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 Korean Neurol Assoc > Volume 38(4); 2020 > Article
운동으로 유발되고 관상동맥우회술로 호전된 심장두통
심장두통(cardiac cephalalgia)은 허혈심장질환에서 나타나는 편두통 양상의 드문 두통질환이다. 심장두통은 특징적으로 가슴을 조이는 듯한 흉통과 동반하여 중등도에서 심도의 두통으로 나타난다. 대개 운동 중에 나타나거나 악화되고, 안정을 취하면 증상이 소실되거나 호전되며, 드물게는 흉통을 동반하지 않고 두통만 나타나기도 한다[1]. 심장효소, 심전도 그리고 운동부하검사가 정상으로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 경우에 심장두통 진단을 위해서는 관상동맥조영술이 필요하다. 1997년에 Lipton 등[2]이 허혈심장질환과 동반하여 발생한 두통 7증례를 보고하면서, 심장두통으로 처음 명명하였다. 2004년에 출간된 국제두통질환분류 2판(The 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Headache Disorders, 2nd edition)에서 처음으로 두통 진단(code 10.6)에 포함되었다[3]. 저자들은 심장효소와 심전도가 정상이며, 운동으로 유발되고 관상동맥우회술로 호전된 심장두통 환자 1명을 경험하여 증례를 보고하고자 한다.

증 례

68세 남자가 내원 2주 전부터 언덕을 오를 때 발생하는 흉통으로 응급실에 내원하였다. 환자는 고혈압, 만성 콩팥질환에 대해 안지오텐신전환효소억제제와 polystyrene sulfonate를 복용 중이었고, 1갑 30년의 흡연력이 있으나 내원 18년 전에 중단하였으며 1-2잔씩 주 3-4회의 음주력이 있었다. 입원 시 활력징후는 혈압 105/75 mmHg, 맥박수 67회/분이었으며 신경계진찰상 결손은 관찰되지 않았다.
입원 당시 CK 81 IU/L, CK-MB 1.9 ng/mL, troponin-T 12 pg/mL로 모두 정상이었으며, 심전도는 정상이었다. 응급실에서 시행한 심장 초음파에서 국소벽운동장애(regional wall motion abnormality)는 명확하지 않았으나 관상동맥 컴퓨터단층촬영에서 왼쪽앞내림동맥(left anterior descending artery), 왼쪽휘돌이동맥(left circumflex artery), 오른심장동맥(right coronary artery)에서 협착이 관찰되고 흉통의 빈도가 증가하는 추세로 불안정협심증으로 진단하고 입원하였다. 트레드밀검사는 진행 중인 불안정협심증으로 금기에 해당하여 시행하지 못하였다.
입원 후 흉통과 동반되어 나타나는 두통으로 신경과에 협진을 의뢰되었다. 흉통과 동반된 두통이 발생하기 전에는 두통의 병력은 없었다. 흉통과 동반된 두통은 응급실을 방문하기 2주 전에 처음으로 나타났으며, 이후 2주 동안 2회 더 발생하였다. 두통은 양쪽 관자놀이를 조이는 듯한 양상으로 심도의 강도로 약 10분 동안 흉통과 같이 나타나며, 구역이 동반되었다. 구토, 빛공포증, 소리공포증, 냄새공포증 및 일상활동에 의한 악화는 동반되지 않았으며, 콧물, 눈물, 코막힘, 안구충혈, 동공축소, 안검하수 및 얼굴과 이마의 땀 등의 자율신경 증상도 나타나지 않았다. 두통은 항상 언덕을 오르거나 무거운 짐을 들 때 흉통과 함께 발생하고 휴식을 취하면 흉통과 두통이 호전되었으며, 기침이나 재채기와는 동반되지 않았다. 성관계는 하지 않아 성관계에 의한 두통 유발 여부를 알 수 없었다.
심장내과에 입원 1일째부터 아스피린 100 mg/일, ticagrelor 180 mg/일, rosuvastatin 20 mg/일을 복용하면서 시행한 관상동맥조영술에서 왼쪽앞내림동맥 근위부에서 90%, 중간부에서 80%, 왼쪽휘돌이동맥 근위부에서 70%, 오른심장동맥 근위부에서 50%, 중간부에서 60%, 원위부에서 60%의 협착이 관찰되어, 관상동맥의 삼중혈관병(triple-vessel coronary disease)으로 진단되었다(Fig.). 입원 후 안정을 취한 이후에는 추가적인 두통 발생은 없었고, 입원 후 니트로글리세린(nitroglycerin)을 비롯한 혈관확장제는 복용하지 않았다. 두통을 평가하기 위해 시행한 뇌 자기공명영상과 자기공명혈관촬영에서는 우측 속목동맥(Internal carotid artery) 근위부에서 경도의 협착 이외의 구조적 병변은 발견되지 않았다.
입원 6일째에 관상동맥우회술을 시행한 후에는 ticagrelor은 중단, 프로프라놀롤 40 mg/일, nicorandil 15 mg/일, clopidogrel 75 mg/일, diltiazem 45 mg/일, 푸로세미드 80 mg/일을 추가하여 복용하였다. 관상동맥우회술 시행 후에는 활동 시에도 두통은 발생하지 않았으며, 이후 3개월간의 추적조사에서도 두통의 재발은 없었다.

고 찰

국제두통질환분류3판(The 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Headache Disorders, 3rd edition)에서 심장두통은 A) 급성 심근허혈이 있으며, B) 급성 심근허혈과 두통의 발생이 심근허혈의 악화에 따라 두통이 의미 있게 악화되거나, 심근허혈의 호전 또는 소실에 따라 두통이 의미 있게 호전되거나 소실되어 인과관계가 입증되고, C) 중등도 또는 심도의 강도, 구역의 동반, 일상활동에 의한 악화 그리고 빛공포증 또는 소리공포증을 동반하지 않음의 4가지 두통 특성 중 2가지 이상에서 합당한 경우로 정의된다[4]. 현재까지 발병 기전은 명확하지 않으나 경추 하부에서 구심성 신경으로 인한 연관통, 두개로부터의 정맥 환류 감소로 인한 두개내압 증가, 신경화학적 매개물질로 인한 혈관 확장이 가설로 제시되었다[5]. 본 증례의 환자는 급성 심근허혈이 있으며, 운동이나 보행 등에 의해 흉통과 두통이 발생하고, 관상동맥우회술로 심근허혈이 호전된 이후에는 두통이 소실되어 심근허혈과 두통의 발생의 인과관계가 입증되었다. 두통은 심도의 강도로 구역을 동반하면서, 빛공포증 또는 소리공포증이 동반되지 않아 두통 특성의 기준에도 합당하다. 따라서 본 증례는 국제두통질환분류3판의 심장두통의 진단기준에 합당하다(code 10.6) [4].
심장두통은 일측성 또는 양측성으로 전두부, 측두부 또는 후두부 등에 다양하게 나타나며, 대부분 심도의 강도로 나타난다. 27%에서는 허혈심장질환의 유일한 증상으로 두통이 나타난다. 대개는 걷기나 뛰기 등의 활동과 함께 두통이 발생하지만, 33%에서는 휴식 중에도 발생한다[1]. 약 60%의 환자에서는 심전도에서 T파역전, ST역전 등의 이상이 관찰된다. 본 증례에서는 관상동맥우회술 전, 후에 심전도는 정상이었으나, 관상동맥조영술에서 유의미한 협착이 관찰되었다. 약 40%의 심장두통 환자에서 심전도가 정상이므로 진단에 유의해야 한다[6,7].
편두통과 심장두통은 모두 구역과 같은 자율신경계 증상을 동반하여 심도의 두통으로 나타날 수 있고, 움직임에 의해 악화될 수 있으며, 안정 시에도 나타날 수 있어 감별이 중요하다. 그러나 심장 두통은 편두통에 비해 고령에서 주로 나타나고, 흉통의 동반, 심전도의 이상, 심장혈관의 협착 등이 흔히 동반되므로 편두통과의 감별진단에 중요하다. 치료적인 면에서도 심장두통은 일반적으로 non-steroidal anti-inflammatory drugs (NSAIDs)에 반응하지 않고, 트립탄은 금기이며, 니트로글리세린과 같은 산화질소제공자물질 등의 혈관확장제에 의해 두통이 호전되나, 편두통은 NSAIDs에 일부 반응하며, 산화질소유래물질과 같은 혈관확장제에 의하여 두통이 악화된다. 편두통 이외의 감별질환으로는 원발과 이차운동두통, 원발벼락두통, 성행위와 관련된 두통, 원발기침두통 등으로 운동에 의해서 비교적 갑자기 나타나는 두통질환들이다. 원발기침두통은 기침과 같은 발살바수기에 의해 양측성의 심한 두통이 나타나나 대개 5분 이내에 소실된다. 원발운동두통은 운동에 의해 유발되며 양측성, 박동성으로 나타나서 수분에서 24시간까지 지속된다. 성행위와 관련된 두통은 성적인 극치감과 함께 심한 두통이 나타난다. 이러한 두통은 진단 초기에 평가를 위해 뇌 자기공명영상과 같은 신경영상검사가 필요하다. 본 증례에서는 뇌 자기공명영상과 자기공명혈관촬영상에서 두통을 유발할만한 뇌 및 뇌혈관의 이상이 관찰되지 않아 심장두통을 진단할 수 있었다.
저자들은 관상동맥병 환자에서 흉통과 동반되어 운동 시에 유발되고, 관상동맥우회술 후에 호전되는 두통 환자를 진료하게 되었으며, 환자의 두통은 국제두통질환분류3판의 심장두통의 진단기준에 합당하였다. 환자의 임상 양상만으로는 국제두통질환분류3판의 무조짐개연편두통(code 1.5.1)에 합당하나, 환자는 운동으로 악화되는 양상을 보였으며, 첫 발생 나이도 68세로 전형적이지 않았다. 심장두통에서 흔히 이상이 관찰되는 심장효소와 심전도도 정상이었다. 본 환자의 증례를 고려하면 노인인구에서 운동에 의해 두통이 유발되는 경우에는 심장효소와 심전도가 정상인 경우에도 심장두통의 가능성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REFERENCES

1. Bini A, Evangelista A, Castellini P, Lambru G, Ferrante T, Manzoni GC, et al. Cardiac cephalgia. J Headache Pain 2009;10:3-9.
crossref pmid pmc
2. Lipton RB, Lowenkopf T, Bajwa Z, Leckie R, Ribeiro S, Newman L, et al. Cardiac cephalgia: a treatable form of exertional headache. Neurology 1997;49:813-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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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Headache Classification Subcommittee of the International Headache Society. The 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Headache Disorders: 2nd edition. Cephalalgia 2004;24 Suppl 1:9-160.
pmid
4. Headache Classification Committee of the International Headache Society (IHS). The 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Headache Disorders, 3rd edition. Cephalalgia 2018;38:1-211.

5. Grace A, Horgan J, Breathnach K, Staunton H. Anginal headache and its basis. Cephalalgia 1997;17:195-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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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Wang M, Wang L, Liu C, Bian X, Dong Z, Yu S. Cardiac cephalalgia: one case with cortical hypoperfusion in headaches and literature review. J Headache Pain 2017;18:24.
crossref pmid pmc
7. Lanza GA, Sciahbasi A, Sestito A, Maseri A. Angina pectoris: a headache. Lancet 2000;356:998.
crossref

Figure.
(A) Coronary angiography showed significant stenosis in proximal (50%), middle (60%), and distal (60%) portion of right coronary artery was observed. Significant stenosis was also observed in (B) proximal portion of left circumflex artery (70%), (C) middle (80%), and (D) proximal (90%) portion of left anterior descending artery (white arro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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