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력 소실로 발현된 항중성구세포질항체 연관 비후경수막염
Two Cases of Perinuclear Anti-neutrophil Cytoplastic Antibodies Associated Hypertrophic Pachymeningitis Presented with Visual Lo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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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 Abstract
Pachymeningitis is an inflammatory process mainly involving the dura mater and is possibly associated with infectious, neoplastic, or autoimmune disease. However, in most cases, the etiology remains unknown. Clinical manifestations of pachymeningitis can vary, ranging from headache, cranial neuropathy, cerebellar dysfunction, to seizure. Here we report two cases of perinuclear anti-neutrophil cytoplasmic antibodies associated with pachymeningitis, in both the visual loss attributed to optic neuropathy was the primary sign.
비후경수막염(hypertrophic pachymeningitis)은 경수막의 비후를 초래하는 염증 질환으로, 감염, 종양, 자가면역 질환 등이 연관되며[1,2],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경우 대부분 특발성으로 분류한다. 비후경수막염은 발생 위치와 정도에 따라 두통, 뇌신경마비, 소뇌기능장애, 안과적 합병증의 임상 증상을 보이며, 드물게 증상 없이 우연히 발견될 수도 있다[1]. 자가면역 질환과 연관된 비후경수막염의 경우 혈청 항중성구세포질항체(antineutrophil cytoplasmic antibodies, ANCA), G4 면역글로불린(immunoglobulin G4, IgG4) 등이 보고된 경우가 있다[3,4]. 혈청 ANCA 양성 비후경수막염의 경우 ANCA 연관 비후경수막염으로 판단할 수 있으며, 침범 위치 및 정도에 따라 두통, 청력 저하, 시력 저하, 경련 등 다양한 임상 증상을 보인다[3]. 이처럼 비후경수막염의 임상 증상은 질환의 범위에 따라 환자마다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저자들은 시신경병증으로 발현한 핵주변 항중성구세포질항체(perinuclear antineutrophil cytoplasmic antibodies, p-ANCA)와 연관된 비후경수막염에 대한 두 증례를 보고하고 임상적 의미를 고찰하고자 한다.
증 례
1. 증례 1
84세 여자가 3주 전 발생한 우안 시력 저하를 호소하며 응급실에 방문하였다. 환자는 3개월 전부터 양측 전두골의 두통을 호소하였으며, 2년 전 특발폐섬유증(idiopathic pulmonary fibrosis)을 진단받고 저용량 스테로이드를 경구 복용 중이었다. 내원 시 활력징후는 혈압 122/72 mmHg, 맥박 수 102회/분, 호흡수 22회/분, 체온 36.7℃였다. 신경계진찰에서 의식은 명료하였고 지남력장애는 보이지 않았다. 동공빛 반사(pupillary light reflex)가 우안에서 느렸고(sluggish), 좌안의 동공빛반사는 정상이었다. 눈운동 검사에서 양안 모두 외전장애(abduction limitation)를 보였다. 근력 검사는 정상이었다. 그 외 체계별 문진에서 열감, 기침은 없었다. 안과 검진에서 우안은 빛지각(light perception)만 가능하였고, 좌안의 시력은 0.9로 측정되었으며 안저 검사 및 빛간섭단층촬영(optical coherence tomography) 검사는 정상이었다. 혈액 검사에서 백혈구 12,310/μL, C-반응단백질 3.14mg/dL (참고치, 0-0.5), 적혈구침강속도 43 mm/h (참고치, 0-20), 알칼리성인산염(alkaline phosphate) 222 IU/L (참고치, 30-115)로 증가하였다. 뇌 자기공명영상(magnetic resonance imaging, MRI)을 통해 이마관자의 궁륭부(frontotemporal convexity), 안와첨단(orbital apex), 시신경관(optic canal)에 걸친 경수막의 광범위한 비후를 확인하였다(Fig. 1-A, B). 따라서 경수막염에 의한 이차두통, 시신경 압박에 의한 시력 저하 및 경수막 비후로 인한 압박성 뇌 신경마비, 뒤따른 안구운동장애로 진단하고 원인에 대한 평가를 시행하였다. 뇌척수액 검사는 압력 10 cmH2O, 단백질 58.4 mg/dL, 포도당 45mg/dL, 적혈구 1/μL, 백혈구 3/μL로 정상이었고, 뇌척수액 배양 검사 및 혈액의 신생물딸림 항체검사는 음성이었다. 자가면역 질환의 감별을 위해 시행한 혈청 검사에서 p-ANCA 역가 상승(1:160)이 보고되었다. 그 외 IgG4를 포함한 자가면역 혈청 검사는 정상이었다. p-ANCA 연관 비후경수막염으로 진단하여, 5일간 매일 500 mg의 프레드니솔론(prednisolone) 정맥 주사 치료와 뒤따른 경구 스테로이드 유지 치료 이후 우안 시력은 손가락 세기(finger count)가 가능해졌고, 양안의 외전장애가 다소 호전되었다. 3개월 후 추적 혈청 검사에서 p-ANCA 역가는 정상화되었다. 그러나 경구 스테로이드 치료에도 불구하고 4개월 뒤 우안 시력 저하로 재발 판정을 받았으며, 다시 5일간 매일 500 mg의 프레드니솔론 정맥 주사 치료 이후 마이코페놀레이트 모페틸(mycophenolate mofetil)과 경구 스테로이드 병합 요법을 시행하였다. 1년 후 추적 뇌 MRI에서 안와첨단, 해면정맥동(cavernous sinus), 이마관자의 기저 천막(frontotemporal base tentorium)의 경수막 비후 호전을 확인하였다(Fig. 1-C, D). 그러나 마이코페놀레이트 모페틸과 타크로리무스(tacrolimus), 경구 스테로이드를 포함한 면역억제 요법에도 불구하고 한 차례의 비후경수막염 재발 이후 환자는 우안의 시력을 상실하였다.
2. 증례 2
81세 여자가 3주 전부터 진행하는 양안의 시력 저하와 두통으로 내원하였다. 좌안의 시력 저하가 선행하였으며, 우안의 시력 저하가 동반되었다. 증상은 호전 없이 악화되었으며, 두통은 초기에 우측 후두부에서 시작되었고, 점차 관자놀이 및 이마로 확장되었으며, 구역감을 동반하였다. 환자는 당뇨와 고혈압, 만성신부전으로 다량의 약물을 복용 중이었다. 신경계진찰에서 의식은 명료하였으며 지남력은 정상이었다. 양안의 동공빛반사가 고정되었으며 안구운동의 제한은 없었고, 안면 감각과 운동은 정상이었으며, 삼킴장애도 없었다. 체간과 사지의 감각 및 운동기능도 정상이었다. 안과 검진에서 우안은 손 흔듦(hand motion)만 인지할 수 있었고, 좌안은 빛 지각만 가능하였다. 안저 검사는 정상이었고, 양안 빛간섭단층촬영에서 얇은 망막바깥막(epiretinal membrane)을 확인하였다. 체계별 문진에서 열감, 기침 등은 동반되지 않았다. 혈액 검사에서 C-반응단백질이 0.90mg/dL, 적혈구침강속도는 69mm/h로 상승하였으나 백혈구는 9,930/μL (참고치, 4,000-10,000)로 정상이었다. 뇌 MRI에서 이마의 궁륭부 및 안와첨단에 걸친 경수막의 비후가 확인되었다(Fig. 2-A, B). 비후경수막염과 동반된 시신경 병증의 원인 검사로 진행한 뇌척수액 검사는 압력 20.5 cmH2O, 단백질 109.5 mg/dL, 포도당 95 mg/dL, 적혈구 1/μL, 백혈구 1/μL로 알부민세포 해리가 관찰되었다. 뇌척수액 배양 검사 및 혈액의 신생물딸림항체 검사는 음성이었고, 흉복부 조영증강 컴퓨터단층촬영(computed tomography, CT)은 정상이었다. 항Ro항체 및 항La항체, 항카디오리핀항체도 음성이었으며, IgG4와 보체 C3, C4도 정상 범위였다. ANCA 역가 검사에서 p-ANCA 역가 상승(1:160)이 보고되어, p-ANCA 연관 비후경수막염으로 진단 후 5일간 매일 1,000 mg의 프레드니솔론 정맥 주사 및 경구 스테로이드와 경구 사이클로포스퍼마이드(cyclophosphamide) 치료를 시행하였다. 5개월 뒤 시행한 뇌 MRI에서 비후경수막염은 호전되었으나 환자의 시력은 호전되지 않았다(Fig. 2-C, D). 1년 후 추적 관찰에서 p-ANCA 역가의 정상화를 확인하였다.
고 찰
본 증례는 두통이 동반된 아급성으로 진행하는 시력 저하 증상으로 내원한 두 환자에서 뇌 MRI를 통해 경수막 비후를 확인, 시행한 혈청 검사로 p-ANCA 연관 비후경수막염을 진단한 증례이다. 진단 이후 고용량 스테로이드 정맥 주사 치료 및 경구 면역 억제 요법을 시행하였고 추적 뇌 MRI에서 경수막 비후의 호전은 확인되었으나 두 환자의 시력 저하를 막지 못하였다.
ANCA는 중성구와 단핵구의 세포질 안의 항원에 반응하는 자가항체이며, 면역형광염색 결과에 따라 세포질형과 핵주위형으로 분류한다[5,6]. 세포질형의 경우 세포질 항중성구세포질항체(cytoplasmic antineutrophil cytoplasmic antibody, c-ANCA) 혹은 PR3-ANCA로 명명하며, 핵주위형의 경우 MPO-ANCA 혹은 p-ANCA로 명명한다[5-7]. ANCA와 연관된 질환은 체중 감소, 무력감, 피로, 관절통 등의 증상을 동반하며 상하기도 및 신장, 심장 등 다발성 장기 침범의 임상 양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6,7]. ANCA와 연관된 혈관염의 경우 현미경다발혈관염(microscopic polyangiitis), 육아종증다발혈관염(granulomatosis with polyangiitis), 호산구 육아종증다발혈관염(eosinophilic granulomatosis vasculitis with polyangiitis)과 같은 소혈관혈관염의 형태로 발현된다[7]. 육아종증다발혈관염을 포함한 p-ANCA 양성 혈관염의 경우 침범에 따라 상기도, 귀, 코 연관 증상 및 각막염, 결막염 등 안과적 질환과 폐침윤, 폐결절 등의 폐 질환, 사구체신염과 이에 따른 신부전, 심낭염, 심근 병증을 동반하며, 말초신경 병증 및 뇌신경 병증, 경수막염과 같은 신경계 침범의 형태도 있다[6]. 현미경다발혈관염, 호산구 육아종증다발혈관염을 포함한 c-ANCA 양성 혈관염의 경우 육아종 형성, 다발성 장기 침범, 신기능의 급격한 악화 및 재발 경향을 보여 임상적 차이가 있다[6].
ANCA 연관 혈관염에서 장기의 기능을 심각하게 손상할 수 있는 경우 초치료로 글루코코르티코이드와 사이클로포스퍼마이드 혹은 리툭시맙(rituximab)을 고려한다[7]. 마이코페놀레이트 모페틸과 메토트렉세이트(methotrexate) 또한 고려할 수 있다[7].
ANCA 연관 비후경수막염은 중년 이상의 환자군에서 뇌신경계 이상과 두통으로 발현할 수 있으며, 감염, 종양, IgG4 관련 질환 등의 감별이 필요하다. 진단을 위해 혈청 검사, 뇌척수액 검사, 뇌 MRI나 양전자단층촬영술(positron emission tomography) 및 CT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3]. IgG4 관련 질환의 경우 혈청 IgG4의 상승 및 뇌 MRI에서 안장 비대(sellar enlargement), 뇌하수체줄기 비대(pituitary stalk thickening)를 확인할 수 있다[8]. ANCA 연관 혈관염과 같이 ANCA 연관 경수막염은 글루코코르티코이드를 포함한 면역억제 요법에 반응하나 재발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3]. 특히 중추신경계를 침범한 ANCA 연관 경수막염의 경우 예후가 급격히 불량해질 수 있어 초기 글루코코르티코이드 치료 이후 유지 치료로 사이클로포스퍼마이드 및 리툭시맙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7]. 두 증례 환자에서 시신경 병증에 동반한 혈청 p-ANCA 연관 비후경수막염을 확인하였고, p-ANCA 양성 혈관염에서 뇌신경과 경수막의 침윤 경향성에 기인한 경수막염 및 시신경 병증으로 판단하였다. 이후 경구 사이클로포스퍼마이드와 그 외 면역억제 요법을 시행하여 질환의 관해 또는 안정화에 도달할 수 있었으나 시력 저하를 막지 못하였다.
저자들은 면역억제 요법을 통해 비후경수막염의 호전을 기대해 볼 수 있는 경우로서 두 증례를 보고한다. 증례를 토대로 노년의 환자에서 두통을 동반한 아급성 시신경 병증의 원인으로 p-ANCA와 연관된 비후경수막염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감염증을 배제한 신속한 진단 이후, 글루코코르티코이드를 포함한 적극적 면역억제 요법 시행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