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 뇌경색과 유사한 양상의 메토트렉세이트 유발 백질뇌병증
Methotrexate-Induced Leukoencephalopathy Presenting Like Acute Stro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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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토트렉세이트(methotrexate)는 백혈병, 융모질환 및 류마티스 관절염의 치료에 쓰이는 항대사물질이다. 고농도 메토트렉세이트에 의하여 발작, 두통, 혼동 그리고 국소 위약 등의 다양한 신경독성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부작용이 급성으로 발현되어 뇌경색과 유사한 임상양상을 보인 경우는 보고된 예가 많지 않다. 저자들은 경막 내 메토트렉세이트를 투여받고 12일 뒤 급성 좌측 편마비가 나타난 급성 림프구 백혈병 환자를 경험하여 보고한다.
증 례
16세 남자가 3시간 전 갑자기 발생한 좌측 편마비로 왔다. 2년 전 급성 림프구 백혈병(acute lymphoblastic leukemia) 진단 후 강화 항암화학요법을 받고 있는 환자로, 지난 24개월 동안 총 23회 경막 내 메토트렉세이트를 투여받은 것을 포함하여 수차례 정맥 내 빈크리스틴(vincristine), 독소루비신(doxorubicin)을 투여받았다. 경막 내 메토트렉세이트는 9주마다 12 mg (0.16 mg/kg)을 투여 중으로 마지막 투여일은 내원 12일 전이었다. 이전에 편마비 및 얼굴마비와 같은 신경학적 증세는 겪은 적이 없으며 조짐 편두통, 두부 외상, 반복적인 정맥혈전증 및 음주력, 흡연력은 없었다. 신경계 진찰에서 의식은 명료하였고, 구음장애와 좌측 얼굴마비와 좌측 편마비가 보였다. 운동기능검사에서 좌측 상하지 위약은 Medical Research Council 등급으로 4/4+였으며 National Institute of Health (NIH) 뇌졸중척도(NIH Stroke Scale)는 4점이었다. 급성 뇌졸중을 의심하여 시행한 뇌 computed tomography에서 출혈은 보이지 않아 정맥내조직플라스미노겐활성제(intravenous tissue plasminogen activator) 투여를 고려하였으나 최근 메토트렉세이트 투약력을 확인하지 않았다. 증상 발생 8시간 후 뇌 자기공명영상(brain magnetic resonance image)을 촬영하였다. 확산강조영상(diffusion weighted image)에서는 반난형백색질중심부(centrum semiovale)를 포함한 심부 백질 부위에서 고강도신호가 보였고, T2강조영상 및 액체감쇠역전회복영상(fluid-attenuated inversion recovery imaging)에서는 이전에 발생한 백질뇌병증으로 보이는 고강도신호가 양쪽 대뇌반구의 심부 백질에서 관찰되었다. 병변은 조영제에 의하여 증강되지 않았으며 자기공명혈관영상, 관류영상에서는 이상이 없었다(Fig. A). 혈액검사상 D-이합체(D-dimer)는 78 ng/mL, 피브리노겐(fibrinogen)은 308 mg/dL로 정상범위였고, 그 외 일반 혈액검사, 일반 화학검사, 지질검사도 정상이었다. 병력과 진찰 및 뇌영상을 토대로 메토트렉세이트 유발 백질뇌병증으로 진단하고 증상 발생 9시간 뒤부터 dextromethorphan (0.5 mg/kg, 8시간마다) 투약을 시작하였고, 증상 발생 36시간 뒤에는 모든 증상이 호전되었다. 예방 목적으로 10일간 dextromethorphan 투약을 유지하였으며 퇴원 후 환자는 빈크리스틴 단독 요법으로 변경하였다. 3개월 후 추적 뇌 자기공명영상에서 기존의 병변에서 확산강조영상은 정상화되었으나 다소 축소된 T2고강도신호가 확인되었으며 다른 새로운 병변은 없었다(Fig. B).
고 찰
메토트렉세이트는 엽산(folic acid)의 유사체로서 dihydrofolate reductase (DHFR)를 경쟁적으로 억제하여 DNA 합성 및 세포 복제 과정에 사용되는 대사 과정을 차단한다. 메토트렉세이트 유발 백질뇌병증(methotrexate-induced leukoencephalopathy)은 수초 표면에 있는 거대분자 합성의 억제, S-adenosylmethionine (SAM)의 생성 억제를 통한 신경세포의 탈수초화 그리고 호모시스테인(homocysteine)의 상승 등이 원인으로 생각된다[1]. 두통, 오심, 발작, 편마비, 의식저하 등이 메토트렉세이트 유발 백질뇌병증에 의하여 나타날 수 있으며 대개 경막 내 메토트렉세이트 투여 5-14일 후 급성 또는 아급성 형태로 발현한다[2]. 비단 경막 내 투여뿐 아니라 고농도의 정맥 내 또는 경구 투여 후에도 백질뇌병증이 보고된 바 있는데, 이는 혈액뇌장벽(blood-brain barrier)을 투과하는 메토트렉세이트의 특성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3,4].
메토트렉세이트 유발 백질뇌병증에서는 확산강조신호 및 T2고강도신호가 주로 반난형백색질중심부를 포함한 양측의 뇌실 주위 백질에서 관찰된다. 확산강조신호와 동일한 병변에서는 겉보기확산계수(apparent diffusion coefficient)의 저신호가 함께 보이는데, 이는 앞서 설명한 탈수초화에 의한 세포독성부종(cytotoxic edema)으로 생각된다[2]. 일반적으로 발병 후 수일, 수주에 걸쳐 증상이 점진적으로 호전되거나 호전 과정 중 여러 차례 악화를 동반하는 변동(fluctuation) 경과를 보인다[1]. 증상의 호전과 함께 확산강조신호는 정상화되지만 T2강조 및 액체감쇠역전회복영상의 고강도신호는 계속될 수 있다[5]. 본 증례의 경우 급성 편마비의 원인으로 보이는 우측 전두엽 심부백질의 확산강조신호 외에도 양측 대뇌반구의 T2고강도신호가 다수 관찰되었는데, 내원 2년 전부터 경막 내 메토트렉세이트를 투여받았으며 이번이 처음 발생한 신경학적 증상이었음을 고려할 때 이전에 발생하였던 무증상 백질뇌병증이 자기공명검사에서 관찰된 것으로 보인다.
메토트렉세이트 유발 백질뇌병증에 대한 치료로는 류코보린(leucovorin), 아미노필린(aminophylline), 메틸프레드니솔론(methylprednisolone) 등이 알려져 있다. 본 증례에서 사용한 dextromethorphan은 호모시스테인 대사물이 작용하는 N-methyl-Daspartate (NMDA)에 대한 대항제로서 메토트렉세이트의 신경독성을 억제한다[1]. 그러나 최근 한 후향적 연구에서는 뇌경색과 유사한 양상으로 메토트렉세이트 유발 백질뇌병증이 나타난 9명의 소아 환자에게 신경보호 목적의 edaravone 및 만니톨(mannitol)만 투약하였을 때에도 전원 5일 이내에 증상이 소실된 바 있어, 앞서 기술한 약제들의 치료 효과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한 것으로 생각된다[6].
국소 신경학적 이상이 급성으로 발현될 수 있다는 특성 때문에 메토트렉세이트 유발 백질뇌병증은 뇌경색으로 오인될 수 있다. 그간의 증례를 고려하였을 때 뇌경색과의 감별점으로는 fibrinogen, fibrinogen/fibrin degradation products (FDP) 및 D-dimer와 같은 응고검사가 정상인 점, 영상검사상 병변이 전형적인 혈관 영역을 따르지 않고 양측성 병변인 점, 수일간 증상이 기복을 갖고 점진적으로 호전되는 점을 들 수 있다[6]. 급성 뇌경색 유사 증상에 대한 정맥내조직플라스미노겐활성제의 사용이 안전하다는 것이 여러 문헌에서 보고된 바 있어[7] 응급 진료 상황에서 이러한 감별을 위한 문진이 처치를 지연시키는 요소가 되어서는 안되겠으나 불필요한 치료를 줄이고 비용 효과를 높이기 위하여 메토트렉세이트 유발 백질뇌병증에서 급성 뇌경색과 유사한 증세가 발생할 수 있음을 숙지할 필요가 있다.