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발두통 치료의 최신지견
Update on Treatment of Cluster Headac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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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 Abstract
Cluster headache (CH) is characterized by severe unilateral short-lasting headache attacks, accompanying ipsilateral cranial autonomic symptoms or the sense of restlessness and agitation, or both. CH is a highly disabling primary headache disorder but often not optimally treated. High-flow oxygen and parenteral triptans are the most effective treatment to treat an acute CH attack. Transitional treatments include systemic steroid therapy and sub-occipital steroid injection. For preventive therapy, verapamil and lithium are recommended as first-line treatments. Novel treatments have appeared, such as neuromodulation and medication targeting calcitonin gene-related peptide (CGRP) or its receptor. Galcanezumab, the only anti-CGRP receptor monoclonal antibody with proven efficacy for the preventive treatment of episodic CH, represents an important advance for pharmacological treatment of CH. Neuromodulation strategies, such as the non-invasive vagus nerve stimulation and the sphenopalatine ganglion stimulation, have been proven effective in reducing the intensity and frequency of attacks, and also to be safe and well tolerated.
서 론
군발두통은 매우 심한 통증이 안와, 안와위, 측두부 또는 이들 부위의 조합으로 편측에서 발생하고 두통과 동측에서 발생하는 눈물, 코막힘, 콧물 등의 자율신경증상이나 안절부절하고 초조해하는 증상을 동반하는 일차두통질환이다. 비교적 드문 질환으로 1년 유병률은 10만 명당 약 53-119명이며, 발병연령은 보통 20-40세로, 여성에 비해 남성에서 발생률이 높다[1,2]. 군발두통 발작은 수주 또는 수개월간 연이어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수개월에서 수년 동안 증상이 없는 관해기(remission period)가 특징적으로, 이런 임상양상으로 인해 진단이 지연되거나,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군발두통에 대한 치료지침으로 유럽신경과학회연맹(European Federation of Neurological Society, EFNS)은 2006년 근거 수준과 전문가 집단의 합의된 의견을 포괄적으로 정리하여 치료지침을 제시하였고, 2010년 미국신경과학회(American Academy of Neurology)에 서는 논문의 질을 고려하여 26개의 연구를 체계적으로 분석하여 권고사항을 결정하였다. 두 지침은 일부 차이가 있다[3,4]. 미국두통학회(American Headache Society, AHS)는 2010년 권고기준 이후 발표된 110개의 논문 중 6개 논문의 타당성을 인정하여 이를 반영한 치료지침을 제시하였다[5]. EFNS 치료지침에서 근거수준 A (effective)는 최소 1개의 class 1 연구나 최소 2개의 class 2 연구가 있어야 하고, 근거수준 B (probably effective)는 최소 1개의 class 2 연구와 다량의 class 3 연구가, 근거수준 C (possibly effective)는 2개 이상의 class 3 연구가 있을 때 근거수준을 부여하여, 미국두통학회(AHS)의 기준에 비하여 한 단계 정도 더 높은 권고수준을 부여하는 경향이 있다[6].
하지만 현재까지 발표된 아시아권 군발두통 치료지침은 없다. 본 종설은 현재까지 발표된 군발두통 치료지침과 권고사항을 기반으로 최근 시도되고 있는 다양한 치료법을 참고하여 작성하였다. 향후 아시아권 군발두통 치료지침의 기초자료로 급성기 치료, 이행 치료, 예방 치료 및 국내 상황에 따른 치료경험 순으로 기술하고자 한다.
본 론
1. 급성기 치료
군발두통은 15-180분의 짧고 심한 통증이 이틀에 한 번에서 하루 8번까지의 빈도로 발생하는 두통질환으로 빠른 효과를 나타내는 치료가 필요하다. 근거수준 A로 권고되는 치료제 중 국내에서 사용 가능한 것은 고유량산소(high-flow oxygen) 치료가 유일하다(Table 1). 산소 치료는 트립탄에 비해 부작용이 적은 장점이 있으며, 임신과 수유 중에도 사용 가능한 급성기 치료이다[7,8]. 또한 최근 65세 이상 인구가 포함된 설문기반 대규모 국제 연구에서도 산소 치료가 부작용이 적은 효과적인 치료로 입증이 되었고, 개연군발 두통에서도 군발두통 환자와 유사하게 급성기 통증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9]. 고유량산소 치료는 100% 산소를 분당 12-15 L를 비재호흡식마스크(non-rebreather mask)로 통증 시작부터 15분간 흡인하도록 권고되며, 치료효과는 분당 12 L로 산소를 흡입한 선행 연구에서 산소 흡입군은 78%, 대조군은 20%에서 15분 내에 통증이 없어졌고, 분당 6 L로 산소를 흡인한 연구에서도 대조군보다 좋은 개선 효과를 보였다(56% vs. 7%) [10,11].
수요판막산소(demand valve oxygen, DVO)마스크는 호흡수와 1회 환기량에 따라 분당 1-160 L의 속도로 요구도에 따라 공급되며, 과호흡과 산소과다(hyperoxia)가 가능하여 군발두통 환자에게 더 빠르고 효과적이라는 증례보고가 있다[12]. Danish Headache Center에서 42명의 102번의 군발두통발작에 대하여 여러 마스크의 효과를 비교하였으며, 15분 내에 통증이 사라지거나 개선된 비율은 DVO마스크는 52%, 비재호흡식마스크인 O2ptimask (specialized non-rebreather mask with a 3 L reservoir)로 분당 15 L 산소흡입은 44%, 단순마스크로 분당 15 L 산소흡입은 40%로 세 군 간에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환자의 선호도는 DVO마스크(62%)나 O2ptimask (33%)가 단순마스크(5%)보다 높았고, 첫 번째 두통발작의 사후분석에서는 DVO마스크 사용 환자(23%)나 O2ptimask (19%)가 단순마스크 사용 환자(50%)보다 급성기 약물 사용이 적었다[13]. 약 20%의 군발두통 환자는 산소 치료에 반응하지 않으며, 흡연력이 있고, 발작시간이 짧고, 발작 사이의 잔통이 없으면 산소 치료가 효과적이라는 후향적 분석 결과가 있다[14].
그 외 AHS 또는 EFNS에서 근거수준 A 치료제로 수마트립탄 6 mg 피하주사(치료군 vs. 대조군 치료효과; 15분내 개선, 74% vs. 26%, 15분내 관해, 46% vs. 10%), 졸미트립탄 5-10 mg 비강흡입제(치료군 vs 대조군 치료효과; 30분내 개선, 50% vs. 30%, 15분내 관해, 22% vs. 6%)가 있으나, 국내에서는 현재 처방할 수 없다[15,16].
현재 국내에서 사용이 가능한 AHS와 EFNS에서의 근거수준 B 약제는 경구 졸미트립탄 5 또는 10 mg (치료군 vs. 대조군 치료효과; 30분 후 증상 개선, 47% vs. 29%, 약한 통증 혹은 관해, 57% vs. 42%)이 있다[17]. 경구 약제는 효과가 늦게 나타나거나 관해가 적은 단점이 있으나, 주사제나 비강흡입제가 없는 국내 현실에서 주로 사용되는 급성기 치료제이다. 수마트립탄 경구제는 작용시간이 상대적으로 빠르며, 환자 만족도 연구에서 졸미트립탄 경구제와 비슷한 효과를 보여 향후 급성기 치료제로 연구가 필요하다[18]. 수마트립탄 피하주사제에 대한 반응률은 약 90%로 비교적 높으며, 두통발작이 길거나 빈도가 높으면 효과가 적다고 보고된다[19].
그 외 근거수준 B 급성기 치료제로 수마트립탄 20 mg 비강흡입과 만성 군발두통에서 나비입천장 신경절(sphenopalatine ganglion) 자극 치료가 있고, 10% 리도카인 1 mL 비강 주입, 옥트레오타이드(octreotide) 100 μg 피하주사 등이 있다. 리도카인은 군발 두통의 3분의 1 정도의 환자에서 급성기 발작을 중지시키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보고되었고, 산소 치료와 트립탄 치료에 반응이 없거나 두 가지 치료에 금기인 환자에서 고려할 수 있다. 리도카인을 4-10% 농도로 통증이 있는 동측 비공(nostril)에 흐르게 하거나 분사하며, 일반적으로 10분 이내에 통증이 경감된다[20,21].
비침습미주신경자극(noninvasive vagus nerve stimulation, nVNS)은 고주파전기펄스(25 Hz, 2분)를 전달하는 휴대용 사용자 친화적 장치(gammaCore™)로, 미주신경의 구심성 섬유를 목의 피부에서 자극하고[22], 특히 삼차신경혈관 시스템으로 미주신경의 중앙 유입을 조절한다[23,24]. 군발두통에 대한 nVNS의 효능이 두 개의 이중맹검 위약대조시험에서 평가되었다[25,26]. Acute Treatment of Cluster Headache (ACT-1) 연구는 133명의 환자에게 nVNS를 사용하여 5번의 군발두통발작을 치료하였고, 첫 번째 치료에서 위약 치료군과 비교하여 치료를 받은 전체 군발두통 환자군에서 치료 15분 내에 더 흔하게 통증이 경감되거나 사라지는 경향이 보고되었으며(26.7% vs. 15.1%, p=0.1), 특히 삽화군발두통 환자에서는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가 보고되었다(34.2% vs. 10.6%, p=0.008) [26]. ACT-2 연구도 15분내 통증이 소실된 두통발작의 비율(48% vs. 6%, p<0.01)로 nVNS 치료가 삽화군발두통군에서 위약 치료군보다 효과적인 연구 결과를 보였다[25]. 이 두 가지 연구로 nVNS가 삽화군발두통 환자군에서 중간 정도의 효능과 우수한 내약성이 입증되어, 표준요법을 받을 수 없거나 약물에 의해 충분한 완화를 보이지 않는 군발두통의 급성기 치료로 고려할 수 있다.
나비입천장신경절자극술(sphenopalatine ganglion stimulation, SPGS)은 군발두통발작 동안 나타나는 강한 삼차신경계 활성화 징후에서 기원한 치료방법이다[27]. 초기 무작위 통제시험에서 28명의 만성 군발두통 환자를 나비입천장신경절자극술을 위해 장치를 날개입천장오목(pterygopalatine fossa)에 배치하고 원격제어장치를 사용하여 자극을 조절하였고, 총 566건의 군발두통발작을 치료하였다. SPGS 치료 15분 후 치료군에서 67.1%, 위 치료군에서는 7.4% 통증 경감 소견을 보였고, 치료군 34.1%, 위 치료군 1.5%에서 통증이 없어진 것으로 보고되었다(p<0.0001) [28]. 이 연구는 후속 공개 연구로 진행되었고, 24개월 동안 33명의 만성 군발두통 환자에서 5,956번의 군발두통 발작을 치료하였다. 발작의 65%는 SPGS 치료에 의해 통증이 경감되고, 50%는 통증이 사라진 것으로 보고되었다[29]. 또한, 최근 유럽인 대상 레지스트리 연구에서 만성 군발두통 환자의 32%는 두통발작에 대한 SPGS 치료에 50% 이상의 증상개선을 보였다[30]. 하지만 자극장치 회사의 파산으로 현재 해당 시술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2. 이행 치료
이행 치료(transitional treatment)는 빠른 효과를 나타내는 약물을 사용하여, 예방 치료의 효과가 발휘될 때까지 지속한 뒤 중단하여, 장기예방요법으로 순조로이 이행될 수 있게 하는 단기예방요법을 의미한다. 두통의 빈도와 강도를 줄이는 것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넓은 의미로는 예방 치료에 포함되며, 따라서 EFNS와 AHS 진료지침에는 예방 치료에 포함하여 기술하고 있다(Table 2).
전신(경구 또는 정맥) 스테로이드제는 전통적으로 군발두통의 이행 치료로 널리 이용되어 왔다. 대개 고용량 경구 prednisone 혹은 prednisolone을 사용하며, 빠른 시간내 관해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높은 근거수준을 지닌 잘 설계된 연구가 부족하다. EFNS 진료지침에서는 권고수준 A를 받았으나, 이런 점 때문에 미국두통학회(AHS) 진료지침에서는 근거 불충분(Level U)으로 분류되었다. 그러나 많은 두통전문가들이 전신 스테로이드제의 단기 사용을 권장하고 있고, 베라파밀, 리튬과 함께 일차선택약으로 제시하고 있다[27,31,32]. 스테로이드제의 반응률(response rate)은 70-80% 정도로 알려져 있다[27].
최근 독일에서 전신 스테로이드제의 군발두통에 대한 단기예방 효과에 대해 다기관, 이중맹검, 무작위 배정 임상시험(PredCH trial)을 시행한 결과를 발표하였다[33]. 이 연구에서는 삽화군발두통 환자를 대상으로, 치료군에 배정된 경우 경구 prednisone 100 mg을 5일간 사용한 뒤 매 3일마다 20 mg씩 감량하여 총 17일간 사용하였고, 위약군에서는 동일한 프로토콜로 위약을 적용하였다. 모든 환자들은 경구 베라파밀 40 mg 하루 3회로 시작하여 120 mg 하루 3회를 목표로 서서히 증량하였다. 일차종점(primary endpoint)은 무작위 배정 후 첫 7일간의 평균 두통 빈도였다. 연구 결과, 첫 7일 간의 두통 빈도는 prednisone군에서 평균 7.1회로, 위약군의 9.5회에 비해 유의하게 적었으며, 복용 첫날부터 유의한 차이를 보였고, 전체 연구 기간인 28일간의 두통 빈도도 prednisone군에서 유의하게 적었다. 중대한 이상반응은 위약군에서 발생하였고, 이상반응으로 인한 연구중단도 prednisone군(4%)과 위약군(5%)에서 다르지 않았다. 이 연구는 예산부족으로 5년차에 목표 피험자 달성전에 중단되었고, 과거에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해서 좋은 효과를 보았던 환자들이 무작위 배정방식을 거부하여 피험자 모집이 지연되었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단점을 고려하더라도, 본 연구는 경구 prednisone의 효과 및 안전성을 유의하게 입증하였고, 빠르게 작용하는 단기이행 치료로서, 장기예방약물이 효과를 나타낼 때까지 군발두통의 발생을 억제하는 역할에 대해 좋은 근거를 제공한다. 향후 진료지침 업데이트시 권고등급의 재산정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상기 임상시험이 시행되기 이전에, 후두하스테로이드주사의 치료효과에 대한 2개의 무작위 배정 임상시험이 이루어졌다[34,35]. 2005년 벨기에 연구에서는 betamethasone 18 mg와 lidocaine을 섞어서 1회 주사하여 7일 후 remission 여부를 평가하였고, 2011년 프랑스 연구에서는 베라파밀과 함께 cortivazol 3.75 mg을 7일간 2-3일마다 주사한 뒤 두통 빈도의 감소를 조사하였다. 두 연구 모두 위약 대비 유의한 효과를 보였고 이를 근거로 후두하스테로이드 주사는 AHS 진료지침에서 권고수준 A로 권고되고 있다.
군발두통 치료 목적의 후두하스테로이드 주사를 위해서는 반감기가 36-54시간인 장기지속형 스테로이드제(betamethasone, dexamethasone)가 추천되며, 고용량(methylprednisolone equivalent 96-150 mg) 사용이 권장된다. 주사요법 단독으로 효과가 있거나 1회 주사로 관해에 도달하는 경우도 있으나, 장기예방 치료가 병행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2011년 연구에서는 국소마취제를 사용하지 않고도 좋은 결과를 보였기 때문에 국소마취제의 병용은 반드시 필요치 않으나, 정확한 위치에 주사하였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소량 혼합하는 것이 보통이다. 위치는 대후두신경차단술과 동일하고, 뒤통수점과 유양돌기를 잇는 선의 1/3지점에 시행한다. 좌우측 중 군발두통의 발생 위치에 주사하는데, 간혹 주사부위 동측이 관해되면서 반대쪽으로 군발두통이 넘어가는(side shift) 경우가 있어 양측을 주사하거나 동측 주사시는 사전 설명이 권고된다. 후두하 스테로이드 주사는 전신스테로이드요법에 비해 위장장애, 체중 증가, 불면, 홍조 등의 이상반응이 거의 발생하지 않으나, 1 mL triamcinolone 40 mg/mL를 두통 동측에 주사 후 고관절 무혈괴사가 발생하거나, triamcinolone 40 mg을 3개월에 걸쳐 6회 국소주사한 뒤 쿠싱증후군이 발생한 증례가 보고되어 고용량의 잦은 사용을 주의하는 것이 좋다[36,37].
3. 장기예방 치료
군발두통은 평균 6-8주의 기간 동안 두통이 반복되므로, 예상되는 군발기 동안 예방 치료가 권고되며, 예방 치료 후 군발두통의 발작이 감소하거나 중단되면, 2주 유지 후 점진적으로 감량한다[38]. 예방 치료로 일반적으로 베라파밀, 스테로이드, 멜라토닌, 리튬 등이 권고된다(Table 2) [39].
베라파밀(verapamil)은 국내에서 주로 사용되는 예방 치료제로, EFNS 기준은 근거수준 A, AHS 기준에는 근거수준 C이다. 위약과 베라파밀 360 mg을 비교한 연구에서 1주에 40%, 2주에 추가로 40%의 환자가 개선되었고, 27%는 2주 내에 군발두통이 관해되었다[40,41]. 점진적인 용량 증량과 부정맥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480 mg 이상 증량할 경우에는 심전도검사가 필요하다[42]. 베라파밀로 개선되는 비율은 약 50%이며, 만성 군발두통, 소뇌의 특정회백질(face-connected lobule VI)의 밀도 등으로 베라파밀 반응을 예측하는 모델이 410명의 군발두통 환자의 자료를 기반으로 최근 보고되었다[43].
리튬(lithium)은 EFNS 치료지침은 근거수준 B, AHS 치료지침에서는 근거수준 C이다. 800 mg 서방형과 위약을 비교하였을 때 2주 후 관해 비율의 차이는 없고, 환자의 만족도는 리튬군이 위약 보다 더 높았다. 금속으로 비가역적인 부작용이 가능하므로 선별적으로 사용하여야 하며, 약물농도검사가 필요하다[44]. 멜라토닌(melatonin)은 10 mg 용량의 연구에서는 예방효과가 보고되었으나, 서방형 2 mg 용량의 연구에서는 예방효과를 관찰하지 못하였다[45,46]. 연구 인원이 적고, 예방약 사용 시작 시기의 차이가 있어서 AHS 치료지침에서는 근거수준은 C이다. 부작용이 적고, 수면개선 효과가 기대되므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현재까지 20여 년 동안, 이식형 및 비이식형 신경자극술이 만성 군발두통을 위한 새로운 예방 치료법으로 시도되었다. 삽화군발두통의 급성기 치료로 효과가 인정된 nVNS (GammaCore™)는 만성 군발두통 환자 대상으로 예방효과가 보고되었다. 92명의 만성 군발두통 환자를 대상으로 4주 동안 nVNS를 표준 치료와 병용하거나 또는 표준 치료 단독으로 시행하였고, 두통발작 빈도, 50% 개선율, 진통제와 산소 치료 빈도에서 개선된 결과를 보였다[47]. 예방 치료효과는 2주 내에 관찰되었고, nVS 병용 치료군의 8%는 관해되어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GammaCore™ 장치는 만성 군발두통의 예방 치료에 대해 미국식품의약국의 승인을 받았다. 또한 SPGS는 난치성 만성 군발두통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된 소규모 무작위 대조군시험에서 43%의 환자에서 빈도가 50% 이상 감소된 결과를 보였다[28]. 추후 24개월간 진행된 공개 라벨 연구에서 약 1/3은 두통 발작의 빈도가 50% 이상 개선되었고, 1/3은 악화되었고, 1/3은 상태 변화가 없었다[29]. 최근 공개 유럽인 SPGS 레지스트리 연구에서도 난치성 만성 군발두통 환자의 55%가 12개월에 두통 빈도가 경감되는 반응을 보인 반면, 약 12%에서는 군발두통 빈도가 50% 이상 증가한 결과를 보였다[30]. 따라서, SPGS는 치료효과가 떨어지는 만성 군발두통 환자의 치료법으로 고려할 수 있으며, 급성 및 예방치료에 모두 효과를 보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SPGS는 침습성, 비용 및 치료에 대한 반응 변동성 등으로 인해, 비침습적 치료법이 실패한 후 장애가 큰 난치성 환자에게 선택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군발두통의 발작 기간 동안 관찰되는 시상하부 활성화 소견을 근거로 시상하부를 표적으로 한 심부뇌자극(deep brain stimulation, DBS) 사례분석 연구에서 난치 만성 군발두통 환자의 약 64%에서 고무적인 결과를 보였으나[48], 유일한 이중맹검 대조 연구에서는 위 치료군에 비하여 DBS의 우월성이 입증되지 않았다[49]. DBS는 침습적인 술기로, 경험이 많은 센터에서 시술하면 대개 합병증이 없으나, 군발두통 치료 목적의 DBS 후 뇌출혈이 1예 보고된 바 있어 치료 선택에 신중해야 한다[48]. 후두신경자극술(occipital nerve stimulation, ONS)은 DBS와 비교하여 더 안전한 방법으로 간주되는 치료법으로, 10여 년 동안 수많은 공개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삼차경부 경로에서의 경막성 구심성 신경과 후두신경의 수렴(convergence)이 난치 만성 군발두통에서 ONS의 주요 근거이다. ONS은 DBS와 유사하게 두통발작 빈도가 약 60% 정도 경감하는 것으로 보고되었고[48], 더 많은 수의 환자를 포함하여 진행한 두 개의 공개 연구에서 각각 46.1%, 52.6%의 두통 빈도 감소 결과가 보고되었다[50,51].
최근 편두통 치료제로 개발되어 좋은 성적을 보이고 있는 항 calcitonin gene-related peptide (CGRP)단일클론항체(anti-CGRP monoclonal antibody) 중 galcanezumab (Emgality®)이 삽화군발두통 예방 치료효과가 보고되었다[52]. Galcanezumab 300 mg을 주사한 뒤 1주에서 3주까지의 두통 빈도를 일차종결점으로 설정하였다. 연구 결과 위약에 비해 galcanezumab군에서 1-3째주의 주당 군발두통 빈도가 더 많이 감소하였고, 3주차 반응률(50% 이상 빈도 감소)은 치료군에서 71%로 위약군(53%)에 비하여 유의하게 높았다. 항CGRP단일클론항체는 만성 군발두통에 대한 임상 연구가 실패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53], 최근 22명의 후향적 증례 연구에서 50% 개선이 55%의 환자에서, 75% 개선은 36%의 환자에서 보고되어 만성 군발두통에서도 치료효과가 기대된다[54]. Galcanezumab은 부작용이 적고 50% 개선까지의 기간이 약 5일, 관해까지 약 22일로 비교적 효과가 빠른 것으로 알려져 있어[55], 장기예방 치료에 초기 이행 치료를 병행하는 기존의 치료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군발두통 영역에서 실제 임상경험이 아직 많지 않기 때문에 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다.
4. 국내 치료경험
군발두통에 대해 국내에서 사용 가능한 치료제는 Table 1과 2에 표시된 바와 같다. 군발두통의 국내 진료지침은 아직 없다. 외국 진료지침에서의 근거수준 그리고 진료지침 출간 이후에 발표된 새로운 연구들을 기반으로, 처방 가능성, 건강보험급여기준 및 치료의 득과 실을 잘 고려하여 이루어져야 한다(Fig.).
국내 치료경험에 대한 연구 결과는 그동안 발표되지 않았다. 최근 16개 병원이 참여한 전향적 다기관 레지스트리 연구인 Korean Cluster Headache Registry (KCHR)에서는 환자들의 치료경험을 후향적으로 설문하였고, 처방된 치료의 효과를 전향적으로 추적하였다. KCHR 치료경험 논문이 아직 출판 전이지만 데이터 일부를 본 종설에서 공유하고자 한다.
우리나라에서 가능한 급성기 치료 중에서는 산소 치료가 부작용이 없고 근거수준이 높다. 그러나 가정산소 치료가 급여지원이 되지 않고, 환자들이 직접 의료용산소장비를 구매 및 충전하여야 하므로 급성기 치료로 시간적, 물리적 장벽이 있다. 급성기 약물로는 병원에서 쉽게 처방 가능한 zolmitriptan(조믹정®)이 널리 사용되며, 국내에 발매된 2.5 mg 제형은 근거수준이 형성된 5 mg 및 10 mg 용량의 1/2-1/4 수준이다. 그러나 2.5 mg 1알을 처방하여도 다수에서 효과적이므로 먼저 저용량을 시도해보고, 효과가 없는 경우에 증량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KCHR 연구 결과 산소 치료의 호전율은 87%, 트립탄제 사용 후 호전율은 90%로 기존 연구와 비슷하였다. 이외에도 리도카인 비강내 분무제, 에르고타민(크래밍정®)의 사용이 가능하다.
이행 치료로는 전신스테로이드 치료 또는 후두하스테로이드 주사가 추천된다. 후두하스테로이드 주사는 술기와 여건이 갖춰진 경우에만 시술 가능하므로, 경구 스테로이드제가 가장 널리 쓰인다. KCHR에 따르면 전신 스테로이드의 반응률은 90% 전후, 후두 하스테로이드 주사의 반응률은 80-100%로, 둘 다 좋은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보인다.
예방 약물은 베라파밀과 리튬이 사용되고 있고, 베라파밀이 압도적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외국에 비해 베라파밀, 리튬을 저용량으로 사용하는 경향이 강하다. KCHR 연구에서 베라파밀은 80-87%, 리튬은 75-100% 정도의 반응률을 보였다. 두 약물 모두 군발두통에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사항을 가지고 있지 않아서 국민의료보험 급여 적용에 어려움이 있다. 이외에도 topiramate, valproate, melatonin, baclofen, warfarin 등이 국내에서 사용 가능하나, 근거수준이 높지 않고 사용경험이 적어 일차 치료로는 권장되지 않는다.
결 론
군발두통은 심한 두통과 동반증상으로 일상생활의 부담이 상당하나, 편두통에 비해 상대적으로 드물고 대중과 의사들에게 잘 인식되어 않아 진단이 지연되고, 적정한 치료를 위한 사회적 지원으로부터 소외된 상태이다. 권고사항에 따른 치료효과는 삽화군발두통은 90% 이상이고 만성 군발두통은 급성기 치료 92%, 예방 치료 70.9%에서 효과적이므로, 체계적인 치료가 환자에게 큰 도움이 된다[18]. 그러나 환자들은 군발기는 고통으로, 관해기에는 두통이 없으므로 적극적인 치료를 찾지 못하고, 신경과의사들도 군발두통의 치료경험의 부족과 근거기반 진료지침의 부재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군발두통 환자들의 고통을 경감하고 삶의 질 개선을 위하여 산소 치료 등 기존 치료의 보험적용이 확대되고, 항CGRP단일 클론항체 등의 새로운 효과적인 치료가 광범위하게 도입이 필요하다. 또한 군발두통 환자의 유병률을 고려하여 희귀질환 인정 등 적극적인 지원과 군발두통의 체계적인 치료를 위한 신경과 의사의 노력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