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로 내원한 발작 환자에서 발작 연관 손상의 특성 및 위험요인
Characteristics and Risk Factors of Seizure-related Injuries in Patients Presenting with Seizures to the Emergency Room
Article information
Trans Abstract
Background
The goal of this study was to investigate the incidence and type of seizurerelated injuries (SRIs) in patients presenting with seizures to the emergency department (ED) and to determine the risk factors of SRIs.
Methods
In this retrospective cross-sectional study, we surveyed all seizure patients aged 18 years and older who visited the ED of Yeungnam University Hospital between October 2017 and September 2019. We excluded patients who developed seizures secondary to cardiac arrest or acute head trauma.
Results
A total of 165 patients were enrolled and SRIs occurred in 33 patients (20.0%). The most common SRI was head injury (35.3%), followed by soft tissue injury (29.4%) and orolingual injury (17.6%). Most injuries were single, minor injury and required little or no treatment. Death occurred in one patient (3.0%) with SRIs due to intracranial hemorrhage. On univariate analysis, young age (p<0.001), history of alcohol use disorder (p=0.005), hypertension (p=0.022) and stroke (p=0.032), falling during seizure (p<0.001), seizure cluster (p=0.001), convulsive status epilepticus (p=0.034), generalized tonic-clonic seizure (p=0.010), initial blood ammonia level (p=0.007), and alcohol-related seizure (p=0.032) predicted the occurrence of SRIs. All patients with SRIs were independent in daily activities. On multiple logistic regression analysis, five variables remained significant: young age (p=0.037), history of alcohol use disorder (p=0.040), falling during seizure (p<0.001), seizure cluster (p=0.013), and convulsive status epilepticus (p=0.032).
Conclusions
Young age, history of alcohol use disorder, falling during seizure, seizure cluster, and convulsive status epilepticus predicted SRIs in people presenting with seizure.
서 론
뇌전증 환자들은 일반인에 비하여 신체 손상의 발생률이 높은데 이는 발작에 의한 손상에 기인한다. 전신강직간대발작이 일어나면 몸이 굳어지고 의식을 잃기 때문에 자세를 유지하지 못하여 바닥에 쓰러지면서 다치거나 발작 후 착란이나 이상 행동으로 인하여 신체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1-4]. 넘어지면서 가벼운 타박상에서 열상, 골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신체 손상이 발생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혀와 입술을 깨물거나 치아 손상이 일어날 수 있고 뜨거운 물이나 불에 의하여 화상을 입는 경우도 있다. 발작이 일어나는 동안 혹은 직후에 신체 손상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를 발작 연관 손상(seizure-related injury)이라고 한다. 심한 발작 연관 손상은 영구적인 후유증을 남기거나 사망을 초래할 수 있고 손상을 경험한 환자들은 불안과 우울감에 휩싸여 삶의 질이 저하되며 사회활동을 기피하여 고립된 삶을 살아갈 수 있다[1,5-7].
현재까지 보고된 발작 연관 손상 연구들은 설문지를 통한 대면조사 혹은 우편조사가 대부분이고 일부는 인구 기반(population-based) 혹은 지역 기반 연구들이다. 뇌전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1년 혹은 일정 기간 동안에 일어나는 발작 연관 손상의 발생률, 손상의 종류, 정도 및 위험인자 등을 조사하였다. 이와는 달리 한 번의 발작에 의한 발작 연관 손상의 발생률을 조사한 연구는 두 종류가 있다. 첫째, 응급실에 발작으로 내원한 환자들에서 발작 연관 손상의 발생률을 조사한 연구이다. Kirby와 Sadler [8]의 연구에 따르면 13.8%에서 발작 연관 손상이 발생하였고 손상의 종류는 가벼운 연조직의 손상이 가장 많았다. 둘째, 총 손상 건수를 파악하고 이를 발작 횟수로 나누어 한 번의 발작에 의한 발작 연관 손상의 발생률을 파악하는 것이다. Asadi-Pooya 등[9]은 외래 뇌전증 환자에서 한 번의 발작에 의하여 4.8%, 한 번의 전신강직간대발작에 의하여 22.9%에서 발작 연관 손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하였다.
이처럼 외국에서는 발작 연관 손상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있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체계적인 연구가 없었다. 이에 저자들은 응급실에 발작으로 내원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발작 연관 손상의 발생률, 손상의 종류와 정도, 위험인자를 파악함으로써 발작 연관 손상의 진료와 예방에 도움을 주고자 본 연구를 시행하였다.
대상과 방법
1. 대상
2017년 10월부터 2019년 9월까지 영남대학교병원 응급실에 발작으로 내원하였던 18세 이상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였다. 응급실, 외래 및 입원 의무기록을 검토하여 발작의 진단이 불확실하거나 뇌 자기공명영상 촬영과 뇌파 검사를 거부하고 퇴원하였던 환자, 심정지 혹은 명백한 급성 두부외상 후에 발작이 발생하였던 환자들은 제외하였다. 뇌전증 환자의 발작과 급성 증후발작을 모두 포함하였고 연구 기간 내에 두 번 이상 응급실을 방문한 환자는 첫 번째 발작만 조사하였다.
2. 발작의 특성 및 분류
의무기록을 토대로 연령, 성별, 발작의 종류, 횟수 및 원인, 발작 중 쓰러짐 유무, 발작의 발생 시간(수면발작 혹은 비수면 발작), 뇌전증지속상태 혹은 군집발작의 여부, 뇌전증의 발병 연령 및 유병 기간, 항발작약물 복용 및 순응도, 복용하는 항 발작약물의 개수, 거동 상태, 알코올사용장애 및 동반질환 등을 조사하였다.
외상을 초래하는 주요한 인자인 쓰러짐(falling)을 반영하기 위하여 경련발작(convulsive seizure)과 비경련발작(nonconvulsive seizure)으로 분류하였다. 경련발작에는 일차 및 이차 전신강직간대발작을 포함시켰고 소발작, 복합 국소발작 및 단순 국소발작은 비경련발작으로 분류하였다. 뇌전증지속상태는 국제뇌전증퇴치연맹(International League Against Epilepsy)의 정의에 따랐고, 경련 혹은 비경련으로 나누었다[10]. 군집발작은 24시간 동안에 발작이 3번 이상 발생하였고 발작 사이에 의식이 완전히 회복되는 경우로 정의하였다.
발작의 원인은 뇌병변과 비뇌병변질환으로 분류하였다. 뇌병변질환 가운데 뇌졸중과 중추신경계 감염은 급성과 만성을 구분하였고, 두부외상은 30분 이상 의식 소실이 동반된 외상의 병력이 있거나 뇌 영상에서 확인된 경우로 하였다. 뇌종양은 뇌 영상에서 확인된 경우로 국한하였고 이 외의 내측두의 해마경화증, 가역적 후뇌병증, 선천뇌기형 등은 다른 구조적 뇌병변으로 분류하였다. 비뇌병변질환은 전신 독성대사 질환과 알코올 관련으로 분류하였고 뚜렷한 원인이 없는 경우에는 불명(unknown)으로 분류하였다. 알코올 관련 발작(alcohol-related seizure)은 만성 알코올의존증 환자에서 알코올 남용 또는 금단에 의한 발작으로 정의하였다.
동반질환으로는 고혈압, 당뇨, 알코올사용장애, 허혈심장질환, 뇌졸중, 치매, 우울증, 암 등의 병력을 조사하였다. 알코올 사용장애는 알코올 남용과 알코올 의존을 포함하는 개념으로 둘 중 하나만 해당하더라도 알코올사용장애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였다.
뇌파 검사를 통하여 발작방전(ictal discharge), 뇌전증모양방전(interictal epileptiform discharge) 및 국소서파(focal slow wave)의 유무를 조사하였다.
3. 발작 연관 손상의 분류
발작 연관 손상의 종류는 두부 손상, 두부 외 연조직 손상, 치아 손상, 구강 손상, 화상, 골절로 구분하였다. 두부 손상은 타박상, 열상, 두개내출혈로 세분하였고 두부 외 연조직 손상은 타박상과 열상으로 나누었다. 손상의 정도는 열상 혹은 출혈 등이 동반되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중증 손상(major injury)과 치료가 필요 없는 경증 손상(minor injury)으로 분류하였다.
4. 통계 분석
본 연구의 자료는 SPSS for windows 22 (IBM, Armonk, NY, USA)를 이용하여 분석하였으며 p-value가 0.05 미만일 때 유의한 것으로 보았다. 환자들의 기본 특성 가운데 연속형 변수는 평균과 표준편차를 산출하였고 범주형 변수는 빈도와 백분율을 기술하였다. 손상군과 비손상군 환자의 특성을 비교하기 위하여 연속형 변수는 Student’s t-test를, 범주형 변수는 Pearson’s chi-square test를 사용하여 발작 연관 손상의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인자를 분석하였다. 두 군의 특성 가운데 불균형을 보이는 변수들을 보정하여 발작 연관 손상의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인자를 조사하기 위하여 로지스틱 회귀 분석을 시행하였다.
결 과
1. 인구통계학적 분석
연구 기간에 응급실을 방문하였던 환자는 연인원 66,713명이고 발작으로 내원한 환자는 182명이었다. 이들 가운데 발작의 진단이 불확실한 4명, 뇌 자기공명영상 촬영과 뇌파 검사를 거부하고 퇴원하였던 2명, 심정지 후에 발작이 발생하였던 2명을 제외하면 174명이 기준에 적합하였다. 명백한 두부 외상 후 발작이 발생한 경우는 없었다. 이들 174명 가운데 9명은 응급실을 2번 방문하였는데 본 연구에서는 첫 번째 방문만 분석에 포함하였기 때문에 165명을 대상으로 하였다. 연구 기간 동안 응급실에 내원한 환자들 가운데 발작 환자의 비율은 0.26%였다.
발작 환자 165명의 평균 연령은 52.9±19.5세(18-92세), 남자가 115명(69.7%)이었다. 알코올사용장애는 27명(16.4%), 거동이 가능한 환자는 131명(79.4%)이었다. 기저질환은 고혈압이 49명(29.7%)으로 가장 많았고 뇌졸중 40명(24.2%), 당뇨병 34명(20.6%)이었다(Table 1).
발작의 원인으로는 불명이 51명(30.9%)으로 가장 많았고, 만성 뇌졸중 33명(20.0%), 알코올 연관 21명(12.7%)이었다. 비수면발작은 97명(58.8%), 발작하는 동안에 쓰러짐이 동반되었던 환자는 47명(28.5%)이었고, 군집발작은 24명(14.5%)이었다. 뇌전증지속상태로 진단되었던 환자는 33명(20.0%)이었고 그중 28명(17.0%)은 경련뇌전증지속상태, 5명(3.0%)은 비경련뇌전증지속상태이었다. 발작의 종류는 전신강직간대발작이 123명(74.5%), 비전신강직간대발작이 42명(25.5%)이었다. 내원했을 때 혈중 암모니아 농도는 평균 58.7 μmol/L (6-227)였고 뇌전증 환자는 38명(23.0%)이었다(Table 2).
2. 발작 연관 손상의 종류 및 특성
전체 165명 가운데 33명(20.0%)에서 51건의 발작 연관 손상이 발생하였다. 단순 타박이 26건(51.0%)으로 가장 많았고 손상의 종류는 두부 손상이 18명(35.3%)으로 가장 많았는데, 뇌출혈은 4명, 열상은 1명이었고 단순 타박은 13명이었다. 다음으로 두부 외 연조직 손상 15명(29.4%), 구강 손상 9명(17.6%), 치아 손상 6명(11.8%), 골절 3명(5.9%)이었고 화상은 없었다. 발작 연관 손상이 발생한 33명 가운데 12명(36.3%)에서 다발 손상이 발생하였는데 2군데가 7명, 3군데가 4명, 4군데가 1명이었다. 경증 손상이 20명(60.6%), 중증 손상이 13명(39.4%)으로 경증 손상이 더 많았다(Table 3).
발작으로 내원한 165명 가운데 3명(1.8%)이 사망하였는데 발작 연관 손상이 없는 군(2명 사망)의 치명률(1.5%)보다 발작 연관 손상이 발생한 군(1명 사망)의 치명률(3.0%)이 더 높았다. 발작 연관 손상으로 인한 1명의 사인은 두개내출혈이었고 발작 연관 손상이 없었던 2명은 각각 폐렴과 무균뇌염으로 사망하였다.
3. 발작 연관 손상의 위험인자
발작 연관 손상이 발생한 군에서 연령이 유의하게 낮았고, 알코올사용장애의 병력이 많았으며, 고혈압과 뇌졸중의 병력이 유의하게 적었다. 거동이 가능한 환자에서만 발작 연관 손상이 발생하였다(Table 1).
발작의 원인 가운데 발작 연관 손상이 발생한 군에서 알코올 관련이 유의하게 많았다. 발작 연관 손상이 발생한 환자군에서 혈중 암모니아 농도가 높았고, 발작 중 쓰러짐, 군집발작, 경련뇌전증지속상태 및 전신강직간대발작이 유의하게 많았다(Table 2).
발작 연관 손상의 발생과 관련된 위험요인을 분석하기 위하여 유의한 차이를 보인 변수들을 대상으로 단변량 로지스틱 회귀 분석을 시행하였다. 거동이 가능한 환자군에서만 발작 연관 손상이 발생하였기 때문에 거동 상태는 분석에서 제외하였다. 연령, 알코올사용장애, 고혈압 및 뇌졸중의 병력, 발작 중 쓰러짐, 군집발작, 경련뇌전증지속상태, 전신강직간대발작 및 혈중 암모니아 농도 등이 발작 연관 손상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연관성이 있었고(Table 4) 발작의 원인 가운데 알코올 연관이 유일하게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Table 5).
단변량 로지스틱 회귀 분석에서 유의하게 나온 변수들을 모형으로 하여 다변량 로지스틱 회귀 분석을 시행하였다. 연령, 성별, 혈중 암모니아 농도, 알코올사용장애, 고혈압과 뇌졸중의 병력, 거동 상태, 뇌전증지속상태, 발작의 종류를 변수로사용하였다. 발작 중 쓰러짐은 전신강직간대발작과 상관관계가 높고, 군집발작은 뇌전증지속상태와 상관관계가 높은 변수여서 유의한 변수임에도 보정에서는 제외하였다. 분석 결과 연령, 알코올사용장애 병력, 발작 중 쓰러짐, 군집발작 및 경련뇌전증지속상태 등이 발작 연관 손상의 독립적인 위험인자로 확인되었다(Tables 4, 5).
뇌파에서 발작방전, 뇌전증모양방전 및 국소서파가 발작 연관 손상의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로지스틱 회귀 분석을 시행하였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한 연관성은 없었다(Table 6). 뇌파 검사에서 발작방전, 뇌전증모양방전, 국소서파를 기준으로 뇌전증 분류가 가능했던 환자는 총 58명으로 발작 연관 손상이 있는 환자가 10명, 없는 환자가 48명이었다. 뇌전증 유형별 발작 연관 손상의 발생률은 전신뇌전증이 5명 중 2명(40%)으로 가장 높았고 측두엽뇌전증이 23명 중 6명(26%), 후두엽뇌전증이 4명 중 1명(25%), 전두엽뇌전증이 24명 중 1명(4.2%), 두정엽뇌전증이 2명(0%)으로 나타났다. 뇌전증 유형에 따른 발작 연관 손상의 발생률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고 찰
발작이 조절되지 않는 환자들은 발작에 대한 염려뿐만 아니라 발작에 의한 신체 손상에 대한 두려움으로 운동과 신체 활동을 줄이고 외출과 사회생활도 자제하기 때문에 발작 연관 손상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1,2,11,12].
응급실에 내원한 환자 가운데 발작 환자의 비율이 해외 보고에서는 0.38-2%로 차이가 많고 국내의 다른 연구에서는 0.53%로 보고되었다[8,13,14]. 본 연구에서는 0.26%로 다소 낮았는데 외국에 비해 경증 환자의 응급실 방문 비율이 높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발작 환자의 비율이 낮게 나왔을 가능성이 있다.14 아 울러 연구를 수행한 병원의 뇌전증 외래 환자 인원에 따라서 응급실을 방문하는 발작 환자의 비율이 다를 수 있다.
급성 두부외상 혹은 심정지 후에 발작이 발생하는 환자들은 예후가 불량할 뿐만 아니라 두부외상과 심정지에 의한 저산소 뇌 손상의 정도에 따라서 예후가 결정될 수 있기 때문에 본 연구에서는 제외하였다. 발작이 먼저 발생하고 신체 손상이 동반된 환자의 뇌 영상에서 두개내출혈이 발견된 경우는 포함하였다. 연구 기간 동안에 발작이 발생하여 응급실을 두 번 방문하였던 환자들은 9명이었는데 동일인을 두 번 포함시키면 환자의 특성이 중복되어 분석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본 연구에서는 첫 번째 방문만 연구에 포함하였다. 이들 9명의 환자 가운데 두 번째 방문에서 손상이 발생한 환자는 1명뿐이었고 사지의 연조직 손상만이 발생하였다.
1. 발작 연관 손상의 발생률
Kirby와 Sadler [8]의 연구는 본 연구와 동일하게 발작으로 응급실을 방문한 환자의 발작 연관 손상 발생률을 전향적으로 조사하였던 유일한 연구인데 한 번의 발작에서 발작 연관 손상의 발생률은 15%로 보고되었으며 본 연구의 18.9%와 큰 차이가 없었다. Asadi-Pooya 등[9]은 외래 환자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시행하였는데 한 번의 발작으로 인한 발작 연관 손상의 발생률은 4.8%로 낮았다. 그러나 설문지를 통한 후향적 코호트 연구이기 때문에 가벼운 발작이나 신체 손상은 환자들이 기억하지 못하여 누락되었을 수 있다. 아울러 저자들의 연구는 3차 의료기관의 응급실을 방문한 환자를 대상으로 하였기 때문에 전신발작이나 신체 손상이 동반된 환자들이 많이 포함되어서 이러한 차이가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8].
인구 기반 혹은 지역 기반 연구는 발작 연관 손상의 발생률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데 1년에 5.4-14.9%로 나타났다[15-18]. 캐나다의 인구 기반 연구에서 방문을 통한 건강 조사를 수행하였는데 입원을 요하는 중증 손상이 뇌전증 환자군에서 유의하게 많았지만 발작 연관 손상이 아닌 전체 신체 손상의 발생률은 일반인과 유의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다른 연구 결과들과 차이가 있었다[16].
나머지 연구들은 병원 혹은 시설(institution)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단면 연구(cross-sectional study) 혹은 대조군과 비교한 코호트 연구들이다. 각 연구자들마다 대상 환자군의 연령, 발작의 종류 및 빈도, 연구 수행 의료기관의 규모, 외래 혹은 응급실 환자, 손상의 정의, 관찰 기간 등이 다르기 때문에 발작 연관 손상의 발생률을 직접 비교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발생률도 13-47%로 다양하게 보고되었다[3-6,12,16,19-24]. 난치 뇌전증 환자를 위한 시설 혹은 3차 의료기관의 연구에는 중증 뇌전증 환자들이 많이 포함되기 때문에 발작 연관 손상의 발생률이 높고, 관찰 기간이 길수록 발생률이 높다.
2. 발작 연관 손상의 부위, 종류 및 정도
본 연구에서 손상 부위는 두부(35.3%)가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두부 외 연조직(29.4%), 구강 손상(17.6%), 치아 손상(11.8%), 골절(5.9%) 순이었으며 화상은 한 명도 없었다. 외국의 연구에서도 두부 혹은 팔다리의 연조직 손상이 가장 많았고 골절과 화상은 적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본 연구에서도 연조직 손상이 가장 많았다[5,6,8,9,12,15,19-24]. 본 연구와 동일하게 응급실 환자를 대상으로 하였던 Kirby와 Sadler [8]의 연구에서는 골절 9.0%, 화상 1.1%로 보고되었는데 본 연구에서는 골절 5.9%, 화상은 한 명도 없었다. 화상은 주로 요리 또는 샤워 도중에 뜨거운 불이나 물 혹은 증기에 의하여 발생하는데 본 연구에서는 남성(69.7%)에 비해 여성(30.3%)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는 우리나라에서는 남성이 요리를 잘 하지 않는 문화적 차이에 기인한 것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심한 화상을 입으면 화상 전문 의료기관을 방문할 수 있는데 이로 인하여 본 연구 대상에서 누락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화상은 여성에서 2배 많다는 보고가 있었고, 여성을 대상으로 조사한 연구에서는 화상의 발생률(13.6%)이 높았다[6,19]. 의료기관에서 치료받은 건강보험 자료를 분석한 연구에서는 골절이 가장 빈번한 손상의 종류로 나타났는데 이는 경미한 손상은 의료기관을 방문하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골절의 빈도가 높았을 것으로 추정된다[18].
본 연구에서는 단일 손상이 63.6%, 경증 손상이 60.6%로 나타났는데 외국의 보고에서도 단일 손상이 많고 치료가 필요없는 경증 손상이 대부분을 차지하였다[2,8,9,11,12,15,20]. 대조군과 비교한 연구에서는 치료를 요하거나 입원 치료가 필요한 중증 손상의 발생률은 일반인보다 뇌전증 환자에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16,18,25]. 성인과 달리 소아에서는 다발 손상이 50% 이상을 차지하였다는 보고가 있었다[22].
본 연구에서 165명 가운데 3명(1.8%)이 사망하였는데 발작 연관 손상군에서 두개내출혈로 1명(3.0%)이 사망하였고 발작 연관 손상이 없는 환자군에서는 2명(1.5%)이 사망하였는데 발작 연관 손상군에서 치명률이 높았다. Kirby와 Sadler [8]의 연구에서는 전체 560명 중에서 7명(1.3%)이 사망하였는데 사인은 뇌전증 돌연사 3명, 약물 남용 3명, 1명은 난치 뇌전증 환자로 혼자 낚시하다가 익사하였으므로 발작에 의한 직접 사망은 전체 560명 가운데 1명(0.2%)으로 보는 것이 합당하다. 집단 기반 연구에서 신체 손상에 의한 뇌전증 환자의 사망률은 일반인의 2-4배로 보고되었다[11,18,26,27].
3. 발작 연관 손상의 위험요인
발작 연관 손상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신강직간대발작, 난치 뇌전증, 발작의 발생 빈도, 경련뇌전증지속 상태, 군집발작, 발작할 때 쓰러지거나 발작 후 이상 행동이 동반되는 경우 등이 위험인자로 나타났다[2,4-6,9,12,17,19-24,28]. 연구자마다 차이는 있지만 기저질환(뇌졸중, 뇌성마비, 신체장애)의 병력, 알코올사용장애, 복수의 항발작약물 복용, 남성, 문맹, 비수면발작 등도 위험인자로 작용하였다.
본 연구에서 발작 연관 손상의 유의한 위험요인으로는 젊은 나이(p=0.037), 알코올사용장애 병력(p=0.040), 발작 중 쓰러짐(p<0.001), 군집발작(p=0.013), 경련뇌전증지속상태(p=0.032) 등으로 나타났다. 발작 연관 손상이 거동이 가능한 환자군에서만 발생하였기 때문에 통계적 유의성을 검정할 수 없었지만 거동이 가능함 역시 위험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본 연구에서 한 번의 전신강직간대발작에서 발작 연관 손상의 발생률은 26.0%로 나타났고 전신강직간대발작이 아닌 경우에는 2.3%로 매우 큰 차이를 보였다. 외국의 외래 기반 설문조사에서도 전신강직간대발작의 발작 연관 손상 발생률은 22.9%, 전신강직간대발작이 아닌 경우에는 1.0%로 역시 큰 차이를 보였다[9]. 최근에 진행된 다른 연구에서는 전신강직간대발작 환자에서 발작 연관 손상의 발생률이 매우 높았다[24,29]. 전신강직간대발작(p=0.095)은 발작 중 쓰러짐과 중복되는 특성을 가지므로 본 연구에서 통계적인 유의성은 없었지만 발작 연관 손상의 위험요인으로 추정된다.
외국의 대조군 연구에서는 뇌졸중의 병력과 신체장애는 발작 연관 손상의 위험인자로 작용한다는 보고가 있었다[15,18]. 그러나 본 연구에서는 뇌졸중(odds ratio, 0.26; 95% confidence interval, 0.07-0.89)의 병력은 위험인자가 아니었고 오히려 발작 연관 손상의 발생률이 낮았으며 신체장애로 독립 거동이 불가능한 환자군에서는 발작 연관 손상이 발생하지 않았다. 이러한 차이는 연구 대상 및 방법의 차이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되는데 본 연구는 응급실을 방문한 환자를 대상으로 횡단 연구를 하였고 대조군 연구에서는 1년 혹은 2년 동안 발작 연관 손상을 조사하였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혈중 암모니아 농도는 전신강직간대발작 후에 증가한다는 보고가 있어서 조사하였는데 다변량 회귀 분석에서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다. 문맹률의 경우 현재 국내에는 문맹자가 거의 없기 때문에 조사하지 않았다[30]. 뇌파 분석에서는 발작방전, 뇌전증모양방전 및 국소서파의 유무는 발작 연관 손상과 연관성이 없었고 뇌전증의 유형에 따른 유의한 차이도 없었다.
4. 제한점
첫째, 본 연구는 단일 의료기관에서 연구를 진행하였기 때문에 선택 편향을 배제할 수 없고 대상자 수가 적다. 둘째, 후향적으로 의무기록을 조사한 연구이므로 응급실 진료 기록지에 손상에 대한 기술이 누락되면 결과에 오차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발작 연관 손상과 관련된 기저질환 중 골다공증과 근골격질환에 대한 자료가 없고 발작 후 이상 행동에 대한 기록이 누락된 환자가 많아서 분석에서 제외하였다. 발작 연관 손상의 종류 가운데 출혈, 열상, 골절에 대해서는 비교적 정확하게 기록되어 있지만 피하혈종에 대한 조사는 불가능하였다. 셋째, 후향적 연구는 추적 조사가 불가능하므로 삶의 질과 우울증에 대한 조사는 할 수 없었다. 향후 다기관 전향 연구를 시행함으로써 보다 정확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5. 결론
발작 연관 손상은 환자의 육체적 건강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정신사회적 측면에 영향을 미쳐서 운동, 사회 및 여가 활동을 기피하게 한다[4]. 따라서 발작 연관 손상의 위험요인을 파악하여 이를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젊은 나이, 알코올사용장애 병력, 발작 중 쓰러짐, 군집발작, 뇌전증지속상태, 전신강직간대발작 등과 같은 위험요인이 동반된 환자들에게는 규칙적으로 약물을 복용하고 발작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요인을 피하도록 교육해야 하겠다. 아울러 낙상 방지 및 신체 손상에 대한 대처법을 알려줌으로써 손상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뇌전증 환자에서 알코올사용장애의 병력이 있으면 금주의 중요성에 대하여 설명하고 치료를 받도록 해야 하겠다. 응급실에서 발작 연관 손상의 위험인자가 있는 발작 환자를 진료할 때 신체 손상의 여부를 면밀하게 확인하고 손상을 조기에 치료하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발작 연관 손상의 여러 위험인자가 밝혀져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발작을 완전히 조절하는 것이다. 난치 뇌전증 환자들 가운데 위험인자가 있는 환자들과 전신강직간대 발작 혹은 무긴장발작과 같이 발작에 의해 쓰러지는 환자들은 발작의 조절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