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후 가역적뇌혈관수축증후군, 후뇌병증, 뇌량팽대부위 병변의 중복 발생
Reversible Cerebral Vasoconstriction Syndrome Combined with Posterior Encephalopathy Syndrome, and Transient Splenial Lesion after Deliv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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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 Abstract
The postpartum period is generally considered to be increased risk of various cerebral disorders, such as reversible cerebral vasoconstriction syndrome (RCVS), posterior reversible encephalopathy syndrome (PRES), and eclampsia. They manifest as an isolated syndrome or overlapped. Emergent diagnosis and appropriate treatment are mandatory because of the risk of permanent cerebral damage. Here, we report a case presenting with the overlap of RCVS, PRES, and transient splenial lesion of corpus callosum after delivery.
산욕기(puerperium)는 젊은 여성에서 뇌졸중에 취약한 시기로 잘 알려져 있다. 가역적뇌혈관수축증후군(reversible cerebral vasoconstriction syndrome, RCVS)은 산욕기 뇌졸중의 중요한 원인으로 대부분은 출산 1달 이내에 발생하여, 3주 이내 후유증 없이 호전되나 뇌경색이나 뇌출혈을 유발하여 영구적인 장애를 남길 수 있어 빠른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1]. 산욕기의 RCVS는 종종 가역후뇌병증(posterior reversible encephalopathy syndrome, PRES)이나 전자간증과 같은 가역적인 질환들의 중복증후군의 형태로 나타날 수 있는데[2], 일과성뇌량팽대병변(transient splenial lesion, TSL)과 동반되어 나타났다는 보고는 매우 드물다. 우리는 산욕기에 여러 가지 가역적증후군이 중복되어 발생하였던 한 증례를 경험하여 문헌고찰과 함께 보고하고자 한다.
증 례
36세 여자가 우측 하지마비로 응급실에 왔다. 환자는 10일 전 산부인과 의원에서 세 번째 출산을 한 이후 과다 질출혈이 지속되어 본원 응급실로 전원되어 프로스타글랜딘E2 (prostaglandin E2, PGE2) 유사제인 나라돌(Nalador®, Sulprostone)을 정맥을 통해 총 1 mg 투여받았고, 혈색소 수치가 6.4 g/dL로 수혈을 받은 후 퇴원했었다. 앞선 두 번의 임신과 출산은 이상이 없었으며, 내과병력, 임신 중 약물복용력, 음주력, 흡연력은 없었다. 환자의 아버지가 원인불명으로 급사한 가족력이 있었다. 우측 하지의 위약은 내원 하루 전 오후 5시경 발생하였고 걷기 힘들 정도였으며 수분 뒤 회복되었으나 내원할 때까지 수차례 반복되었다. 두통이 동반되었는데, 정확한 시작 시점은 알 수 없으나 본원에서 질출혈로 치료받았을 때인 10일 전부터이며, 우측 관자 부위에서 둔한 양상으로 지속되었으나 약을 복용할 정도는 아니었다.
내원 당시 혈압은 120/70 mmHg으로 정상이었고, 신경계진찰은 특별한 이상은 없었다. 혈액검사에서 혈색소는 14 g/dL로 회복된 상태였고, 이외 특별한 이상은 없었다. 뇌확산강조영상에서 우측두정엽에 고신호강도가 관찰되었고 이 병변은 겉보기확산계수지도(apparent diffusion coefficient [ADC] map)에서 저신호로 관찰되었다. 또한 확산강조영상에서는 보이지 않으나 T2강조영상에서 좌측 두정엽과 후두엽에서 다발성의 고신호강도가 관찰되었고 이 병변은 ADC map에서 고신호로 관찰되었다(Fig. 1-A). 자기공명혈관영상에서 양쪽 전대뇌동맥과 후대뇌동맥 그리고 중대뇌동맥의 원위부에 다발성의 불규칙한 협착이 발견되었다(Fig. 1-B). 경두개초음파검사에서 우측과 좌측 전대뇌동맥, 좌측 후대뇌동맥, 우측과 좌측 척추동맥 그리고 기저동맥에서 혈류속도가 각각 113, 71, 106, 84, 77, 92 cm/sec로 증가되어 있었다. RCVS에 의한 우측 전대뇌동맥의 무증상 뇌경색을 진단하였고,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우측 하지마비는 일과성허혈발작으로 판단하였다. T2강조영상에서 고신호강도로 보이는 좌측 두정엽 및 후두엽의 다발병변은 RCVS에 병발한 가역후뇌병증으로 진단하고, 환자에게 니모디핀(nimodipine)을 시간당 1 mg으로 지속 정맥투여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약물을 투여하는 중에도 수차례 우측 하지위약이 III등급 정도로 나타났다가 호전되는 증상이 반복되었다. 고식적혈관조영술로 양측 전대뇌동맥과 중대뇌동맥의 원위부에 다발성 협착을 확인하였고(Fig. 2-A), 협착 부위에 니카르디핀(nicardipine)을 직접 주입한 후에, 혈관조영술을 통해 협착 부위의 호전을 다시 확인하였다(Fig. 2-B). 시술 이후 경두개초음파검사에서 같은 부위의 혈류속도가 각각 59, 52, 51, 42, 45, 52 cm/sec로 감소하였다. 다른 기전에 의한 뇌경색을 배제하기 위해 시행한 자가항체 및 응고질환 관련 혈액검사에서 특이 소견은 없었고, 고식적혈관조영술에서 지연된 정맥상(late venous phase)을 통해 정맥 배출에 이상이 없음을 확인하여 정맥혈전증은 배제할 수 있었다. 환자는 증상이 모두 호전되어 신경학적결손 없이 경구 nimodipine으로 교체한 뒤 퇴원하였다.
퇴원 후 7일째, 우측 하지의 위약이 재발해 응급실로 왔고, 확산강조영상에서 좌측 전두엽의 내측 운동중추 부위(중심앞이랑)에 새로운 고신호강도를 확인하였다. ADC값은 정상범위에 있었고, T2강조영상에서는 음영이 증가되어 아급성 병변으로 판단되었다. 또한 이전 영상에서는 보이지 않았던 뇌량팽대부위 중앙에 원형의 고신호강도가 발견되었는데, ADC값이 감소되어 있어 TSL이 의심되었다(Fig. 2-C). 경두개초음파에서 양쪽 중대뇌동맥, 전대뇌동맥, 두개내 내경동맥에서 평균 혈류속도가 80에서 110 cm/sec, 기저동맥에서 최고 70 cm/sec로 측정되었다. RCVS가 호전되지 않은 상태로 판단하여 정맥내 nimodipine을 다시 투여하였고, 10일간 더이상의 재발은 없어 경구약제로 변경하였다. 하지위약은 호전되어 퇴원시 신경학적결손은 없었다. 퇴원 후 1개월과 3개월에 각각 시행한 경두개초음파에서 혈류속도는 모두 정상이었다. 퇴원 후 5개월에 시행한 자기공명영상에서는 발병 당시 뇌경색으로 진단하였던 양쪽 전두엽의 내측 운동중추 부위에 국소뇌연화증이 관찰되었고, 팽대부위의 고음영은 사라졌으며, 뇌혈관의 협착은 관찰되지 않았다(Fig. 3). 이후 환자는 경구약제를 모두 중단하였고, 간헐적으로 외래에 방문하면서 2년간 추적한 결과 신경계증상 재발은 나타나지 않았다.
고 찰
본 증례는 3가지의 가역적뇌증후군인 RCVS, PRES, TSL이 출산 후에 한 환자에서 모두 나타났던 경우이다. 환자는 출산 후 반복적인 하지위약이 나타나 뇌영상을 시행하였고 RCVS와 PRES를 진단받았다. 정맥내혈관확장제를 투여하는 중에도 증상이 반복되어 동맥내시술을 받았으나 1주 후 뇌경색 재발로 다시 입원하게 되었고, 그때 뇌량팽대병변을 함께 진단받았다. 5개월 후의 뇌영상에서는 뇌경색 병소만이 뇌연화증의 형태로 관찰되었고, 이외의 소견들은 모두 호전되어 3가지 질환이 모두 가역적임을 확진하였다.
RCVS는 젊은 환자에서 발생하는 뇌졸중의 주요 원인 중의 하나로, 심한 두통이 특징적이며 거의 모든 환자에서 첫 증상으로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다[3,4]. 이외 혈류장애로 인해 뇌졸중이 발생하면서 국소신경계증상을 보이기도 하고, 발작을 동반하기도 한다. 교감신경의 과항진과 혈관긴장이상이 대표적 기전으로 알려져 있고, PRES와 같은 기전을 공유하여 종종 같이 진단된다고 알려져 있다[3]. 보고에 따르면 RCVS의 8-38%에서 PRES가 동반되며, 반대로 PRES로 진단받은 환자에서 혈관영상을 함께 한 경우 85%에서 혈관연축이 관찰되었다[3]. 또한 RCVS는 산후 두통을 호소하는 환자에서 드물지 않게 진단되는데, PRES 또한 자간증과 같은 임신관련 합병증에 자주 동반되므로, RCVS와 PRES가 산후중복증후군의 한 형태로도 관찰된다고 할 수 있다. 실제 한 연구에서 산후 RCVS로 진단받은 98명의 환자 증례를 분석한 결과, 20%에 해당하는 19건의 증례에서 PRES가 동반되었다고 보고하였다[1].
RCVS의 치료는 일반적으로는 경구 또는 정맥내혈관확장제의 투여가 권장되는데[3], 동맥내 혈관확장 치료는 고식적혈관조영술이 RCVS를 악화시켜 허혈뇌손상을 조장한다는 의견이 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권장하지 않는다[3,4]. 그러나 증상이 심한 경우 동맥 내로 혈관확장제를 직접 투여하거나 협착 부위에 풍선확장술을 시도하여 합병증 없이 증상이 안정되었다는 보고도 있어, 일반적인 치료에 반응 없이 병세가 악화되는 경우에 한해 시도할 수 있다[5]. 본 증례의 경우, 정맥내혈관확장제 투여에도 불구하고 하지의 위약이 반복적으로 나타나 동맥내 치료를 시도한 뒤 일시적으로 증상이 호전되고 뇌 혈류속도도 회복되었지만, 결국 1주일 만에 뇌경색이 재발하였기 때문에 그 효과의 지속 여부를 장담할 수 없다. 따라서 시술 후에 호전된 것처럼 보이더라도 정맥내 치료를 유지하면서, 안정 및 경과 관찰이 필요하다. 또한 이미 뇌경색이 발병한 상황에서는 시술 후 재관류증후군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동맥내 치료는 매우 조심스럽게 결정해야 할 것이다.
한편, 본 증례에서 뇌경색이 재발하였을 때 시행한 확산강조영상에서 뇌량팽대의 고신호강도병변이 함께 관찰되었는데, 추적 magnetic resonance imaging에서 뇌경색 병소는 뇌연화증의 형태로 남아있는 반면, 팽대부위 병변은 완전히 사라졌기 때문에 TSL이라고 할 수 있다. TSL은 확산영상에서 고음영, ADC값은 감소하는 소견을 보이기 때문에 확산장애에 따른 세포독성부종이 발생기 전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단기간 후에 병변이 완전히 소실되기 때문에 허혈손상에 의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고, 다른 기전으로 팽대부위가 다른 뇌량 부위에 비해 대사이상에 더 취약하고, 아드레날린성긴장(adrenergic tone)이 부족한 점을 들기도 하나 아직까지 정립되지 않았다. 드물지만 출산 후 TSL과 RCVS가 병발하였다는 이전의 보고가 있었다[6,7]. 두 증례 모두 정상적인 임신과 출산 이후에 갑작스런 두통이 발생하여 뇌영상을 시행하였고, 첫 영상에서 RCVS와 TLS를 동시에 발견한 경우였다. 본 증례에서는 TSL이 RCVS와 며칠의 시간차를 두고 진단되었지만, TSL이 발견되었을 당시 아직 RCVS가 호전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기존 보고와 비슷하게 두 질환이 같은 발병기전 하에 발생하였을 것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한편, 본 증례의 환자는 우측 위약이 발생하기 10일 전에 술프로스톤(sulprostone)을 정맥으로 투여받았는데, 이는 PGE2 유사체로 자궁근육수축을 유도하면서 분만 후 질출혈을 치료할 목적으로 널리 사용되는 약물이다. Sulprostone의 반감기는 약 34분, 혈중제거가 최대 4시간이 걸리는 속효성 약물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본 증례에서 약물이 투여된 후 하지위약이 발생할 때까지는 10일의 시간차가 있어 약물의 작용시간에 비해 매우 길다. 그러나 환자가 두통이 발생한 시점은 10일 전 질출혈로 치료받았을 무렵이라고 했으며, 하지위약이 발생하여 시행한 뇌영상에서 이미 뇌혈관의 다발성 협착을 발견할 수 있었던 점으로 미루어보면 RCVS가 발생한 시점은 두통이 나타난 무렵이었을 가능성이 더 높다. RCVS의 대표적 증상인 두통이 발생한 첫 1주일 이내에는 뇌혈관영상이 정상인 경우가 많으며, 발병 후 16일째 영상을 통한 진단율이 가장 높았다는 문헌보고가 이를 뒷받침한다[3].
Sulprotone 또는 PGE2가 직접적으로 뇌혈관수축을 유발할 수 있는지 대해서는 아직까지 명확히 알려지지는 않았다. PGE2는 자궁수축 작용이 있어 질출혈을 치료하는 데 널리 쓰이지만, 국소적으로는 혈관확장제로 작용하기 때문에 오히려 전신적인 저혈압의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8]. 그러나 쥐의 뇌실내(intracerebroventricular)로 투여된 PGE2가 빈맥, 체온상승, 혈장내 노르에피네프린과 에피네프린의 상승, 레닌활성증가 등의 교감신경 활성화를 유발하였다는 보고는 PGE2가 조직에 따라 혈관확장을 유도할 수도 있고, 혈관수축을 유도할 수도 있다는 점을 알려준다[8]. 실제 산후출혈로 sulprostone을 투여한 환자에서 뇌혈관병증이 나타났던 기존의 보고가 있었는데, 환자에게 0.5 mg을 45분간, 이후 출혈이 멈추지 않아 1시간에 걸쳐 0.5 mg을 추가로 정맥투여하였는데, 저자들은 통상적 투여방법에 비해 비교적 빠른 속도로 많은 용량의 약물을 주입하면서 전반적인 혈관수축 및 뇌혈관병증이 유도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하였다[9]. Sulprostone이 산후출혈 환자에서 허혈심질환의 위험을 높인다는 보고도 있었는데, 심각한 산후출혈이 있는 환자에게 sulprostone을 투여한 결과 유의하게 혈중 트로포닌I (troponin I)가 상승하였고, 이는 sulprostone이 관상동맥 수축을 유발하면서 심근허혈을 초래한 결과이며, 약물의 용량, 투여방법 그리고 옥시토신이나 에르고메트린(ergometrine)과 같은 혈관작용약물의 병용투여가 troponin I 상승과 관련 있었다[10]. 따라서 본 증례와 PGE2의 연관관계를 요약하자면, 출산 및 질출혈로 인한 과도한 스트레스가 이미 체내의 교감신경을 활성화시켰을 것이고, 이런 상태에서 혈관에 작용하는 sulprostone이 투여되면서 뇌혈관 조절능력에 이상을 초래하였을 수 있다. 결과적으로 임신 관련 중증질환이 없었던 산모에서 여러 가지 가역적 뇌질환들이 중복 발생하는 데 있어 sulprostone의 기여도는 무시하기 어렵다.
저자들은 본 증례보고를 통해 자간증이나 기타 전신적 중증질환을 동반하지 않은 산모에서도 드물지만 산후 RCVS, PRES, TSL이 모두 발생할 수 있고, 더욱이 산후출혈이 있어 PGE2를 투여받았다면 그 관련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음을 제시하고자 한다. 또한 신경계증상이 발생하는 경우 빠른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필요함을 강조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