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 산소에 의해 발생한 FLAIR영상에서 거미막하공간의 고신호강도
Hyperintensity of Subarachnoid Space on FLAIR Images Caused by Supplemental Oxyg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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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 Abstract
A hyperintensity in the subarachnoid space on fluid-attenuated inversion-recovery (FLAIR) images is often caused by diseases such as subarachnoid hemorrhage or meningitis. Oxygen has a known paramagnetic effect and also causes signal changes in the subarachnoid space on FLAIR images. These changes usually develop when the inspired air contains a high oxygen fraction. Here we present a patient with a hyperintensity in the subarachnoid space on FLAIR images whose inspired air contained only a low oxygen fraction.
액체감쇠역전회복(fluid attenuated inversion recovery, FLAIR) 영상은 뇌자기공명영상 기법 중 하나로 이제는 통상 촬영을 할 때 반드시 포함하는 영상이 되었다[1]. 이 기법은 T1 및 T2강조영상을 포함한 기존 자기공명영상 기법으로 진단이 어려운 거미막하출혈의 감별에 유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FLAIR영상에서 뇌척수액 혹은 거미막하공간에 고신호강도가 보이면 거미막하출혈을 진단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양상은 거미막하출혈 외에도 수막염, 악성 종양의 수막 전이, 마취제, 100% 흡입산소에 의해서도 나타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2].
100% 흡입산소는 상자성 영향(paramagnetic effect)을 주어 FLAIR영상에서 거미막하공간에 고신호강도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부분 마취 유도 전후 기관지 삽관, 산소마스크를 이용한 100% 흡입산소 투여 후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또한 50% 이하의 흡입산소 투여 시에는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3]. 저자들은 기존 보고와는 달리 낮은 흡입 산소농도(fraction of inspired oxygen, FiO2)에 의해 발생한 FLAIR영상에서 거미막하공간의 고신호강도를 경험하여 보고하고자 한다.
증례
79세 여자가 전신 위약으로 신장내과에 입원 중 갑자기 발생한 구음장애, 우측 반신마비, 의식의 변화로 신경과로 의뢰되었다. 고혈압, 당뇨의 과거력이 있었으며 만성콩팥질환이 있어 주 3회 혈액투석을 받고 있었다. 시행한 뇌자기공명영상에서 좌측 기저핵을 포함한 좌측 대뇌반구 내 다발초점경색이 관찰되었으며 FLAIR영상에서 뇌실 주변의 백질 변성 외에 거미막하공간의 신호강도의 변화는 없었다(Fig. 1). 뇌자기공명영상 촬영 후 아스피린 100 mg과 산소캐뉼라를 통해 산소 공급을 하였다.
급성기 뇌경색의 영상 추적 관찰을 위해 뇌경색 발생 3일 후 뇌자기공명영상을 촬영하였다. 확산강조영상에서는 새로 발생한 병변은 없었으나 FLAIR영상에서는 거미막하공간 전반에 걸쳐 고신호강도가 관찰되었다(Fig. 2-A). 거미막하출혈을 감별하기 위해 두부전산화단층촬영과 뇌척수액 검사를 시행하였고 정상이었다(Fig. 2-B). 뇌파검사에는 뇌전증모양방전(epileptiform discharge)은 없었고 시행한 혈액검사에서는 헤모글로빈 11.0 g/dL (12-18), 크레아티닌 3.9 mg/dL (0.5-1.3) 외에 정상이었다. 낮은 헤모글로빈 수치에 대해서는 혈액도말검사를 시행하였고 만성질환에 의한 빈혈로 진단하였다. 환자의 신경계증상의 변화가 없었으며 거미막하출혈의 가능성이 낮고 FLAIR영상을 제외한 다른 이상이 없어 관찰하였다. 뇌경색 발생 2주 후 FLAIR 영상에서 그 전에 보였던 고신호강도는 소실되었다(Fig. 2-C).
환자의 의무기록을 확인하였을 때, FLAIR영상에서 고신호강도를 보인 촬영 당시에만 산소캐뉼라로 산소 공급을 하였으며 나머지 두 영상 촬영 때는 산소 공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당시 4 L/분의 산소를 공급하였으며 FiO2로 계산해 보았을 때 0.28로 매우 낮은 산소 공급량이었다.
고찰
FLAIR영상은 거미막하출혈 환자에서 전산화 단층촬영과 유사한 발견율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뇌척수액의 신호강도를 없애거나 약화시켜 피질경색, 다발경화증, 뇌실 주변 질환 뿐만 아니라 높은 산소분압을 가진 뇌척수액과 섞여 기존 뇌자기공명영상 기법으로 감별이 어려운 거미막하출혈의 진단에도 유용하다[4]. FLAIR영상에서 거미막하공간의 고신호강도를 보일 수 있는 상태로는 거미막하출혈을 포함하여 뇌수막염, 악성 종양의 수막 전이, 수막 흑색종, 지방을 포함하는 종양, 뇌경색, 모야모야병과 같은 질환이 있다. 또한 흡입산소, 자화율인공물(magnetic susceptibility artifact), 움직임에 의한 인공물(motion artifact)과 같은 인공물과 관련된 원인으로도 고신호강도가 발생할 수 있다[2]. 본 증례는 거미막하출혈, 뇌수막염, 수막전이 등을 감별하기 위해 뇌척수액검사를 시행하여 배제할 수 있었다. 조영제를 사용하지 않았으므로 조영제 사용에 따른 인공물 역시 배제되었다. 또한 뇌경색은 있었지만 다초점 양상의 경색이었으며 첫 촬영한 FLAIR영상에서 거미막하공간의 변화가 없었다. 두개강 주변에 특별한 금속물질이 없었고 고신호강도를 보인 촬영 때와 다른 두 촬영간 유일한 차이는 흡입산소의 유무이어서 흡입산소에 의해 발생한 변화로 진단할 수 있었다.
흡입산소에 의해 발생한 FLAIR영상에서 뇌척수액의 신호 강도 변화는 드물지 않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는 프로포폴과 같은 마취제 투여가 동반되거나 100% 산소를 공급하였을 때 발생한다[5,6]. 100% 산소를 투여하였을 경우 FLAIR에서 신호강도의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4-5.3배 정도로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50% 산소 정도로 감량하여도 신호 변화가 없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1,3]. 또 다른 보고에서도 FiO2가 0.6 이상인 경우에서 더 흔히 뇌척수액의 고신호강도가 보인다고 하였다[7]. 산소분자에 있는 쌍으로 되어 있지 않은 전자는 약상자성(weak paramagnetic)을 띄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산소가 뇌척수액으로 유입될 경우 FLAIR영상에서 고신호강도를 보일 수 있는 것이다[8]. 산소의 뇌척수액 내 유입은 맥락얼기(choroid plexus)가 아닌 동맥 혈관 공간(arterial vascular space)의 연질-거미막 표면(pia-arachnoid surface)에 있는 혈관과 소혈관 벽을 통해 직접 이루어지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9].
본 증례는 FiO2 0.28의 아주 낮은 산소 분획에 의해 FLAIR영상에서 거미막하공간, 즉 뇌척수액 내에 고신호강도를 보였다. 환자는 만성질환에 의한 빈혈이 있었고 이에 헤모글로빈-산소 친화력은 매우 높았을 것으로 생각된다[10]. 또한 환자의 FLAIR영상에서 보았을 때 뇌실 주변 백질 변성이 매우 심하였다. 따라서 거미막하공간 주변에 혈관벽이 매우 좋지 않았을 것으로 판단된다. 과거의 보고들은 뇌의 기질적 변화가 없고 다른 질환이 없는 건강한 소아 혹은 젊은 성인을 대상으로 하였다[3,5,7]. 따라서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본 증례와 같은 고령 환자에서 뇌의 기질적 변화와 만성질환 빈혈에 따른 헤모글로빈-산소 친화력 증가 때문에 소량의 흡입산소에 의해서도 FLAIR영상에서 거미막하공간의 고신호강도가 보였을 것으로 판단된다. 본 증례의 경우 산소를 투여하기 전 동맥혈가스분석에서 PO2는 49.6 mmHg, PCO2는 43.4 mmHg, 산소포화도는 80.3%이었으나 낮은 분획의 산소를 공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산소를 투여하였을 때는 PO2는 95.2 mmHg, PCO2는 47.2 mmHg, 산소포화도는 98.1%로 급격한 변화를 보였다. 이러한 환자의 동맥혈가스분석의 결과는 헤모글로빈-산소 친화력이 증가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FiO2가 높을수록 FLAIR영상에서 거미막하공간을 포함한 뇌척수액 내에 고신호강도를 보이는 경우가 높다. 그러나 본 증례와 같이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고령의 환자에서는 낮은 FiO2로도 고신호강도를 보일 수 있으므로 FLAIR영상에서 거미막하공간에 신호 변화가 있을 경우 흡입산소에 의한 경우도 반드시 고려해 보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