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클론항체 치료가 도움되지 못한 잠재신발현난치뇌전증 지속상태에 이환된 한 여성을 위한 혈장분리교환
Plasmapheresis for a Female with Cryptogenic New-Onset Refractory Status Epilepticus Not Benefiting from Monoclonal Antibody Therapy
Article information
Trans Abstract
Monoclonal antibodies are pure antibodies that react to a specific epitope. Plasmapheresis is a treatment that separates and eliminates disease-causing substances before replacing the blood with plasma. Plasmapheresis has insufficient evidence for treating new-onset refractory status epilepticus (NORSE). Sequential plasmaphereses gradually improved a female cryptogenic NORSE patient who did not benefit from monoclonal antibody treatment.
뇌전증 병력 없이 발생한 뇌전증지속상태(status epilepticus, SE)가 치료에 반응하지 않고 원인도 찾기 어려우면 신발현난치뇌전증 지속상태(new-onset refractory status epilepticus, NORSE)이다. 여러모로 검사해도 원인을 알 수 없으면 잠재NORSE (cryptogenic NORSE)라고 불린다. 자가면역에 의한 성인 난치SE에서 혈장분리 교환 효과는 근거 수준이 낮아서 권장되지 않는다. 난치SE에서 혈장분리교환 효과를 평가한 체계 고찰에서 수집한 증례들의 SE가 48.1%에서 완전하게 조절되었고 3.7%에서는 부분적으로 조절되었다[1]. NORSE의 치료지침에서 스테로이드와 면역글로불린은 빠지지 않고 권장되지만 혈장분리교환은 언급에 소홀하다. 미국성분채집학회(American Society for Apheresis)의 지침도 혈장분리교환의 치료적 적응증에 NORSE를 언급하지 않았다[2].
스테로이드, 면역글로불린 등의 면역 치료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NORSE 환자에게 단클론항체가 권장된다. 단클론항체 요법에 사용되는 약으로는 리툭시맙(rituximab)과 토실리주맙(tocilizumab)이 대표적이다[3-5]. 이들은 NORSE에 효과적이지만 부작용으로 심한 감염증을 초래하기도 한다[3,5]. 리툭시맙 치료를 시작하고 패혈증이 발생해서 치료를 중단한 후 토실리주맙을 시작하였으나 호전이 없던 NORSE 환자에게 저자들은 혈장분리교환을 시작하였다. 혈장분리교환 치료를 반복하는 동안 환자는 점진적으로 회복되었다.
증 례
이틀 전 열이 오른 45세 여자가 오후 3시경 혼미 상태로 발견되어 응급실로 이송되었다. 환자에게는 발작이나 뇌전증 병력이 없고, 뇌전증 가족력이나 위험인자도 없었다. 응급실에서 검사한 혈액검사, 뇌 자기공명영상, 뇌 자기공명혈관조영술에는 이상이 없었다. 뇌척수액검사에서는 단백질이 53.9 mg/dL, 백혈구는 8/mm3였다. 응급실에서 환자에게 전신강직간대발작이 발생하여 로라제팜(lorazepam)으로 조절하였다. 같은 상황이 네 번 반복된 후 뇌파에는 전반적으로 진폭이 높고 다형성인 델타 서파가 관찰되었다(Fig. 1-A). 환자를 중환자실로 옮겨 기계 호흡을 시작하고 바이러스 뇌염을 고려하여 아시클로버(acyclovir) 10 mg/kg과 덱사메타손(dexamethasone) 10 mg을 정맥으로 주사하였다.
경련성SE로 발전되어 다양한 정맥 항뇌전증약(lorazepam 0.1 mg/kg, 레비티라세탐[levetiracetam] 60 mg/kg, 포스페니토인[fosphenytoin] 15 mg PE/kg, 발프로산[valproic acid] 40 mg/kg, 미다졸람[midazolam] 2 mg/kg)을 차례로 사용하였으나 조절되지 않았다. 입원 8일째에 촬영한 뇌 자기공명영상의 T2강조영상과 액체감쇠역전회복영상에서 양쪽 대뇌의 해마, 미상핵, 백질과 양쪽 소뇌와 오른쪽 뇌교에 고신호강도의 병터가 관찰되었다. 면역 뇌염에서 나타날 수 있는 병터로 판단하였다. 환자의 SE는 이후에 사용한 마취제(케타민[ketamine] 2 mg/kg, 프로포폴[propofol] 10 mg/kg, 펜토바르비탈[pentobarbital] 10 mg/kg)에도 조절되지 않았다. 마취제와 동시에 사용한 면역 치료제인 정맥면역글로불린(0.4 g/kg/day, 5일)과 메틸프리드니솔론(methylprednisolone, 1 g/day, 6일)도 효과가 없었다.
입원 11일째 환자에게 리툭시맙 375 mg/m2를 정맥 주사 후 폐렴이 악화되고 패혈증으로 발전하였다. 입원 32일째에는 토실리주맙 8 mg/kg을 주사하였으나 효과가 없었다. 이때 페노바비탈(phenobarbital) 20 mg/kg를 정맥 주사하여 돌발파억제(burst suppression)를 유발하였으나 환자의 SE가 재발하는 경과를 세 번 반복하였다.
NORSE를 초래한 원인은 찾아지지 않았다. 단순헤르페스바이러스, 수두대상포진바이러스, 거대세포바이러스, 엡스타인-바바이러스, 6형사람헤르페스바이러스, 일본뇌염바이러스 모두 음성이었다. 혈액과 뇌척수액배양검사도 정상이었고, 아데노신탈아미노효소활성도도 정상이었다. 자가면역뇌염항체도 모두 음성이었다. 흉부와 복부의 컴퓨터단층촬영에서 악성종양은 발견되지 않았다.
토실리주맙을 사용하고 13일이 지난 입원 42일째 혈장분리교환을 시작하고 2-4일 간격으로 반복하였다(Fig. 2). 혈장분리교환을 시작한 직후부터 환자에게 반복되던 전신강직간대발작이 줄어들기 시작하였다. 입원 55일째에는 반복되던 전신강직간대발작이 조절되고 각성 상태로 호전되었으나 적절한 반응을 하지 못하였다. 입원 59일째 기록한 발작사이뇌파에는 전반적으로 진폭이 높은 극파가 8-13 Hz로 반복되어 나타났다(Fig. 1-B).
SE가 조절된 후에도 뇌파 상 발작도 혈장분리교환을 반복할수록 점차 줄었다. 치료를 반복할수록 효과가 있어 총 12번의 혈장분리교환을 시행하였다. 혈장분리교환이 모두 끝나고 나서 두 주가 지난 입원 89일째에 의사소통이 가능해졌다. 이 상태를 유지하고 입원 162일째에 환자는 요양병원으로 전원되었다. 퇴원 하루 전 뇌파에서는 베타파가 전반적으로 지속되었고 약간의 세타파가 출현하였다(Fig. 1-C). 요양병원에 입원한 환자는 한 달 지나서 갑자기 사망하였고, 뇌전증 환자에서 발생한 갑작스럽고 예기치 못한 사망(sudden unexpected death in epilepsy patients)으로 추정되었다.
고 찰
잠재NORSE에 이환된 여성의 SE가 정맥면역글로불린과 스테로이드로 조절되지 않아서 단일클론항체를 투여하였다. 리툭시맙정맥 주사 후 패혈증이 발생하여 더는 리툭시맙은 사용할 수 없었다. 토실리주맙 주사도 효과가 없어 혈장분리교환을 시작하였다. 혈장분리교환은 2-4일에 1회씩 하였는데 발작이 조금씩 잦아들더니 6회 반복 후 경련SE가 조절되었다. 총 12회의 혈장분리교환을 시행하였고 치료가 반복되면서 환자는 점차 호전되어 각성도를 회복하고 간단한 요구에 반응하였다.
기존의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NORSE 환자에게 혈장분리교환이 효과적이라는 증례가 보고되었지만 본 증례처럼 혈장분리교환 치료 전 단클론항체를 사용했던 증례는 드물다[6-8].
저자들은 NORSE를 혈장분리교환으로 치료한 14명 증례와 본 증례를 Supplementary Table에 요약하였다. 이들 중 세 증례는 리툭시맙, 본 증례는 리툭시맙과 토실리주맙을 환자에게 투여하였다. 최종 단계에서 다른 면역 치료와 병용하지 않고 혈장분리교환만 면역 치료로 사용한 경우는 본 증례를 포함하여 8예였고 혈장분리교환을 시행하고 나서 발작이 조절되었다. 이 증례들에 의하면 다른 면역 치료로 효과가 없는 NORSE에 혈장분리교환이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겠다.
단클론항체는 NORSE의 3차 치료 약이다. 리툭시맙은 B-세포 표면에서 표현되는 CD20에 특이적으로 작용하는 키메라 단클론항체이다. 보고된 수가 적지만 NORSE에서 정맥 주사한 리툭시맙이 효과적이었다[5]. 리툭시맙은 림프구감소증이나 감염을 심각하게 초래할 수 있다[9]. 토실리주맙은 IL-6 수용체에 특이적으로 작용하는 단클론항체이다. NORSE 환자 7명에게 토실리주맙을 사용한 전향 연구가 있다. 이 중 5명에게서는 토실리주맙 전에 리툭시맙 치료를 시작하였다. 치료 결과로 7명 중 6명의 환자에서 SE가 첫 번째나 두 번째 용량에서 조절되었다. 조절된 시기의 중앙값은 치료를 시작하고 3일 후였다. 나머지 한 명은 토실리주맙 치료를 시작한 직후 사망하여 효과 여부는 알 수 없었다. 부작용은 다섯 명에서 발생하였는데, 세 명에서 백혈구 감소증, 나머지 두 명에게서 각각 폐렴과 패혈증이 발생하였다[3].
혈액에서 병인 물질을 제거하여 치료 효과를 발휘하는 혈장분리교환의 작용 기전은 복합적이다. NORSE에서 혈장분리교환이 어떤 기전으로 작용하는지도 잘 알려지지 않았다. 혈장분리교환은 단클론파라단백질과 자가항체를 제거하여 치료 효과를 발휘한다. 그 외에도 림프구 증식, 림프구 민감화, 면역체계 변화 등에도 작용하여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10]. 본 증례처럼 단클론항체가 도움되지 못한 NORSE가 혈장분리교환이 호전시켰다면 복합적 기전이 작용하였을 가능성이 있다.
혈장분리교환은 자가면역질환에서 일차 치료에 해당하지만, 치료 효과 근거가 부족하다. 또한, 치료 과정에 시간과 노력이 소요되며 혈압저하와 부정맥들과 같은 부작용을 주의해야 하므로 관심을 적게 받는다. 그러나 본 증례의 임상경과를 고려하면 NORSE 환자에게 혈장분리교환을 이차 치료인 단클론항체 치료 전에 사용하면 장점을 발휘할 수 있겠다. 일차 치료에서 빠진 경우라도 혈장분리교환은 특정한 상황에 반드시 고려해야 할 치료 방법이겠다. 효과가 없거나 부작용이 발생하여 단클론항체 치료를 지속할 수 없는 NORSE 환자에서 혈장분리교환을 선택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