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초신경전도 이상이 동반된 신경세포핵내봉입체병 증례
Neuronal Intranuclear Inclusion Disease with Abnormal Peripheral Nerve Condu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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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 Abstract
A 70-year-old female presented with progressive gait disturbance. Neurologic examination revealed sensory impairment, hyporeflexia, and sensory ataxia. Nerve conduction study demonstrated mildly decreased velocity in motor nerves. Brain magnetic resonance imaging showed high signal intensities in the corticomedullary junction on diffusion weighted imaging. Neurocognitive function test implied mild cognitive impairment. Based on eosinophilic intranuclear inclusions in pathology, neuronal intranuclear inclusion disease was confirmed. Neuronal intranuclear inclusion needs to be considered when abnormal nerve conduction studies are consistent with abnormal brain imaging findings.
신경세포핵내봉입체병(neuronal intranuclear inclusion disease [NIID]; OMIM #603472)은 서서히 진행하는 인지기능장애 외 사지근력저하, 소뇌실조, 파킨슨증, 뇌전증을 증상으로 하는 보통염색체우성질환이다[1,2]. 병리학적으로 핵내 호산구봉입이 특징적이며, 이는 신경세포를 포함한 신체 각종 기관에서 관찰된다[1]. 뇌 자기공명영상의 확산강조영상(diffusion weighted imaging)에서 피질수질경계(corticomedullary junction)를 따라 선형의 고신호가 특징적으로 관찰이 된다. 최근 긴읽음염기서열분석(long-read sequencing)의 발달로 NOTCH2NLC 유전자의 GGC 반복을 확인함으로써 진단에 도움을 주고 있다[3]. 그러나 임상적으로는 상기 질환을 특이적으로 시사할 수 있는 표현형이 뚜렷하지 않아 진단이 쉽지 않다. 저자들은 신경전도검사에서 탈수초가 의심되는 소견을 바탕으로 신경세포핵내봉입체병을 진단한 경험을 보고하며, 이에 대한 문헌고찰을 하고자 한다.
증 례
70세 여자가 12년 전부터 서서히 진행된 보행장애로 병원에 왔다. 과거력 및 가족력에서 특이 소견은 없었다. 신경과 외래 방문시 시행한 신경계진찰에서 의식은 명료하였고 시간, 장소, 사람에 대한 지남력은 정상이었다. 뇌신경검사에서 우측 안면신경의 중추마비가 의심되었다. 양측 사지근력은 모두 정상이었다. 통각은 양측 하지에서 상지와 비교하여 120% 정도로 증가되어 있었고, 위치 감각과 진동감각은 양측 발가락에서 손가락과 비교하여 50% 정도로 감소되어 있었다. 심부건반사는 양측 상하지에서 모두 감소되어 있었고 병적반사는 동반되지 않았다. 손가락-코검사, 발꿈치-정강이검사는 비교적 잘 수행하였으나 발꿈치-발가락걸음에서 보행 실조가 관찰되었다. 보폭은 비교적 일정하게 유지되었으나 좌우로 휘청거리며 몸통불안정을 동반하였고, 롬베르크검사(Romberg test)는 양성이었다.
혈액검사에서 일반혈액검사, 간기능검사, 전해질 및 신장기능검사 등은 모두 정상이었고 크레아틴인산화효소, 근색소(myoglobin)도 정상 범위였다. 자가면역항체검사에서 항핵항체(antinuclear antibody)와 p항중성구세포질항체(p-antineutrophil cytoplasmic antibody)가 양성을 보였으나 항골수세포과산화효소항체(anti-myeloperoxidase antibody)는 음성으로 확인되어 최종적으로 혈관염을 배제할 수 있었다. 항아쿠아포린항체(anti-aquaporin-4 antibody)와 항GM1강글리오사이드항체도 모두 음성이었다. 그 외 갑상선기능, 비타민 B12는 정상 범위였고 매독(syphilis), 사람면역결핍바이러스(human immunodeficiency virus) 감염의 증거는 없었다. 허리천자에서 뇌척수액압 75 mmH2O, 백혈구(림프구) 2/mm3, 포도당 61 mg/dL (혈중 포도당 농도 131 mg/dL)로 정상 범위였으나 단백질은 90.7 mg/dL (정상범위 15-45 mg/dL)로 증가되어 있었다.
신경전도검사에서 체표면 온도는 32.2℃였고 운동신경에서 양측 정중신경(43-45 m/s), 척골신경(40-46 m/s), 총비골신경(34-37 m/s), 경골신경(33 m/s)으로 신경전도속도의 감소가 관찰되었다. 양측 정중신경의 팔꿈치-겨드랑 분절에서 복합근육활동전위(compound muscle action potential) 진폭의 감소가 관찰되었으나 이외 분절에서는 정상이었다. 환자는 임상적으로 양측 사지를 침범하며 진행하는 감각이상, 2개월 이상의 점진적인 증상 진행, 사지의 심부건반사저하를 보이면서, 신경전도검사에서 양측 정중운동신경과 척골운동신경 등 2개 이상의 운동신경에서 신경전도속도의 감소와 F파 지연이 관찰되고, 뇌척수액검사에서 백혈구 10/mm3 미만이면서 단백질증가 소견을 보였다. 2010 European Federation of Neurological Societies/Peripheral Nerve Society 지침에 합당하지는 않지만, 탈수초말초신경병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워 고용량 스테로이드(methylprednisolone 1 g/일)를 5일간 정주하였다.
환자의 보행장애는 고용량 스테로이드 투여 중에도 호전 없이 지속되었으며, 치료 기간 중 2년 전 타병원에서 시행한 뇌 자기공명영상, 신경전도검사, 침근전도검사가 확인되었다. 뇌 자기공명영상의 확산강조영상에서 피질수질경계를 따라 선형의 고신호강도가 관찰되었다(Fig. A). T액체감쇠역전회복(fluid attenuated inversion recovery)영상에서는 피질수질경계에 선형의 고신호강도와 더불어 백질 전반에 걸쳐 광범위한 백질뇌병증(leukoencephalopathy)이 관찰되었다(Fig. B). 당시 신경전도검사와 침근전도검사는 정상이었다.
임상 및 영상 소견을 바탕으로 신경세포핵내봉입체병을 의심하여 인지기능검사와 피부생검, 유전자검사를 추가로 시행하였다. 한국판간이정신상태검사(Korean mini-mental state examination 2)에서 총점 30점 중 27점이었으며 임상치매평가척도(clinical dementia rating scale)에서는 1점이었다. 세부인지기능영역검사 결과 시공간능력, 기억력, 전두엽/집행기능 3가지 인지기능영역에서 현저한 인지장애가 관찰되었다. 노인우울척도(geriatric depression scale)에서는 총점 30점 중 24점을 얻어 주관적인 우울감이 시사되었고 한국형신경정신행동검사(Korean neuropsychiatric inventory)에서 이상행동은 확인되지 않았다. 우측 허벅지에서 시행한 피부생검의 결과로 헤마톡실린-에오신(hematoxylin-eosin)염색에서 땀샘세포의 핵내에 호산구봉입체(eosinophilic inclusion)가 관찰되었다(Fig. C). 면역조직화학(immunohistochemistry)에서 자가포식기관에 연결하고 직접적인 자가포식소체의 형성을 유도하는 선택적 자가포식수용체인 p62항체(sc-28359, 1:200 dilution; Santa Cruz Biotechnology, Dallas, TX, USA)를 이용하여 관찰한 결과, 땀샘 세포에서 핵내봉입체가 확인되었다(Fig. D). 또한, 전자현미경에서도 핵내봉입체가 관찰되었다(Fig. E, F). 전체엑솜염기서열분석(whole exome sequencing)에서 백질형성장애(leukodystrophy)와 연관된 변이는 발견되지 않았다. 또한, 취약X관련떨림실조증후군(fragile X-associated tremor/ataxia syndrome, FXTAS) 감별을 위해 시행한 취약X정신지체(fragile X mental retardation 1) 유전자 검사는 반복수가 30으로 정상이었다. 환자는 최종적으로 신경세포 핵내봉입체병으로 진단되었다.
고 찰
본 증례는 확산강조영상에서 백질수질경계의 고신호 및 세포핵내봉입체를 병리학적으로 확인함으로써 신경세포핵내봉입체병으로 진단된 경우로 말초신경병을 동반하였다.
Sone 등[1]의 보고에 의하면 말초신경손상은 원위부에 주로 관찰되었고, 구체적 수치는 제시되지 않았지만 신경전도검사에서 감각 신경전도속도의 감소보다 운동신경전도속도의 감소가 더 흔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Huang 등[4]은 성인에서 발병한 신경세포핵내봉입체병 환자를 보고하였는데, 신경전도검사에서 운동신경전도속도가 정중신경과 척골신경에서 47 m/s, 총비골신경에서 40 m/s로 탈수초신경병에 합당하지는 않지만, 경미하게 감소된 것이 확인되었다. 동시에 감각신경전도속도는 정상으로 유지되었다[4]. Hirose 등[5]의 보고에서도 상지에서는 40 m/s대, 하지에서는 30 m/s대의 신경속도저하가 관찰되었다. 저자들이 보고한 환자에서도 운동신경전도 속도의 감소가 주된 소견이었으며, 감각신경전도속도는 정상으로 유지되어, 이전 보고들과 유사하였다. 또한, 감각신경전도검사에서 정상 소견은 질환의 진행 정도와 검사 시기의 불일치에 따른 것으로 저자들은 판단하였으며, 이전 보고에서도 감각운동말초신경병을 보인 증례도 있어[6], 추후 신경전도검사를 시행하여 이상 소견 동반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병리학적으로 사후 뇌 부검이나 피부생검을 통해 핵내호산구봉입체를 확인하여 진단할 수 있다. 동시에 p62, 유비퀴틴(ubiquitin), 소유비퀴틴유사조절제1 (small ubiquitin-like modifier-1)의 염색이 관찰되기도 한다[4]. p62의 존재가 신경세포핵내봉입체병에 특이적인 것은 아니다. 산발봉입소체근염, 근위축측삭경화증-전두측두엽 치매와 같은 신경퇴행질환에서도 발견이 된다[7]. p62가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 정확히 알려져 있지는 않으나, 신경퇴행질환의 응집체의 주요 구성요소이며, 세포보호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독성을 띠는 잘못접힌(misfolded) 단백질과 결합하여, 세포로부터 분리를 통해 세포보호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7]. 아직까지 말초신경에 대한 병리학적 연구가 많이 시행되어 있지 않아 p62와 신경세포핵내봉입체병과의 관계에 대한 연구가 뒤따라야 하겠다.
유전학적으로 최근 NOTCH2NLC 유전자의 5’-비해독부위에서 GGC의 이상반복이 신경세포핵내봉입체병에서 연관됨이 밝혀졌다[3]. 정상의 경우 40 이하이나, 증상을 나타낸 환자들에서는 90회 이상의 반복을 보였다[3,4]. 특히, 환자에서 비정상적인 반의미가닥전사(antisense transcript)가 GGC 반복부위 시작 혹은 중간에 발견되어 병리기전의 이해에 도움을 주었다[3].
신경세포핵내봉입체병은 증상은 비특이적이나 알려진 것보다 흔하며, 뇌 자기공명영상을 통해 의심할 수 있다. 특히, 신경전도검사에서 탈수초병의 기준을 만족하지 않으면서 신경전도속도가 경미하게 감소되어 있는 경우, 다른 증상의 동반 여부를 확인하여 신경세포핵내봉입체병을 임상적으로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