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경색은 증상 및 침범하는 구조물에 따라 외측연수증후군(lateral medullary syndrome)과 내측연수증후군(medial medullary syndrome)으로 구분한다[
1]. 내측연수증후군은 외측연수증후군보다 더 드물게 나타나며, 전척수동맥(anterior spinal artery), 척추동맥(vertebral artery), 기저동맥(basilar artery)이 막히면서 나타나게 된다. 전형적인 3대 증상으로는 반대측의 편마비, 진동, 위치감각의 저하와 동측 설하신경(hypoglossal nerve)의 마비가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양쪽내측연수증후군은 뇌경색 중에서도 드문 질환이다[
1]. 저자들은 전형적이지 않으며, 양쪽 내측연수경색이 발생한 환자를 경험하여 문헌고찰과 함께 이를 보고하고자 한다.
증 례
1. 증례1
62세 남자가 갑자기 발생한 어지럼과 말이 어눌해지는 증상으로 내원하였다. 과거력상 10여 년 전부터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의 병력이 있었으며, 30년간 매일 1갑씩 흡연을 해왔다. 내원 당시 활력징후는 안정적이었고, 혈압은 130/80 mmHg였다. 신경계진찰에서 의식은 명료하였고, 안면마비는 없었으며, 체간 및 지간의 통각저하나 이상감각은 호소하지 않았다. 위치감각과 진동감각은 정상이었다. 사지의 운동저하는 관찰되지 않았다. 구역반사도 정상이었으며, 연구개 처짐도 관찰되지 않았다. 그러나 환자는 심한 어지럼을 호소하였으며, 수평주시유발안진(horizontal gaze-evoked nystagmus)이 관찰되었다. 연하곤란과 발음장애도 확인되었으며, 손가락-코 고유감각(finger nose proprioception test)검사에서 겨냥이상(dysmetria)을 보였으며, 눈을 감을 시 겨냥이상이 더 심해졌다. 내측연수경색의 전형적인 증상인 편마비, 진동, 위치 감각의 이상은 보이지 않았으며, 근긴장도와 건반사도 정상이었다. 뇌 자기공명영상(brain magnetic resonance image), 확산강조영상에서 양측내측연수 부위에 고신호강도를 보이는 병소가 있었고, 좌측 척추동맥의 협착 및 저형성증이 있었다(
Fig. A,
C). 비디오안구운동 검사(video oculography)에서도 수평주시유발안진이 관찰되었으며, 육안으로 보이지 않았던 자발적인 상향안진(upbeat nystagmus)이 2 degree/sec로 관찰되었다. 홀터감시나 경흉부 심장 초음파검사에서는 특이 소견이 관찰되지 않았다. 환자는 항혈소판제 치료를 시작하였고, 치료 3일 후부터 수평주시유발안진과 겨냥이상이 서서히 호전되었다.
2. 증례2
71세 남자가 어지럼과 말이 어눌해져서 내원하였다. 과거력상 15년 전에 뇌경색이 있었고 아스피린을 복용하고 있었으며 당뇨, 고혈압도 있었다. 내원 당시 혈압은 170/80 mmHg였으나, 그 외 활력징후는 안정적이었다. 신경계진찰에서 의식은 명료하였으며, 안면마비나 사지의 운동과 감각기능은 정상이었으나 심한 구음장애가 관찰되었다. 또한 구역반사의 감소 및 연하장애를 보였다. 시력과 시야는 정상이었으며, 자발적인 상향안진(upbeat nystagmus)이 있었다. 수직안구운동은 정상이었으나, 수평안구운동에서 좌측 주시 시 우안의 내전장애(adduction limitation), 좌안의 외전장애(abduction limitation)가 있었으며, 우측 주시 시에는 좌안의 내전장애가 보이는 하나반증후군(one and a half syndrome)이 있었다. 심부건반사는 정상이었고 병적반사는 보이지 않았다. 내측연수경색의 전형적인 증상인 혀의 편향, 편마비, 감각이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입원 당일 시행한 뇌 자기공명영상에서 양쪽 내측연수에 급성 뇌경색이 확인되었고 좌측 척수동맥의 협착이 있었다(
Fig. B,
D). 급성기 치료로 항혈전제와 스타틴을 시작하였으며, 한 달 후에는 좌안 내전 및 외전, 우안 내전은 부분적으로 가능하였으며, 어지럼도 호전되었다.
고 찰
내측연수경색은 전체 뇌경색의 1% 미만으로 그중에서도 양측 내측연수경색은 더 드문 질환이다. 그중에서도 연수는 여러 구조물들이 밀접하게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뇌경색의 침범부위에 따라 임상적으로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2], 임상에서 진단하기에 어려움이 있다. 본 증례에서는 전형적인 내측연수경색에서는 드물게 나타나는 겨냥이상이나 안진이 발생하여 자칫 소뇌경색으로 오인될 소지가 있다. 증례1에서는 겨냥이상이 양측에서 모두 관찰되고, 주시유발안진도 관찰되었다. 겨냥이상은 드물게 내측연수경색에서 나타날 수 있는데, 이는 소뇌장애로 나타나는 운동실조와 달리 감각실조(sensory ataxia)로 증례1과 같이 눈을 감을 시 더 심해지게 된다[
3]. 연수경색일 때 주시유발안진(gaze-evoked nystagmus)이 발생하는 원인은 연수에 안구운동에 관여하는 전정신경핵(vestibular nucleus), 설하주위신경핵(perihypoglossal nuclei)과 아래올리브핵(inferior olive nucleus)이 있기 때문이다[
4]. 내측연수경색 환자에서 수평주시유발안진이 관찰되기도 하며 병측으로 더 강한 안진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4]. 증례1에서는 수평주시유발안진이 확인되었고 좌측으로 더 강한 안진이 보여 양측병변이지만 좌측의 병변손상이 더 심했다고 볼 수 있다. 증례1, 2에서와 같이 상향안진(upbeat nystagmus)도 내측연수경색에서 나타날 수 있다. 내측 연수경색에서 보일 수 있는 상향안진은 드물지만 설하주위핵(perihypoglossal nucleus)의 가장 아래 부위인 사이핵(intercalated nucleus)의 손상으로도 보고되며[
1], 소뇌타래(cerebellar flocculus)와 연결되어 수직안구 위치신호를 담당하는 방정중로(paramedian tracts) 세포군의 손상도 상향안진의 기전으로 설명된다[
4]. 또 다른 상향안진의 기전으로는 양측내측세로다발병변으로 양쪽 앞반고리관의 전정안구반사로(vestibulo-ocular reflex pathway)가 침범되었음을 생각해 볼 수 있다[
4]. 연수 정중앙에 위치한 내측세로다발이 동시에 손상되어 양측 상반고리관으로부터의 신경섬유가 동측 전정신경핵을 지나 서로 교차한 후 반대측 내측세로다발을 통해 각 안구운동핵으로 신호를 전달하지 못하여 상향안진이 발생한 것이라 설명할 수 있다. 증례2에서와 같은 하나반증후군(one and a half syndrome)의 안구운동장애는 내측섬유띠(medial lemnsicus) 뒤쪽에 위치한 내측세로다발까지 손상되는 경우에 발생하며, 본 증례 환자의 경우에는 영상 소견에서는 보이지 않았으나 연수교뇌 이행부(pontomedullary junction)의 뒤쪽에 위치한 중심곁다리뇌그물체(paramedian pontine reticular formation)가 손상되어 나타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된다[
5].
본 증례는 내측연수경색의 전형적인 증상인 편마비 증상없이 주시 유발안진과 겨냥이상이 동시에 나타난 드문 증례로 저자들은 전형적인 임상적 세증후(triad)를 보이지 않는 양측내측연수경색을 2예 경험하였기에 이를 보고한다. 위 증례에서와 같이 양측내측연수경색의 경우 일반적인 내측연수경색의 전형적인 세증후인 편마비, 감각이상, 설하신경마비 증상없이 안진, 운동실조, 주시장애만으로도 발현될 수 있음을 고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