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시니아 캄보지아로 유발된 난치뇌전증지속상태
Garcinia Cambogia-Induced Refractory Status Epileptic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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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 Abstract
Garcinia cambogia (G.cambogia) is a herbal dietary supplement for managing obesity. Several adverse effects of G.cambogia have been reported including serotonin syndrome and mania. We report a patient with refractory status epilepticus after taking G.cambogia. A 24-year-old woman was admitted with continuing seizures. Based on electroencephalography and neuroimaging findings, she was diagnosed as refractory status epilepticus attributed to G.cambogia-related encephalopathy. After cessation of the G.cambogia with administrating antiepileptic drugs, she fully recovered without seizure recurrence and neurological sequelae.
난치뇌전증지속상태(refractory status epilepticus)는 복수의 적절한 용법의 항뇌전증약 사용에도 불구하고 경련이 멈추지 않는 상태를 말하며, 사망률은 17%에서 31%에 달할 정도로 생명을 위협하는 상태이다[1-3]. 난치뇌전증지속상태의 발생 원인에 대한 정확한 진단은 좋은 예후를 도모하고 불필요한 치료를 피하기 위해 필수적인 과정이다. 저자들은 체중감량 목적으로 최근 흔히 사용되고 있는 가르시니아 캄보지아(garcinia cambogia) 복용 후 발병한 난치뇌전증지속상태 환자를 경험하였기에 보고하고자 한다.
증 례
24세 여자가 의식의 변화가 있어 응급실에 왔다. 환자는 내원 1일 전부터 주변 사람들에게 본인이 어디인지, 어디로 가야하는지 모르겠다는 등 상황에 맞지 않는 소리를 하였다고 한다. 내원 당일에는 상점에서 결제를 하기 위해 지갑을 꺼냈으나, 그 안에 든 카드를 꺼내지 못하고 지갑만 만지작거리는 모습을 보였고 그 뒤로 쓰러져 119 구급대원을 통해 응급실로 내원하였다. 기저질환은 없었으며 3개월 전부터는 체중감량을 목적으로 가르시니아 캄보지아 추출물을 하루 총 1,100 mg 복용하고 있었다. 내원 당시 활력징후는 혈압 120/70 mmHg, 맥박수 95회/분, 호흡수 20회/분, 체온 38.0℃였다. 신경계진찰에서 의식은 혼미하였고, 의사소통은 불가능하였으며, 응급실 내원 후에도 의식회복 없이 전신 발작을 여러 차례 보였다. 경련은 안구의 우측 편위가 나타난 뒤에 전신강직간 대발작이 이어지는 양상이었다.
혈액검사에서 백혈구는 11,680/μL로 증가되어 있었고, C반응단백질은 정상 범위였다. 크레아틴인산화효소(creatine phosphokinase)가 7,718 IU/L로 증가되어 있었으며, 알라닌아미노기전달효소(alanine aminotransferase)가 112 IU/L, 알칼리성인산염분해효소(alkaline phosphatase)가 212 IU/L로 증가되어 있었다. 흉부 X-ray, 소변검사에서 감염의 증거는 없었으며 혈청 항중성구세포질항체, 항핵항체, 류마티스인자를 포함한 자가면역검사에서 이상 소견은 없었고, 자가항체는 모두 음성이었다. 뇌척수액검사에서 뇌압은 23 mmH2O로 상승되어 있었고, 백혈구 10/μL (림프구 95%)로 관찰되었다. 단순포진바이러스, 수두대상포진바이러스를 포함한 바이러스 중합효소사슬반응(polymerase chain reaction, PCR)검사, 뇌척수액배양검사에서 감염원은 확인되지 않았다. 내원 당일 시행한 확산강조영상(diffusion weighted image)에서는 바깥섬유막(external capsule)에서 확산제한 병변(diffusion restriction lesion)이 대칭적으로 관찰되어 교뇌외 수초용해증(extrapontine myelinolysis)을 시사하는 소견으로 판단되었다(Fig. 1) [4]. 뇌파검사에서 양측 전두엽에서 우세한 전반주기방전(generalized periodic discharge)이 관찰되었고, 양측 후측두엽에서 기원하는 발작방전(ictal discharge)이 확인되었다(Fig. 2). 레비티라세탐(levetriacetam)을 정주한 후에도 발작이 지속되어 비디오뇌파모니터링 감시 하 중환자실 치료를 진행하였다. 양측 얼굴과 팔에 움찔거리는 경련이 반복되고 의식수준이 회복되지 않고 뇌파검사에서 발작방전이 지속되어 발프로산(valproic acid), 토피라메이트(topiramate), 라모트리진(lamotrigine), 클로나제팜(clonazepam), 클로바잠(clobazam), 페람파넬(perampanel)을 5일에 걸쳐 순차적으로 추가 투여하였으며 위음성 PCR 결과에서 보인 바이러스뇌염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어 아시클로버(acyclovir)를 함께 투약하였다. 입원 3일째부터는 반복적인 경련 후에, 본인 이름을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로 간헐적인 의식 호전을 보이기 시작하여 호전양상을 보였으나 환자는 “너는 생명체구나?”, “제가 안드로이드예요?” 등의 기이한 표현을 하였으며, 이름과 장소를 묻는 말에, “이름? 하하하하하”, “병원이죠. 네? 헤헤헤헤” 혹은 “슬퍼, 으아악” 등으로 대답하며 갑자기 이유 없이 웃다가 다시 울기도 하는 등 부적절한 감정 변화를 보였다. 입원 1주일째부터는 부적절한 감정표현은 줄어들었으나, 양측 얼굴의 움찔거림은 하루에도 여러 차례 반복적으로 관찰되었으며, 약물 치료를 유지하는 동안 그 빈도가 점점 줄어서 입원 3주일째부터는 주 1회로 감소하였다. 입원 4주째에는 경련이 완전히 소실되고 의식도 명료해져 평소와 비슷한 모습을 보이는 상태로 퇴원하였다. 외래 추적 진료를 진행하였으며 퇴원 7개월 후까지 발작의 재발은 없었고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가능한 상태가 유지되었으며 항뇌전증약은 감량을 진행하며 외래 추적 중인 상태이다.
고 찰
가르시니아 캄보지아의 대사물질인 하이드록시시트릭산(hydroxycitric acid)은 체내에서 지방합성을 억제하고, 세로토닌을 자극하여 식욕을 억제하는 기전으로 체중감량의 효과를 보여 널리 사용 중인 보조제이다[4]. 가르시니아 캄보지아의 흔한 부작용으로는 간독성이 있으며, 중추신경계 부작용으로 세로토닌 독성, 양극성장애, 조증 발생에 대한 보고들이 있고, 이에 대한 기전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5,6].
본 증례에서 관찰되는 조증 증세, 교뇌외수초용해증(extrapontine myelinolysis)을 시사하는 영상 소견, 감염이나 자가면역질환의 증거가 없었다는 점, 복용하던 약물을 중단한 이후 증상이 호전되었다는 점은 가르시니아 캄보지아의 중추신경계 독성으로 뇌병증이 발생하여 난치뇌전증지속상태를 유발하였다는 가설을 뒷받침해준다.
교뇌외수초용해증과 중심교뇌수초용해증은 저나트륨혈증의 급격한 교정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가장 대표적이지만, 그 외 약물 및 독성물질(myelinotoxic agent)에의 노출, 알코올중독, 영양결핍, 혈액투석, 만성신부전, 장기이식 등 다양한 원인이 있으며 삼투질 농도의 변화를 일으키는 상태에서 비특이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4,7]. 가르시니아 캄보지아가 신경독성을 일으키는 병태생리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으나, 그 대사물질인 하이드록시시트릭산(hydroxycitric acid)은 지방산 생성을 억제하며, 케톤체 형성을 증가시켜 미토콘드리아 내부의 비효율적인 산화과정을 발생해 독성이 나타나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5]. 또한 지질운반체계에 영향을 미쳐 지질 합성에 지장을 주게 되며[8], 이는 삼투질농도의 변화를 야기할 수 있어서 상대적으로 지질 조성이 풍부한 백질에 분포하는 신경세포에 탈수초를 초래하게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난치뇌전증지속상태의 원인이 되는 독성물질 노출 여부에 대한 확인은 환자의 진단과 치료전략 수립에 필수적이다. 최근 체중감량 목적으로 흔히 사용하고 있는 가르시니아 캄보지아가 독성 뇌병증을 유발하고, 난치뇌전증지속상태까지 발생시킬 수 있어 무분별한 사용에 유의하여야 하며, 난치뇌전증지속상태 환자 감별진단 시 가르시니아 캄보지아는 유발 가능 물질로 복용 여부를 확인하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