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 Korean Neurol Assoc > Volume 40(1); 2022 > Article
딸낭을 가진 뇌동맥류 파열로 유발된 반복실신
실신(syncope)은 일시적인 뇌혈류저하로 인해 발생하는 의식 소실로 수십 초에서 수분 내에 완전한 회복을 보이며 신경학적 후유증은 동반되지 않는다. 실신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데 미주신경성실신(vasovagal syncope)이 가장 흔한 원인이지만 드물게 빗장밑동맥도류증후군(subclavian steal syndrome), 척추뇌바닥혈류부전(vertebrobasilar insufficiency) 및 거미막하출혈(subarachnoid hemorrhage) 같은 뇌혈관질환에 의해서도 발생된다[1]. 뇌혈관질환에 의한 실신의 경우 빠른 진단과 치료가 예후에 결정적이지만, 실제 임상에서 벼락두통, 뇌압상승징후 및 신경학적결손 같은 전형적 임상양상을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아 초기 판단에 어려움이 있다. 한편, 단일 모동맥에서 동맥류벽의 불규칙한 돌출로 인해 작은 낭(bleb)을 동반하는 경우를 딸낭동맥류(daughter sac aneurysm)라 하는데 발생기전은 명확하지 않지만 동맥류 파열을 예측하는 위험 인자로 알려져 있다[2]. 저자들은 반복적인 실신과 비전형적 두통을 주소로 내원한 환자에서 딸낭을 가진 뇌동맥류의 파열을 확인하여 코일색전술 시행 후 신경학적 후유증 없이 회복한 증례를 경험하였기에 보고한다.

증 례

40세 남자가 내원 6일전 발생한 2차례의 실신으로 내원하였다. 실신은 식사 후와 짐을 옮기는 작업 중 발생했는데 환자는 눈 앞이 갑자기 하얗게 되며 이후 기억을 잃었고 수분 후 의식이 회복되었다. 실신 전후로 두부외상을 포함한 신체의 외상 흔적은 없었으나 두통이 동반 되었고 시각 아날로그척도(visual analogue scale, VAS)는 3점이었다. 환자는 십 년간 하루 반갑의 흡연력 외에 특이 과거력 및 가족력은 없었다. 이에 실신의 원인 평가 및 감별을 위해 입원하였다.
환자는 입원 직후부터 머리 전체적으로 경미한 박동성 두통을 호소하였으나 신경계진찰상 경부강직 및 특이 이상소견은 없었다. 자기공명혈관조영술(magnetic resonance angiography)에서 우측 중대뇌동맥 분지의 뇌동맥류가 확인되었으며 감수성강조자기공명영상(susceptibility-weight image)에서 우측 실비우스틈새(sylvian fissure)에 뇌동맥류로인한 저신호강도가 관찰되었으나 피질고랑(cortical sulci) 및 반구사이틈새(interhemisphereic fissure) 부위의 저신호강도는 확인되지않았다(Fig. A, B). 뇌파검사상 정상소견을 보였으며 심장성실신(cardiac syncope)의 감별을 위해 시행한 심장초음파, 24시간 심전도검사(Holter monitoring), 기립경사검사, 운동부하검사에서도 이상소견은 없었다. 입원 3병일에 환자는 화장실에서 다시 한 차례의 의식 소실이 있었으나 목격자의 부재로 정확한 기간은 확인할 수 없었고 당시 혈압은 120/70 mmHg, 맥박수 61회/분, 호흡수 20회/분, 체온 36.4℃였다. 이후 환자는 신경계 진찰에서 뚜렷한 이상소견은 없었으나 VAS 9점의 심한 두통을 호소하여 뇌 컴퓨터단층촬영을 시행하였다. 우측 실비우스틈새 및 뇌바닥수조(basal cistern)의 고음영의 거미막하출혈이 확인되었고 즉시 뇌혈관조영술을 시행하였다(Fig. C). 뇌자기공명영상과 같은 부위에 위치한 7 mm크기의 뇌동맥류는 다엽성의 딸낭동맥류(multilobulated aneurysm with daughter sac) 임을 확인하였다(Fig. D). 응급으로 스텐트보조코일색전술(stent-assisted coil embolization)을 시행하였으며 시술 후 환자는 신경학적결손 및 합병증 없이 1주일 후 퇴원하여 6개월 째 외래 추적관찰 중으로 추가적인 실신 발생은 없었다(Fig. E, F).

고 찰

뇌동맥류 파열로 인한 자발성 거미막하출혈은 25-50%의 치명률을 보이는 질환으로 보통 24시간내에 13.6%의 비율로 재출혈이 발생되며 재출혈로 인한 사망률은 무려 50-70%에 이른다. 대개 출혈 발생시 환자들이 호소하는 두통은 갑자기 발생하며 발생당시에 가장 심한 강도의 벼락두통(thunderclap headache)의 특징을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두통 양상이 비특이적으로 초기에는 일반적인 편두통이나 긴장형두통으로 오인되는 경우가 약 36%정도로 적지 않다. 또, 주요 동맥류 파열에 앞서 경미한 유출(leak)로 인한 전초 두통(sentinel headache)의 발생도 10-40% 가량 보고되고 있어 초기에 정확한 판단이 매우 중요하다[3].
뇌동맥류 파열 시 의식장애는 절반 정도에서 동반되는데 그 정도는 일시적인 의식 소실, 혼돈, 기면에서부터 혼수상태까지 다양하다. 이중 일시적 실신은 전초두통처럼 주요 파열의 발생을 경고하는 증상일 수 있으며 따라서 빠른 진단과 조치를 통해 좋은 예후를 보일 수 있는 예후예측인자로서 중요성이 큰 것 같다[3]. 뇌동맥류 파열 시 실신이 발생하는 기전은 아직까지 명확하지는 않지만 설득력 있는 가설들이 제시되고 있다. 첫째, 심장-뇌-축(heart-brain axis) 이론으로 심혈관 기능에 대한 신경조절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이다[4]. 중추신경계는 자율신경계인 교감신경 및 부교감신경 경로를 통해 심근 및 심장전도계의 기능을 조절하는 신경조절시스템을 형성하고 있는데 거미막하출혈로 인해 이 조절시스템의 교란이 발생되면 일시적인 심전도 변화에서부터 다양한 부정맥, 심근손상, 심근병증 및 치명적인 심정지 상황까지 유발될 수 있다. 둘째, 두개뇌순환정지(intracranial circulatory arrest) 가설이 있다[5]. 거미막하 출혈이 발생하면 순간적인 혈액유출(blood jetting)로 급격한 뇌압 상승이 일어나고 이후 뇌압이 점차 감소하여 평균동맥압(mean arterial pressure, MAP)과 동일하게 되면 순간적으로 뇌관류압(cerebral perfusion pressure)은 제로가 되고 일시적인 두개뇌순환정지 상태가 되 어 뇌혈류부전으로 인한 실신이 발생하는 것이다.
본 증례의 환자는 반복되는 실신에 대한 원인 감별을 위해 뇌자기공명영상과 뇌파검사를 시행하였고 재발 위험이 가장 높은 심장성실신에 대한 정밀한 평가를 위해 심장초음파, 24시간 심전도검사, 기립경사검사, 운동부하검사의 적극적인 심장 검사를 시행하였다[6]. 시행한 뇌파검사 및 주요 심장질환 관련검사들에서는 이상소견이 없었으나 입원 후 발생한 세 번째 실신 당시에는 벼락두통과 함께 뇌 컴퓨터단층촬영에서 거미막하출혈이 확인되었다. 이전 두 번의 실신 역시 미세한 거미막하출혈이 원인이 되었을 것으로 생각되며, 주요 파열을 예견한 경고 증상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흥미로운 점은 뇌혈관조영술에서 확인된 뇌동맥류에서 여러 개의 작은 딸낭이 있는 다엽성의 뇌동맥류가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딸낭동맥류란 동맥류 벽의 불규칙한 돌출로 인해 전단력(wall shear stress)을 많이 받는 부분에 수포모양으로 추가적인 낭(bleb)이 형성되는 것인데 동맥류 벽이 약하며 국소적손상도 동반되면서 혈압 변화와 혈류저항에 대한 내성이 약해 파열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생각된다[7]. 본 환자의 경우 딸낭이 있는 뇌동맥류로부터 반복된 미세출혈과 이로 인한 반복적인 실신을 보였던 것으로 판단되고 다행히 빠른 비수술적치료를 통해 합병증 없이 회복하였다.
거미막하출혈로 인해 실신, 의식저하 등이 발생함은 널리 알려져 있으나 비교적 짧은 기간 내 반복되는 실신의 임상양상을 보이는 거미막하출혈의 보고는 드물며 특히 여러 개의 딸낭이 있는 딸낭동맥류의 파열로 인한 증례는 아직 국내에서 보고 된 바가 없다. 거미막하출혈 환자에서 명료한 의식과 신경학적결손이 없는 상태는 좋은 예후의 예측인자이지만 오히려 본 증례처럼 초기의 경미한 신경학적 증상으로 인해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에는 치명적인 예후를 초래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3]. 따라서 저자들은 본 증례를 통해 반복적인 실신을 보이는 환자에서 뇌동맥류 파열의 전초증상(sentinel symptom)일 수 있음을 보고하며, 뇌혈관영상을 포함한 뇌영상검사가 빠른 진단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강조하는 바이다.

REFERENCES

1. Brignole M, Moya A, de Lange FJ, Deharo JC, Elliott PM, Fanciulli A, et al. 2018 ESC guidelines for the diagnosis and management of syncope. Eur Heart J 2018;39:1883-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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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Kang H, Ji W, Qian Z, Li Y, Jiang C, Wu Z, et al. Aneurysm characteristics associated with the rupture risk of intracranial aneurysms: a self-controlled study. PLoS One 2015;10:e014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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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Kowalski RG, Claassen J, Kreiter KT, Bates JE, Ostapkovich ND, Connolly ES, et al. Initial misdiagnosis and outcome after subarachnoid hemorrhage. JAMA 2004;291:866-8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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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Kariyanna PT, Yadav R, Yadav V, Apple S, Hossain NA, Onkaramurthy NJ, et al. Subarachnoid hemorrhage presenting with second-degree type I sinoatrial exit block: a case report. Am J Med Case Rep 2020;8:34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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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Rautalin I, Korja M. Transient intracranial circulatory arrest evidenced at the time of intracranial aneurysm rupture: case report. Neurocrit Care 2021;34:340-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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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Bennett MT, Leader N, Krahn AD. Recurrent syncope: differential diagnosis and management. Heart 2015;101:15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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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Cebral JR, Sheridan M, Putman CM. Hemodynamics and bleb formation in intracranial aneurysms. AJNR Am J Neuroradiol 2010;31:304-310.
crossref pmid pmc

Figure.
(A) Initial susceptibility-weight image (SWI) shows hypo-intense signal in the right sylvian fissure, but no evidence of cortical hemorrhage (arrow). (B) Brain magnetic resonance angiography (MRA) reveals the 7 mm sized aneurysm in the right middle cerebral artery (arrow). (C) Brain computed tomography (CT) on the 3rd day of hospitalization shows subarachnoid hemorrhage in the right sylvian fissure and basal cistern. (D) 3D-reconstructed trans-femoral angiography reveals the 7mm sized cerebral aneurysm with multiple daughter sac. (E, F) Coil embolization into the aneurysm was successfully done (arr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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