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신경병과 항암제유발신경병의 진단 척도
Clinical Scales for Diabetic Neuropathy and Chemotherapy-induced Neuropa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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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 Abstract
Diabetic neuropathy and chemotherapy-induced peripheral neuropathy are complex disorders affecting different nerve fiber group and remain as major source of morbidity and decreased quality of life of the patients. Given the recent advance in understanding the pathophysiological mechanism of these neuropathies and the development of new drugs, it is imperative to set proper scales to rate the severity of symptoms or signs. Moreover, well-designed, highly sensitive and valid scales could get scientific reliability and clinical utility if they are combined with objective neurophysiological measures. This review will discuss about the reliable and validated scales used in these common toxic and metabolic neuropathies.
서 론
당뇨병신경병과 항암제유발신경병은 대표적인 독성대사말초신경병이다. 아직 근본적인 치료와 예방을 위한 약제는 없이 증상의 조절에 머물러 있지만, 환자의 삶의 질을 저해하는 매우 큰 요소 중 하나이다.
증상으로 인한 기능저하를 평가하고 이를 모니터링하기 위해서 전기생리학검사 외에도 임상에서 이를 잘 반영하는 척도를 사용하는 것이 요구된다. 염증신경병 혹은 유전신경병과는 다른 특성을 고려하면 독성, 대사성신경병증에 더 특화된 척도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당뇨병신경병의 임상 연구를 위해 개발된 척도들이나 특정 항암제유발신경병에 특화된 설문지나 척도도 다수 개발되었다. 독성대사신경병이 운동기능보다는 감각이상을 주로 유발하며 유수신경섬유만큼 무수신경섬유 침범도 흔하기 때문에 이를 반영하기 위해 대부분의 척도가 감각이상 증상 혹은 징후에 보다 많은 가중치를 두고 있고, 일부는 자율신경이상 증상을 포함하는 경우가 많다[1].
임상에서 쉽고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으면서 조기진단이 가능하고 중등도를 잘 반영하며 시간에 따른 변화 역시 정량화가 가능하다면 가장 이상적인 척도라고 할 수 있지만 각 척도마다 장, 단점이 있어서 임상의가 진료환경이나 목적에 따라 적절한 척도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본고에서는 학술 용도 외에도 실제 임상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신뢰도와 타당도가 검증되고 흔히 사용되는 척도를 소개하고자 한다.
본 론
1. 당뇨병신경병의 임상 척도
당뇨병신경병은 제1형과 제2형 당뇨병 모두에서 흔한 합병증으로 당뇨병의 유병 기간이 길수록 발생률도 함께 증가한다. 2014년 다기관연구에서 우리나라 당뇨병 환자 중 당뇨병신경병의 유병률은 약 43%로 보고되었다[2]. 당뇨병신경병은 유수신경섬유와 무수신경섬유를 모두 침범하며 다양한 임상 양상으로 나타나지만 가장 흔하고 여러 척도에서 대상으로 하는 유형은 하지 말단부에서 시작해 길이의존법칙에 따라 점차 진행하는 다발신경병이다. 당뇨병신경병에 사용되는 척도는 대부분 말초신경병의 유무를 판단하는 선별검사 목적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지만, 일부는 진행 양상을 추적하는 데에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이 단원은 2005년 대한 신경과학회지 부록에 소개된 당뇨병신경병 척도[3]를 보완하여 재구성하였다.
1) Michigan Neuropathy Screening Instrument (MNSI)
말초신경병을 선별검사하는 목적으로 고안된 척도로 임상에서 일반 의사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간단하게 구성되어 있다(Appendix 1). 두 개의 파트로 나뉘는데 첫 장은 환자에게 여러 가지 증상이 있는지 묻는 설문지로, 둘째 장은 간단한 신경계진찰로 구성된다[4]. 당뇨병신경병의 임상 연구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척도이며 실제 진료실에서도 쉽게 적용할 수 있다[5].
설문은 Dyck가 만든 Neuropathy Screening Profile에서 당뇨병신경병에 민감도와 특이도가 높은 15개 항목을 취합하여 구성하였으며 각 항목에 “예” 혹은 “아니오”로 대답하게 된다. 4번과 10번 문항은 각각 말초혈관기능과 전신무력감에 대한 내용으로 실제 계산할 때는 이 두 문항은 제외하므로 총 13점이 되고, 점수가 높을수록 증상이 심한 것을 의미한다. 설문지 점수와 신경과 의사가 진찰한 임상 소견, 신경전도검사 결과를 비교한 연구 결과, 7점 이상이면 말초신경병이 있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6].
두 번째 장은 간단한 신체진찰과 신경계진찰로 되어 있는데, (1) 발의 변형, 피부 건조, 발톱의 비정상조직 변화 및 감염 여부, (2) 엄지발가락에서 측정한 진동 감각, (3) 발목반사, (4) 엄지발가락의 촉각 검사를 좌, 우에서 각각 시행한다. 진동 감각은 128 Hz 소리굽쇠를 이용하여 엄지발가락의 끝마디가락뼈사이관절(distal interphalangeal joint)에서 측정하는데, 환자가 더 이상 진동감을 느끼지 못할 때 검사자의 엄지손가락 끝마디가락뼈사이관절에 소리굽쇠를 대보아 잔존하는 진동감이 10초 이상이면 진동 감각이 저하된 것으로 판단한다. 촉각검사는 단잔섬유를 엄지발가락의 발톱선과 끝마디가락뼈관절 사이에 대고 잔섬유가 굽어질 정도로 누르는데(약 10 g) 10번 시행하여 환자가 눌리는 감각을 느낀 횟수를 기록한다. 8개 이상 감지하면 정상으로, 1-7개는 감각이 감소된 것으로 간주한다. 총 10점 중 2점 이상인 경우는 말초신경병이 있는 것으로 의심할 수 있으며 초기 당뇨병신경병의 진단에도 유용한 것으로 보고된다[7].
MNSI는 반정량감각기능검사와 건반사 및 피부나 골격계의 신경병 변화를 모두 포함하여 객관적이며 포괄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간단한 진찰로 신경생리검사를 대신하기 때문에 타 진료과에서도 많이 사용하고 있지만, 엄연한 선별 목적의 검사이기 때문에 말초신경병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확진과 당뇨병을 제외한 다른 원인을 감별하기 위해서 신경전도검사 등의 진단 검사를 반드시 시행해 확인해야 한다[8].
2) The Toronto Clinical Scoring System (TCSS)
TCSS은 당뇨병신경병증이 있는지, 있다면 그 정도는 얼마나 심각한지 확인하기 위해 고안된 선별검사이다. 감각 증상과 징후에 중점을 둔 문진과 진찰로 구성되어 있으며 신경과 의사와 당뇨병 전문의가 함께 참여해 개발하였다[9].
증상, 건반사, 감각기능검사 3개 항목으로 구성된다. 증상 점수는 발에 통증, 무딘감, 저린감 및 쇠약감이 있는지, 보행실조 여부, 상지에도 증상이 있는지를 물어보아 각각 1점씩 계산해 총 0점에서 6점까지로 산정한다. 건반사는 양쪽 무릎반사와 발목반사를 검사해 유발되지 않으면 2점, 감소한 경우 1점, 정상이면 1점으로 계산해 0-8점이 된다. 감각기능검사는 한쪽 엄지발가락에서만 시행하는데 통각, 온도감각, 촉각, 진동감각, 위치감각을 검사해 정상이면 0점, 이상이 있으면 1점으로 산정한다. 총점은 0-19점 사이가 되는데 0-5점은 말초신경병이 없는 것으로, 6-8점은 경증, 9-11점은 중등도, 12점 이상은 중증으로 분류한다.
TCSS는 임상증상, 신경전도검사 결과와 상관관계가 있을 뿐 아니라 비복신경생검에서 보이는 심경섬유손상 정도와 비례하는 결과도 보여, 임상에서 당뇨병신경병의 진행 여부를 감시하는 데에도 유용한 것으로 보고되었다[9]. 최근에는 당뇨병신경병을 제외한 여러 염증신경병, 독성신경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신경전도검사 지표와 기능평가 결과와 의미 있는 상관관계를 보여 다양한 원인의 말초신경병증의 선별검사로 타당성과 신뢰도가 있음을 보여주었다[10].
한편, TCSS에 건반사 할당 점수가 높아 초기 당뇨병신경병을 발견하는데 제한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건반사 항목을 삭제하고 감각 증상과 진찰 점수를 자세하게 나눈 modified TCSS가 제안되었다[11]. 0-33점으로 점수폭을 넓혀서 초기 말초신경병의 진단뿐 아니라 경증과 증등도 사이 환자들의 진행 여부를 보다 세밀하게 추적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포도당내성장애와 연관된 말초신경병에 당뇨병신경병에 사용되는 7개 척도를 사용한 연구에서는 mTCSS가 진단의 민감도와 특이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12].
3) Neuropathy Impairment Score (NIS)-lower limb (LL)+7 Tests Score
대규모 전향 연구인 Rochester Diabetic Neuropathy Study (RDNS)를 위해 개발된 척도로, NIS (Appendix 2) 중 하지에 해당하는 14문항(17-24, 28-29, 34-37) 점수와 7가지 신경생리검사의 백분위 점수를 합산하여 산출한다(Appendix 3) [13].
검사 점수 숫자는 척도에 포함된 신경생리검사의 숫자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 7가지 검사에는 비골신경의 잠복기, 복합근육활동 전위진폭, 신경전도속도와 후경골신경의 잠시, 비복신경의 감각신경유발전위진폭 등 5개 신경전도검사 결과와 진동감각역치, 심호흡 중 심박수변이가 포함된다.
RDNS에서 2년간 추적검사한 결과 NIS는 환자의 81%에서 변화가 없었으나 NIS-LL+7 Tests Score는 전체 당뇨병 환자에서는 연간 평균 0.34점이, 당뇨병신경병 환자에서는 연간 평균 0.85점씩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를 보여, 다른 검사들과 비교하여 증상의 중증도를 민감하게 반영하고 추적검사로서 유용하다[14]. 다른 신경병 척도와는 달리 당뇨병신경병에서 흔히 동반되는 소섬유신경과 자율신경계 이상 징후도 포함하기 때문에 당뇨병신경병에 비교적 특이적이며, 검사 항목마다 백분위를 적용하기 때문에 추적검사시 문제가 되는, 연령과 같은 변수에 영향을 받지 않는 장점이 있다. 매우 자세하고 신뢰도 높은 검사지만 정량감각검사나 심호흡시 심박수변이를 포함하려면 특수검사장비가 필요하며 이들 검사와 신경전도검사 결과를 백분위하기 위해서는 정상 참고치가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 실제 사용에 가장 큰 걸림돌이다.
그러나 신경생리검사를 제외하고 신경계진찰로만 점수를 산정하기도 하는데 NIS-LL은 당뇨병신경병증 외에도 다양한 원인의 말초신경병의 추적검사로 많이 사용되며[15], 국내에서는 가족아밀로이드신경병에서 tafamidis 투약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6개월마다 NIS-LL을 추적검사해야 한다.
4) The Utah Early Neuropathy Scale
기존의 당뇨병신경병 척도로는 소신경섬유의 손상이 주로 나타나는 초기 당뇨병신경병을 진단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를 보완해 초기 소섬유신경병 증상을 확인하고 정량화하면서 신경병의 중등도와도 연관성이 있고, 증상의 분포 역시 한 눈에 보기 쉽도록 고안한 것이 Utha Early Neuropathy Scale이다(Appendix 4) [16]. 이 척도는 포도당내성장애 환자들의 신경병 연구를 위해 개발되었지만 NIS-LL이나 Michigan Diabetic Neuropathy Score 결과와도 연관성이 높고 말초신경병 진단에도 기존 척도에 비해 민감도가 더 높은 것으로 알려진다[17].
증상이나 징후에 대한 설문은 없이 양측 하지의 신경계진찰로 이루어지는데, 근력, 통각, 이질통/감각과민, 진동감각과 위치감각, 건반사의 5개의 항목으로 구성된다. 근력은 엄지발가락 신전으로(정상은 0점, 위약은 2점) 통각은 다리를 발가락 끝에서 무릎 위까지를 6개 부위로 나누어 각각의 부위에서 0-2점(정상 1점, 감소 1점, 무감각 2점)을 산정한다. 발가락이나 발에서 이질통이나 감각 과민이 있으면 좌, 우 1점씩 산정한다. 유수신경섬유 침범을 보기 위해서는 엄지발가락에서 진동감각과 위치감각을 검사하고 건반사는 발목반사만 측정한다. 총 42점 만점에 점수가 높을수록 신경병의 중증도가 높은 것을 의미한다. 이 척도에서는 소섬유신경섬유 침범을 의미하는 통각 저하 항목의 점수를 24점으로 높게 배정하여 의도대로 초기 당뇨병신경병의 진단에 유용하고 검사자 간 일치도도 높은 편이나 모든 항목이 진찰로 이루어져 바쁜 외래에서 쉽게 사용하기는 어려운 단점이 있다.
5) Norfolk Quality of Life-Diabetic Neuropathy
다양한 직경의 신경섬유가 모두 침범되는 당뇨병신경병의 특성을 고려해 가는 신경섬유, 굵은 신경섬유, 자율신경이상증상, 기타 증상, 일상생활 활동으로 분류한 항목들이 포함된 개발한 자기보고형 설문지이다[18]. 처음에는 68개 항목으로 개발되었으나 47개 항목으로 단축하였고, 이후 반복검사에 따른 신뢰도와 심리측정인자 분석(psychometric factor analysis)을 통해 최종 35개 항목이 선정되어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다. NIS-LL 점수와 상관관계를 보이며 신경병의 유무를 판단하는 데도 타당도가 높은 결과를 보인다. 또, 침범되는 신경섬유의 종류에 따른 증상을 그룹화하기 때문에 세부항목을 별도로 분석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19].
지난 4주간의 증상을 묻는데, 감각과 근력이상 등 환자가 느끼는 이상 증상이 어디에 있는지 표시하는 7개의 문항과 감각이상, 근력저하, 통증, 자율신경이상 증상으로 인한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활동 제한에 대해 0-4점까지 5등급 척도로 대답하는 26개 항목이 있다. 마지막 두 항목은 환자가 느끼는 전반적인 건강 상태와 3개월 전과 비교한 건강 상태에 대한 5등급 척도 질문이다.
항목이 많아서 진료에 이용하기보다는 학술 혹은 임상 연구 목적의 당뇨병신경병 환자의 삶의 질 척도로 많이 사용되며, 최근 가족아밀로이드신경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질환의 중등도를 잘 반영하는 신뢰도 높은 설문지로 인정받고 있다[20].
2. 항암제유발신경병의 임상 척도
항암제유발신경병은 항암제 부작용 중 가장 흔하면서도 환자의 삶의 질에 심각한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고전적으로 말초신경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약제인 백금화합물(platinum compound), taxanes, vinca alkaloid 외에도 proteasome억제제, epothilone, 면역관문억제제 등에서도 말초신경병증이 유발될 수 있다.
항암제유발신경병에 의해 유발된 신경계 손상과 이것이 일상생활에 미치는 장애, 삶의 질을 전반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척도가 가장 이상적이라고 할 수 있다[21]. 이를 위해서는 환자가 주관적인 느낌을 보고하는 설문지, 객관적인 진찰, 의사의 주관적 판단이 잘 조화를 이룬 지표가 필요하며, 환자보고형 설문지는 임상시험에 반드시 포함되도록 권고하고 있다[22]. 추천되는 척도들은 다음과 같다.
1) 기능장애 평가 척도
(1) National Cancer Institute-Common Terminology Criteria for Adverse Events (NCI-CTCAE)
초창기 항암제유발신경병은 임상증상을 토대로 독성의 등급을 매기는 형식으로 여러 종류의 Common Toxicity Criteria (CTC)들이 통용되었다. NCI-CTCAE, the Eastern Cooperative Oncology Group Criteria, the Ajani Scale, the World Health Organization Neurotoxicity Criteria가 해당하는데 이 중 NCI-CTCAE가 가장 많이 사용되는 등급 척도로 개정이 반복되어 5.0이 가장 최근 버전이다(Appendix 5). NCI-CTCAE version 5.0은 말초신경병으로 인한 기능장애를 운동신경병은 5등급, 감각신경병은 4등급으로 나누는 간단한 척도인데, 환자의 주관적인 호소에만 의존하고 객관적인 신경계 징후나 진찰은 포함되지 않은 단점이 있다. 즉, 암환자의 피로와 우울감, 근감소 등으로 인한 일상생활 장애가 말초신경병의 증상으로 오인될 수 있다[23].
단계별 중증도도 모호해서 시간 경과에 따른 신경병의 진행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한편, 평가자 간에 등급 산정도 불일치하는 경우가 많다[22]. 또 이 척도를 사용한 연구에서 항암제유발신경병의 유병률이나 중등도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최고효과(ceiling effect)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임상에서 약제 사용 중단이나 중지 등을 결정하는 단발적인 평가용 외에는 크게 권장되지 않는다.
(2) Patient Neurotoxicity Questionnaire (PNQ)
감각, 운동, 기능 소실의 3개 항목으로 구성되어 이들 증상으로 인해 겪는 일상생활의 장애를 각각 0-4점으로 나눈 설문지이다[24]. 항암제에 따라 나타나는 임상증상이 다른 점을 고려해 taxane, 시스플라틴(cisplatin), carboplatin 투약 환자용과 oxaliplatin 투약 환자군의 설문지가 다른 특징이 있다. 기존의 NCI-CTC가 항암 치료가 진행되면서 누적되는 독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반면, PNQ 점수는 항암제 누적 용량에 비례해 상승하는 양상을 보여, 좀 더 세밀한 기능 장애 평가가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25].
2) European Organization for Research and Treatment of Cancer-Chemotherapy-Induced Peripheral Neuropathy Questionnaire (EORTC-CIPN20)
EORTC-CIPN20은 항암제유발신경병에 특별히 고안된 삶의 질설문지 중 하나로 현재 CIPN 연구에 가장 많이 사용된다[26]. 원래 개발된 EORTC Quality of Life Questionnaire (EORTC QLQ-C30)은 5개 기능척도(신체, 역할, 정서, 사회, 인지), 3개 증상척도(피로, 구역과 구토, 통증), 전반적인 건강상태와 삶의 질 척도 및 6개의 개별 질문(호흡곤란, 불면증, 식욕부진, 변비, 설사, 재정적인 어려움)을 포함한 30개 문항으로 구성된다[27].
CIPN20은 EORTC QLQ-C30에 이어지는 20개 항목으로 구성된 설문으로 지난 7일간의 신경병의 증상과 기능 장애를 환자가 회상해서 답한다(Appendix 6). 감각신경과 연관된 9문항(31-36, 39, 40, 48번), 운동신경과 관련된 8문항(37, 38, 41-45, 49), 자율신경과 관련된 3문항(46, 47, 50)이 섞여 있는데 각 항목별로 1점에서 4점까지 해당하는 경우에 표시하고, 점수가 높을수록 증상이나 장애가 심한 것을 의미한다. 49번 항목은 운전을 하지 않는 경우에, 50번 항목은 여자에게는 해당하지 않으므로 별도로 산정한다. 20개 항목은 다시 감각, 운동, 자율신경계로 분류하고 항목별 총합은 매뉴얼에 따라 1-100점 등급으로 환산해서 신경병의 중증도 평가에 활용한다[28]. EORTC QLQ-C30과 CIPN20은 모두 한글 번역본이 있으며 EORTC의 허가를 받아 사용할 수 있다(https://qol.eortc.org/questionnaire/eortc-qlq-c30/).
3) The Functional Assessment of Cancer Therapy/Gynecologic Oncology Group-Neurotoxicity (FACT/GOG NTX)
CIPN20과 더불어 환자보고형 척도로 많이 사용되는 것으로는 FACT/GOG NTX Scale이 있다(Appendix 7). 신체, 사회와 가족, 정서 그리고 기능적인 안녕(well-being)을 평가하는 27개 항목으로 구성된다. 부인과 종양 영역에서 처음 개발되어 여러 연구에서 우수한 신뢰도, 내부 일관성과 타당성이 검증되었다[29].
4) Total Neuropathy Score (TNS)
TNS는 당뇨병신경병 진단을 위해 개발된 척도로 운동, 감각, 자율신경계징후와 증상으로 구성된 설문이지만 항암제유발신경병에도 적용해오고 있다[30,31]. 원본은 환자의 주관적인 증상에 대한 10개 설문과 반정량진찰 및 신경전도검사 결과로 구성되어 있다. 객관적인 평가를 포함하고 0-40점으로 점수 폭이 커서 중증도를 세밀하게 나누는데 유리한 장점이 있지만 시간이 많이 걸리고 정량감각검사와 신경전도검사를 해야 하는 단점이 제기되었다. 이를 보완해서 정량감각검사를 생략한 the TNS reduced version (TNSr)과 신경전도검사를 생략한 TNS clinical version (TNSc)의 두 가지 축약형이 더 많이 사용되고 있다[30,32].
TNSr은 감각이상의 범위, 통각, 진동감각, 근력, 건반사의 5개 신경계진찰과 신경전도검사에서 비복신경의 감각신경활동전위진폭, 비골신경의 복합근육활동전위진폭의 2개 지표로 구성된다. 우리나라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TNSr 점수는 NCI-CTCAE, 신경병증상척도(Neuropathy Symptom Scale), FACT/GOG-NTX 척도와 상관관계가 높은 것으로 보고되었다[33].
현재, TNSr과 TNSc는 항암제유발신경병 진단에 타당도와 신뢰도가 입증되어 여러 연구나 임상에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초기 감각 증상이 주로 나타나는 항암제유발신경병의 진단에도 유용하다. 보다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서 항목을 줄인 modified TNSr, TNSr-short form 등 다양한 아형들도 선보이고 있다.
5) Pain scales
항암제유발신경병을 위해 특별히 고안된 통증 척도는 거의 없다. 대부분의 임상 연구에서는 시각통증등급이나 수치평가척도(numeric rating scale)를 사용하며, 일반적인 신경병통증에 사용하는 척도인 Douleur Neuropathique 4 (DN4), Leeds Assessment of Neuropathic Symptoms and Signs (L-ANSS), painDETECT 등을 사용하기도 한다. 신경병통증 척도 중에서 DN4가 가장 효과적이고 painDETECT는 신경병통증과 비신경병통증을 구분하는 데는 유용하지만 민감도는 매우 낮은 것으로 보고된다[34].
결 론
임상에서 쉽게 사용하려면 방법이 간단하면서도 특이도가 높아 정확히 진단할 수 있고 검사자 혹은 검사 시기에 영향을 받지 않는 척도가 이상적이다. 당뇨병신경병은 소섬유신경침범에 의한 자율신경이상, 통증이 초기에 나타날 수 있으므로 환자의 증상과 신경계진찰 또는 신경생리검사 결과를 함께 포함하는 척도가 가장 이상적이라 할 수 있다. MNSI나 mTCSS가 이런 목적에 잘 부합하는 척도로 평가된다. 한편 항암제유발신경병의 경우 가장 타당도와 신뢰도가 높은 척도는 TNSc와 EORTIC-CIPN20이다. 답해야 하는 항목이 많으면 환자가 집중해서 끝까지 작성하기 어렵고 짧은 진료시간에 실제 사용하기도 어렵다. 따라서 적절한 길이의 설문과 함께 의사가 객관적으로 말초신경손상을 평가할 수 있는 항목으로 구성된 척도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Acknowledgements
이 논문은 2005년 대한신경과학회지 별책으로 발간된 '근신경계질환 임상 척도’에 게재된 종설을 개정 보완한 것이다.
References
Appendices
Scoring: The examiner scores deficits by what he or she considers to be normal considering test, anatomical site, age, gender, height, weight, and physical fitness. Muscle weakness is scored: normal = 0; 25% weak = 1; 50% weak = 2; 75% weak = 3; and paralyzed = 4. Additional scoring of weakness: just able to move limb against gravity = 3.25; just able to move limb when gravity is eliminated = 3.5; and flicker of muscle without movement = 3.75. Patients to age 75 years should be able to walk on toes and heels. Inability to arise from kneeled position is not scored as abnormal after the age of 60 years. Reflexes and sensation are scored: normal = 0, decreased = 1, and absent = 2. For patient 50-69 years old, ankle reflexes that are decreased are graded 0, and when absent are graded 1. For patients ≥70 years, absent ankle reflexes are graded 0. Touch-pressure, pinprick, and vibration are assessed on the dorsal surface of the terminal phalanx of index finger and great toe. Joint motion is tested by moving the terminal phalanx of the index finger and great to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