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1940년대 단순 계산을 하는 첫 소프트웨어가 개발된 이후로 다양한 소프트웨어 솔루션은 현재 우리 일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도구이다. 아침에 일어난 순간부터 잠드는 순간까지 우리는 다양한 소프트웨어의 도움으로 일상을 영위하고 있다. 의료 현장에서도 다양한 소프트웨어 솔루션들이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국내에서도 전자의무기록시스템을 적극 도입하여 개인 병원을 포함하여 전국의 모든 병원의 90% 이상이 전자의무기록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1]. 뇌졸중 분야에서는 뇌전산화단층촬영 및 자기공명영상을 자동으로 분석하는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들이 도입되어서 현장에서 동맥내혈전제거술을 진행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데에 사용되고 있다. 이렇게 기존의 시스템을 디지털로 전환한 솔루션부터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솔루션까지 다양한 소프트웨어가 임상 현장에서 진료를 보는 데에 필수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뇌졸중 분야에서는 많은 숫자의 환자를 상대하게 되며 환자별로 다양한 원인 및 특성을 갖고 있으므로 일괄적인 관리보다는 정밀한 의료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2]. 다양한 뇌졸중의 원인을 효과적으로 감별하여 이에 맞는 2차 예방 약제를 선택하는 것 혹은 위험도가 높은 정맥내혈전용해술 및 동맥내혈전제거술이 적합한 환자를 구분하기 위한 솔루션이 이런 정밀한 의료적 접근의 예시라고 할 수 있다[3]. 또한 뇌졸중은 시각을 다투는 질환이므로 자동화된 디지털 솔루션을 활용하여 환자의 초급성기 진단부터 치료까지의 시간을 단축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부분들에 있어서 디지털 소프트웨어 솔루션은 뇌졸중 환자의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본 논문에서는 저자가 개발한 의료 소프트웨어 솔루션에 대한 경험을 공유하고, 뇌졸중 분야의 솔루션으로 제한하여 이를 기술하고자 한다. 다기관 등록체계(registry) 서비스부터 시작하여 인공지능을 활용한 의사결정 지원 플랫폼까지 몇 가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였던 배경, 과정, 결과 및 간단한 기술적인 내용을 포함한다.
본 론
1. 뇌졸중119 앱
뇌졸중 환자의 예후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는 정맥내혈전용해술 및 동맥내혈전제거술 치료를 받는 데까지 걸린 시간이다[4]. 이에 따라 빠른 시간 내에 뇌졸중 증상을 인지하고, 뇌졸중이 의심되는 경우 가장 가까운 혈전용해 치료가 가능한 병원을 안내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환자들이 뇌졸중에 대한 교육을 평소에 받도록 하여 위급 상황이 발생하였을 때 빠른 대처가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뇌졸중 119 앱은 이런 뇌졸중에 대하여 가까운 병원을 검색해 주며, 해당 병원의 시설 및 가능한 치료 등을 포함한 정보를 사용자에게 알려 주는 기능을 갖도록 설계되었다(Fig. 1, Table 1) [5]. 또한 대표적인 뇌졸중의 증상을 자가 검진할 수 있는 3단계 자가 검진 알고리즘을 제공한다. 이외에 뇌졸중의 주요 증상 및 개념에 대한 교육 내용을 포함하고 있으며, 뇌졸중이 의심될 때에는 주저하지 말고 119를 부를 것을 강조하고 있다.
뇌졸중119 앱의 가장 주요 기능은 지도 기반으로 환자 가까이에 뇌졸중 치료가 가능한 병원을 찾는 기능이다. 거리 순으로 뇌졸중 환자를 치료 가능한 병원 목록을 제공하며, 신경과, 신경외과, 응급의학과 전문의 유무, 정맥내혈전용해술, 동맥내혈전제거술, 두개감압술 가능 여부, 뇌졸중센터 인증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각 병원마다 응급실 및 대표 번호를 제공하여 전화로 상담을 할 수 있다.
간이 진단 기능은 뇌졸중이 의심되는 환자가 자가 진단이 가능하도록 구성된 기능으로, Cincinnati Prehospital Stroke Scale을 채용하였다[6]. 구급대원을 포함한 응급의료 인력이 간단하게 뇌졸중 환자를 감별하는 데에 도움을 주는 것을 목표로 개발된 기능이다. NIH 뇌졸중 척도에서 가장 주요한 3개의 항목을 추출하여 개발한 것으로, 안면마비, 비대칭적 상지 마비, 그리고 언어장애를 간단히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 일러스트를 활용하여 간단하게 자가 진단이 가능하도록 구성하였으며, 이상 소견이 하나라도 발견되는 경우 119를 바로 부를 수 있도록 버튼을 제공한다.
뇌졸중 교육은 뇌졸중의 정의, 흔한 증상 및 재관류 치료에 대하여 환자들이 이해하기 쉬운 형태로 자료를 제공한다. 또한 환자가 뇌졸중 증상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119를 바로 불러야 한다는 점을 여러 번 다양한 방법으로 강조하고 있다.
뇌졸중119 앱은 사용자의 스마트폰에 설치하도록 제작되었으며, 안드로이드용 구글 플레이스토어 및 iOS 앱스토어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다. 첫 버전은 2012년에 배포하였으며 현재 10만 건 이상 다운로드가 이루어졌다. 각 병원 관계자가 본인 병원의 정보를 업데이트할 수 있도록 웹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며, 실시간 병원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는 서버를 구성하였다. 이 앱은 뇌졸중 환자들이 조금 더 빠르게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것을 목표로 제작되었으며, 기존에 제공되는 다른 앱 및 서비스와 비교하였을 때에 국내 병원들의 뇌졸중 특화 치료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이 차별화된 점이다.
2. 다기관 뇌졸중 등록체계(SMART DB)
연구를 위하여 환자들의 임상 정보를 기록하는 등록체계(registry)는 연구자에게 매우 중요한 자료이다. 기존에는 정해진 형식의 서식에 환자별로 내용을 작성하는 형태로 등록체계를 관리하고 있었지만, 최근에는 많이 디지털화되어서 더 효과적으로 작성, 보관 및 관리되고 있다. 연세대학교 뇌졸중 팀에서도 이런 등록체계를 장기간 관리해 오고 있었으나 다기관에 적합한 솔루션이 아니어서 다기관 연구를 진행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따라 저자가 다기관 연구에 적합한 형태의 등록체계 솔루션을 제작하여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다(Fig. 2, Table 1).
다기관 등록체계를 제작하는 데에 있어서 중요하게 생각한 핵심 단어는 확장성 및 통일성이었다. 같은 데이터여도 기관별로 다양한 형태로 저장하는 일이 비일비재하여 나중에 데이터를 모아서 연구를 하는 데에 어려운 점이 많았다. 예를 들어 흡연 과거력을 저장함에 있어서 어떤 기관에서는 흡연자, 비흡연자로만 구분하여 저장하고, 어떤 기관에서는 흡연자, 과거 흡연자, 비흡연자로 좀 더 세분화하여 저장할 수 있다. 이런 경우 공동 연구에 애로사항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든 생성된 필드는 필드 그룹 형태로 저장되며, 이런 필드 그룹의 저장소(리포지토리)를 만들어서 이 리포지토리 필드를 활용하여 서식을 구성하도록 하였다. 또한 필드를 나열하여 만들어진 서식(표)은 개인만 사용할 수도 있지만 다른 병원과 서식을 공유할 수도 있도록 옵션을 제공하였다. 이렇게 하면 실제 입력된 데이터는 공유되지 않지만, 입력 형식만 공유하여 다기관에서 같은 서식으로 데이터를 모을 수 있다. 전자의무기록시스템에서 데이터 추출을 지원하는 경우 추출된 데이터를 업로드하여 쉽게 데이터 값을 입력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물론 연구자가 데이터를 직접 입력하는 것도 가능하며, 모든 수정이 기록으로 남아 추후 수정된 값을 되돌릴 수 있다. 데이터를 추출할 때에도 템플릿 기능을 이용하여 요청하면 연구에 필요한 데이터만 다른 기관에서 특별한 노력 없이 추출받아 사용할 수 있다. 또한 표의 네스팅(nesting)이 가능하도록 구성하였는데, 이는 1:n 구조의 연결이 되는 데이터 간의 효과적인 저장을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예를 들어 성별, 출생일 등의 환자 기본 정보는 변하지 않지만, 입원을 여러 번 한 경우 입원 시 검사 결과 등은 두 개 이상의 레코드로 저장되어야 한다. 따라서 1:1 구조뿐만이 아닌 1:n 구조 역시 지원하도록 부모-자식 표를 무한히 생성할 수 있다. 이외에도 자동 익명화 기능, 엑셀 업로드, 엑셀 다운로드, 필터, 복합 조건식 검색 기능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추어 다기관 연구가 수월하도록 구성하였다.
SMART DB는 웹서비스 형태로 제작되었으며, 2017년에 처음 서비스를 시작하였고, 모든 급성기 뇌졸중 환자에 대해 활발한 등록이 지속되고 있다. 현재까지 총 25개 병원에서 3만 명에 가까운 환자가 등록되어 있으며 4백여 개의 표에 65만 개가 넘는 레코드가 저장되어 있다.
3. 인공지능 기반 심혈관 질환 예측 서비스(S2CAD)
뇌졸중 환자에서 심혈관 질환의 동반률은 80%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7]. 심혈관 질환은 심근경색을 일으켜 사망에 달하게 할 수 있는 매우 심각한 질환으로, 스텐트삽입술 등을 통한 적극적인 치료가 심각한 상황을 예방할 수 있다. 하지만 뇌졸중 환자에서 이런 심혈관 질환을 확인하기 위한 검사에 대한 지침은 명확하지 않다[8]. 최근 multi-detector coronary computed tomography를 통하여 비교적 간단하게 심혈관 질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뇌졸중 환자에서 심혈관 질환의 선별 검사 방법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되었다.
따라서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뇌졸중 환자의 임상 정보를 활용하여 심혈관 질환을 예측하는 모델을 개발하였다[9]. 이 모델은 1,170명의 환자 데이터로 학습하여 348명의 환자들에게 검증하였으며 area under the receiver operating characteristic curve 0.763 (95% 신뢰 구간, 0.711–0.814)의 검증 성능을 보여 주었다. 뇌졸중의 분야를 전문으로 한 신경과 전문의 2명의 예측 결과보다 유의미하게 정확하였으며 심혈관 질환의 위험도가 높다고 판단된 환자들은 장기 예후도 좋지 않았다.
4. 혈전 분석 의사결정 지원 플랫폼(ARIA Cloud)
동맥내혈전제거술의 발전과 함께 혈전을 검체로 획득하게 되었으며, 이 혈전의 임상적 유용성에 대한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10]. 혈전 구성 성분을 분석하여 이에 따른 뇌졸중 발생 원인을 직접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혈전 분석을 통해 환자 치료에 도움이 되는 새로운 종류의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며 이는 뇌졸중 환자의 정밀 의료적 접근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생각된다.
혈전 구성 성분 분석을 하는 데에 있어서 자동화된 방법이 있다면 분석 시간을 크게 단축시킬 수 있다. 이에 따라 저자는 체계적이고 자동화된 혈전 분석을 위해 Automated Region of Interest-based Image Analysis (ARIA) 소프트웨어를 개발하였다. ARIA는 전문가가 분석한 것과 매우 높은 일치도를 보였으며 30배 빠르게 분석이 가능하였다[11]. 또한 이런 혈전 염색 슬라이드 이미지는 일반적으로 열리지 않는 슬라이드 포맷으로 저장되는 경우가 많으며(svs 확장자 등) 매우 큰 용량으로 관리가 쉽지 않은데, ARIA를 통해 이를 더욱 쉽게 관리할 수 있다.
현재 시범운영 중인 ARIA Cloud 서비스는 체계적으로 혈전 이미지를 관리하고 쉽게 접근하여 확인할 수 있으며, 자동화된 분석 결과를 제공하는 플랫폼이다(Fig. 4, Table 1). 접속한 아이디에 따라 해당 병원에서 수집한 혈전들의 리스트를 확인할 수 있으며, 각 혈전 이미지를 염색 방법별로 웹상에서 쉽게 볼 수 있다. 몇 개의 변수를 슬라이더로 조정하여 혈전의 범위를 설정해 주면, 자동적으로 서버에서 혈전의 구성 성분을 분석하여 결과를 제공한다. 현재는 모바일 앱을 통한 알림 서비스, 인공지능 모델 적용을 통한 의사결정 지원 등의 다양한 추가 기능을 개발 중이다.
대용량 슬라이드 파일의 효과적인 보관, 빠르고 안정적인 웹서비스 유지 및 고해상도 파일의 분석을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 매우 복잡한 인프라 설계가 도입되었다. 클라우드 네트워크 스토리지, 클라우드 기반 논리 서버 및 클라우드 관계형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하여 안정적 웹 서비스를 가능하도록 하되, 대용량 슬라이드 원본 파일은 network attached storage를 활용하여 비용을 낮추었고, 분석 작업 자체는 온프레미스 워크스테이션에서 진행되도록 하여 저비용으로 고성능 분석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현재 5천여 개가 넘는 슬라이드 파일을 안정적으로 서비스하고 있다. 의료진이 혈전 분석 결과를 기존 임상 정보에 더하여 정밀 의료적으로 환자를 치료하는 데에 도움을 받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
5. 신경계중재술 기구 앱(Devices)
동맥내혈전제거술이 뇌졸중 환자의 예후에 큰 영향을 끼치는 만큼, 해당 분야의 기구들도 매우 빠른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시술의 성공률은 이런 기구의 발전 및 선택에 따라서 큰 영향을 받는다[12]. 하지만 다양한 기구의 개발에 따라 수많은 기구들의 정확한 사양을 파악하기가 어려우며, 기구들 간의 호환성을 직관적으로 계산하기가 매우 어렵다. 특히 신경계중재술을 처음 시작하는 초심자의 경우 이런 어려움이 극대화된다.
6. 국내 뇌졸중 관련 소프트웨어 현황 및 규제
7. 의료 소프트웨어 솔루션의 미래와 발전 방향 및 한계
의료 소프트웨어가 근접한 미래에 중요하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되는 부분은 임상 의사결정 지원(clinical decision support)이라고 생각한다. 즉 의사가 진료를 보는 데에 있어 기존에 비해 정확도를 높이거나 시간 및 비용을 감소시키는 등의 방법으로 효율성을 높이는 것에 의료 소프트웨어가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임상 의사결정 지원 플랫폼은 웹, 모바일 혹은 가상환경 기반 소프트웨어일 수도 있으며 인공지능 기술이 포함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최근 임상 도입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인공지능 기반 영상 판독 솔루션의 경우 기존에 비해 판독 정확도를 향상시키고, 필요한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20]. 또한 정성적으로 분석하던 내용을 정량적으로 분석할 수 있게 함으로써 진료를 보는 데에 있어서 더욱 정확한 판단이 가능하다. 대표적인 예로 급성기 뇌경색에서 관류확산강조영상을 자동으로 분석하여 급성기 동맥내혈전제거술을 진행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것에 도움을 주는 솔루션이 포함된다[21]. 또한 환자 본인이 직접 시행할 수 있는 선별 검사를 통해 초기에 위험 증상이 있는 경우 병원에 내원할 수 있도록 유도하여 빠른 진단이 가능하도록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소프트웨어 솔루션들은 기계적으로 판단할 수 없는 임상의 다양한 상황을 모두 파악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최종 진단 및 처방 등 임상의의 역할을 대체할 수는 없다.
결 론
본 논문에서는 뇌졸중의 분야에서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개발한 경험을 간략히 기술하였다. 가까운 뇌졸중 치료가 가능한 병원 및 간이 진단 정보를 제공하는 뇌졸중119 앱, 다기관 뇌졸중 등록체계인 SMART DB, 인공지능 기반으로 심혈관 질환을 예측하는 S2CAD 서비스, 혈전 염색 슬라이드를 자동 분석하고 이를 이용한 의사결정 지원 서비스인 ARIA Cloud 및 신경계중재술에서 사용하는 기구들에 대한 정보 및 호환성을 계산하는 Devices 앱에 대하여 다루었다. 기술의 발전에 따라 이런 소프트웨어 솔루션은 임상에서 더욱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