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공명영상에서 병터가 관찰되지 않는 말이집희소돌기아교세포당단백질 자가항체 관련 척수염 증례
A Case of Magnetic Resonance Imaging-Negative Myelitis Associated with Myelin Oligodendrocyte Glycoprotein Autoantibod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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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집희소돌기아교세포당단백질(myelin oligodendrocyte glycoprotein, MOG)항체 관련 질환은 최근 확립되고 있는 독립된 중추신경계 염증질환의 하나로, 시신경염, 급성파종뇌척수염, 및 척수염 등의 다양한 증상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1]. 그 중 척수염은 대표적인 임상양상 중의 하나로, MOG항체 관련 척수염의 자기공명영상(magnetic resonance imaging, MRI) 소견은 다양하게 관찰되는데, 시신경척수염범위질환(neuromyelitis optica spectrum disorder, disorder)의 특징으로 알려진 세로로 긴 척수염(longitudinally extensive transverse myelitis)이나, 다발경화증 등에서 관찰되는 짧은 형태의 척수염으로 나타날 수 있다[2]. 최근 외국의 보고에는 MRI 병터가 관찰되지 않는 MOG항체 관련 척수염 증례들이 보고되어[3,4], 임상적으로 관심을 촉발하였는데, 저자들이 국내에서 이러한 증례를 경험하여 보고하고자 한다.
증 례
18세 남자가 2개월 전 하루 정도의 기간에 발생하여 지속되는 양하지 감각저하 및 쇠약으로 병원에 왔다. 발생 당시 통증은 없었으며, 쇠약은 심하지 않아 보행은 지장이 없었으나, 격렬한 운동을 하면 이전에 비해 불편하다고 하였으며, 양 하지가 저리고 둔해 편하지 않다고 호소하였다. 증상은 외래 방문 전까지 비슷하게 유지되는 양상이었다. 신경계 진찰에서, 뇌신경기능 및 양측 상지기능은 정상이었으며, 하지 원위부에서 근력이 MRC 등급(grade) IV+로 떨어지고, 심부건반사는 하지에서 대칭으로 항진되었으며, 발목 간 대경련(ankle clonus)이 관찰되었다. 바뱅스키(babinski)징후는 관찰되지 않았으나, 차도크(chaddock)징후는 관찰되었으며, 양측 허벅지 이하의 부위에서 표재 감각저하가 관찰되고 저리다고 호소하였다. 척수 병터 확인을 위해 시행한 MRI에서는 흉부 척수의 중심관(central canal)만 약간 커진 척수구멍(syrinx)외 다른 척수 병터를 시사하는 소견은 관찰되지 않았다(Fig.). 뇌척수액검사는 백혈구 3/mm3, 단백질 54.6 mg/dL로 약간의 단백질 상승 외에 정상이었으며, 항핵항체, 아쿠아포린4 (anti-aquaporin 4)항체 및 신생물딸림항체를 포함한 다른 자가항체에서 이상소견은 관찰되지 않았다. 추가로 시행한 뇌 MRI검사, 신경근전도검사, SPAST 유전자검사 및 매우긴사슬지방산(very long chain fatty acid)검사에서도 이상이 관찰되지 않았다. 하지만 생세포를 이용한 형광 활성화 세포 분석(live cell-based FACS assay)으로 시행한 MOG항체 검사결과 양성소견이 관찰되었다(ratio of positive cell, 0.780; MFI ratio, 4.59). 환자는 증상이 점차 호전되는 양상이라고 하여 다른 치료 없이 경과 관찰 중인 상태이다.
고 찰
본 증례는 임상적으로 척수 병터가 의심되나, MRI에서 병터가 관찰되지 않았으며, MOG항체 양성인 증례로, 저자들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첫 보고이다. MOG자가항체는 면역학, 신경병리 연구 및 항체가 관찰되는 환자들의 임상연구를 통해 직접적인 발병능력이 있는 항체로 생각되고 있으며, MOG항체 관련 질환은 새로운 질환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1]. 항체검사는 특이도가 매우 높은 검사이며, 특히 생세포기반분석(live cell-based assay)을 이용할 때 특이도가 높고 임상적으로 유용한 것으로 보고되었다[5]. 외국의 한 보고에서는 MOG항체가 있는 환자에서, 임상적으로 첫 척수염이 의심되는 환자의 10%에서 처음 시행한 척수 MRI에서 병터가 없는 것으로 보고하였다[4]. 이러한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으나, 일시적인 척수 병터로 MRI 소견이 사라졌거나, 너무 일찍 MRI를 시행하여 병터가 확인되지 않은 경우, 혹은 MRI에서 확인되지 않을 정도의 경미한 염증이나, 척수 수막염만 있는 경우들을 가설로 제시하였다. 몇몇 증례들의 경우 추적 척수 MRI에서 병터가 관찰되는 경우도 있었다.
본 증례의 경우 증상 발병으로부터 MRI 시행까지의 기간이 2달로 길었으며, 뇌척수액검사에서도 염증 소견이 관찰되지 않아, 일시적인 척수 병터가 있다가 자연적으로 소실되었을 가능성이 있으며, 이후 MOG항체 양성이 관찰되어 MRI에서 병터가 관찰되지 않는 척수염으로 판단되었을 수 있다. 하지만, 다른 증례보고에서는 오랜 기간 반복적인 척수염 증상 및 다른 중추신경계 증상이 있어, 반복적인 MRI검사를 시행하였으나, 관련된 병터가 확인되지 않다가 이후 MOG항체가 확인된 증례도 있어[6], 본 증례를 MRI에서 병터가 관찰되지 않는 척수염으로 판단하였다.
다른 원인에 의한 척수병의 임상 발현일 가능성도 고려하였으나, 유전자검사 및 다른 대사검사 결과를 포함하였을 때 설명할 만한 원인이 확인되지 않았다. 척수 MRI에서 확인된 척수 구멍(syrinx)은 척수염 이후 관찰되는 소견일수 있으나, 청소년기에는 특별한 증상 없이 우연히 관찰되기도 한다[7].
MOG자가항체는 향후 재발을 예측하는 주요한 요인으로 생각되고 있으며, 특히 청소년기에서 발병한 MOG항체 관련 질환에서 단상 경과를 보이는 경우 더 빨리 MOG항체가 음전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8]. 재발 MOG항체 관련 질환의 경우 재발 예방을 위한 면역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생각되며, 임상 소견에 더해 MOG항체의 존재가 치료방침을 결정할 때 중요한 요소일 수 있다. 그러나, MOG항체 관련 질환의 치료방침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근거가 부족하여, 통일된 방침이 확립되어 있지 않으며, 추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본 증례를 통해 임상적으로 척수염을 의심할 수 있는 상황에서 MRI에 병터가 관찰되지 않더라도, MOG자가항체 검사가 필요할 수 있음을 시사하며, MOG항체 및 MRI검사를 추적하는 추가 연구가 필요함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