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ronavirus disease-2019 (COVID-19) 감염증과 관련된 다양한 중추신경계 합병증 중 뇌경색의 위험률이 증가한다는 사실이 보고되고 있다. COVID-19의 뇌경색 위험도 증가는 타 호흡기 감염 질환과 비교하여 뚜렷한 차이는 없었으나, 일반 인구 집단과 COVID-19 뇌경색 환자군 간 유의미한 차이들이 확인되었다[1]. 현재도 COVID-19 환자에서 발생한 비전형적인 양상의 뇌경색 증례들이 보고되고 있고 COVID-19 병태생리와 뇌경색의 상관관계에 대한 이론들이 제시되고 있다[1,2]. 저자들은 젊은 나이의 COVID-19 환자에서 발생한 뇌경색에 대해 뇌영상 검사를 추적하였으며, 뇌혈관의 다발성 동심형 조영증강 및 뇌혈관 수축이 시간에 따라 일부 호전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뇌영상 추적 검사를 통해 뇌경색의 발생 원인으로 혈관염과 혈관 수축이 부분적으로 동반되었을 가능성을 고려하였던 드문 예를 경험하였기에 이를 보고하는 바이며, 이를 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e coronavirus 2 (SARS-CoV-2)의 병태생리 특성을 토대로 해석해 보았다.
증 례
특이 질환이 없는 24세 남성이 좌측 위약감을 주소로 내원하였다. 내원 전일부터 발열과 기침 증상이 있어 신속항원 자가 검사로 COVID-19 양성임을 확인하고 자가 격리를 하고 있었으며, 수면 전까지는 평상시와 다름없었으나 내원 당일 아침 기상 후 좌측 위약감이 확인되어 응급센터로 내원하였다. 내원 당시 활력징후는 혈압 165/98 mmHg, 맥박 78회/분, 호흡 16회/분, 체온 37.7℃였다. 신경계진찰에서 의식은 명료하고 좌측무시증후군은 확인되지 않았으며 뇌신경 검사상 경도의 구음장애와 좌측 중추안면마비가 확인되었다. 좌측 상하지 근력은 medical research council (MRC) 4등급으로 저하되어 있었고, 감각 저하나 병적반사는 확인되지 않았다. 혈액 검사상 혈소판은 140×103/μL로 경미하게 감소되어 있었고, C반응단백질은 1.88 mg/dL, D-이합체는 22.07 μg/mL로 증가되어 있었다. 뇌 자기공명영상에서 우측 중대뇌동맥 경계 부위의 다발성 뇌경색이 확인되었으며, 양측 원위부 내경동맥, 우측 중대뇌동맥 및 앞대뇌동맥의 심한 협착이 확인되었고, 뇌관류 영상에서 해당 영역에 관류 지연이 확인되고 있었다(Fig. 1-A-C). 환자는 다중 실시간 중합효소사슬반응(multiplex real time polymerase chain reaction) 검사를 통해 COVID-19 양성으로 진단되어 아스피린과 클로피도그렐 및 스타틴을 투약하며 음압 격리병동으로 입원하였다. 내원 1일차 좌측 상하지 근력이 MRC 1등급으로 저하되어 뇌 자기공명영상을 추가로 시행하였으며 기존 경색 부위의 부종이 확인되었고 뇌경색 재발은 없어서 기존 치료를 유지하였다. 환자는 COVID-19에 대해서는 경도의 발열 및 기침만을 호소하며 보존적인 치료만 유지하였으나, 입원 후 혈소판은 116×103/μL로 더욱 감소하였고, D-이합체는 24.80 μg/mL까지 증가하며 혈액 검사 이상 소견의 악화가 확인되었다. 흉부와 하지 컴퓨터단층혈관조영에서 심부정맥혈전증은 확인되지 않아 항응고제는 투약하지 않았다. 환자는 내원 4일차부터 발열과 기침이 호전되기 시작하면서 기존에 확인되었던 혈액 검사상의 이상 수치도 호전되기 시작하였다. 내원 6일차 혈소판 수치 189×103/μL로 회복하였고, D-이합체는 내원 12일차 0.23 μg/mL로 정상 범위까지 감소했음을 확인하였다. 신경계 이상 소견도 함께 호전되는 추세였는데, 내원 5일차 좌측 상하지 MRC 3등급으로 사정되었다. 내원 7일차 시행한 고해상도 뇌 자기공명혈관조영에서 양측 원위부 내경동맥과 중대뇌동맥의 협착이 초기보다 호전된 양상으로 확인되었고 특히 좌측 중대뇌동맥 기시부의 호전이 뚜렷하였다(Fig. 1-D). 우측 중대뇌동맥과 앞대뇌동맥은 협착부를 따라 동심형의 강한 조영증강 소견이 협착부 전반에 걸쳐 확인되고 있었고(Fig. 2) 이를 통해 뇌혈관 협착이 혈관염에 의했을 가능성을 고려하였다. 뇌 혈관조영을 추가로 시행하였는데 우측 중대뇌동맥 기시부 전반에 걸친 협착이 확인되고 있었고 원위부 혈관의 협착 소견은 뚜렷하지 않았다. 동맥경화 호발 부위에 동맥경화의 소견은 확인되지 않고 있었으며, 우측 뒤대뇌동맥을 통한 곁순환이 확인되었으나 모야모야혈관의 발달 또한 뚜렷하지 않았다(Fig. 1-E, F). 젊은 나이에 발생한 뇌경색과 비전형적 양상의 혈관 협착에 대해 추가적으로 시행한 검사는 다음과 같다. 모야모야병에 대해 RNF 213 유전자 돌연변이 검사를 진행했고, 혈관염에 대해서 항핵항체(antinuclear antibody), 항호중구세포질항체(anti-neutrophil cytoplasmic antibody)를 확인하였으며 환자가 기저에 혈액응고증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을 고려해 항인지질항체증후군(antiphospholipid antibody syndrome)에 대한 자가면역항체 검사를 시행했다. 이 중에서 루푸스항응고인자만 양성으로 확인되었고 기타 자가면역항체는 확인되지 않았다. RNF213 유전자 검사에서도 돌연변이는 발견되지 않았다. 양성으로 확인된 루푸스항응고인자는 3개월 후 재검사를 진행할 예정으로, 검사 결과는 현재 대기 중인 상태이다. COVID-19 감염 증상이 호전되며 신경계 증상이 지속적으로 호전 추세였고, 혈관염 원인 항체가 분명하게 확인되지 않았으며 뇌혈관 협착의 호전이 확인되었으므로 면역 억제 치료의 이득이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여 시행하지 않았다. 한달 후 외래에서 좌측 상하지 MRS 5등급, 독립 보행이 가능한 정도로 증상이 호전된 것을 확인하였으며 혈관 협착부의 변화 확인을 위해 시행한 뇌 자기공명영상에서는 퇴원 당시와 비슷한 정도로 우측 중대뇌동맥, 앞대뇌동맥의 협착 소견이 지속되고 있었다.
고 찰
본 증례에서 입원 중인 환자의 COVID-19 증상은 발열 및 기침 정도로 경미하였으나 기저 질환이 없던 환자에서 혈소판 감소증과 D-이합체의 상승이 수일에 걸쳐 악화되는 것이 확인되어 COVID-19와 관련한 응고병증이 동반된 것으로 판단되었다. COVID-19 관련 응고병증은 주로 중증의 COVID-19 감염증에서 동반되며, 높은 혈중 D-이합체와 사이토카인의 수치가 확인되는 경향을 보인다[2]. 위 환자는 COVID-19 증상 자체는 경미했으나, 높은 D-이합체 수치를 고려하면 COVID-19 관련 응고병증이 동반되었을 가능성이 있었다. 한 다국적 연구에 따르면 일반 인구 집단과 비교하여 COVID-19 관련 뇌경색은 혈관 위험 인자가 분명치 않은 젊은 인구에서도 발생하며, 큰 뇌혈관의 협착과 폐색이 동반된 뇌경색으로 확인되는 비율이 높았다[1,3,4]. 또한 경미한 COVID-19 감염증 환자에서도 일반 인구에 비해 뇌경색 위험도가 높았는데, 이 경우 D-이합체 수치가 높은 군에서 뇌경색이 주로 발생하여 COVID-19 관련 응고병증과 사이토카인의 상승이 뇌경색의 발생과 관련되었을 가능성이 제기되었다[1,5,6]. COVID-19와 관련한 혈관염은 부검 표본으로 확인된 증례가 있으며 COVID-19 관련 뇌경색증에서 뇌혈관염 및 혈관 수축이 동반되었다는 보고가 있다[3,7]. 최근 문헌에서 COVID-19 감염의 특징적인 병태생리가 이를 유발할 수 있음을 뒷받침하는 이론이 제시되고 있다. COVID-19 감염증을 일으키는 SARSCoV-2 바이러스는 안지오텐신변환효소-2 (angiotensin converting enzyme-2, ACE-2) 수용체와 결합하여 세포 내 함입을 통해 숙주세포 내로 침입한다. ACE-2 수용체는 안지오텐신1-7 (angiotensin1-7, Ang1-7)을 생성하며, Ang1-7은 세포신호전달 체계를 거쳐 최종적으로 혈관 확장과 항염증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SARS-CoV-2 바이러스가 ACE-2 수용체와 함께 세포 내 함입을 거치며 결국 숙주세포의 ACE-2 수치가 낮아지므로, Ang1-7이 감소하게 되어 혈관 수축 및 염증 반응의 증가가 야기될 수 있다. 이론적으로는 체내 ACE-2 수용체가 분포하는 기관이 COVID-19에 취약할 것을 예측할 수 있는데, 폐와 신장뿐만 아니라 뇌혈관 내피세포와 신경세포에도 ACE-2 수용체가 존재하므로 ACE2 및 Ang1-7의 감소가 뇌혈관에서 염증과 혈관 수축을 야기시킬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겠다. 본 증례는 젊은 나이의 COVID-19 환자에서 발생한 뇌경색에 대해, 고해상도 자기공명영상 및 혈관조영을 통해 협착 부위의 강한 조영증강이 확인되어 혈관 협착은 혈관염에 의해 발생하였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았다. 다만 환자가 음압 격리 중이었고, 뇌혈관 외에 다른 장기에는 혈관염 침범 의심 소견이 없었으므로 조직검사나 뇌척수액 검사는 시행하지 못하고 영상 검사의 혈관벽조영증강으로 혈관염 소견을 확인하였다. 뇌 자기공명혈관조영은 협착이 심한 경우 실제보다 협착의 정도가 과장될 수 있다는 단점이 있으나 방사선 피폭이 없고, 조영제를 사용하지 않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이를 고려하여 뇌 자기공명혈관조영으로 추적 검사를 진행하였다. 이는 같은 양식의 자기공명영상에서 확인된 혈관의 변화이며, 추후 대뇌 혈관조영을 통해 확인된 협착 정도가 입원 당시에 확인되었던 관류 지연을 유발할 만큼 심하지 않았다는 것을 고려하여 혈관 협착 호전이 유의미한 것으로 판단하였다. COVID-19 감염증이 호전되며 협착의 호전이 확인된 것은 혈관염과 함께 동반된 혈관 수축이 호전되었을 가능성과, COVID-19 관련 응고병증이 호전되며 동맥 내 혈전 크기가 작아지며 협착이 호전되었을 가능성을 모두 고려해볼 수 있다. 환자에게서 확인된 응고 병증에 대해서 추후 혈액 검사 결과 루푸스항응고인자가 양성으로 확인되었는데, 재검사 결과를 확인하기 전이므로 위양성의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COVID-19 환자에서 거의 절반에 달하는 항인지질항체 양성 유병률이 확인된다는 보고가 있지만 아직까지 COVID-19와 항인지질항체증후군과의 상관관계는 분명하지 않아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8]. 현재까지 COVID-19 관련하여 혈관염 소견과 혈관 수축이 동반된 비전형적 증례들이 적지 않게 보고되고 있으나 혈관 협착의 변화 소견이나, 환자의 장기적인 예후에 관해서는 정보가 부족하다. 위 환자에서 조기 신경계 증상 악화가 확인되었을 때 응급 시술을 시행할 것인지에 대한 많은 논의가 있었는데 COVID-19의 병증이 변함에 따라 혈관 협착이 어떻게 변화할지 예측을 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치료 방향 결정에 많은 고민이 있었다. COVID-19 환자에서 발생한 뇌경색의 경과에 대한 보고와 분석이 충분히 이루어져야 이를 토대로 유사한 상황에서 뇌경색의 예후를 고려해 치료 방향을 결정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증례는 입원 기간 중 뇌혈관 영상을 추적 검사하여 뇌혈관의 변화를 환자의 신경계 증상 및 COVID-19 감염증의 임상 양상 변화와 연관지어 설명할 수 있었다는 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실제 환자에서 보다 장기간에 걸친 추적 관찰 및 보고가 추가로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