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염증탈수초다발신경병과 유사한 전기진단검사 결과를 보인 새로운 p.Arg98Leu MPZ 유전자돌연변이를 가진 CMT1B 환자
CMT1B Patient with a Novel p.Arg98Leu MPZ Variant Mimicking Chronic Inflammatory Demyelinating Polyneuropathy on Electrodiagnostic Tes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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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 Abstract
Conduction block or temporal dispersion on motor nerve conduction studies (NCSs) are known as key features of chronic inflammatory demyelinating polyneuropathy. Some types of CharcotMarieTooth disease (CMT) have been also reported to show conduction block or temporal dispersion on NCS. We experienced a case who presented with slowly progressive motor weakness, sensory loss, foot deformity, and segmental demyelination on NCS. We confirmed her and her mother harboring CMT1B with a novel p.Arg98Leu MPZ variant.
샤르코-마리-투스병(Charcot-Marie-Tooth disease, CMT)은 유전자의 돌연변이에 의하여 발생하는 운동신경과 감각신경의 진행 경과를 보이는 다발신경병이다. 원위부 근력약화와 위축, 족부 변형, 깊은힘줄반사 감소 및 원위부 감각소실이 주된 증상이다. 대부분의 환자에서는 어려서부터 증상이 나타나지만 일부에서는 증상이 늦은 나이에 발현되기도 한다.
보통염색체우성으로 유전되며 주로 탈수초병터가 보이는 CMT1형, 보통염색체우성으로 유전되며 주로 축삭병터를 보이는 CMT2형, X염색체연관 유전 양상을 보이며 다양한 신경전도검사 결과를 보이는 CMTX형, 보통염색체열성 유전 양상을 보이는 CMT4형 등이 있다[1].
만성염증탈수초다발신경병(chronic inflammatory demyelinating polyneuropathy, CIDP)은 비교적 대칭적인 원위부 및 근위부의 근력약화와 감각장애 증상이 2개월 이상 진행하거나 악화와 완화를 반복하는 다발신경병으로 자가면역질환이며, 탈수초성병터를 주로 보인다[2].
CIDP와 CMT는 임상 양상과 전기진단검사 결과에서 비슷한 양상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일부 환자들에게서는 정확하게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 이에 저자들은 전기진단검사에서 CIDP로 의심되었으나 유전자검사에서 새로운 돌연변이가 발견되어 CMT1B로 진단된 환자를 문헌고찰과 함께 보고하고자 한다.
증 례
29세 여자가 보행장애로 병원에 왔다. 생후 1세경부터 발처짐(foot drop)으로 인한 보행장애가 있었으며, 5-6세경 보조기를 시도하였으나 보행장애가 지속되어 이후 사용을 중단하였다. 정확한 시작은 모르지만 어릴 때부터 양쪽 무릎이 과신전되었고, 발 모양의 변형이 지속되었다. 근력저하는 서서히 진행해서 어릴 때부터 뛰거나 줄넘기 같은 운동은 할 수 없었으며, 20대 이후 글씨를 쓸 때 불편하고 젓가락질을 할 때 힘이 잘 들어가지 않았다. 심하지는 않지만 간헐적으로 손과 발에 저림을 느꼈다. 이전에 진단받았던 질환은 없었다. 가족력에서 어머니도 젊을 때부터 경미한 보행장애가 있었으나 59세인 현재까지 독립 보행에 지장이 없다고 하였다. 어머니의 가족은 총 7남매이나 어머니 외에는 증상이 있는 사람이 없었다.
신경계진찰에서 상지의 원위부가 Medical Research Council (MRC) 4등급이었고 하지의 양 발목의 등쪽굽힘(dorsiflexion)에서 우측이 MRC 3등급, 좌측이 MRC 2등급이었고 발바닥쪽굽힘(plantar flexion)에서 우측과 좌측 모두 MRC 3등급이었다. 감각검사에서 통증감각이 양쪽 손과 양쪽 발목 아래로 감소하였고, 진동 감각에서 양쪽 발가락은 느끼지 못하였으며, 양쪽 손가락은 감소하였다. 깊은힘줄반사는 상하지 모두에서 저하되었다. 어머니는 일상생활에서 불편은 전혀 없다고 하였다. 신경계진찰에서 근력약화는 없었고, 감각검사에서 상하지 원위부에서 진동감각이 감소하였으며, 깊은힘줄반사는 상지에서는 저하되었고 하지에서는 소실되었다.
신경전도검사에서 상하지 운동신경 모두 잠복기가 지연되고 신경전도속도가 감소하였으며, 양쪽 종아리신경(peroneal nerve), 자신경(ulnar nerve), 정중신경(median nerve)에서 전도차단(conduction block)과 시간분산(temporal dispersion)이 관찰되었다. 감각신경검사에서 장딴지신경(sural nerve)을 포함한 전신의 감각신경에서 신경전도속도와 감각신경활동전위 진폭이 감소되어, 탈수초감각운동병이 확인되었다(Table, Fig. 1). 전도차단과 시간분산도 관찰되어 CIDP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으나, 서서히 진행하는 임상증상과 가족력이 있는 점으로 CMT 가능성을 생각하여 multiplex ligation dependent probe amplification 방법을 사용하여 PMP22 유전자검사를 시행하여 PMP22 유전자의 중복이나 결손은 없음을 확인하였다. 추가적으로 시행한 차세대염기서열분석(next generation sequencing, NGS)검사에서 MPZ 유전자에서 c.293G>T (p.Arg98Leu)가 이형접합(heterozygous)돌연변이 양상이 발견되었다. 어머니의 NGS검사에서도 환자와 동일한 결과를 확인하여 새로운 돌연변이가 발견된 CMT1B로 진단하였다(Fig. 2).
고 찰
CMT와 CIDP는 임상적으로 유사하여 감별이 어려운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에, 이들의 감별에 도움이 되는 임상, 전기진단, 혹은 바이오마커 연구 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CMT에서는 가족력이 존재하며 생애주기에서 일찍 증상이 발현하는 것이 특징이지만, CMT1A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50세 이후에 진단되는 경우가 42%였다는 보고도 있었다[3]. 질병이 매우 천천히 진행하며 원위부에 증상이 주로 나타나고 족부 변형 같은 근골격계 변형이 흔하게 동반된다. 탈수초병터가 주로 나타나는 CMT1형의 전기진단검사는 신경전도속도의 감소가 특정 부분에 국한되지 않고 전반적으로 나타나므로 전도차단이나 시간분산은 보이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2]. 반면 CIDP는 일반적으로 50세경 증상이 발생하지만, 드물게 영아기부터 나타나기도 한다. 20세 미만의 CIDP 발생률은 100,000명당 0.48명으로 알려져 있다[4]. 임상 증상은 악화와 완화를 반복하며 원위부 외에 근위부도 침범하고 뇌척수액검사에서 단백질 수치가 상승되며, 신경전도검사에서 비대칭 신경전도속도 감소, 전도차단, 시간분산 등이 특징이다[1]. 그러나 일부 환자는 전기진단검사 결과 CIDP 진단에 합당하지만 CMT로 진단되는 경우가 보고되고 있으며, 한 연구에서는 유럽신경과학회연합/말초신경학회(European Federation of Neurological Society/Peripheral Nerve Society) 진단기준에 따라 CIDP로 진단된 1,104명의 환자 중 3.2%에 해당하는 35명에서 CMT와 관련된 유전자이상이 확인되어 CMT로 진단되었다[5].
CMT를 CIDP로 오인하게 되는 요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첫 번째로 전기진단검사에서 부분적인 운동신경 전도차단은 CIDP의 특징으로 알려져 있지만, 부분적인 운동신경 전도차단이 CMT1B, CMT1C, CMTX1, CMTX9 CMT4J 등 여러 CMT 세부 유형에서도 보고되고 있다. 두 번째로 CIDP에서 보이는 면역글로불린 치료 효과도 몇몇 CMT에서는 일부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서 면역글로불린 치료에 대한 반응 정도로 CMT를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5]. 세 번째로 뇌척수액검사 결과 CMT에서는 뇌척수액 내 총 단백질 함량이 중간값(0.5 g/L)으로 CIDP에서의 0.8 g/L에 비하여 낮지만, 총 단백질 함량이 0.5 g/L 이상으로 증가하는 CMT도 있어 총 단백질 함량이 높은 것이 CMT 배제 진단의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 없다[5]. 네 번째로 CIDP에서도 족부 변형이 관찰되기도 하고, 어린 나이에 발병하면 증상이 서서히 진행하는 양상이어서, 임상적으로 CMT와 감별이 어렵다. 또한, CMT 환자에서도 증상이 경미한 경우는 족부 변형이 관찰되지 않고, 특히 임신기를 거칠 때에 갑자기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가 있어서 CIDP와 비슷한 임상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다섯 번째는 CMT의 경우 부모는 정상이고 본인부터 변이가 발생하는 신돌연변이(de novo mutation)가 10% 이상에서 발생할 수 있다. 그러므로 가족력이 없는 것만으로 CMT와 CIDP를 구분하는 것은 어렵다[6]. 따라서 유전자 돌연변이가 발견되면 CMT로 쉽게 진단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CMT와 CIDP는 임상 양상과 검사 결과가 유사할 수 있으므로, 감별진단이 매우 어렵다. 40세 이하의 환자에서 가족력이 있거나 처음 진단 당시부터 근력저하와 근위축이 심한 경우, 청력손상이 동반된 경우, 뇌척수액검사 결과가 정상인 경우, 신경얼기의 자기공명영상검사에서 정상인 경우, 면역글로불린을 포함한 기존 치료에 반응이 없는 경우 등 임상 양상과 검사 결과, 치료에 대한 반응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CMT와 CIDP를 감별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5].
이 증례와 어머니에서 발견된 MPZ 유전자의 98번째 아미노산인 아르지닌(arginine)이 류신(leucine)으로 치환된 돌연변이(c.293G>T [p.Arg98Leu])는 정상 대조군에서 발견되지 않았고, 동일한 유전자 부호의 다른 종류의 돌연변이가 CMT1B와 관련된 원인 돌연변이로 보고된 것이 있으므로(p.R98H, p.R98P, p.R98C), sorting intolerant from tolerant와 Polyphen에서 기능저하를 유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되었다. 따라서 American College of Medical Genetics and Genomics지침에 따라 PM1, PM2, PM5 및 PP1, PP3, PP4를 만족하므로 발병가능돌연변이(likely pathogenic variant)로 판단할 수 있다[7].
이 증례에서 어머니와 환자는 동일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표현형은 어머니에 비하여 환자가 더 심한 양상이었다. 현재 PMP22 유전자의 발현 과정 중 histone deacetylase 6을 억제할 경우 동물 MPZ 유전자의 발현을 증가시켰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으며[8], 이로부터 CMT의 발현에 후성유전학(epigenetics)의 영역에서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본 증례와 어머니가 동일한 유전자 돌연변이임에도 불구하고 서로 다른 임상 양상을 가지게 된 이유는 CMT를 유발하는 유전자를 발현시키는 데 필요한 후성유전학을 비롯한 다른 과정들 혹은 이차적인 유전자 돌연변이들이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추후 상기 연구들 또는 동류의 연구들과 연계하여 동일한 유전자 이상이 있는 환자군을 연구해본다면 CMT의 병태생리 측면의 연구 및 증상 발현을 늦추는 방법 등이 개발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본 증례는 신경전도검사에서는 CIDP의 가능성이 있었지만, 소아기부터 서서히 진행하고 갑작스러운 악화가 없었으며, 발 모양의 변형이 있고, 가족력이 있는 점으로 CMT를 의심하였고, 유전자검사로 새로운 돌연변이를 발견하여 CMT1B로 진단할 수 있었다. 본 증례처럼 CIDP와 유사한 신경전도검사 결과를 보일 수 있는 여러 유형의 CMT가 보고되고 있으므로, CMT와 CIDP를 감별 진단하기 위해서는 유전자검사를 비롯하여 병력 청취와 신체진찰, 신경전도검사와 자기공명영상 등의 검사, 치료에 대한 반응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