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 소뇌경색 환자에서 흉통으로 발현된 경부척수경색
Cervical Spinal Cord Infarction Presenting as Chest Pain in Patients with Acute Cerebellar Infar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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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 Abstract
Spinal cord infarction is rare, especially cervical cord infarction is lesser than thoracic and lumbar level. We describe two cases of cervical cord infarction following cerebellar infarction with vertebral artery occlusion, which initially presented with chest pain and dyspnea. Blood supply for the cervical cord comes from anterior and posterior spinal artery, which originated from the distal vertebral or posterior inferior cerebellar arteries. Therefore, occlusion of unilateral vertebral artery could cause a cervical cord infarction.
소뇌경색은 전체 뇌경색 환자에서 1.5-3%를 차지하고 있다[1]. 소뇌경색의 임상 경과는 발병 당시 신경계증상이 동반되지 않은 경우에 좀 더 좋은 예후를 보이며, 약 70%의 환자에서 독립적인 일상생활이 가능한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2]. 소뇌경색의 대표적인 합병증으로 소뇌부종이 있으며 10-20%의 환자에서 발생한다[1]. 소뇌부종은 종괴 효과(mass effect)로 인하여 뇌간의 압박과 폐쇄수두증(obstructive hydrocephalus)을 유발하여 주시마비와 의식저하 같은 증상을 흔히 나타내므로 신경학적 진찰을 통한 인지가 가능하다[3].
척수경색은 뇌경색에 비하여 발생 빈도가 낮으며, 해부학적으로 발생 빈도는 흉부, 요부, 경부 순으로 보고된다[4]. 병인으로는 동맥경화, 색전증, 대동맥박리, 대동맥수술, 외상, 심장마비, 급격한 저혈압 등이 있다[5]. 소뇌경색 환자에서 경부척수경색(cervical spinal cord infarction)이 병발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어 실제 유병률이 알려져 있지 않다. 저자들은 급성 소뇌경색 환자에서 흉통으로 시작된 경부척수경색 2예를 보고한다.
증 례
증례1
77세 남자가 1시간 전부터 발생한 어지럼증, 보행장애로 본원 응급실로 왔다. 과거력에서 심방세동을 진단받고 와파린을 투약하다가 위장관 출혈이 발생하여 수년 전부터 아스피린 100 mg을 복용 중이었으며 고혈압, 당뇨병으로 투약 중이었다. 내원 시 활력징후는 정상이었고 신경학적 진찰에서 구음장애, 몸통실조(truncal ataxia), 사지의 운동실조를 보여 NIH 뇌졸중척도(National Institute of Health Stroke Scale)는 3점이었다. 뇌 computed tomography (CT)에서 뇌출혈의 소견이 없어 정맥내재조합조직플라스미노겐활성제(intravenous recombinant tissue plasminogen activator)를 투여하였다. 뇌 magnetic resonance imaging (MRI)의 확산강조영상에서 양측 후하소뇌동맥(posterior inferior cerebellar artery) 영역의 소뇌경색이 관찰되었으며(Fig. 1-A), 자기공명혈관조영술(magnetic resonance angiography, MRA)에서 우측 척추동맥의 폐색이 있었다(Fig. 1-D). 내원 3시간 30분 후 흉통을 호소하여 시행한 심전도에서 ST분절의 변화 없이 심방세동만 확인되었으며, Creatinine Kinase-MB (CK-MB) 1.9 ng/mL 및 troponin I <0.015 ng/mL로 정상이었다. 약 30분 후부터 호흡곤란이 동반되어 시행한 동맥혈가스검사에서 이산화탄소분압이 76.1 mmHg으로 증가되었고 신경학적 진찰에서 의식저하 및 사지의 위약이 발생하여 기도삽관을 시행하고 기계환기를 시작하였다. 의식 호전 후 시행한 신경학적 진찰에서 Medical Research Council (MRC) 척도 2의 사지위약과 경추 4번 피부분절 이하의 통증 및 온도감각 저하가 확인되었다. 경추 MRI의 확산강조영상과 T2강조영상에서 C2-C5 척수분절의 고신호강도가 관찰되어 경부척수경색으로 판단하였다(Fig. 1-B, C, E, F). 내원 24시간 후 뇌 CT에서 출혈 병변이 없어 항응고제 치료를 시작하였고, 내원 2일째부터 사지위약은 호전되기 시작하였다. 내원 3일째 기도삽관 제거 후 자발호흡을 하였으며, 내원 5일째에는 좌측 팔, 다리는 MRC 척도 4, 우측 팔, 다리는 MRC 척도 3+로 호전되었다.
증례2
76세 남자가 5시간 전부터 발생한 어지럼으로 왔다. 과거력에서 협심증을 진단받고 아스피린 100 mg을 복용 중이었으며 고혈압, 고지혈증으로 투약 중이었다. 내원 시 활력징후는 정상이었고 신경학적 진찰에서 오른쪽 팔, 다리의 운동실조를 보여 NIH 뇌졸중척도는 2점이었다. 뇌 MRI의 확산강조영상에서 우측 소뇌편도(cerebellar tonsil)의 고신호강도가 관찰되었고(Fig. 2-A), MRA에서 우측 척추동맥의 폐색이 확인되었다(Fig. 2-D). 급성 소뇌경색에 대하여 아스피린 100 mg과 클로피도그렐 75 mg을 투약하였다. 내원 13시간 후 흉통을 호소하여 시행한 심전도 결과는 정상동율동이었고, CK-MB는 1.4 ng/mL, troponin I는 0.039 ng/mL로 정상이었다. 내원 14시간 30분 후부터 호흡곤란을 호소하였고 동맥혈가스검사에서 이산화탄소분압이 75.5 mmHg으로 증가되었으며, 신경학적 진찰에서 의식저하 및 사지의 위약(MRC척도 1)이 발생하여 기도삽관을 시행하고 기계환기를 시작하였다. 의식 호전 후 시행한 경추 MRI의 T2강조영상에서 C2-C5 척수분절의 고신호강도가 관찰되었고 척수경색 감별을 위하여 2일 뒤 시행한 확산강조영상에서 해당 부위의 고신호강도를 확인하여 경부척수경색으로 판단하였다(Fig. 2-B, C, E, F). 내원 2일째부터 사지위약은 호전되기 시작하여 좌측 팔, 다리는 MRC 척도 3, 우측 팔, 다리는 MRC 척도 4로 호전되었으며, 기관내 삽관 제거 후 자발호흡이 회복되었다.
고 찰
본 증례들의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공통점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후하소뇌동맥영역의 소뇌경색과 편측 척추동맥의 폐색이 진단된 후 경부척수경색이 발생하였다. 둘째, 경부척수경색 발생 시 허혈심질환을 의심할 만한 흉통, 호흡곤란이 신경계증상보다 선행하였다. 셋째, 경부척수경색에 의한 호흡곤란, 사지위약의 증상이 비교적 빨리 호전되었다.
척수의 혈액 공급은 1개의 전척수동맥(anterior spinal artrery)이 척수 앞쪽 2/3영역을 담당하고 75%의 혈액을 공급하고 있으며, 2개의 후척수동맥(posterior spinal artery)이 척수 뒤쪽 1/3영역에 혈액을 공급한다[6]. 전척수동맥은 척추동맥 V4부분의 후하소뇌동맥 원위부에서 기시하고, 후척수동맥은 척추동맥 V4부분 또는 후 하소뇌동맥에서 기시한다. 또한 전척수동맥과 후척수동맥은 뿌리속질동맥(radiculomedullary artery)을 통하여 문합을 이루며, 각 분절별로 종단 연결을 형성한다. 경부척수에서 상부 및 중부 분절은 척추동맥과 뿌리동맥들(radicular artery)에서 혈액을 공급받고, 하부 분절은 오름목동맥(ascending cervical artery)과 깊은목동맥(deep cervical artery)으로부터 혈액을 공급받는다. 따라서, 경부척수는 풍부한 측부 순환이 존재하여 흉부 및 요부에 비하여 경부척수경색의 발생이 드물다[5].
본 증례는 편측 척추동맥의 폐색이 동반된 소뇌경색 환자들로, 편측 척추동맥의 폐색은 전척수동맥 및 후척수동맥의 기시부를 통한 혈액 공급 감소와 연관이 있을 수 있어, 상부 및 중부 분절에 해당하는 C2-C5 분절에 경부척수경색이 발생한 것으로 사료된다. 또한 입원 후 혈압이 정상범위로 유지되었던 것에 의하여, 오름목동맥과 깊은목동맥을 통하여 혈액 공급을 받는 경부척수의 하부 분절에서는 경색을 유발할 만한 혈액 공급의 감소가 발생하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본 증례들에서 경부척수경색 발생 시 사지의 위약, 감각이상과 같은 신경계증상보다 흉통과 호흡곤란이 선행하였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척수경색에서 흉통이 동반된 보고들이 드물게 있었으나 호흡곤란까지 동반되지는 않았다[7,8]. 호흡부전의 원인으로 경부척수경색이 C2-C5 척수분절에 위치하는 점을 고려할 수 있다. C3-C5 척수분절의 전각(anterior horn)에는 가로막신경핵(phrenic nucleus)이 위치하고 있으므로[9], 가로막신경이 지배하는 바깥갈비사이근(external intercoastal muscle), 속갈비사이근(internal intercostal muscle), 가로막(diaphragm)의 마비로 인하여 흉부의 통증 및 호흡곤란이 발생할 수 있다. 호흡부전 이후 위약 및 감각저하 등의 신경계증상이 발생한 것은 척수분절의 혈액 공급과 연관성이 있을 수 있다. 각 분절의 척수는 고랑동맥(sulcal artery)과 vasocorona를 통하여 혈액을 공급받으므로[6], 각 혈관의 말단 부위에서 혈액을 공급받는 척수의 심부에 위치한 척수전각부터 허혈증상이 발생하여 가로막신경마비가 발생한 뒤 겉질척수로(corticospinal tract)의 허혈증상인 사지위약이 뒤이어 발생한 것으로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본 증례들에서 경부척수경색에 의한 증상이 비교적 빨리 호전되었다. 이러한 경과는 폐색되지 않은 척추동맥으로부터의 혈액 공급 유지와 뿌리속질동맥을 통한 잘 발달된 문합으로 인한 풍부한 측부 순환과 연관성이 있을 수 있겠다[10]. 일반적으로 소뇌경색은 좋은 예후를 보이는 경우가 많지만 본 증례들과 같이 편측 척추동맥의 폐색이 동반된 경우에는 드물게 경부척수경색의 발생가능성이 있으며, 비특이적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는 점에 대하여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