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계 중환자의 의식 평가 방법
Approaches to Consciousness Assessment in Neurocritically Ill Pati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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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 Abstract
The majority of neurocritically ill patients have disorders of consciousness. Both level and content of consciousness should be assessed repeatedly throughout the course of patient care. In this review, we describe the definition and diagnostic criteria for disorders of consciousness, and the neurological examination and standardized neurobehavioral assessment tools as methods of assessing consciousness. Next, we will discuss neurophysiological and neuroimaging tests as tools for assessing consciousness: automated quantitative pupillometry, electroencephalogram, evoked potentials, brain imaging, functional near-infrared spectroscopy, and biomarkers. We discuss the clinical utility of each assessment tool and the importance of a multimodal approach in the diagnosis, treatment, and prognostication of disorders of consciousness.
서 론
신경계 중환자는 뇌졸중, 외상 뇌손상, 감염, 대사장애, 약물의 영향 등으로 다양한 수준의 의식장애를 동반한다. 의식 장애의 정도를 정확히 진단하고 평가하는 것에서부터 진료가 시작된다. 의식장애의 평가는 단순히 환자의 의식 수준이 유지되는지 여부를 넘어서 인지적, 감각적 그리고 운동적 반응, 즉 의식 내용을 포괄적으로 평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의식 수준과 내용을 정확히 파악해야만 의식장애의 원인 파악, 치료 전략 수립, 치료에 대한 반응 평가 등 진료의 각 단계에 대한 계획을 정확히 세울 수 있다. 또한 의식은 진료의 전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평가되어야 한다.
본 종설에서는 먼저 의식장애(disorders of consciousness)의 정의와 진단 기준에 대해 기술하고자 한다. 다음으로 의식 평가 방법으로써의 신경계진찰 및 표준화된 신경행동 평가 도구에 대해 기술한다. 후반부에서는 의식 평가 도구로써의 뇌신경계 검사인 자동 동공측정계, 뇌파, 유발전위, 뇌영상, 기능적 근적외선분광기(functional near-infrared spectroscopy, fNIRS), 생물표지자에 대해 기술하고자 한다.
본 문
1. 의식장애의 분류
1) 의식 수준과 의식 내용
의식장애는 의식 수준의 장애와 의식 내용의 장애로 크게 분류할 수 있다(Fig.). 의식의 수준은 각성 상태(arousal)로 외부 자극에 대한 반응의 정도에 따라 혼수(coma), 혼미(stupor), 기면(drowsy), 각성(alert)으로 크게 분류한다. 의식 내용은 외부 자극에 대한 인식이며 이는 자기 자신에 대한 인식, 지남력뿐만 아니라 운동, 감각, 감정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포함한다. 의식 내용이 존재하려면 의식 수준이 일정 수준 이상 유지되어야 한다. 한편 의식 수준은 유지되지만 의식 내용은 유지되지 않는 여러 상태들이 있다. 신체질환이 있는 환자가 갑자기 혼동, 지남력장애, 주의력 결핍 등 의식 내용의 변화를 보이는 경우 급성 뇌병증(acute encephalopathy)이라고 통칭하며 섬망이 대표적인 급성 뇌병증이다[1].
2) 주요 의식장애
미국신경과학회(American Academy of Neurology, AAN)와 유럽신경과학회(European Academy of Neurology) 가이드라인에서는 주요 의식 장애를 혼수(coma), 식물 상태(vegetative state, VS) 또는 무반응 각성 상태(unresponsive wakefulness syndrome, UWS), 최소 의식 상태(minimally conscious state, MCS), 최소 의식 상태에서 벗어남(emergence from MCS, eMCS)으로 분류하고 있다[2,3].
혼수는 어떠한 명령 수행(following command)도 가능하지 않고 의미 있는 발화나 동작, 수의적인 움직임, 눈맞춤 등이 없는 의식장애의 가장 극단적인 형태이다. 한편 혼수로 진단하기 위해서는 진정제 또는 신경근차단제 등이 배제된 상태여야 한다. 또 의식 수준과 내용이 유지되지만 마비로 인해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인 감금증후군(locked-in syndrome), 의식 수준이 정상적이고 마비도 없으나 동기가 결여된 상태인 의지상실증(abulia), 무운동무언증(akinetic mutism) 등과의 감별이 반드시 필요하다.
VS/UWS는 수면 각성 주기가 유지되고 시상하부 및 뇌줄기의 자율신경기능, 대소변기능이 유지되어 있고 일부 뇌신경반사 및 척수반사가 보존되어 있으나 자신 또는 환경에 대한 인식이 결여되어 있고 자극에 대한 의미 있는 자발적 움직임과 언어기능이 없는 상태이다. 비외상 뇌손상 환자에서 3개월 이상, 외상 뇌손상 환자에서 12개월 이상 VS/UWS가 지속될 경우 만성 식물 상태(chronic VS)로 분류한다[3].
MCS는 자신이나 환경에 대한 인식이 최소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명확하고 지속적인 인식 징후가 확인되는 상태이다. 단순한 명령 수행 가능(following simple commands), 정답 여부에 상관없이 몸짓이나 구두로 예/아니오 응답 가능(gestural or verbal yes/no responses regardless of accuracy), 이해할 수 있는 말을 함(intelligible verbalization), 의도적인 행동을 보임(purposeful behavior) 중 한 가지 이상이 확인될 때 진단할 수 있다[4]. MCS는 언어를 이해하거나 표현할 수 있는 MCS+와 비언어적 의식 징후만 확인되는 MCS로 구분할 수 있다[5]. MCS-의 만성 기준은 VS와 동일하게 비 외상 뇌손상 3개월, 외상 뇌손상 12개월이며 MCS+의 만성 기준은 비외상 뇌손상 9개월, 외상 뇌손상 18개월 이상이다. MCS 환자가 믿을 수 있는 반응을 일관성 있게 보이는 경우 eMCS로 진단할 수 있다[4]. eMCS로 진단하기 위해서는 연속된 두 번의 평가에서 6개의 상황 지남력 질문에 모두 정확한 예/아니오 대답을 하고(기능적인 의사소통) 두 가지 다른 도구(빗, 컵, 펜 등)의 기능적인 사용이 확인되어야 한다.
인지운동해리(cognitive motor dissociation, CMD)는 일반적인 신경계진찰로 의식 징후를 발견하지 못하는 혼수 또는 VS/UWS거나 비언어적 의식 징후만 확인이 가능한 MCS더라도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unctional magnetic resonance imaging, fMRI) 또는 뇌파 검사 등을 하면서 과제를 주면 명령 수행에 부합하는 소견이 확인되는 상태를 말한다[6]. 아급성 또는 만성 의식장애 환자의 15-20%에서 CMD가 확인될 수 있다[7].
2. 중환자실에서의 의식 평가
1) 병력 청취와 신경계진찰, 표준화된 신경행동 평가
최초로 환자를 평가할 때 발생 시점, 진행 경과, 과거력, 투약력을 포함한 상세한 병력을 청취하는 것은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과정이며 이후 신경계진찰을 시행한다. 글래스고 혼수 척도(Glasgow coma scale, GCS)가 의식 상태 평가에 여전히 가장 널리 쓰이는 간편한 도구이며[8] 최근에는 full outline of unresponsiveness (FOUR) score도 유용하게 사용된다[9]. FOUR score는 눈 반응, 운동 반응, 뇌줄기반사, 호흡의 네 가지 카테고리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항목은 0-4점(총 16점)으로 구성된다. FOUR score는 GCS와 비교하여 뇌줄기반사와 호흡 양상을 추가로 판단할 수 있고 기관 삽관이 되어 있는 환자들도 평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들은 간편한 것에 비해 VS/UWS와 MCS를 구분할 수 있을 정도로 구체적인 도구는 아니다. 의식장애를 분류별로 진단하기 위한 표준화된 신경행동 평가(neurobehavioral assessment) 도구들이 개발되어 있다(Table).
Coma recovery scale-revised (CRS-R)는 의식장애 분류에 있어 가장 잘 검증된 평가 도구 중 하나로 높은 정확도로 MCS를 진단할 수 있다[10]. CRS-R은 청각(auditory), 시각(visual), 운동(motor), 입운동/언어(oromotor/verbal), 의사소통(communication), 각성(arousal)의 6개 subscale로 이루어져 있다[11]. 청각기능은 사물의 이름을 불러주면서 쳐다보거나 잡으라고 하는 명령(사물 관련 명령)에 대한 반응, 사물과 관련되지 않은 구두 명령에 대한 반응, 소리가 나는 쪽으로 머리나 눈의 움직임, 큰 소리에 놀라는 반응을 확인하고 0-4점으로 평가한다. 시각기능은 청각기능과 동일한 명령에 대한 반응, 물체를 보여주며 팔다리로 건드리라는 명령에 대한 반응, 손거울과 손전등을 여러 각도로 보여줄 때 따라 보는 반응, 시각적 위협에 놀라는 반응을 확인하고 0-5점으로 평가한다. 운동기능은 2개의 일상적인 물체(빗, 컵 등)를 사용하라는 지시에 대한 기능적인 사용, 코를 긁거나 침상 난간을 잡는 등의 자동적 운동 반응, 검사자가 손을 흔드는 등의 익숙한 동작을 보여주며 그대로 시행하는지 유무, 공을 손등 위로 굴렸을 때 이를 잘 다루는지 유무, 통증에 대한 운동 반응(위치 추적, 회피, 신전 또는 굴곡)을 확인하고 0-6점으로 평가한다. 입운동/언어기능은 이름, 주소 등을 물어보는 청각적인 언어 유도 또는 물체를 보여주며 무엇인지 물어보는 시각적인 언어 유도에 대한 언어 구사, 반사적이지 않은 구강운동 또는 자발적 발성, 설압자에 대한 반사적 구강운동을 확인하고 0-3점으로 평가한다. 의사소통은 귀 또는 코를 만지거나 만지지 않으면서 “내가 지금 귀(또는 코)를 만지고 있나요?”라고 물을 때의 반응, 손뼉을 치거나 치지 않으면서 “내가 지금 손뼉을 치고 있나요?”라고 물을 때의 반응, 즉 상황적 지남력(situational orientation)을 확인한다. 이것에 정확하게 반응하는지, 정확하지는 않더라도 명확히 식별되는 반응을 보이는지 유무에 따라 0-2점으로 평가한다. 각성은 언어나 몸짓으로 자극해서 나타나는 행동 반응에 집중하는지, 자극 없이 평가 기간 내내 눈을 뜨는지, 자극에 눈을 뜨는지 또는 눈을 뜨지 못하는지에 따라 0-3점으로 평가한다. 평가표에 각 항목별 점수에 대한 상세한 프로토콜과 기준이 기술되어 있다. VS는 청각 2점 이하, 시각 1점 이하, 운동 2점 이하, 입운동/언어 2점 이하, 의사소통 0점, 각성 2점 이하를 모두 만족해야 진단할 수 있으며 한 항목이라도 기준보다 높은 점수를 획득하면 MCS로 진단할 수 있다.
2018년 AAN 진료지침에서 CRS-R뿐만 아니라, Wessex head injury matrix (WHIM), sensory modality assessment and rehabilitation technique (SMART), Western neuro sensory stimulation protocol (WNSSP), disorders of consciousness scale, sensory stimulation assessment measure (SSIM)를 표준화된 신경행동 평가 척도로 추천했다[3]. 이같은 평가 도구들을 통해 신경계 중환자의 의식 수준을 더 정밀하게 평가할 수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적절한 치료 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
2) 의식 평가 도구로서의 뇌신경계 검사
(1) 자동 동공측정계(automated quantitative pupillometry)
동공반사는 가장 쉽고 빠르게 평가할 수 있는 뇌간반사이자 병변 국소화, 뇌압 상승, 뇌탈출 등의 상태 변화 모니터링 등의 목적으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정성적인 동공반사 검진으로는 미세한 차이를 확인하기 어려우며 검사자에 따른 차이가 있다[12]. 자동 동공측정계로 동공의 최대 및 최소 크기, 광원 조사 후 동공 수축 시작까지의 시간, 동공 수축 속도, 동공반사 후의 동공 확장 속도 등을 정량할 수 있다[13]. 동공반사 후 동공 크기의 변화가 15% 이상이면 정상, 15% 미만이면 sluggish, 0%면 반응이 없다고 해석한다. 정상적인 동공 수축 속도는 1.0-1.5 mm/s 이상이다. 자동 동공측정계의 측정 결과는 종합되어 하나의 수치로 제공되기도 하며 대표적으로 0부터 5까지 범위의 neurological pupil index (NPi)라는 점수가 널리 사용된다[14]. NPi 3.0 이상은 정상 범위 또는 brisk, 3.0 미만은 비정상 또는 sluggish를 의미한다[15]. 동공 반응이 전혀 없거나 동공 크기가 측정 한도보다 더 작게(0.03 mm) 변하는 경우 그리고 비전형적인 반응을 보일 경우에는 0으로 측정된다[15]. 자동 동공측정계는 검사자 간 또는 검사자 내 변동이 적고 동공반사를 신뢰도 높게 정량할 수 있기 때문에 여러 연구를 통해 임상적 유용성이 알려지고 있다. 심정지 후 환자에서 동공 크기 변화 13% 미만, 동공 수축 속도 0.23 mm/s 미만, NPi 2 이하일 때 불량한 예후(cerebral performance categories 3-5)와 연관된다고 알려져 있다[16-18]. 뇌경색 환자에서 NPi 2.8-3.0 미만으로 낮을 경우 정중선 변화(midline shift), 뇌부종, 신경계 악화와 연관된다[19,20]. 또한 뇌전증지속상태, 간성 혼수, 섬망 환자에서도 동공반사 이상이 확인된다[21,22].
(2) 뇌파(electroencephalogram, EEG)
뇌파를 이용하여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환자의 뇌 활성도를 파악함으로써 의식장애 환자를 평가할 수 있고 의식장애 환자의 분류, 예후 예측 등에 활용할 수 있다. 뇌파 반응성(EEG reactivity)은 외부 자극에 의해 뇌파의 리듬이 변하는 것을 의미하며 CRS-R 점수가 높은 환자에서 반응성이 더 높은 경향을 보인다[23]. 시각 자극과 청각 자극에 대한 반응성은 MCS와 VS/UWS를 구분하는 데 유용하다.
심정지, 패혈증 등에 의한 의식장애 환자에서 특정한 뇌파 패턴, 예를 들면 삼상파(triphasic wave), 억제(suppressive background), 돌발파 억제(burst-suppression background), 주기 뇌전증모양방전(periodic epileptiform discharges), 비경련 뇌전증지속상태(nonconvulsive status epilepticus) 등이 확인될 때 예후가 좋지 않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24]. 1988년 Synek이 의식 장애 환자에서 뇌파를 특정한 패턴과 반응성에 따라 5개 등급으로 나눈 혼수 분류(coma classification)를 제안하였다[25]. Grade 1은 규칙적인 알파(regular alpha)와 간헐적 세타(some theta), grade 2는 두드러진 세타(predominant theta), grade 3는 델타/방추파(delta/spindles), grade 4는 돌발파 억제, 알파 혼수, 세타 혼수, 저진폭 델타(low voltage delta), grade 5는 2 µV 미만의 등전압 뇌파(isoelectric EEG)일 때로 분류하였다. 그리고 grade 2와 3에서는 반응성이 있는지에 따라 세부적으로 등급을 나누었다. 이후 1997년에 Young이 Synek 분류를 수정하여 검사자 간 신뢰도가 더 높은 분류법을 제안하였다[26]. Young은 뇌파의 패턴을 크게 6개 등급으로 분류하였고 뇌파의 반응성을 더 강조하였다. Young 분류가 Synek 분류에 비해 예후 예측을 더 잘 하는 경향을 보인다[27].
한편 이러한 패턴을 확인하는 것은 육안 판독에 의존하며 패턴의 유무에 따라 뇌파를 이분법적으로 구분하는 것은 평가자 간 변이가 존재하고 다양하게 변하는 뇌파의 양상을 해석하거나 네트워크 간의 연결성을 분석하는 등의 평가를 하기는 어렵다. 이러한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최근에는 뇌파를 정량적으로 분석하는 정량뇌파(quantitative EEG)가 의식장애 환자에서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6]. 뇌파에서 스펙트럼 파워(spectral power)를 확인하였을 때 의식 수준이 낮을수록 델타 활성(1.5-3.5 Hz)이 늘어나고 알파 활성(7.5-12.5 Hz)이 줄어든다[28]. 세타 활성(3.5-7.5 Hz) 역시 VS/UWS와 MCS에서 정상 대조군보다 높게 확인된다. 저주파수(델타/세타)와 고주파수(알파/베타)의 비율을 활용할 수도 있으며 VS/UWS에서 MCS에 비해 이 비율이 높게 확인된다[29]. Time domain 분석에서 뇌파의 복잡한 정도를 의미하는 approximate entropy가 VS/UWS, MCS, 정상 대조군 순으로 낮게 확인되며 이는 예후와 연관된다[30,31]. 또한 뇌파의 기능적 연결성(functional connectivity)을 확인함으로써 각 뇌 부위별로 얼마나 강한 연결성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으며 VS/UWS, MCS, 정상 대조군 순으로 연결성이 강하게 확인된다[32-34].
뇌파로 CMD를 확인할 수 있다. Claassen 등[35]은 명령 수행에 반응이 없는 다양한 원인의 급성 뇌손상 환자들에서 손을 쥐었다 펴라는 명령을 수행하는 동안의 뇌파를 기록하였고 기계 학습(machine learning)으로 뇌파의 반응성을 평가하였다. 총 104명의 환자 중 16명(15%)에서 뇌파 반응이 확인되어 CMD 상태임이 확인되었는데 뇌파 반응이 있었던 환자에서 12개월째에 하루 8시간 이상 기능적으로 독립적인 상태(Glasgow outcome scale-extended≥4)가 더 많이 달성되었다(44% vs. 14%; odds ratio, 4.6; 95% confidence interval, 1.2-17.1).
(3) 유발전위(evoked potential)
의식장애 환자에서 대표적으로 확인하는 유발전위는 심정지를 포함한 저산소 허혈뇌손상 환자의 예후 예측을 위해 체성감각유발전위(somatosensory evoked potential)를 확인하는 것이다[36]. 환자의 시상피질 연결(thalamocortical connection)을 확인하기 위해 손목의 정중신경을 자극하여 두정부에서 N20 파형의 존재 여부를 확인한다[37]. N20이 양쪽에서 모두 확인되지 않을 경우 심정지 환자의 불량한 예후를 90% 이상의 양성 예측도로 예측할 수 있다[38]. 심정지 환자뿐만 아니라 지주막하출혈, 외상 뇌손상, 뇌졸중 등의 급성 뇌손상 환자에서도 N20은 불량한 예후를 높은 특이도로 예측한다[39].
사건유발전위(event-related potential)는 외부의 특정 자극에 의해 유발되는 뇌파의 변화를 말하며 특정 자극이나 인지 과정과 연관된 다양한 파형을 분석할 수 있다[40,41]. 이 중 P300은 지각적 결정(perceptual decision)과 관련 있다고 알려진 파형이며 oddball paradigm이라는 평가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42]. 규칙적이고 빈번한 비표적 소리 자극(nontarget stimuli)과 그 사이에 불규칙적이고 드문 표적 소리 자극(target stimuli)을 주면서 표적 자극이 제시되는 숫자를 세거나 표적 자극에 반응하는 작업을 수행하도록 한다. 이때 표적 자극의 300 ms 주변에서 큰 진폭의 P300 파형이 유발된다. 특히 의식장애 환자에서는 소리 자극을 순음(pure tone)으로 사용하는 것보다 환자의 이름과 같이 의미가 있는 소리 자극을 사용할 때 더 높은 P300 신호가 유발된다[43,44]. MCS 환자에서 환자의 이름 또는 특정한 다른 이름을 세도록 했을 때 단순히 이름을 들을 때에 비해 P300 파형이 높아지는 것이 확인되었다[45]. 반면 VS/UWS 환자에서는 이름을 세도록 했을 때와 듣게 했을 때 P300 파형 차이가 없었다. 또한 음악 배경 사이에 환자의 이름을 부를 때 P300이 확인되는 환자에서 그렇지 않을 때보다 예후가 좋은 것이 확인되었다[46].
(4) 뇌영상 검사(brain imaging)
뇌영상은 의식 장애 환자의 초기 평가에 필수적이며 computed tomography (CT)와 magnetic resonance imaging (MRI)으로 의식 장애의 원인이 되는 병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상행 각성계를 구성하는 상부뇌줄기, 시상, 시상하부, 양측 대뇌에 손상이 생길 경우 의식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구조적인 뇌 병변이 없이 의식장애가 일어나는 경우가 뇌 병변이 있는 경우보다 더 많으므로 전통적인 CT나 MRI만으로는 의식장애를 분류할 수 없으며 원인이나 예후를 정확히 평가하기 어렵다. 따라서 병력 청취 및 신체 검진 소견, 국소 신경학적 결손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뇌 병변이 의심되는 경우 뇌영상 시행을 고려해야 한다. 외상 뇌손상일 경우 6-8주에 MRI에서 뇌들보, 뇌줄기 손상, 대뇌부챗살영역 손상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12개월 의식 회복 여부를 예측하는 데 보조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3]. 심정지 환자에서는 겉보기확산계수(apparent diffusion coefficient)가 650×10-6 mm2 미만인 범위가 10% 이상일 경우 불량한 예후와 연관된다[47].
fMRI 또는 18fluorodeoxyglucose-양전자방출단층촬영(18fluorodeoxyglucose-positron emission tomography,18FDG-PET)을 활용하여 뇌의 활동을 시각화하고 정량함으로써 의식 장애를 평가할 수 있다. CRS-R을 이용하여 VS/UWS로 진단된 환자의 일부에서 낱말 세기 수행(word-counting task)과 incorrect-minus-correct activation protocol을 시행했을 때 fMRI에서의 반응이 확인되었다[48,49]. 또한 18FDG-PET 및 fMRI를 이용하여 환자들에게 테니스를 치는 상상과 같은 운동 상상(motor imagery task), 집을 걸어가면서 각 방을 보는 상상과 같은 공간 탐지 상상(spatial navigation task)을 수행하게 하였을 때 VS/UWS로 진단된 환자들의 일부 환자에서 18FDG-PET와 fMRI에서 반응이 확인되었다[50]. 2018년 AAN 진료지침에서는 외상 뇌손상 후 1-60개월에 blood oxygen level dependent fMRI를 사용하여 청각연합피질의 활성화를 확인함으로써 12개월 의식 회복 여부를 예측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권고하였다[3].
기능적 뇌영상은 활성화되는 뇌 영역을 시각화할 수 있기 때문에 의식장애 환자의 진단, 예후, 치료 등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하지만 의식장애 환자의 평가 및 예후 예측 측면에서 임상적인 유용성에 대한 검증이 더 필요하며 시행할 수 있는 센터가 제한적이라는 단점이 존재한다.
(5) fNIRS
fNIRS는 산화혈색소(oxyhemoglobin)과 탈산소혈액소(deoxyhemoglobin)의 농도 변화 및 국소 뇌산소포화도(regional oxygen saturation, rSO2)를 측정할 수 있는 장비이다. 이마에 붙이는 형태, 헬멧 형태 등 다양한 형태의 장비가 있으며 비침습적이고 휴대성이 뛰어나며 간편하게 착용할 수 있기 때문에 매일 측정하여 추이를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51,52]. 또한 다중 채널 장비를 이용하면 공간적 해상도를 확보할 수 있다. 현재까지 심정지 환자에서 단일 rSO2 값과 의식 정도, 뇌 손상 정도와의 관련성을 본 연구들이 있지만 직접적인 연관성이 명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다. 따라서 단일 rSO2값만으로 뇌 손상 정도와 예후를 평가하는 데에는 한계점이 있다[53]. 하지만 fNIRS를 이용하여 연결성 분석(connectivity analysis), wavelet phase coherence analysis 등의 분석 방법을 통하여 뇌 활성도를 측정하는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52,54].
(6) 생물표지자(biomarker)
심정지 후 예후 평가에 신경세포특이엔올분해효소(neuron-specific enolase, NSE)가 사용되며 48시간 또는 72시간 후의 혈청 NSE 수치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면 불량한 예후와 연관된다[55]. 최근 neurofilament light chain이 심정지 후 예후를 예측하는 지표로 알려지고 있으며 수치가 높을수록 불량한 예후와 관련된다[56]. 그 외에도 S-100ß, glial fibrillary acidic protein, tau protein, amyloid-ß, microtubule-associated protein 2, brain-derived neurotrophic factor 등의 바이오마커가 연구되어 왔으나 현재까지 그 유용성은 명확하지 않다. 최근에는 전사체, 대사체, 지질체 등의 오믹스 데이터 프로파일링을 통해 각 의식장애를 분류하고 진단하고자 하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결 론
2018년 AAN 진료지침에서는 반복적인 신경행동 평가에도 불구하고 의식 징후가 모호할 경우 기능적 영상 또는 전기 생리학적 검사를 활용하는 것을 아직까지는 낮은 수준인 권고 수준 C로 권고하고 있다[3]. 신경행동 평가에서는 의식 징후를 확인하지 못했지만 기능적 영상 및 전기생리 검사에서 의식 징후를 시사하는 소견이 확인되었을 경우에는 신경행동 평가를 더 자주 시행하고 재활 치료의 강도를 낮추는 결정을 유보할 것을 권고한다. 즉 각 검사들의 가격 대비 활용성, 접근성 등을 고려할 때 이를 진료지침에 일괄적으로 반영하기에는 아직 불충분한 면이 있지만 개별 환자에서 의식 회복의 징후를 찾는 것 자체는 여전히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외상 뇌손상 환자는 다른 원인 질환에 비해 의식 회복 가능성이 더 높고 환자 예후를 예측하기 위해 2-3개월째에 P300과 뇌파 반응성, 6-8주째 fMRI, 1-2개월째에 단일광자방출컴퓨터단층촬영(single photon emission computed tomography)을 사용할 수 있다고 권고한다[3].
이처럼 다각도의 접근(multimodal approach)을 통하여 VS/UWS로 잘못 진단된 환자들로부터 MCS 환자를 구분하거나 CMD, eMCS 등 의식이 회복되어 가는 과도기적 상태를 포착하는 것은 중요하다. 이를 통해 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찾아낼 수 있고 반대로 불필요한 치료를 중단하는 것에 대한 보호자와의 면담을 용이하게 할 수 있다. 본 종설에서 논의한 자동 동공측정계, 뇌파, 유발전위, 뇌영상, fNIRS 등은 모두 비침습적인 모니터링 도구라는 장점이 있으며 각 검사들의 장점과 한계점을 알고 환자별, 상황별로 유연하게 사용함으로써 정밀하고 개별화된 치료를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Acknowledgements
This study was funded by Seoul National University Hospital (No. 0320210350, 2021-14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