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와거짓종양 양상으로 발현한 특발다중심Castleman병
Idiopathic Multicentric Castleman Disease Mimicking Orbital Pseudotum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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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눈근육마비(painful ophthalmoplegia)의 감별진단 과정 중 뇌 자기공명영상에서 안와내의 안근, 눈물샘, 연부조직에 비대가 있는 경우 갑상샘질환, 종양, 유육종증, 안와거짓종양(orbital pseudotumor) 등을 감별해야 한다[1]. 안와거짓종양은 다른 질환을 배제하고 내리는 진단이므로 신경계 이외의 증상, 신체검사, 검사실검사 소견을 자세하게 살피고 치료 이후에도 추적 관찰하여 여러 가지 다른 질환의 가능성을 배제해야 한다. Castleman병은 림프절의 혈관소포증식증(angiofollicular hyperplasia)을 조직학적인 특성으로 하는 원인이 분명하지 않은 림프세포증식질환으로 드물게 안와를 침범하여 안와거짓종양과 비슷하게 발현할 수 있다[2,3].
저자들은 두통과 복시로 병원에 온 환자의 뇌 자기공명영상에서 눈물샘과 하직근이 뚜렷하게 비후되어 있고 다른 질환을 의심할 소견이 없어 안와거짓종양으로 잠정적으로 진단하고 프레드니솔론을 투여하여 증세가 호전되는 중에 우연히 알게 된 목의 종괴에 대한 검사를 계기로 Castleman병으로 진단된 증례를 경험하였다. 이 증례는 안와거짓종양의 감별진단에서 Castleman병도 고려해야 하고, 신경계질환의 진료에서 신경계 이외의 신체진찰 또한 중요함을 시사하는 증례라고 생각하여 보고하고자 한다.
증 례
56세 남자가 두통과 복시로 외래를 방문하였다. 7일 전 아침에 일어났을 때 우측 앞머리가 시각아날로그척도 3 정도로 뻐근하게 아팠으며 사물이 둘로 보이기 시작하였다. 두통은 비슷한 정도로 지속되었으나 복시가 점차 악화되었다. 복시의 일중변동은 없었다. 우측 안검에 부종이 있었고 우측 안구가 조금 돌출되었다(Fig. A, B). 우안에 중등도의 아래가쪽(inferolateral) 주시장애와 경도의 안쪽주시와 하방주시장애가 있었다(Fig. A). 시력은 정상이었고 활력 징후 및 다른 신경계진찰도 정상이었다. 안와자기공명영상에서 우측 안검에 부종이 있었고 우측 눈물샘과 하직근이 뚜렷하게 비후되어 있었다(Fig. B, C). 검사실검사에서 혈색소 15.3 g/dL, 백혈구 8,920/mm3, 혈소판 226,000/mm3, 알부민 4.6 g/dL, 크레아티닌 0.68 mg/dL, C-반응단백질 1.32 mg/dL였다. 말초혈액펴바른표본 검사와 갑상샘기능검사는 정상이었고 안지오텐신전환효소는 32 IU/L로 정상범위이었다.
안와거짓종양으로 판단하고 프레드니솔론을 하루에 60 mg씩 투여하기 시작하였다. 다음 날에 두통이 없어졌고 2일 후부터는 복시와 안검부종이 호전되기 시작하였다. 이 때 환자가 우측 목에 종괴가 만져진다고 호소하여 종괴에 대한 검사를 진행하였다. 종괴는 3×2×2 cm 크기로 유착되지 않았고 아프지 않았으며 약 3개월 전부터 있었다. 1년 전에도 38.5℃의 고열과 목부위에 종괴가 있어 절개배액술을 시행받았고 림프절의 염증이라고 들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였다. 목종괴의 절제생검 결과 사람포진바이러스-8 (human herpesvirus-8, HHV-8) 음성인 유리질-혈관형(hyaline-vascular type)의 Castleman병으로 진단되어(Fig. E) Castleman병과 유사한 양상을 보일 수 있는 질환들을 감별하기 위한 검사와 플루오로탈산소포도당(fluorodeoxyglucose) 양전자방출단층촬영을 시행하였다. 류마티스인자, 항핵항체, 항Ro항체, 항La항체, 엡스타인-바바이러스에 대한 면역글로불린M항체, 거대세포바이러스에 대한 면역글로불린M항체, 사람면역결핍바이러스에 대한 항체는 모두 음성이었고 혈청단백전기영동검사와 혈청면역전기영동검사는 정상이었다. 혈중 면역글로불린G는 1,248 mg/dL로 정상범위였고, 복부와 흉부의 컴퓨터단층촬영에서는 종격동의 림프절비대 이외에는 정상이었다. 플루오로탈산소포도당(fluorodeoxyglucose) 양전자방출단층촬영에서 좌측 목, 종격동, 좌측 겨드랑이, 좌측 서혜부 림프절과 우측 귀밑샘의 과다대사(Fig. D)가 관찰되어 HHV-8 음성인 특발다중심Castleman병으로 진단하였다. 프레드니솔론 투여 6일째부터 복시는 없었고 안구운동도 정상으로 회복되어 프레드니솔론은 점감하여 중단하였다. Castleman병에 대한 치료로는 혈액종양내과로 전과된 후 siltuximab을 투여하였고 1년 6개월 동안 재발은 없었다.
고 찰
두통과 복시로 병원에 온 56세 남자의 안와 자기공명영상에서 안검, 눈물샘, 하직근이 비후되어 있고 다른 질환을 의심할 소견이 없어 안와거짓종양으로 잠정 진단하고 프레드니솔론을 투여하였다. 증세가 호전되던 중에 우연히 알게 된 목의 종괴의 조직검사를 계기로 Castleman병이 안와를 침범하여 안와거짓종양처럼 발현한 것으로 진단된 증례이다.
Castleman병은 림프절의 원인이 분명하지 않은 림프세포증식질환으로 조직학적으로 림프절의 혈관소포증식증(angiofollicular hyperplasia)이 특징이다. 침범된 림프절 영역의 수에 따라 한 개의 림프절 영역에만 침범된 단일중심성(unicentric)과 둘 이상의 림프절 영역이 침범된 다중심성(multicentric)으로 분류되고 다중심 Castleman병은 HHV-8감염이 동반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로 나뉜다[4]. 조직학적으로는 유리체-혈관형, 형질세포형, 혼합형으로 분류되는데 조직학적인 분류와 임상적인 특성과는 관련성이 없다. 단일중심Castleman병은 대부분 특별한 증상이 없으며 우연하게 발견된 림프절비대를 검사하면서 진단된다. 종격동이나 폐문부를 침범하는 경우가 가장 흔하고 수술적으로 제거하면 완치할 수 있다[4]. 다중심Castleman병은 여러 영역의 림프절이 침범되며 대부분의 환자에서 경과 중에 발열, 야간발한, 체중 감소, 위약, 피로 등의 증상이 발생한다. 간비장비대, 혈구 감소, 장기의 기능장애(organ dysfunction), 발진, 혈관종, 물집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다중심 HHV-8연관Castleman병은 사람면역결핍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나 다른 이유로 면역력이 약화된 사람에서 HHV-8감염에 의해 발생하며, HHV-8감염과 무관한 특발다중심Castleman병의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특발다중심Castleman병의 경과는 매우 다양하며 치료로는 항-인터루킨-6 단클론항체인 siltuximab이 주로 사용된다[4]. 특발다중심Castleman병을 적절하게 치료하지 않으면 예후가 매우 불량하다[5].
Castleman병이 림프조직이 없는 곳인 안와를 침범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지만 몇몇 증례가 보고되어 있다[2,3,6]. 안와를 침범하는 경우 안검부종, 안구돌출, 복시, 안검하수, 시력 감소가 주요한 증상이며 안와내의 종괴, 안근비대, 눈물샘비대 등으로 발현하여[2] 안와 거짓종양과 혼동될 수 있으므로 안와거짓종양의 감별진단에 Castleman병을 고려해야 한다. Castleman병과 같이 드문 전신질환이 신경계를 침범하는 경우 진단이 어려운데 전신증상, 신체진찰, 검사실검사에서 단서를 찾을 수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안와거짓종양은 다른 질환을 배제하고 내리는 진단이므로 이러한 사항들을 세밀하게 검토해야 한다. 본 증례는 우연히 알게 된 목의 종괴를 계기로 특발다중심Castleman병을 진단하게 되었는데 목의 종괴는 처음 신체진찰에서는 발견하지 못했던 것으로 신경계질환의 진료에서 신경계 이외 부분의 신체진찰도 매우 중요함을 시사한다.
본 증례는 Castleman병이 안와거짓종양처럼 발현할 수 있으므로 안와거짓종양을 진단할 때 Castleman병을 고려해야 하고 신경계를 침범한 전신질환을 감별할 때 세밀한 신체진찰이 필요함을 시사하는 중요한 증례로 판단되어 보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