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수질환의 척도
Scales for Spinal Cord Disord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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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 Abstract
Clinical scales are important tools for quantitatively evaluating impairments and disabilities related to diseases. Clinical scales are also used in many clinical studies to assess therapeutic effects. Spinal cord disorders cause neurological deterioration, which leads to functional and social disabilities. For many neurological disorders that cause myelopathy, including multiple sclerosis and other inflammatory demyelinating diseases, numerous drugs are being developed and studied for clinical use. Thus, clinical scales for myelopathy are important for both the medical field and general public. This review article describes the clinical scales for myelopathy, especially those that are widely used and established. We expect that this review will help readers choose the scales appropriate for their purposes.
서 론
척수질환(spinal cord disorder)은 척수의 병적 변화와 기능장애를 유발하는 질환군을 의미하며, 병인에 따라 발병 양상과 임상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난다. 같은 원인에 의한 척수병증(myelopathy)이라도 병변의 침범 위치에 따라 증상과 신경학적 결손 정도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척수질환의 원인은 크게 외상(traumatic), 구조(structural), 혈관(vascular), 비감염염증(inflammatory), 감염(infectious), 유전(hereditary), 대사(metabolic), 종양(neoplasmic)에 의한 것으로 나눌 수 있는데[1], 각각의 원인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척도에 대해 통일된 지침은 없으며 상황과 임상의의 판단에 따라 척도를 사용하게 된다.
임상 척도는 증상의 정도에 대한 객관적 평가, 질병의 진행 속도에 대한 단계적 평가, 치료효과의 판정, 임상 연구에서의 활용, 의료인 간의 소통 측면에서 중요하게 활용되는 도구로 척수질환에서도 위와 같은 목적으로 척도가 필요하다. 하지만 앞서 언급하였듯이 척수병증은 위약감, 감각저하, 대/소변장애, 통증 등의 다양한 임상증상을 유발하고, 다양한 원인들에 의한 질환군이기 때문에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통일된 척도를 개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현재까지 개발된 척수질환의 척도는 주로 외상척수병증 혹은 구조적 문제로 인한 척수병증을 평가하기 위해 개발되어 왔다. 척수 손상에 의한 장애 정도를 평가하기 위해 개발된 American Spinal Injury Association Impairment Scale (AIS)이나, 구조적 원인에 의한 경부척수병증에서 수술 후 평가에 사용되었던 modified Japanese Orthopedic Association (mJOA) score가 대표적이다. 신경과에서 주로 접하는 염증척수염의 경우는 AIS을 차용하거나 다발경화증에서 장애 평가의 도구로 개발된 Expanded Disability Status Scale (EDSS) score를 활용하고 있다.
척수질환은 병에 의한 척수의 기능장애가 일상생활의 장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의학적 영역뿐 아니라 사회적, 법적 영역에서도 객관적이고 정량화된 평가가 특히 중요하다. World Health Organization에서는 질병의 결과를 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Impairments, Disabilities, and Handicaps (ICIDH)[2] 따라 평가하도록 권고하고 있는데, 본 글에서는 손상(impairment)과 장애(disability) 초점을 두어 신경과 의사들이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고 널리 사용되는 대표적인 척수질환의 척도에 대해 소개하도록 하겠다.
본 론
1. 척수질환 척도의 분류
임상 척도는 질병과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는 임상증상과 소견을 가능한 포함하면서, 복잡하지 않아 평가에 용이해야 하며, 재현성이 있어야 한다. 척수 척도의 종류가 다양하고 각 척도 마다 장, 단점이 있기 때문에 평가 목적에 따라 임상의가 적절히 선택하여야 한다. ICIDH에 따라 척수병증의 결과를 손상, 장애, 핸디캡으로 나누어 평가할 수 있는데 핸디캡 혹은 삶의 질 척도는 다른 질환들의 척도와 중복되는 부분이 많아 한꺼번에 다루기로 하여, 본 글에서는 생략하도록 하겠다.
1) 손상 척도(Impairment Scale)
(1) AIS (Appendix 1)
AIS [3]은 1984년에 ASIA에서 제안된 것으로 Frankel scale [4]을 모태로 한다. AIS는 척수 손상의 심각성 정도에 대한 평가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척도이다. AIS에서는 척수 손상에 대해 우선 천추부 말단의 신경계기능의 잔존 여부에 따라 기능이 완전히 소실되었을 경우 완전손상(A), 남아있을 경우 불완전손상(B-D)으로 평가한다. 천추부 말단 기능에 대한 평가는 S4-5의 피부 분절 침범 및 괄약근 기능에 대한 검진으로 이루어진다. 총 A-E까지 다섯 개의 그룹으로 분류되며 A는 완전손상, E는 정상을 의미하고 사이 구간인 B-D는 운동기능과 감각기능에 대한 평가를 통해 분류한다. B와 C구간은 운동기능의 보존 여부에 따라 분류된다. 손상 레벨 이하로 운동기능이 소실되었으나 감각기능이 남아있을 경우는 B로 분류할 수 있으며, C와 D구간은 Medical Research Council grade 3을 기준으로 분류한다. 척수 손상 평가시 우선적으로 사용되는 척도이지만 5개의 군으로만 분류하여 다양한 스펙트럼의 환자군이 같은 군으로 포함되는 경우가 많아 증상의 호전 및 악화를 민감하게 반영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2) International Standards for Neurologic and Functional Classification of Spinal Cord Injury (ISCSCI)
ISCSCI [3,5,6]는 AIS를 제안한 ASIA에서 척수손상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를 위해 국제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표준화된 척도를 제시한 것이라 할 수 있다. ISCSCI는 1984년에 처음 발표되어 여러 번의 개정을 거쳐 가장 최근에는 2019년 개정판이 나왔다. ISCSCI는 앞서 설명한 AIS와 척수손상의 표준신경계분류(Standard Neurological Classification of Spinal Cord Injury), 임상증후군(clinical syndrome) 세 항목으로 구성되어 AIS 외에 표준화된 신경계진찰 도구와 임상증후군 분류 방법에 대해서도 제시하고 있다. ASIA에서 제공하는 워크시트에 따라 검진을 함으로써 Sensory and Motor Levels (on right and left sides), Neurologic level of injury, Sensory Scores, Motor Scores, Zone of Partial Preservation을 확인할 수 있다(https://asia-spinalinjury.org/international-standards-neurological-classification-sci-isncsci-worksheet/). Clinical syndrome은 중심척수증후군(central cord syndrome), 브라운세카르증후군(Brown-Sequard syndrome), 앞척수증후군(anterior cord syndrome), 말총증후군(cauda equina syndrome), 척수원뿔증후군(conus medullaris syndrome)을 포함한다.
(3) mJOA Score (Appendix 2)
mJOA Score [7]은 퇴행경추압박(degenerative cervical compression)척수병증에 대한 평가 목적으로 1986년에 개발되어 동아시아에서 주로 사용하고 있으며, 수술 후 신경계 변화를 평가하기 위해 유용하다. 상지운동기능 5점, 하지운동기능 7점, 감각기능 3점, 배뇨증상 3점으로 총 18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비교적 간단하여 사용에 편리하고 병의 경과에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알려져 있다[8]. 최근에는 퇴행경추압박척수병증뿐 아니라 발달장애와 같은 다양한 원인에 의한 경부척수병증과 많은 임상 연구에서 평가지표로 활용되고 있다[9].
(4) Nurick Scale (Appendix 3)
경추증척수병증(cervical spondylotic myelopathy)에서 mJOA Score와 함께 주로 사용되는 척도이며 평가 척도가 간단한 것이 큰 장점이다. Nurick Scale [10]는 보행 상태를 기준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mJOA Score에서의 총 점수보다는 하지의 점수와 상관관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11]. 아직까지는 mJOA Score와 Nurick Scale의 장점을 종합한 척도가 없어 경부척수병증에서 두 가지 척도를 모두 사용하여 평가하길 추천한다.
(5) Modified Ashworth Scale (MAS; Appendix 4)
척수병증이 만성화되면 강직(spasticity)이 발생할 수 있다. 위약감이 없더라도 강직이 심할 경우 강직 마비(spastic paralysis)를 유발하여 일상생활 및 사회생활에 큰 장애를 줄 수 있다. 따라서 임상 의사들이 강직을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척도에 관심이 많았고, 1964에 Ashworth에 의해 고안된 Ashworth Scale [12]이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 현재는 1987년에 개정된 MAS [13]를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몇몇의 연구들에서 검사자 간의 척도 측정의 재현성이 떨어진다는 보고가 있어 사용에 주의가 필요하다[14]. 주로 하지보다 상지에서 재현성이 높아 이를 참고하여 활용하는 것이 좋겠다[15].
(6) EDSS (Appendixes 5, 6)
EDSS는 다발경화증(multiple sclerosis) 환자의 장애 정도를 측정하기 위해 1955년에 처음 제안되었다. 당시에 다발경화증에서 이소니아지드(isoniazid)의 치료 효과를 보기 위한 연구에서 Disability Status Scale [16]로 처음 제안되었다가, 1983년에 항목을 더 세분화하여 EDSS [17]가 확립되었으며 현재까지 다발경화증 환자 뿐 아니라 시신경척수염 등의 중추신경계 면역질환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 EDSS 점수는 0-10단계로 구성되어 있으며, 세부 척도인 functional systems (FS)에 근거하여 점수를 책정한다. FS는 신경계계통에 따라 추체로(pyramidal), 소뇌(cerebellar), 뇌줄기(brainstem), 감각(sensory), 대소변(bowel and bladder), 시각(visual), 대뇌 혹은 정신(cerebral or mental), 기타(other) 총 8개의 항목으로 구성된다. EDSS에서 1.0-4.5단계는 보행기능이 거의 완전한 그룹을 의미하며, 5.0-9.5단계에서는 보행기능이 단계적으로 저하됨을 반영한다. EDSS는 임상 의사가 검진을 하고 이를 통해 FS 점수를 얻어 최종적으로 EDSS 점수를 부여하는 것으로 과정이 간단하지만은 않다. 온라인 트레이닝 프로그램이 잘 개발되어 있으므로 이를 활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특히 임상 연구에서 EDSS를 사용할 경우 검사자가 충분한 트레이닝을 받은 상태를 입증할 수 있는 인증서를 획득하도록 되어 있다. 한편, EDSS는 다발경화증에서 보일 수 있는 신경학적 결손과 이에 따른 장애 정도를 평가한 도구이며 엄밀하게는 척수질환의 척도라고 볼 수 없다. 하지만 FS의 항목들이 척수병증을 반영하는 부분이 많고, 오랜 역사를 갖고 중추신경계 염증탈수초질환에서 평가 척도로 사용되어온 만큼 신경과질환 중 비외상성 비압박성 척수병증의 척도로서 활용가능성이 있겠다.
2) 장애 척도(Disability Scale)
위에서 언급한 손상 척도들은 손상 정도와 이에 따른 신경계장애 정도를 평가한다. 여기에서는 신경계손상에 따른 일상생활 수행능력의 장애 정도를 평가한 척도를 소개하겠다.
(1) 수정Rankin척도(modified Rankin Scale [MRS]; Appendix 7)
수정Rankin척도(MRS) [18]는 신경계손상에 따른 일상생활의 장애와 타인에 대한 의존도를 평가하는 척도로써 뇌졸중에서 주로 사용되고 있다. 평가가 매우 간단하여 실제 임상 상황에서 환자의 호전 정도를 간단하게 평가하는 도구로 사용되며, 수많은 뇌졸중 임상 연구에서 필수적으로 포함되는 척도이다. 1957년에 John Rankin에 의해 Rankin’s Scale이 처음 소개되었으며[19], 1980년에 증상이 없는 grade 0단계를 추가하였고[20], 2000년 초에 사망에 해당하는 grade 6단계를 추가하여 현재의 MRS가 완성되었다. 특히 임상 연구에서는 검사자 간의 신뢰도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여 체계화된 질문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좋은데, 9가지 질문을 통해 MRS 점수를 객관적으로 측정하도록 하는 mRS-9Q [21] 등이 개발되어 있어 참고해볼 만하다. 뇌졸중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으나 척수병증에서도 초기 상태의 평가 및 치료 후의 경과를 보는 간편한 도구로 활용할 수 있겠다.
(2) 수정바델지수(modified Barthel index [MBI]; Appendix 8)
수정바델지수[22]는 일상생활 수행능력의 평가에 가장 많이 활용되는 검증된 지표로 뇌졸중을 포함한 근신경계 질환, 암환자와 같은 만성 질환을 가진 성인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장애진단서를 작성할 때도 중요한 기준으로 활용되는 만큼 신뢰성이 높은 지표이다. 바델지수(Barthel index)는 1965년에 처음 고안되었으나[23], 각 항목당 점수 간격이 넓어 민감도가 떨어진다는 문제가 있어 1989년에 Shah 등[22]에 의해 개정되어 현재는 주로 수정바델지수를 사용하고 있다. 수정바델지수는 일상활동(activities of daily living)을 측정한 척도로 총 10개의 일상 수행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항목으로 구성되어 총 100점 만점으로 점수가 높을수록 생활 자립도가 높다고 할 수 있다. 2007년에 한글판수정바델지수(Korean version of modified Barthel index)가 개발되어 보건복지부에서도 장애 진단시 수정바델지수를 사용하도록 지침을 제공하고 있다[24].
결 론
척수질환의 척도를 손상 척도와 장애 척도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ASIA와 mJOA Score는 외상, 구조적 병변에 의한 척수손상을 평가하는 도구로 개발되었으나, 신경과에서 주로 보게 되는 염증척수병증의 평가 도구로써도 활용이 가능하다[25]. 하지만 이에 대해선 검사자 간 신뢰도 검증이 확립되어 있지 않아 관련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Ashworth Scale은 척수병증으로 인한 강직후유증 평가에서 사용할 수 있다. 현재 중추 신경계 염증탈수초질환에서 주로 사용되고 있는 EDSS 역시 활용 가능성이 높으나, EDSS는 척수병증에 의한 신경손상 외에도 시신경, 뇌줄기 병변에 따른 손상 역시 함께 평가하기 때문에 단일 척수병증에서 사용할 때 주의가 필요하겠다. 마지막으로, 일상생활의 장애 수준을 평가하는 도구로는 MRS와 수정바델지수가 있으며, 이에 대해선 체계화된 질문 구조에 따라 평가하는 것이 객관성 확보에 도움이 된다. 특히, 수정바델지수는 한글판 지침서가 제공되고 있어 참고가 필요하다.
Acknowledgements
이 논문은 2005년 대한신경과학회지 별책으로 발간된 '근신경계질환 임상 척도’에 게재된 종설을 개정 보완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