속된다고 하였다. 내원 시 환자는 좌측 시야 중앙에 있는 사물의 색깔이 다소 흐려 보인다고 호소하였으나 대면 검사(confrontation test)에서 시야 결손은 확인되지 않았고 시력, 동공반사 및 상대들신경동공 결손(relative afferent pupillary defect)을 포함한 신경계진찰에서 이상 소견은 확인되지 않았다. 정밀 검사를 위해 시행한 골드만 시야 검사(Goldmann visual field perimetry)에서 주변시야 결손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양안 좌하부의 암점 형태로 발생한 중심시야 결손이 확인되었다(Fig. 1). 과거력에서 고혈압을 진단받고 투약 중이었으며 내원 당시 활력징후는 정상이었고 심전도는 정상동 리듬이었다. 혈액 검사에서 총 콜레스테롤 222 mg/dL, 저밀도콜레스테롤 170 mg/dL, 중성지방 113 mg/dL, 혈당 112 mg/dL, 당화혈색소 5.8%였다. 뇌자기공명영상의 확산강조영상에서 우측 외측무릎핵 및 해마곁이랑(parahippocampal gyrus)에 급성 뇌경색을 시사하는 고신호강도 병변이 확인되었고(Fig. 2-A, B) 뇌자기공명혈관조영에서 우측 내경동맥 원위부 및 후대뇌동맥의 혈관 협착 소견은 보이지 않았다(Fig. 2-C, D). 흉벽경유심초음파 및 24시간 심전도 검사에서 이상 소견은 확인되지 않아 아스피린(100 mg/day)과 아토바스타틴(20 mg/day)을 투약하였다.
고 찰
본 증례는 환자가 시야 결손을 주 호소로 내원하여 대면 검사에서 뚜렷한 시야 결손이 확인되지 않았으나 골드만 시야 검사에서 양안 좌하부 중심시야 결손이 확인되었고 뇌영상 검사에서 우측 외측무릎핵경색이 확인된 증례이다.
양안의 중심시야 결손은 허혈뇌졸중 후 드물게 발생하는 시야 결손의 형태이며 시신경교차(optic chiasm)에서 시각부챗살(optic radiation), 시각피질(visual cortex)까지의 병변에서 발생할 수 있다[1]. 이전 보고에 따르면 후두엽 및 외측무릎핵 경색 환자의 일부에서 중심시야 결손이 보고된 바 있으나 이번 증례와 같이 주변시야를 침범하지 않은 중심시야 결손은 극히 드물다[2,3]. 망막에 맺힌 시각 정보는 황반을 기준으로 중심시야와 주변시야로 나누어지는데, 중심시야의 경로는 황반에서 기원한 신경세포가 외측무릎핵의 후면부(posterior portion)에서 시냅스를 이룬 뒤 시각부챗살의 중심다발(central bundle)을 따라 후두극(occipital pole)에 이르게 된다[1].
외측무릎핵은 교차뒤구역 시각경로(retrochiasmatic visual pathway)의 앞쪽 3분의 1 지점에 위치하고 있으며 시상(thalamus)의 후측방지역(posterolateral region)에 위치한다. 시각로(optic tract)의 망막위상배열은 외측무릎핵에 들어가면서 90도 안쪽으로 회전하여 중심시야는 등쪽뿔(dorsal horn)에서 재현되고 주변시야에 상응하는 위쪽 망막신경섬유는 안쪽뿔(medial horn)에, 아래쪽 망막신경섬유는 가쪽뿔(lateral horn)에 있게 된다[4]. 이전 보고에 따르면 등쪽 뿔은 외측무릎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중심시야의 아래쪽 시야는 등쪽뿔의 안쪽(medial aspect)에서 재현되고 위쪽 시야는 등쪽뿔의 가쪽(lateral aspect)에서 재현된다(Fig. 3) [5]. 외측무릎핵은 6개의 층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반대쪽 눈으로부터 나온 시신경 축삭(axon)은 교차하여 1, 4, 6번 층으로 들어가고 교차하지 않은 같은 쪽 시신경 축삭은 2, 3, 5번 층으로 들어간다. 각각의 층은 오직 한쪽 눈에서만 입력을 받는데 각 층의 손상 정도에 따라 양안에 불일치 시야 결손이 발생할 수 있다[1]. 또한 4개의 등쪽 parvocellular 층과 2개의 배쪽 magnocellular 층으로도 나뉘어지는데, 이 중 P층은 작은 세포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색깔과 세밀한 시각 정보를 처리한다[1]. 환자는 색깔이 다소 흐려 보인다고 호소하였으며 P층의 손상이 이와 연관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본 증례의 경우 확산강조영상에서 우측 시상의 후측방 부위인 외측무릎핵의 뇌경색이 확인되었으므로 외측무릎핵 등쪽뿔의 안쪽 손상으로 인해 발생한 양안 하방의 중심시야 결손을 고려할 수 있었다.
외측무릎핵은 앞맥락동맥(anterior choroidal artery)과 후맥락동맥(posterior choroidal artery)으로부터 이중으로 혈액을 공급받고 있다. 내경동맥에서 기시한 앞맥락동맥은 안쪽뿔 및 가쪽뿔의 혈액 공급을 담당하면서 수평경선 주위를 제외한 위아래의 부채꼴시야 결손과 연관이 있다고 알려져 있고 후대뇌동맥에서 기시한 후맥락동맥은 외쪽무릎핵 등쪽뿔의 혈액 공급을 담당하면서 수평경선을 포함하는 쐐기 모양 수평부채꼴시야 결손과 연관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6,7]. 후맥락 동맥은 외측무릎핵, 시상배게(pulvinar), 시상 후면(posterior thalamus), 해마곁이랑 등에 혈액을 공급하는데[7], 본 증례에서 외측무릎핵 및 해마곁이랑에 병변이 확인되어 후맥락 동맥 폐색에 의한 경색으로 고려하였다. 따라서 본 증례에서는 외측무릎핵 등쪽뿔의 아래쪽 시야를 담당하는 부위에 혈액을 공급해 주는 후맥락동맥의 작은 분지 폐색으로 인해 유발된 시신경 다발에 국한된 작은 병변이 동측 중심시야 결손을 일으킨 것으로 추정하였다.
대면 검사 방법으로 흔히 사용되는 사분면 손가락세기 검사(quadrant finger-counting test)는 별도의 도구가 필요하지 않아 접근성이 좋으나 민감도는 낮은 검사(35%)이며 주변시야 결손의 정도를 빠르게 평가하는 데 적합하나 중심시야 결손의 유무를 판별하기에는 불충분하다[8,9]. 이러한 검사의 한계점을 고려할 때 기존의 대면 검사에서 주변시야 결손이 확인되지 않더라도 붉은색 비교 검사(red color comparison) 혹은 붉은 핀 검사(5 mm red pin test) 등의 보다 정밀한 신경계진찰을 시행하거나 본 증례와 같이 정량적인 시야 검사를 병행하여 중심시야 결손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흔히 골드만 시야 검사는 중심시야 30도 이상의 주변시야 결손을 평가하는 데 적합하다고 알려져 있으나 협조가 잘 되지 않아 시고정을 유지하는 데 있어 검사자와 상호 교류가 중요한 경우에는 험프리 시야 검사(Humphrey perimetry)보다 중심시야 결손에 대한 민감도가 높을 수 있어 상황에 따른 적절한 검사 방법의 선택이 필요하겠다[10].
외측무릎핵경색에서 후맥락동맥 영역의 시야 결손은 쐐기 모양 수평부채꼴시야 결손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본 증례에서는 외측무릎핵 등쪽뿔의 안쪽 손상으로 인해 기존 보고와는 달리 양안 좌하부 중심시야 결손이 확인되었다. 주변시야 결손이 없는 중심시야 결손은 정밀 검진 없이는 놓치게 될 위험이 있어 기존 신경계진찰의 한계점을 인지하는 것이 진단에 중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병력에서 급성으로 발생한 양안의 동측 시야 결손을 호소하는 경우 정량적 시야 검사 및 뇌영상 검사를 시행하여 뇌경색을 감별해야 하며 기존에 알려진 새발톱고랑(calcarine sulcus) 주변부 이외의 외측무릎핵경색 또한 감별 진단하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