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 시신경염으로 발현한 전신유육종증
Systemic Sarcoidosis Presenting as Bilateral Optic Neurit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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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 Abstract
Sarcoidosis is a multi-systemic inflammatory disease in which non-caseating granuloma occur in different sites producing variable clinical symptoms. Although it can involve various organs including brain and orbits, bilateral optic neuritis as the first symptom of systemic sarcoidosis is rare. Sarcoidosis is a diagnostic challenge, especially if systemic symptoms are absent. We report a patient who presented bilateral optic neuritis as the first manifestation of systemic sarcoidosis without other systemic symptoms including cranial neuropathies or intraocular involvement.
유육종증은 다계통을 침범하는 비치즈육아종증(non-caseating granulomatosis)을 특징으로 하는 질환으로 주로 폐, 림프절, 피부, 눈, 신경계 등을 침범하는 전신질환이다[1]. 육아종은 유육종증만의 특이 소견은 아니기 때문에 조직학적으로 비치즈육아종증을 확인하더라도 육아종 병터를 동반할 수 있는 다른 질환을 감별해야 한다[2]. 유육종증 환자의 약 5-10%에서 신경계가 침범된다고 알려져 있으며, 드물게는 전신 증상이나 내과계 증상 없이 신경유육종증 단독으로 나타날 수 있다[3]. 전신유육종증에서 동반하는 안과계 합병증은 일반적으로 50% 정도로 보고되고 있지만, 신경안과 침범은 20% 미만으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시신경과 관련된 경우는 더 드문 것으로 되어 있다[4]. 따라서 유육종증 환자에서 안과 또는 신경안과 증상이 전신 증상에 선행하여 최초의 임상 증상으로서 발현되는 경우에 신경유육종증을 진단하는 것은 쉽지 않다. 저자들은 다른 증상의 선행이나 동반증상 없이 초기에 양측 시신경병으로 발현하여 조직검사를 통해 확진된 유육종증 환자를 경험하여 이를 보고한다.
증 례
27세 여자가 3개월 전부터 발생한 양안의 시력저하와 시야결손, 색각 이상으로 병원에 왔다. 우안에서는 시야결손이 가운데 부분에서 시작하여 주변 영역까지 점차 침범되었으며 색각 구분이 전혀 불가능하다고 하였고, 이틀 후에 좌안의 시력저하와 색각이상이 발생했다고 하였다. 색각은 노란색과 하얀색의 구분이 어려웠다고 하였다. 당시 활력징후는 혈압 112/68 mmHg, 맥박 70회/분, 호흡 20회/분, 체온 36.8℃으로 정상이었고, 흉부 청진에서 폐잡음이나 심잡음은 들리지 않았다. 신경학계진찰에서 양안 모두 동공 크기는 5 mm로 둥근 모양이었으며, 밝은 곳에서 시행한 직접 빛반사는 양안 모두 정상 반응을 보였으나 우안에서 상대들신경동공결손(relative afferent pupillary defect)이 나타났다. 시력은 우안 눈 앞 손가락 세기(counting finger) 50 cm, 좌안 0.06으로 심하게 저하되어 있었고 시야검사에서 우안에서는 전반적인 시야결손이, 좌안에서는 상방부의 시야결손이 확인되었다(Fig. 1-A). 양안 앞방(anterior chamber)과 앞유리체(anterior vitreous)의 염증은 없었고, 안압은 정상이었다. 안저 검사에서 우안의 시신경울혈유두가 관찰되었다(Fig. 1-B). 포도막염 등 다른 안과 이상은 없었다. 양안의 안구운동 시 안구통은 없었고 안구 움직임의 제한도 관찰되지 않았다. 뇌신경검사와 근력검사, 감각검사, 심부건반사, 병적반사 검사(pathologic reflex) 그리고 소뇌기능검사는 모두 정상이었다. 혈액검사에서 적혈구 침강 속도(erythrocyte sedimentation rate)가 24 mm/hr(참고치<20 mm/hr)로 약간 증가되어 있었으며 안지오텐신전환효소(angiotensin converting enzyme)는 89.6 U/L(참고치 7.5-53.0 U/L)로 상승되어 있었다. 신기능검사, 간기능검사, C-반응단백을 비롯한 혈청 내 화학검사는 모두 정상이었다. 뇌자기공명영상검사에서 두개 내에 조영증강 되는 다수의 결절병터가 양측 가쪽 뇌실, 양측 후두각고랑, 안장 위 영역, 우측 측두두정궁륭부(temporoparietal convexity), 우측 내측과 하측의 측두궁륭부(temporal convexity), 좌측 전방 곁시상낫(parasagittal falx), 좌측 교뇌 주변, 제4뇌실의 좌측에서 확인되었으며 주변에 부종을 동반하였다. 양쪽 눈뒤시신경(retrobulbar optic nerve)에 국소 조영증강이 되는 결절이 있었으며, 좌측 시신경관, 시신경교차 및 시각로(optic tract)의 조영증강이 관찰되었다(Fig. 1-C). 뇌척수액 검사에서 뇌압은 160 mmH2O였고, 색깔은 깨끗하였으며 백혈구는 0/mm3, 단백질은 66.5 mg/dL(참고치 15.0-45.0 mg/dL)로 상승되어 있었고 포도당은 40 mg/dL(참고치 50.0-75.0 mg/dL), 포도당비(glucose ratio) 0.45(혈청 당 87 mg/dL)로 확인되었다. 올리고클론띠(oligoclonal band)와 항아쿠아포린-4 Immunoglobulin G (IgG)항체(anti-aquaporin 4 IgG) 검사결과는 음성이었다. 추가적으로 뇌척수액 균배양, 곰팡이배양, 그람염색, 바이러스표지자검사, 항산펴바른표본검사, 결핵중합효소사슬반응(polymerase chain reaction, PCR)검사를 시행하였고 모두 음성으로 확인되었다. 사람면역결핍바이러스(human immunodeficiency virus), 매독혈청검사, 거대세포바이러스(cytomegalovirus), 엔테로바이러스(enterovirus), 단순포진바이러스(herpes simplex virus), 수두대상포진바이러스(varicella zoster virus) PCR은 음성이었다. 류마티스 인자(rheumatoid factor)는 14.7 IU/mL(참고치 <14.0 IU/mL)로 약간 상승되어 있었고, 항히스톤항체(anti-histone antibody)는 약양성 소견을 보였다. C3, C4는 정상이었고 형광항핵항체(fluorescent antinuclear antibody), 항카디오리핀항체(anti-cardiolipin antibody), 항Ro항체(anti-Ro antibody), 항La항체(anti-La antibody)는 모두 음성이었다. 면역글로불린검사에서 IgG4는 548 mg/L(참고치 100-1,400 mg/L), IgG4/IgG는 3.61%(참고치 <10%)로 정상이었다. 흉부 X선검사에서 양쪽 폐문 주위 음영 증가가 의심되어(Fig. 2-A) 고해상도 컴퓨터단층촬영(computed tomography)을 진행하였고, 양측 빗장 밑 림프절과 양측 세로 칸 및 폐문부의 림프절 비대를 확인하였다(Fig. 2-B). 입원 3일 째 시행한 기관지내시경초음파-세침흡인술(endobronchial ultrasoundguided transbronchial needle aspiration, EBUS-TBNA)을 통한 조직검사에서 만성비치즈염증이 확인되어 유육종증을 진단하였다(Fig. 2-C). 치료로 메틸프레드니솔론 1 g을 5일간 정주하였다. 시야장애는 서서히 호전되었으며, 증상 발생 2주 후 추적 시행한 뇌 자기공명영상에서 양측 눈 뒤 시신경을 포함한 다발 조영증강 결절병터의 크기가 현저히 작아져 있었고, 흉부 CT 추적검사에서도 양측 폐 림프절 크기의 감소를 보였다. 시력도 양안 모두 나안시력 0.1, 교정시력 1.0으로 호전되어 스테로이드를 서서히 감량하였고 퇴원 후 현재까지 20 mg/day로 유지하며 증상 재발 없이 추적관찰 중이다.
고 찰
유육종증은 육아종의 형성, 섬유증과 같은 조직의 염증침윤을 초래하는 활성화된 면역연쇄반응을 특징으로 하는 질환으로, 원인 불명의 자가면역질환의 범주에 해당한다[1]. 한 후향연구에 따르면 신경계 침범은 약 5-10%로 흔하지는 않으나 질병의 어느 시기에나 발생할 수 있고 말초신경계를 포함하여 신경계의 어느 부위로든 침범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5]. 유육종증에서 안구침범은 비교적 흔한 편으로 약 10-50%에서 눈과 부속기(appendage)를 침범하는 것으로 보고되었으나, 시신경을 침범하는 경우는 대략 10% 미만으로 드문 편이다[4]. 안구침범은 앞포도막염이 가장 흔하지만 이외에도 눈꺼풀, 결막, 각막 및 눈물샘을 침범하기도 하고 드물게는 맥락망막염 및 근막염과 같은 형태로도 보고되고 있다[6]. 신경유육종증에서 뇌신경을 단독으로 침범하는 경우, 안면신경과 안뜰달팽이신경 침범이 빈번하며 뒤이어 시신경 침범이 흔하다[7]. 신경유육종증에서 시신경병은 (1) 신경자체의 염증, (2) 시각경로에 인접한 염증종괴에 의한 압박 또는 침윤, (3) 시신경집(optic nerve sheath)을 침범한 시신경주위염, (4) 망막 및 맥락막의 염증과 (5) 녹내장으로 인한 허혈손상을 통한 2차 침범, 그리고 (6) 수두증으로 인한 압박과 같은 다양한 작용기전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5]. 2016년에 52명의 신경유육종증과 관련된 시신경병을 보인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향코호트 관찰연구에서 64%는 편측 침범을 보였고, 28%는 시간이 경과하여 질병이 진행하면서 다른 한 쪽을 이어서 침범하였으나, 동시에 양측을 침범한 경우는 9%로 매우 드물게 나타났다[5]. 일반적으로 신경유육종증에서의 시신경병의 임상 증상은 시신경염과 유사하나 일부에서는 질병의 진행이 더 더디고, 통증이 동반되는 경우도 더 적다고 보고하였다[5]. 그러나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지연될 경우에는 시신경의 비가역위축을 유발하여 영구적인 시력상실을 초래할 수 있으며[4,5], 특히 양측 시신경을 침범하는 경우 예후는 좋지 않다고 알려져 있다[8].
중추 또는 말초 신경계를 침범하는 신경유육종증의 진단을 위해서는 임상 증상과 함께 합당한 뇌자기공명영상 소견, 뇌척수액 검사에서 단백질 또는 단핵구 증가와 낮은 포도당 및 올리고클론띠 양성 등이 확인되어야 하며, 추가적으로 신경전도 및 침근전도 소견도 고려해야 한다[2,9]. 또한 신경 외 유육종증이나 독립적인 신경유육종증이 병리학적으로 명백하게 유육종증에 합당해야 한다[2]. 이와 더불어 다발경화증, 시신경척수염 및 시신경척수염범위질환, 항말이집희소돌기아교세포당단백질항체(autoantibody against myelin oligodendrocyte glycoprotein) 관련 시신경척수염범위질환, 림프종, 결핵과 같은 다른 가능한 원인 질환들이 배제되어야 한다[7]. 그러므로 유육종증의 확진을 위해서는 비치즈육아종염증을 나타내는 조직검사 결과가 필수적이지만[9], 중추신경계를 침범한 신경유육종증에서 진단을 위해 조직검사를 시행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뿐만 아니라 뇌 조직검사를 시행하여도 100% 진단하기가 어렵다[2]. 따라서 다른 전신증상이 동반되지 않은 경우 신경유육종증을 진단하기는 매우 어려울 수 있다. 신경계를 침범한 유육종증에 현재 권장되는 치료는 고용량 스테로이드 정주 후 이어 수개월 동안 장기간 고용량(1 mg/kg/day)의 경구 스테로이드 투약을 유지하며 서서히 감량하는 것이다[10]. 반면에 최근 80명의 신경유육종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대규모 코호트 연구에서는 시신경병 이외의 단일신경병이 있는 환자는 스테로이드 단독으로 치료될 가능성이 높았지만 시신경 혹은 뇌 실질을 침범한 신경유육종증의 경우 면역억제제 단독요법 혹은 면역억제제와 스테로이드 병용요법이 스테로이드 단독요법보다 효과적이라고 보고하고 있다[11]. Mayo Clinic 자료에 따르면 시신경병을 발현한 유육종증 환자의 41%에서 재발이 나타났으며, 특히 초기에 혹은 단기간에 스테로이드를 감량하였거나 스테로이드 정주 후 경구 약제 복용을 하지 않았던 환자들에게서 더 빈번하게 나타났다[7,10]. 따라서 이러한 연구들을 바탕으로 향후 면역억제제를 포함한 신경유육종증의 표준 치료에 대한 재정립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른 전신증상이 선행하거나 동반되지 않고 신경계증상만 나타나는 경우 신경유육종증의 진단은 쉽지는 않은데, 저자들의 증례에서도 야간 땀남이나 체중감소와 같은 전신증상이나 호흡기 및 피부 증상 없이 첫 증상으로 양측 시신경염이 발현하여 처음부터 신경유육종증을 진단하기는 어려웠다. 그러나 신경계 이외의 전신적인 증거를 발견하고 다른 질환들을 감별하고자 적극적으로 시행한 추가 검사를 통해 혈청 안지오텐신전환효소의 상승소견과 흉부 X선검사 및 CT에서 양쪽 폐문 주위 림프절 비대소견을 찾을 수 있었고, 마침내 조직검사를 통해 비건락성 육아종염증을 확인함으로써 조기에 신경유육종증을 진단하고 치료를 시작하여 좋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었다. 전신유육종증이라도 다른 선행증상이나 동반증상 없이 양측 시신경염으로 발현할 수 있으며, 다른 질환이 배제된다면 신경유육종증을 감별 진단에서 하나의 원인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Acknowledgements
본 논문은 전북대학교병원 의생명연구원의 학술연구비 지원에 의하여 연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