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 후두개염 이후에 발생한 폐렴막대균 뇌농양과 안구내염
Klebsiella pneumoniae Brain Abscess and Endophthalmitis after Acute Epiglottit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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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 Abstract
Klebsiella pneumoniae is an unusual cause of brain abscess. Among the few cases of Klebsiella pneumoniae brain abscess that have been reported, most were associated with another underlying primary focus of infection. Endogenous endophthalmitis caused by Klebsiella pneumoniae is an infrequent but often devastating septic metastatic infection. We report a rare case of Klebsiella pneumoniae brain abscess and endophthalmitis after acute epiglottitis.
폐렴막대균 감염의 임상양상은 패혈증, 폐렴, 요로감염, 뇌수막염, 간농양 등으로 다양하다. 전신 전이에 따른 패혈성 병변은 예후가 불량하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하여 적절하고 신속한 치료를 하는 것이 회복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다. 폐렴막대균 감염에 의한 뇌농양 발생은 드물며 뇌농양의 대부분은 신체의 다른 곳에 발생한 감염의 기저 원발 병터와 관련이 있다. 폐렴막대균 감염에 의한 내인성 안구내염은 드물게 발생하지만 종종 치명적인 패혈성 전이성 감염이다. 저자들은 급성 후두개염 이후에 발생한 페렴막대균 뇌농양과 안구내염 환자를 경험하여 이를 보고하고자 한다
증 례
42세 남자가 내원 당일 아침부터 발생한 호흡곤란 및 고열로 응급실에 왔다. 내원 5일 전부터 인후염 증상이 있었다. 평소 환자는 소주 2-3병을 매주 4-5회 이상 마시는 만성 알코올 중독자로 간경화, 당뇨로 약물 복용 중이었다. 구급차를 타고 산소를 공급하면서 내원한 상황으로 산소포화도는 100%였으나 혈압은 80/50 mmHg, 맥박 112회/분, 호흡수 26회/분, 체온은 39.1℃였다. 의식은 명료하였으나 목에 통증과 함께 호흡곤란이 심하였다. 임상적으로 상기도 폐색이 동반된 급성 후두개염이 의심되는 상황으로 목 CT를 시행하였다. 목 전산화단층촬영(computed tomography, CT) 소견으로 후두전정이 매우 좁아져 있어 신속하게 기관절개를 시행하였다. 흉부 X-ray 검사 및 심전도검사는 정상이었고 혈액검사는 혈색소 7.7 g/dL, 백혈구 12,600/μL, 혈소판 105,000/μL, C-반응단백 2.9 mg/dL, 적혈구침강속도 14 mm/hr, 혈액요소질소 31.8 mg/dL, 크레아티닌 2.67 mg/dL (glomerular filtration rate [GFR]: 28.2 mL/min)이었다. 혈당 255.0 mg/dL, 당화혈색소는 7.6%로 증가되어 있었다. 매독혈청검사, 혈청사람면역결핍바이러스항체, 엡스타인-바바이러스항체, 거대세포바이러스항체, 볼거리바이러스는 검출되지 않거나 음성이었다. 그 밖에 결핵, 만성 중이염, 부비동염 및 구조적인 심장질환에 대한 병력은 없었다.
응급 기관절개를 시행한 상태로 중환자실로 입원하여 세프트리악손(ceftriaxone 2 g/day)과 클린다마이신(clindamycin 1,800 mg/day)을 경험적으로 시작하였다. 내원 3일째 혈액배양, 소변배양, 객담배양 모두에서 폐렴막대균이 동정되었다. 배양검사 결과를 토대로 기존에 유지하던 항생제를 정맥내 메로페넴(meropenem 2,000 mg/day)으로 변경하였다. 또한, 내원 시 발열의 호전 없이 추적 혈액요소질소/크레아티닌이 53.4/5.49 mg/dL (GFR: 11.8 mL/min)로 신기능이 악화되어 지속적신장대체투석(continuous renal replacement therapy)을 유지하였다. 지속적신장대체투석을 진행하면서 신기능이 점진적으로 정상화되었다. 감염 원인의 원발 병터 확인을 위하여 조영제를 이용하여 시행한 복부 CT에서 기저질환인 간경화 이외에 신장, 전립선을 포함한 다른 부위에 국소적인 농양 소견은 확인되지 않았다.
내원 3일 후부터 점진적으로 시각저하를 동반한 좌안에 통증이 발생하였다. 안과검사상 세균성 안구내염이 의심되는 상황이었다(Fig. 1). 후속적으로 유리체절제술을 시행하였고 유리체내 젠타마이신(intravitreal gentamicin 80 mg) 및 덱사메타손(dexamethasone 5 mg)을 투여하였다. 이후 좌안은 보이는 사물의 윤곽만 인지할 수 있었다. 안과 처치 후 내원 시에 비하여 환자의 발열은 조절되는 경향을 보였으나 기력저하 및 오심을 동반한 두통을 호소하였다. 내원 8일째(안과 수술 4일 후) 전신강직간대발작(generalized tonic clonic seizure)을 하였다. 발작 직후 신경학적 진찰상 좌측 다리에 medical research council 근력 등급 IV로 위약이 관찰되었다. 뇌파는 좌측 두정엽(P3) 부위에서 뇌전증모양방전이 확인되었다. 발작에 대한 치료로 레베티라세탐(levetiracetam 1,000 mg/day), 페니토인(phenytoin 300 mg/day), 라모트리진(lamotrigine 25 mg/day)을 투여하였다. 뇌 자기공명영상(magnetic resonance imaging, MRI)상 양측 전두엽, 측두엽, 후두엽 등에 테두리가 조영증강이 되는 낭종성 병변과 병변 주위로 부종이 동반되는 소견이 확인되었다(Fig. 2A-C). 낮은 혈소판 수치(60,000/μL)와 두개골 내부의 공간점유병터(space-occupying lesion)가 확인되었으며 오심을 동반한 두통이 뇌압 상승을 시사하는 소견으로 판단되어 뇌척수액검사를 시행하지 못하였다.
항경련제 투여 후 입원 중에 추가적인 발작은 없었으며, 항경련제 투여 2일 후 추적 뇌파에서 뇌전증모양방전 없이 좌측 두정엽 부위에 지속적인 서파만 확인되었다. 정맥내 세프트리악손을 중추신경계 용량(4 g/day)으로 투여한 후 10일이 경과한 시점에서 전신발진, 호산구 수치 증가, 발열이 발생하여 항생제 과민반응으로 판단하고 세프트리악손을 14일까지만 사용하고 그 이후에 정맥내 아즈트레오남(aztreonam 6 g/day)으로 변경하였다. 항생제 변경 후 호산구 수치는 정상화되었으나 사용 5일 이후에도 미열이 지속되고 두통의 호전은 없었다. 이후에 정맥내 얼타페넴(ertapenem 1 g/day)으로 항생제 변경하였으나 백혈구 수치(<1,000/μL)가 감소하여 항생제를 메로페넴(3 g/day)으로 변경하였다(Fig. 3). 메로페넴 정맥 투여 일주일 경과 후에 좌측 다리위약, 활력징후 및 감소되었던 백혈구 수치가 정상화되었다. 메로페넴(3 g/day) 19일 사용 후 뇌 MRI에서 이전에 확인되었던 조영증가되는 뇌병변은 호전되었다(Fig. 2D-F). 입원 54일째 환자는 항경련제만 가지고 퇴원하였다. 퇴원 시 좌측 다리위약은 거의 호전되었고 보행장애는 없었다. 증상 발생 1년 이상 경과한 시점에서 세균성 안구내염 치료 이후 나안시력은 0.5/0.2, 교정시력은 양쪽 모두 1.0으로 유지되고 있다.
고 찰
본 환자의 경우 내원 5일 전부터 상기도 감염 증상이 있다가 내원 당일 발열 및 상기도 폐색으로 응급 기관절개술 이후에 호흡기 내과로 내원하였다. 치료하는 과정에서 혈액, 소변 및 객담배양에서 폐렴막대균이 확인되어 항생제 치료를 시작하였다. 입원 중에 좌안의 시야혼탁을 동반한 통증이 심해지면서 안과검사 소견으로 세균성 안구내염이 확인되었다. 이후 유리체절제술, 유리체내 젠타마이신 및 덱사메타손을 투여하고 좌측 시력은 사물 인지가 가능할 정도로 유지되었다. 안과적 처치 이후에 기력저하를 동반한 두통과 대발작이 발생하였고, 뇌 MRI 소견에서 양측 전두엽, 후두엽, 측두엽 병변 테두리에 조영증강되는 다발성 낭종 소견과 병변 주위로 부종을 동반하는 소견이 확인되었다. 당시 뇌압 상승이 의심되는 임상적인 상황으로 뇌척수액검사는 시행하지 못하였다. 중추신경계 용량으로 항생제가 투여되는 과정에서 부작용이 발생하여 몇 차례 항생제 변경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항생제 치료 후에 뇌병변이 관해되는 상황으로 미루어 볼 때 폐렴막대균 뇌농양이 의심되는 증례이다.
일반적으로 뇌농양은 미국에서 보고된 기준으로 1,500-2,500예/년으로 보고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보통 개발도상국의 경우 선 진국에서 보고되는 수치보다 그 빈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1].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뇌농양은 신체의 다른 곳에 화농 병터에 의한 이차적 병변이며 중이염이나 부비동에 의한 인접감염, 두부외상 및 수술력 혹은 혈행 경로를 통하여 발생할 수 있다[2]. 뇌농양의 병인은 지역, 나이, 내과적 혹은 외과적 기저질환 및 감염 경로에 따라 다르다고 알려져 있다[3]. 대만에서 보고된 뇌농양 예후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그람양성균보다는 본 증례와 같은 그람음성 장내세균이 동정되는 경우 예후가 좋지 않았다[4].
폐렴막대균 뇌농양의 기저질환은 보통 당뇨, 알코올 중독이 포함된다[5]. 고혈당증은 캡슐 형성을 향상시켜서 Klebsiella bacilli의 독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가정되어 왔고, 또한 당뇨병 환자에서 폐렴막대균 감염의 연관성이 잘 알려져 있다[6]. 폐렴막대균 안구내염은 드물지만 치명적인 패혈성 전이성 감염으로 원발간농양과 관련하여 설명되고 있다. 하지만 전이성 폐렴막대균 안구내염은 원발간농양에 국한되지 않으며, 신장 주위 농양, 신우신염, 전립선염, 전립선농양 및 폐렴을 포함한 다른 폐렴막대균 감염에서 드물게 보고되고 있다[7]. 감염은 전격적으로 발생하는 경향이 있으며, 특히 증상 발병 후 24시간 이후에 진단되고 치료가 지연되는 경우 영구적인 시력 상실로 빠르게 진행된다[8]. 폐렴막대균 감염 환자에서 편측 또는 양측 눈에 흐려진 시야, 감소된 시력 및 안구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 폐렴막대균 안구내염을 고려해야 한다. 또한 폐렴막대균 안구내염을 가진 환자에서는 간농양과 같은 폐렴막대균 감염의 원발 병터의 가능성을 의심하고 복부검사를 진행해야 한다.
뇌농양, 안구내염, 화농성 간농양, 관절염, 심장 내막염 및 화농 근육염과 같은 전이성 패혈성 농양은 폐렴막대균 패혈증에서 발견된 치명적인 합병증이다. 사람에서 폐렴막대균의 장내 침입 입구는 간문맥으로, 이를 통하여 폐렴막대균이 간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침습성 폐렴막대균 감염은 대부분 간농양을 형성하고 이후에 다른 기관으로 전이성 감염이 발생한다.
본 환자는 알코올성 간경화가 있었으나 원발간농양 없이 상기도 감염 이후에 뇌농양 및 안구내염으로 진단받고 항생제 치료 및 유리체절제술을 시행하였다. 기저질환으로 당뇨, 간경화, 알코올 중독이 있어 숙주 방어기전이 손상된 상태에서 폐렴막대균 감염으로 급성 후두개염이 발생하였고 이어서 패혈증으로 뇌농양과 안구내염이 발생하였다고 생각된다.
본 증례의 경우 보고하기에 몇 가지 제한점은 있다. 첫째, 뇌압 상승을 시사하는 증상이 있어 뇌척수액검사를 통하여 폐렴막대균을 동정하지는 못하였다. 하지만 폐렴막대균 뇌농양에 준한 항생제 치료로 진단 당시 확인되었던 다발성 낭종은 거의 소실되었다. 둘째, 심장초음파검사를 통한 구조적인 심장질환 및 감염심내막염을 배제하지 못하였다. 하지만 환자는 심질환 병력이 없었으며 흉부 CT상 심장 내부 및 심장 주위에 특별한 이상 소견은 없었다. 또한 구조적 심장 이상으로 인한 뇌농양은 일반적으로 성인보다 소아에서 흔하다[3].
이전 국내 보고에서 폐렴막대균 간농양 환자에서 뇌농양과 안구내염이 합병된 경우가 있었으나 비수술적인 방법에 의한 성공적인 치료 및 예후에 관한 내용은 없었다[9]. 본 증례의 경우 폐렴막대균에 의한 급성 후두개염 환자에서 뇌농양과 안구내염이 동반된 상황으로 적절한 치료로 뇌농양이 소실되었고, 시력도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유지되고 있어 공유할 만한 증례로 사료되어 문헌고찰과 함께 보고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