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시모토뇌병증으로 오인된 후기 발병 윌슨병
Late-Onset Wilson’s Disease Mimics Hashimoto Encephalopa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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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 Abstract
A 48-year-old woman presented with a 1-day history of aggressive behavior. Hashimoto encephalopathy was first suspected based on elevated levels of serum anti-thyroid peroxidase antibody. Her clinical symptoms did not improve despite treatment with intravenous corticosteroid. Abdominal computed tomography revealed liver cirrhosis, and brain T2-weighted magnetic resonance imaging revealed midbrain hyperintensity, and she was finally diagnosed with Wilson’s disease. The Wilson’s disease should be considered in the differential diagnosis in adults presenting with unexplained hepatic, neurological, or psychiatric abnormalities.
윌슨병(Wilson’s disease)은 세포 내 구리 이동과 관련된 단백질 이상으로 간, 뇌, 각막, 신장 등에 비정상적으로 구리가 침착되는 질환이다. 주요 발병 연령은 5세에서 35세 사이로 다양하며, 증상 발현은 주로 간질환 및 신경정신학적 이상증상(neuropsychiatric symptom)으로 나타난다[1]. 우울, 불안, 성격 변화와 같은 정신적 증상은 어느 시기에나 일어날 수 있으나 신경학적 이상은 사춘기 이후인 10대, 20대에서 주로 시작하며, 윌슨병의 18-68%는 처음 증상으로 신경학적 증상을 보인다[2-4]. 신경학적 증상이 동반된 윌슨병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가장 흔한 신경학적 증상으로는 구음장애(91%), 보행장애(75%), 경련미소(risus sardonicus, 72%), 근긴장이상(69%), 떨림(60%)이었으며, 무도증(16%)이나 무정위운동(14%)은 드물었다[4].
하시모토뇌병증(Hashimoto’s encephalopathy)은 갑작스런 성격 변화 및 행동 변화가 동반될 수 있고, 항갑상샘과산화효소항체(anti-thyroid peroxidase antibody) 및 항갑상샘글로불린항체(anti-thyroglobulin antibody)가 중요한 병인으로 관련이 있다고 알려진 질환이다[5]. 저자들은 40대에 늦게 시작된 신경정신학적 증상과 항갑상샘과산화효소항체 증가 때문에 초기 진단 시 하시모토뇌병증으로 오인된 증례를 보고하는 바이다.
증 례
48세 여자가 1일 전부터 가족에게 반복적으로 전화를 해서 하고 싶은 말만 하는 증상으로 내원하였다. 환자는 수년간 혼자서 생활하고 있어 과거력 확인이 어려웠으나 음주는 하지 않았고, 내원 1년 전부터 일시적으로 집 주위를 배회하면서 상황에 맞지 않는 말을 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그 증상이 심하지 않아 혼자서 일상생활을 하였으며 이에 대한 진료는 하지 않았다. 내원 전날부터는 이전과 다르게 공격적이었고, 적절한 대화가 어려웠다. 응급실에서 의료진의 질문에 적절한 대답을 하지 못하였으며, 신체 진찰에서 양쪽 상하지의 활동떨림이 확인되었고, 행동은 전반적으로 느렸으며 근긴장이상은 없었다. 내원 당시 혈압은 160/100 mmHg이었으나 활력징후는 정상이었다. 체질량지수는 22.1 kg/m2였다. 혈액검사에서 알라닌아미노전이효소(alanine aminotransferase) 29 IU/L (참고치 0-40 IU/L), 아스파라진산아미노전이효소(aspartate aminotransferase) 41 IU/L (참고치 0-40 IU/L)였다. 프로트롬빈시간은 14.6초(international normalized ratio=1.28, [참고치 0.88-1.25])로 약간 증가되었고, 항갑상샘과산화효소항체는 1,854.0 U/mL (참고치 0-60 U/mL)로 상승되어 있었다. 갑상샘자극호르몬은 0.93 uIU/mL (참고치 0.3-5.0 uIU/mL), 유리 T4는 0.97 ng/dL (참고치 0.75-2.00 ng/dL), 항갑상샘글로불린항체는 31.6 U/mL (참고치 0-60 U/mL)로 정상범위였다. 뇌척수액검사에서 뇌압은 110 mmH2O, 백혈구는 2/mm3 (참고치 0-5/mm3), 포도당은 54 mg/dL (참고치 40-80 mg/dL), 단백은 35.1 mg/dL (참고치 15-45 mg/dL)로 정상범위였다. 뇌 컴퓨터단층촬영에서는 뇌줄기의 위축이 있었으며(Fig. 1-A, B), 뇌 자기공명영상의 T2강조영상에서 중간뇌뒤판(tegmentum) 부위에 고신호강도가 의심되었다(Fig. 1-C). 항갑상샘과산화효소항체가 상승되어 있고, 갑작스럽게 악화된 이상행동으로 하시모토뇌병증 가능성이 있어 매일 methylprednisolone 1,000 mg을 5일간 정맥주사하였으나 환자의 증상은 호전되지 않았다. 스테로이드 사용에도 불구하고 증상의 호전이 없어 갑작스런 이상행동과 관련된 추가적인 감별진단으로 신생물딸림뇌염(paraneoplasitc encephalitis)을 평가하기 위하여 흉부 및 복부 전산화단층촬영을 실시하였다. 복부 전산화단층촬영에서 간경화가 관찰되어 간염바이러스항체에 대한 검사를 실시하였으나 결과 값은 모두 음성이었고, 다른 뚜렷한 원인이 없었다(Fig. 2). 간경화의 원인이 명확하지 않고, 뇌자기공명영상에서 중간뇌 뒤판에서 고신호강도가 관찰되어 윌슨병에 대한 평가를 진행하였다. 윌슨병에 대한 검사에서 혈청 세룰로플라스민(ceruloplasmin) 수치는 4 mg/dL 이하(참고치 17.9-53.3 mg/dL)로 확인되었으며, 혈청 구리는 25.5 ug/dL (참고치 75-145 ug/dL)로 저하되어 있었고, 소변 구리는 165.3 ug/day (참고치 15-60 ug/day)로 상승되어 있었다. 전안부 촬영에서 카이저-플라이셔고리(Kayser-Fleischer ring)가 확인되었다(Fig. 3). 윌슨병 진단 후 디페니실라민(D-penicilliamin)을 복용하였고, 이후 환자의 정신병적 증상은 호전되었으나 양손 및 하지떨림이 악화되며 혼자서 서 있을 수 없게 되었다. 또한 혈소판감소증, 백혈구감소증이 발생하여 디페니실라민은 트리엔틴(trientine)으로 교체하였다. 2개월 간의 입원 치료 기간동안 환자의 정신병적 증상이 호전되었으며 운동증상도 개선되어 홀로 보행이 가능하고 스스로 식사도 할 수 있는 상태가 되었다.
고 찰
본 환자는 1년 전부터 일시적으로 이상행동을 보였고 발생 시점이 불명확한 양쪽 상하지의 떨림, 1일 전부터 갑작스럽게 악화된 이상행동으로 내원하였다. 혈액검사에서 항갑상샘과산화효소항체가 증가되어 진료 초반 하시모토뇌병증으로 판단하였으나 스테로이드에 대한 치료 효과가 없어 변연계 뇌염과 같은 신생물딸림뇌염을 감별하기 위하여 실시한 복부 전산화단층촬영에서 간경화증이 확인되고, 뇌 자기공명영상에서 중간뇌 뒤판에서 고신호강도가 의심되어 이를 토대로 하여 40대에 윌슨병을 진단한 사례이다.
초기 진단으로 고려하였던 하시모토뇌병증의 발병기전은 자가면역뇌혈관염 또는 항신경원항체 반응, 중추신경계에 대한 갑상샘자극호르몬분비 호르몬의 직접적인 독성 효과 등이 발병기전일 것으로 추정된다[6]. 갑작스런 성격 변화 및 행동 변화가 동반될 수 있고, 항갑상샘과산화효소항체 및 항갑상샘글로불린항체가 중요한 병인으로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5]. 항갑상샘과산화효소항체의 경우 건강인의 6.4%에서 양성일 수 있고, 항갑상샘글로불린항체는 12.7%에서 양성을 보일 수 있다[7,8]. 또한 하시모토뇌병증은 스테로이드 주사 치료를 시행하였을 때 약 91% 정도에서 신경학적 증상이 완전히 호전되거나 일부 호전되었다고 연구될 정도로 치료 반응은 좋다고 알려져 있다[9]. 따라서 본 증례의 경우처럼 하시모토뇌병증을 의심하였으나 스테로이드 치료에 대한 반응이 없는 경우 원인 질환에 대한 추가 감별진단을 고려해야 한다. 내원 당일 실시한 뇌 자기공명영상검사에서 중간뇌 덮개의 고신호강도가 의심되었으나 다리뇌, 시상 및 기저핵에서는 윌슨병 때 관찰되는 병변이 명확하게 관찰되지 않았던 점, 신경정신학적 증상 시작이 40대 후반에 비교적 늦게 시작된 점 때문에 초기 진료 시 윌슨병은 감별진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윌슨병의 증상 시작은 80대에도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이며, 윌슨병의 증상 발생 시기를 조사한 코호트 연구에 따르면 1,226명의 환자 중 46명(3.8%)만이 40세 이후에 윌슨병 증상을 보였고, 이 중 66% 정도에서 신경학적 증상을 보였다고 한다[10].
본 증례는 다음의 두 가지 점을 시사한다. 첫째, 청소년기가 지난 이후에도 원인이 불확실한 갑작스런 신경정신학적 증상이 발생한 경우라면 윌슨병을 감별진단에 고려해야 한다. 윌슨병의 진단과 치료에 중요한 점은 조기 진단과 치료에 있다. 일부 환자에서는 윌슨병 치료를 하면서 초기 신경학적 증상이 악화될 수 있으나 결국에는 중추신경계에 구리 침착을 방지함으로써 신경학적 증상을 완화시킨다. 또한 윌슨병 진단이 늦어져 급성 간부전을 보이는 경우 치료로 간 이식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둘째, 갑상샘 자가 항체의 상승은 건강인에서도 나타날 수 있으므로 최종 진단에 주의를 요한다. 특히 갑상샘 자가 항체의 상승과 갑작스러운 인지 변화의 원인으로 하시모토뇌병증을 고려하고 스테로이드를 사용하였으나 스테로이드 투약 이후에도 증상 호전이 거의 없다면 하시모토뇌병증 외의 다른 질환이 감별진단에 포함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