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세 남자가 내원 7시간 전부터 발생한 두통으로 응급실에 내원하였다. 두통은 주로 양측후두부에 묵직하고 둔한 양상으로 지속되었고, 같은 양상의 목 뒤 부위의 통증과 함께 경미한 구역 증상을 동반하였다. 통증 강도는 시각아날로그척도(visual analog scale) 5-6점 정도라고 하였고, 고개를 돌리는 자세 변화나 발살바법과 같이 복압을 상승시키는 상황에서 특별히 더 유발되거나 악화되지는 않는다고 하였다. 환자는 수 년 전에 두 차례의 양성돌발체위현기증이 있었던 것 외에는 특별한 과거병력이 없다고 하였고, 최근에 상기도감염이나 예방접종 및 약물 복용의 병력도 없었다. 또한, 응고장애의 가족력도 없었다. 신경계 진찰에서 의식이 명료하였고 주시마비, 운동마비, 감각변화 등을 포함한 국소신경학적결손이 관찰되지 않았으며, 수막자극 징후도 없었다. 활력징후는 혈압 138/83 mmHg, 심박수 96회/분, 호흡수 18회/분, 체온 36.5°C였다. 혈액검사에서는 백혈구(13,500/mm
3; 정상범위: 4,000-10,000/mm
3), C반응단백질(1.80 mg/dL; 정상범위: 0.00-0.80 mg/dL), D이합체(3.01 mg/L fibrinogen equivalent unit (FEU); 정상범위: 0.00-0.49 mg/L FEU) 수치가 상승되어 있었다. 뇌 컴퓨터단층촬영에서는 좌측 대뇌반구에 적은 양의 경막하출혈(subdural hemorrhage)이 관찰되고, 상시상정맥동(superior sagittal sinus)에 고음영이 관찰되어 대뇌정맥동혈전증의 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었다(
Fig. A). 뇌 자기공명영상에서는 가돌리늄증강 T1강조영상에서 상시상정맥동, 동융합(confluence of sinuses), 우측 횡정맥동(transverse sinus), 구불정맥동(sigmoid sinus), 내경정맥까지 충전결손(filling defect)이 관찰되어 대뇌정맥동혈전증을 진단할 수 있었다(
Fig. B). 뇌 자기공명영상에서 뇌 실질병변은 없었고, 뇌 자기공명혈관조영에서도 동맥의 협착 및 폐색이나 동맥류는 관찰되지 않았다. 환자는 추가적인 검사와 치료를 위해 신경과에 입원하였고, 안과검사에서 시신경유두부종 소견은 관찰되지 않았다. 혈액검사에서 C단백질(protein C), S단백질(protein S), 항트롬빈III (antithrombin III), 응고인자 V라이덴돌연변이(factor V Leiden mutation)를 포함한 응고인자검사와 루푸스항응고인자(lupus anticoagulant), 항인지질항체(antiphospholipid antibody), 항핵항체(antinuclear antibody)를 포함한 자가면역인자검사 및 호모시스테인 수치에서 유의한 이상 소견은 관찰되지 않았고, 백혈구와 C반응단백질 수치는 정상화되었다. 자기공명정맥조영(magnetic resonance venography)에서는 상시상정맥동, 동융합, 우측 횡정맥동, 구불정맥동, 내경정맥의 폐색 소견이 관찰되었다(
Fig. C). 추적 검사를 위해 10일 뒤에 시행한 뇌 컴퓨터단층촬영에서 좌측 대뇌반구의 경막하출혈이 감소하였고, 상시상정맥동, 우측 횡정맥동, 구불정맥동, 내경정맥 안의 혈전의 음영이 감소한 소견이 관찰되어 혈전의 크기가 줄어든 것으로 생각되었다(
Fig. D). 함께 시행한 두경부 컴퓨터단층촬영정맥조영(computed tomography venography)에서 우측 내경정맥이 경상돌기와 첫 번째 경추의 횡돌기 사이를 지나가는 부분에서 갑자기 좁아지는 소견이 관찰되었고 좁아진 내경정맥의 바로 위쪽에 혈전이 관찰되고 있어, 이는 경상돌기경정맥압박증후군을 시사하는 소견으로 생각할 수 있었다(
Fig. E,
F). 따라서 저자들은 경상돌기경정맥압박증후군을 환자의 대뇌정맥동혈전증의 원인으로 생각하였다. 환자는 응급실에서부터 헤파린 정맥주사 치료를 시작하였고 이후 와파린 복용을 유지하였으며, 환자의 두통은 서서히 호전되는 경과를 보였다. 추적 혈액검사에서 D이합체 수치는 0.54 mg/L FEU로 감소하였다. 환자에게 경상돌기경정맥압박증후군에 대해 수술적 감압치료를 받을 것을 권했으나 환자가 동의하지 않아, 우선 외래에서 경구 항응고 치료를 유지하기로 계획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