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와 저혈색소빈혈을 진단받은 56세 여자가 채혈검사에서 철대사장애를 보여 신경계 평가를 위해 의뢰되었다. 혈색소 10.2 g/dL, 혈청 철 20 ug/dL (감소; 기준값 29-164), 페리틴 >1,503.10 ng/mL (증가; 10-204), 총철결합능 299 ug/dL (228-447), 불포화 철결합능 279 ug/dL (증가; 191-269), 트랜스페린 237.66 mg/dL (200-360), 세룰로플라스민 <3.0 mg/dL (감소; 16-45)였다. 이상운동증상, 신경인지장애, 정신증상 등 특이한 신경계증상은 없었고, 신경계진찰도 정상이었다. 안과 검진에서 무증상의 좌안 분지정맥 폐쇄가 발견되었고 망막변성은 없었다. 뇌 자기공명영상검사의 T2 강조영상과 자화율강조영상에서 양측 기저핵과 시상, 소뇌 치아핵에 저신호강도가 보였고, 자화율강조영상에서 대뇌겉질과 소뇌이랑을 따라 저신호강도 띠가 관찰되었다(
Fig.). 당뇨와 저혈색소빈혈의 임상병력, 혈액지표와 영상 소견을 근거로 무세룰로플라스민혈증(aceruloplasminemia)을 진단하였다[
1,
2]. 무세룰로플라스민혈증은 세룰로플라스민유전자 돌연변이에 의한 상염색체열성 희귀질환이다. 철-킬레이트제가 주된 치료로 그 효과가 제한적이나 철침착과 산화스트레스에 의한 진행성 신경퇴행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어 조기진단과 치료 개시가 중요하다[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